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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ic Buying Books

Anxiety fills the void of my morning. I’m not sure where I’m going or what I’m feeling. I see no value in my surroundings. I hear my feet rustling under the thick blanket. *I must go.* It’s time to walk outside and grasp the magic. I check what others are doing. I sense what they’re thinking. I’m trapped inside the web. *Help me.* I cry out in my thoughts. I’ve made things, but they no longer are my voice. I search for books, anything that might save my day. I see the stacks on black shelves. They watch as I order another one. *Where am I*? I panic, pressed for time. I’m three steps from the end of this tunnel. The light’s filtering in. This darkness doesn't bother me anymore. My eyes are closed, and I tell myself once again: I’ll read. I’ll read. I’ll read.

크러스트도 잡숴라

제주 최고의 피자집, 도우보이에서 피자를 배 터지게 먹었다. 그러곤 옆 테이블을 보는데, 접시 위에 크러스트만 수북이 쌓여 있는 광경을 봐버렸다. 당연히 버려야 하는 것처럼 널브러져 있는 빵을 보는데, 내가 다 속상했다. 피자는 결국 ‘빵’이다. 좋은 피자는 좋은 반죽에서 시작되고, 좋은 반죽은 좋은 밀가루와 긴 시간의 발효, 그리고 정성이 있어야 나온다. 먹어보면 안다. 도우보이처럼 제대로 반죽한 피자는 식감, 향, 맛, 어느 하나 빠짐없이 훌륭한 빵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크러스트도 피자의 일부다. 어쩌면 가장 맛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빵을 시켜놓고 빵을 안 먹는다는 게, 솔직히 좀 이해가 안 된다. 물론 크러스트가 ‘맨빵’ 같아서 싫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잘 발효한 반죽으로 구운 피자는, 크러스트가 맛없을 수가 없다. 오히려 그 고소하고 쫄깃한 끝자락을 좋아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빵이란 게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정성 들여 구운 크러스트가 접시에 남겨진 걸 보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빵은 5,000년, 어쩌면 1만 년 가까이 이어져 온 발효 음식이다. 그런데 불과 100여 년 전부터, 공장에서 상업용 이스트로 빠르게 부풀려 후다닥 구워내는 말하자면 '포켓몬빵' 같은 빵이 등장했다. 결국 이건 빵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다. 소시지가 들어 있어야 빵인가? 생크림이 흘러넘쳐야 빵인가? 초콜릿이 씹혀야 빵인가? 아니다. 밀가루, 물, 소금, 효모만으로 정성껏 만든 빵이야말로 진짜 빵이다. 버터나 설탕 없이도 씹을수록 복잡한 풍미가 느껴지는 빵. 건강과 맛, 둘 다 챙기는 빵. 그런 빵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농부도, 제분소도, 제빵사도 “진짜 좋은 빵이 뭘까?”를 고민하고 더 나은 빵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탁이다. 제대로 반죽한 피자를 시켰으면… 크러스트도 잡숴라.

나가주세요

*나-이야기-무대에서 쓴 독백 대본입니다.* --- *암전. 아이폰 기본 벨소리가 5초간 울린다. 민석은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로 신재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석아, 아빠는 가족들한테 짐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이럴 바에는 아빠가 사라지는 것이 좋겠지? *노란 조명 아래. 민석은 핸드폰을 들고 서 있다. 전화하는 것이 귀찮은 듯 허공을 바라보며 헛발질한다.* 여보세요? 아빠가 그렇게 얘기하면 어떡해요. 가족들 다 아빠 걱정만 하고 있는데. 의사도 그랬잖아. 다 나을 수 있다니까. 조금씩 좋아지고 있잖아요. 알았어요. 또 전화할게요. *민석은 전화를 끊는다. 그때 삑, 삑, 삑. 기계 소리가 들린다. 민석은 머리를 긁적인다. 뭐지? 싶은 표정이다. 소리는 점점 커진다. 민석은 크게 한숨을 쉰다.* 뭐야… 이게 무슨 소리지? *모든 조명이 꺼진다.* --- *하얀 조명이 켜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다. 병실 침대가 있다. 민석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간병사에게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식사하셨어요? 오늘 아빠는 좀 어떤가요? 아… 호흡이요… 또 호흡이 문제네. 그래서 의사는 별말 없었나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은 식사하셨다고 했죠? 네 저는 뭐, 집에서 먹고 왔죠. 그나저나 아빠가 걱정이에요. 이 법이 진짜 말이 안 되지 않아요? 다른 병원들도 이렇게 하나요? 아니, 사람이 지금 의식이 거의 없는데, 다른 병원으로 쫓아낸다는 것이 말이 안 돼요. 다음 주면 요양병원이든 호스피스든 어디로든 가야 하는데. 이 상태로 어딜 가요 진짜… 선생님, 바깥 공기라도 좀 쐬고 오세요. 오늘 날씨 좋더라고요. 걱정 마시고 다녀오세요. *민석은 멀리서 신재를 멍하니 쳐다본다. 눈물이 날 것 같다. 천천히 걸어가서 의자에 앉는다. 머리 위 핑크색 조명이 켜진다. 민석은 신재를 쳐다보며 말한다.* 아빠의 눈동자는 노랗다. 근육은 사라진 지 오래다. 헐어 버린 입안에서는 연고 냄새가 난다. 어디에서도 맡지 못했던 달달한 연고 냄새가 내 콧속을 찌른다. 아빠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말하지 못하고, 걷지 못하고, 변을 가리지 못한다. 인간은 결국 갓 태어난 아기가 되어 죽는 걸까?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생각을 할 수나 있을까. 아빠의 혈관은 마약성 진통제로 가득 차 있다. 척추에 자리 잡았던 8센치짜리 종양은 잘려 나갔지만, 수술 때문에 생긴 등 뒤 커다란 상처는 아직 그대로 벌어져 있다. 간호사가 아빠의 등을 소독할 때면, 상처 속을 보고 싶지 않아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야만 현실을 부정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야만 내가 살 수 있었으니까. 아빠의 등을 도려낸 의사는 말했다. “종양은 잘 제거됐습니다. 한 달 뒤면 걸어 다니실 거예요.” 난 그 로봇 같은 의사의 말을 믿었다. 멍청했고 또 안일했다. --- *조명이 꺼진다. 어둠 속에서 기계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삑, 삑, 삑. 소리는 작게 또 천천히 들린다. 어둠 속에서 민석이 말한다.* 아침이다. 간호사는 아빠의 손가락에 산소 측정기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한다. 그러고선 고개를 갸우뚱한다. 기계를 다시 한번 뚫어져라 보더니 급하게 뛰어나간다. 잠시 후 의사와 간호사들이 밀려 들어온다. 내 심장은 터질 것 같다. 그때 의사가 말한다. "아드님, 잠깐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의사가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엄마에게 얼른 전화하라고 말한다. 의사는 주사기로 알 수 없는 약을 집어넣고 있다. "어머님 오실 때까지만이라도 버티실 수 있게요." 옆에 있는 간호사는 말한다. "어머니는 오고 있대요? 어디쯤 계시는데요?" *삑, 삑, 삑, 삐––* 그렇게 아빠는 죽었다.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고 나서야 아빠와 나. 단둘이 방 안에 남았다. 조용하다. 아빠는 입을 벌리고 있다. 영혼이 입 밖으로 날아가 버렸나 보다. 간호사가 다시 돌아와 아빠의 입에 산소마스크를 씌운다. 그래야 산 사람들이 놀라지 않으니까. 그렇게 아빠는 죽어서도 환자로 남는다. --- *웅성웅성 소리가 들린다. 민석 위로 노란 조명 하나가 켜진다.* 신재는 듣고 있었다. 본인이 조만간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상식에 어긋난 법 때문에 아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신재는 더 이상 치료로 몸과 정신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은 왜 의사와 간호사를 막지 못했을까? 왜 모든 걸 그들에게 맡겼을까? 신재는 슬펐다. 그리고 죽음을 선택했다. --- *노란색 조명 3개가 다시 켜진다. 삑, 삑, 삑. 기계 소리가 다시 나기 시작한다.* 뭐지… 꿈인가? 어.. 아빠…? *건너편 침대에 아빠가 있는 걸 확인한다. 뛰어가려고 하는데,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온다. 민석은 흥분해서 침대를 막아서고 화를 낸다.* 아니 저기요! 교수님! 간호사님! 다들 나가주세요! 아니, 사람이 죽어가는데 마지막까지 약을 처넣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저기요! 저기요! 나가라고! 나가! *민석은 고민에 빠진다. 이게 아닌데 싶은 표정이다.* 안 되겠어. 감정을 빼고, 조금 더 차분하게 해 보자. 선생님. 마지막 남은 시간을 단둘이 보내고 싶습니다. 네, 다들 나가주세요. 주사기 내려놓으시고요. 인간 강신재의 존엄성을 다 같이 지켜 냅시다. 선생님들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래도요. 환자를 질병이 아닌 사람으로 바라봅시다. 다들 심호흡하세요. 자, 생각해 봅시다. *민석은 고민에 빠진다. 이것도 아닌데 싶은 표정이다.* 너무 길어… 주저리주저리… 그래, 짧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해 보는 거야. 여기 계신 분들. 지금 다 나가주세요. 저와 아빠 단둘이 있고 싶습니다. 간호사님. 우리 엄마 번호 알잖아요. 전화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나가주세요. *민석은 아빠의 침대로 다가간다.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손을 잡는다.* 다들 나갔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빠 고생했어요. 내가 많이 미안했어요. 아빠는 짐이 아니에요. 아빠는 잘못이 없어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민석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린다.* 맞아 이랬어야 했어. 맞아… *모든 조명이 꺼진다.*

나-이야기-무대

*나-이야기-무대를 통해 독백 무대를 마친 후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연기라는 건 그렇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진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예술가들만이 할 수 있는 날것의 자기표현. 그래서 더 해보고 싶었다. 늘 가슴속에 품고 사는 덩어리 같은 감정들. 그것들을 사람들 앞에서 꺼내 보여주고 싶었다. ‘나-이야기-무대’에서 나는 어떤 무대를 만들 수 있을까? 혼자 고민에 빠질 때면, 이상하게도 무대에 서서 울부짖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평소에 눈물이 거의 없는 무덤덤한 사람이라서 그랬던 걸까. “나 슬퍼요. 나 힘들어요. 나도 함께 울고 싶어요.”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동료들과 함께 움직임을 연습하고, 연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점점 더 느꼈다. 연기는 어렵다. 무대만 서면 갑자기 나라는 존재가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설득력 있는 연기를 하려면, 자연스럽게 걷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나는 말할 때 손을 어떻게 움직이지? 화가 나면 어떤 표정을 짓지?*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정이었다. 무대에서 보여줄 독백의 초고를 써야 할 때, 이상하게도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빠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매일 반복하는 후회. 그러니까 아빠의 마지막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가장 무겁게 남아서였을지도 모른다. 초고를 쓰고 나서는 정말 이걸로 무대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내 마음속 얼어붙은 감정을 와장창 깨고, 사람들 앞에 꺼내놓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나름대로 몸을 풀고 연습을 해도 긴장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무대 당일. 마지막 리허설에서도 나는 얼어 있었다. 마치 죽은 아빠를 무대에 다시 불러오는 일이 금기인 것처럼. 대사를 읊었지만, 스스로 만든 상황에 몰입하지 못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나는 아빠가 객석에 와 있다고 상상했다. 내가 독백극을 한다고 말했으면 분명 와줬을 아빠. 그 모습을 떠올리니 시작도 전에 감정이 복받쳤다. 대기실을 나와 무대에 서자 관객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몰입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꽤 편안했다. 대사를 까먹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사라질 무렵, 소품으로 준비한 침대에 야위었던 아빠가 누워 있는 것처럼 보여 눈물이 났다. 무대에서 내가 과연 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나 억지로 멈춰야 할 정도였다.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에 돌아와 쪼그려 앉았다. *내 무대를 아빠가 봤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내 대사가 사람들에게 들리긴 했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자기이해와 자기표현. 이 두 가지는 뗄래야 뗄 수 없다. 자기표현을 해야 자기이해가 가능하고, 자기이해를 원해야 자기표현이 가능하다. 지난 10주간 내 이야기를 쓰고, 외우고, 무대에 서서 외쳐보니 더 나은 인간이 된 것만 같았다. 뭉클하고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나는 무대에서 빛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연기자로서 잘해내고 싶다기보다는, 그저 감정을 꺼내는 데 충실하고 싶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어쩐지 익숙하다 했지

“어쩐지 익숙하다 했지. 내가 말했잖아? 저 사람 인플루언서라니까. 팔로워 장난 아니야. 너 얼른 가서 아는 척해 봐.” *시발, 제주도 시골까지 왔는데…* 민정은 어깨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다 듣고 있었다. 조용하다고 해서 찾아온 커피숍 구석에서는 월광 소나타가 흘러나왔다. 산미가 좋다길래 시켜본 따뜻한 에티오피아산 커피는 아직 반이나 남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커다란 소나무로 가득 찬 오름이 보였다. 등산로가 따로 보이지 않는, 사람 발자국이 없을 그런 오름. 민정은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통나무를 바라보다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사장님이 말했던 ‘적당히 은은한 시나몬 향’이 입안을 스치고 지나갔다. 저 멀리 귤밭에서는 족히 스무 명은 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기 보세요!” 한 아빠가 어린 딸에게 크게 외쳤다. 각자의 세상이 콩알만 한 카메라 렌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보여지기 위해 0과 1로 변환되는 순간들… “야, 쟤 왜 제주도까지 혼자 왔대? 알고 보니까 친구 없는 거 아니야? 야, 너 가서 물어봐. 친구 없냐고.” 민정은 뒤를 돌아 미소 지었다. 주섬주섬. 의자에 매달린 가방 안에서 에어팟을 꺼내 월광 소나타를 틀었다. 일어나서 공항에 가야 할 시간이 됐다. 커피와 함께 주문했던 사브레 쿠키는 조그만 일본풍 접시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I Use Good Enough Software

I love discovering and using well-made apps like Paper and Bartender. But the more time I spend searching for *the best* app for a task, the more I realize that there are plenty of cheaper — and often free — alternatives that do the job just fine. Lately, I’ve been moving away from profit-driven apps and turning to free or “good enough” software. And honestly, it’s been a huge relief. For one, I’ve stopped wasting hours looking for the perfect app. I’ve tried almost every writing tool out there, from Ulysses to Author. Now I stick with free options like CotEditor and MarkEdit, or an affordable app called Simpletext. These apps are well-maintained, lightweight, and have all the features I actually use. I’m genuinely thankful to the developers who make and share them. After deciding to cut back on subscriptions, I canceled SetApp and started looking for alternatives. Below is a list of the best free or low-cost Mac apps I use almost every day. They may not be flashy, but they’re solid, reliable, and they get the job done. - Simpletext - CotEditor - MarkEdit - Enso - Showdown - Readest - Lucky - Ice - SocialFocus - AltTab - HazeOver - Maccy - Color Picker - Next DNS

마지막 시위

이번에 갔다 왔어요? 나는 다녀왔어요 마누라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어쩔 수 없이 나 따라서 광화문까지 갔지 대형 기저귀를 입고 갔어요 혹시 모르니까 한두 시간까지는 서서 버티겠는데 그 이상은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입안이 다 헐어서 뭘 먹지를 못해 시끄러운 데 가니까 머리가 띠잉해 이번에 새롭게 방사선 시작했는데 좋은 세포도 다 죽이는 모양이야 나라가 이 모양이니 어쩌겠어 죽기 전에 나가서 소리라도 질러야지

생산적 쾌락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한쪽엔 생산적 쾌락이, 다른 한쪽엔 비생산적 쾌락이 놓여 있다. 비생산적 쾌락은 마약과 같다. 빅맥, 엽떡, 치킨, 소주는 몸을 망가뜨리고, 야동과 도박은 정신을 좀먹는다. 순간의 쾌감은 짜릿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허함이 영혼을 잠식한다. 변화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만 지나면 다시 같은 구덩이에 빠지고 만다. 어떻게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꽉 막힌 틀을 깨고 생산적 쾌락을 찾는 것이다.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비생산적 쾌락에 빠지는 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위와 같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2. 삶에서 비생산적 쾌락을 찾아내고, 스스로 혹은 가까운 사람과 그것을 완전히 끊기로 약속한다. 3. 멈추지 않고 창작한다. 주변에서 미쳤다고 하거나 굶어 죽을 거라 말해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해낸다. 4. 창작물을 세상에 내놓는다. 타인의 인정이나 '좋아요' 수가 아니라, 내 영혼을 담은 작품을 발행했다는 점에서 생산적 쾌락을 맛본다. 내 삶은 나에게 달렸다. 허무함 대신 뿌듯함을, 자책감 대신 성취감을, 무력감 대신 자존감을 채우고 싶다면 지금 바로 결심하고 창작하면 된다.

난 새일세

!난 새일세 !그냥 새는 아니고, 날지 못하는 새일세 !1년이 넘도록 이 둥지만 지키고 있었네 !날개가 짧아서 그런걸까, 몸통이 무거워서 그런걸까 !고민하다 결국 혼자 공부를 시작했네 !난 날고 있어 !창작하는 아침 따로 또 같이 동화책

JEJU BOOK FAIL! 제주북페일

!JEJU BOOK FAIL! 제주북페어에 탈락한 친구들과 함께 여는 제주북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제주북페일을 준비한 한 달 남짓한 시간은 너무 짧았다.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만 같아서 하루하루가 무척 귀중하게 느껴졌다. 제주북페일은 창작자가 직접 만드는 축제다. 기관이나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돈은 단 한 푼도 없다. 창작자들이 각자의 능력과 자원을 모아 기획, 디자인, 개발, 홍보, 판매, 운영까지 모든 걸 직접 해낸다. 그래서 더 자유롭고, 더 막 나간다. ‘급조된 정성’으로 여는 동네잔치, 제주북페일에 많은 분들이 와주면 좋겠다. 도전은 함께해야 즐겁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실패는 같이 이겨내야 찐이다. **언제** 2025년 4월 5일(토) – 4월 6일(일) 10:50 – 18:10 **어디서** 제주도 제주시 서광로20길 3 4층 어므므 **무엇을** 제주시에서 활동하는 8팀의 창작자들이 영혼을 바쳐 준비한, 희대의 페스티벌 제주북페일 ### 제주북페일이 궁금하다면… - 강소팟 50화 기죽지 마라, 우리가 하면 돼! - 제주의소리 ‘이게 실Fail리 없어’ 탈락자들의 축제, 북페어 말고 “제주북페일”

나의 벽돌책

벽돌책을 태웠다. 조수석에 책을 모시고 시골집까지 내려가서 태웠다. “생일 축하해”라고 적혀 있는 첫 장만 찢어놓을까 싶었지만, 완전한 형태로 태워야 했다. 마당 중앙에 책을 내려놓고 등유를 한 바가지 부었다. 음. 세 발짝 뒤로 물러나서 축축한 종이덩어리를 바라봤다. 6년간 끊었던 말보로 레드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후 힘차게 빨아들였다. 후우. 한 번 더. 후우. 꽁초를 던졌다. 훨훨. 책 안에 있던 모든 이야기가 타들어 갔다. 20세기 미국의 이야기부터 지금의 나를 이토록 아프게 한 이야기들까지. 모조리 재가 되어 흩날렸다. 고약하게 매운 냄새가 창문 틈새를 비집고 집안까지 들어왔다. 눈물이 나서 밤새 잠들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나와 마당에 남아있던 까만 흔적을 정리했다. 그러고선 단단히 묶은 쓰레기봉투를 집 앞 수거함에 던졌다. *잘 가라.* 이제서야 떠나보냈다. 이놈의 벽돌책.

Saving Literature

“It’s okay to be a Literature major.” Hyunsuk had said this to his students too many times. It had been only two years since he became an associate professor. Hyunsuk’s family in Korea thought he had an easy life. He wanted to prove that becoming a professor today was just as difficult as getting a frame delivered from YouTube. Before Saint Joseph’s, Hyunsuk had spent eight years analyzing the comedic features of contemporary Korean novels. He especially liked dystopian humor from his home country. His first course, *Dystopia Within Korean Novels*, was an attempt to explain why Korean writers gravitated toward the bleakness of their social and political environment. He could fill an arena with the people who doubted his effort to become a useful researcher, teacher, and writer. “Do you really think reading fiction is the way to get the most out of your life?” Even his beloved uncle had said this when Hyunsuk shared his plans to get a Ph.D. in Asian Literatures. Yet here he was, earning a professorial paycheck, standing as a doctor of Korean Literature, lecturing K-pop fans about the messy history of his motherland—all in English. Many students in his department walked into his office with faces of eternal grief. Some of them looked like they had just lost a parent. They rarely talked about their appreciation for the works of Han Kang, Jung Yoo-jung, or Baek Su-rin. Most of them, even the first-years, wanted to know if their degree would be worth anything in the future. They had probably seen pie charts from the GPT proving “English majors on average make 50 percent less than Economics majors.” “I honestly don’t know how to prove the usefulness of the degree,” Hyunsuk told them. “I myself considered going to law school ten years ago.” He still did the math, wondering how his life would have changed if he had followed his dad’s advice and gone to the cheapest law school in town. But he would never say—maybe he wasn’t allowed to—that studying Literature was the stupidest decision one could make. Hyunsuk knew one thing for sure: stories save people’s lives, and puking out your thoughts through reading and writing can pull you out of some dark, dark shit. There was a student from China named Chu. She walked into Hyunsuk’s office, her face puffy like she’d been crying for two hours. She smelled like clean bedsheets and hand sanitizer. “What’s up, Chu?” he asked. Her parents wanted her to switch majors. “What do they want you to study?” “They want me to become a lawyer,” she said. “You can one hundred percent apply to law school with a degree in Literature,” Hyunsuk said. “They want me to study History or Anthropology,” she replied. “They say those would look much better on my application.” That stung. Hyunsuk never realized his department was at the bottom of the academic food chain. His face turned red because he really had nothing to tell her. He almost said, *Your parents have a fucking point. Leave me alone and listen to your mommy and daddy*. Chu left his office, and Hyunsuk suddenly realized the need to arm himself with the knowledge to defend the study of literature. He headed straight to the library. He now had a sacred duty. His God awaited him.

All texts of kangminsuk.com

I've gathered all the texts I've written so far on a single HTML page. While watching this video in which Andrej Karpathy explains the basic principles of ChatGPT, I was suddenly inspired by an HTML page filled entirely with text. *It would be awesome if I could cram all the text from kangminseok.com onto one page.* !Video that inspired me Before the inspiration faded, I immediately put it into action. I thought it wouldn't be too difficult since I didn't need to design the page, but the real challenge was data extraction. According to the Hugo template I was using, I had to fetch all the posts (excluding pages) from both the English and Korean blogs and convert them from the original Markdown format to plain text. This was necessary so that all the sentences could be continuously strung together to completely fill the page. I asked GPT to write code to fetch all the posts in `content/blog` and `content.ko/blog`, but for some reason it kept failing. I then tried filtering by URL instead of file path, but that also failed. Eventually, I divided the English and Korean data in Scratch and then merged the two samples, which finally worked. The successful code is as follows: ``` {{ .Title }}
{{/* Build slices for English and Korean pages using Scratch */}} {{ $.Scratch.Set "eng" (slice) }} {{ $.Scratch.Set "ko" (slice) }} {{ range .Site.AllPages }} {{ $page := . }} {{ with $page.File }} {{ if hasPrefix .Path "blog/" }} {{ $temp := $.Scratch.Get "eng" | append $page }} {{ $.Scratch.Set "eng" $temp }} {{ end }} {{ if hasPrefix .Path "content.ko/blog/" }} {{ $temp := $.Scratch.Get "ko" | append $page }} {{ $.Scratch.Set "ko" $temp }} {{ end }} {{ end }} {{ end }} {{ $eng := $.Scratch.Get "eng" }} {{ $ko := $.Scratch.Get "ko" }} {{ $pages := union $eng $ko }} {{ range $pages }}

{{ .Title }}

{{ .RawContent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 "$1" | replaceRE "\\[([^\\]]+)\\]\\(([^\\)]+)\\)" "$1" | safeHTML }}
{{ end }}
```

강민석닷컴을 한 페이지에 욱여넣었다

내가 여태까지 쓴 글을 한 페이지로 모았다. Andrej Karpathy가 ChatGPT의 기본 원리를 설명을 하는 영상을 보다가, HTML 페이지에 텍스트만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영감을 받았다. *오, 강민석닷컴에 있는 모든 텍스트를 한 페이지에 꽉 채워 넣으면 개멋있겠다.* !영감을 받은 영상 영감이 식기 전에 바로 실행에 옮겼다. 페이지를 꾸밀 필요가 없으니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복병은 데이터 추출이었다. 내가 사용 중인 Hugo 템플릿에 따라, 영어 블로그와 한국어 블로그에 있는 모든 글(페이지는 제외)을 가져와야 했고, 기존 Markdown 형식 대신 Plain Text로 변환해야 했다. 그래야 모든 문장을 쭉 이어서 페이지를 가득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GPT에게 `content/blog`와 `content.ko/blog`에 있는 포스트를 모두 가져오는 코드를 써보라고 했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계속 실패했다. 폴더 위치(file path)로 데이터 추출이 어려운가 싶어 URL로 필터링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그러다 결국 Scratch로 영문, 한글 데이터를 나눈 뒤 두 샘플을 합쳐서 성공했다. 성공한 코드는 다음과 같다: ``` {{ .Title }}
{{/* Build slices for English and Korean pages using Scratch */}} {{ $.Scratch.Set "eng" (slice) }} {{ $.Scratch.Set "ko" (slice) }} {{ range .Site.AllPages }} {{ $page := . }} {{ with $page.File }} {{ if hasPrefix .Path "blog/" }} {{ $temp := $.Scratch.Get "eng" | append $page }} {{ $.Scratch.Set "eng" $temp }} {{ end }} {{ if hasPrefix .Path "content.ko/blog/" }} {{ $temp := $.Scratch.Get "ko" | append $page }} {{ $.Scratch.Set "ko" $temp }} {{ end }} {{ end }} {{ end }} {{ $eng := $.Scratch.Get "eng" }} {{ $ko := $.Scratch.Get "ko" }} {{ $pages := union $eng $ko }} {{ range $pages }}

{{ .Title }}

{{ .RawContent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m)^#\\s*(.*)$" "

$1

" | replaceRE "\\*\\*(.*?)\\*\\*" "$1" | replaceRE "\\[([^\\]]+)\\]\\(([^\\)]+)\\)" "$1" | safeHTML }}
{{ end }}
```

Uncle’s Funeral

I was at my uncle's funeral. Most of his friends and family sent flowers, but Congressman Lee sent us a flag. Although the man himself didn't show up at the funeral, the flag commanded the room like an uninvited guest of honor. The flag was visible from a kilometer away. The visitors all took a peek at the embroidered name, some of them even asked how my uncle had a connection with the congressman. "I don't know," I said. All I knew was the famous politician had briefly attended the same high school as my uncle, forty years ago. When the flag got delivered by an old man in tracksuit, the adults were busy rearranging the condolence flowers like stage props. The flowers from college presidents, CEOs, and politicians had to stand in the first row. The funeral was one last chance to prove my uncle's life was worth living. The visitors were expected to be surprised like "Oh, would you look at that - Look at the names, he must have been somebody." My uncle was a humble man. He spent his weekends on a weathered fishing boat and never failed to make me laugh when I was stressed about school grades. "You study to learn, not to win over others," he would tell me. He didn't go to college and insisted he was happier than most of “the smart kids in the classroom." Now here we were, scattering borrowed prestige over his dead body.

What I Never Told

I haven’t told anyone about these memories. It’s not because I’m traumatized, but because I never wanted people to know I was sexually abused by a bunch of other kids. When I was 13, I studied abroad in rural China as part of an exchange program for thirty Korean students learning the language at a local middle school. I moved to a strange environment to escape my hometown’s middle school. Back in Korea, I had no friends at school and struggled with depression. I thought I had to leave Korea to survive, so I applied for the exchange program and studied Mandarin for a month before running away to China. In China, I was the second youngest student in the program. I had lots of *hyung*s around me. I looked up to them like gods. They were all I had in this foreign place. Soon I was doing whatever they did—smoking, drinking, skipping school—anything to be accepted as one of them. I fucked up and made a lot of mistakes. I can't just blame the older boys—I chose to copy them, desperate for their attention. But what started as me trying to be "cool” sometimes turned into something much darker. What they called pranks weren't pranks at all. The abuse started with the oldest *hyung*. One day, he and several others held me down and stripped me naked. He ordered other kids to bring a bottle of lotion, and they poured it on me. Three or four held my arms and legs, so I couldn’t move. I shouted “No! Stop!” but they took pictures of my penis soaked in the lotion. All of them were laughing. Another time, the oldest *hyung* (the usual villain) asked me to his bed. He grabbed one of my hands and put it on his penis. “What do you think?” he asked. Then he got a boner and asked again, “It’s fucking big, right?” He did this to me many times throughout the year. After a year, I transferred to Shanghai, hoping for a fresh start. But the pattern repeated itself. In a dorm with four other Korean boys, I was again the youngest. Despite everything I'd been through, I fell back into the same trap—wanting to belong, wanting to be accepted by the older boys. I didn’t learn from the past year and continued to worship the *hyung*s. We skipped school, stole stuff, and spent all night at a PC cafe. The abuse followed me there too. The oldest *hyung* in Shanghai would force himself into my room, pin me to the bed, and simulate sex acts while I lay there frozen. He treated it like a joke, but it wasn't funny. We were fully clothed, but he screamed as if he was in a porn. This went on for two years. Being the youngest and smallest, I couldn't fight back. I liked that they adored me as their younger brother. I was a loyal dog who fetched anything they asked for. I kept trying to earn their approval, even when they took advantage of me. These memories still visit me—moments of feeling completely helpless, trapped between wanting to belong and wanting to run. But I’ve always hesitated to call it trauma. Yes, those moments shaped me, like any experience. But did they break me? For years, I’ve told myself I’m fine, that I’ve moved past it. Maybe writing this is my way of finally asking: What do you do with memories you’re not sure have hurt or traumatized you?

장염, 다래끼, 발목

*나-이야기-무대에서 쓴 "나의 오래된 기억".* 10살이다. 또 장염에 걸렸나 보다. 배가 조금씩 아파지기 시작한다. 또 다래끼가 생겼나 보다. 한쪽 눈이 붓기 시작한다. 또 발목을 접질렸다. 발목이 탱탱하게 굳기 시작한다. ### 장염 장염에 걸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변비였던 적이 있다. 배가 아프니 '이번에도 장염이겠구나, 링거를 맞으러 가야지' 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를 찍어 보더니 내 뱃속 어딘가를 가리키며 변이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옆 방으로 넘어간다. 커튼을 치더니 바지를 벗고 누워 보라고 하신다. 간호사님이 신신당부하신다. 어떻게든 10분을 참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하신다. “10분을 참아야 한다고? 그게 왜 중요하지? 뭘 참아야 한다는 거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알았다고 한다. 내 똥꼬에 갑자기 주사기가 꽂힌다. 이게 뭐지? 무슨 일이지? 갑자기 몸속에 물이 들어오는 느낌이 난다. 워매. 화장실에 가고 싶다. 아니, 가야 한다. 아니면 바지에 싸겠다. 황급히 화장실을 향해 뛴다. “지금 들어가면 안 돼!” 간호사님 두 분이 화장실 문 앞을 막고 있다. “아, 저 지금 들어가야 한다고요!” 어떻게든 비집고 통과하고 싶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이걸 어떻게 참냐고. 10분은 절대 불가능할 것 같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아! 좀 들어가게 해달라고요!”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다 한 5분쯤 지났을까. 멘토스를 넣고 흔들어 놓은 콜라와 같은 상태다. 울며 사정하는 지경에 이르자, 간호사는 길을 내준다. 그렇게 나는 변기로 돌진한다. 하... 온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 다래끼 까딱하면 다래끼가 났다. 아기 시절 사진을 보면 눈이 큰데, 다래끼를 너무 많이 짜서 눈이 작아졌다. 다래끼가 커지면 아빠와 함께 안과로 갔다. 다래끼를 짜는 것이 얼마나 아픈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긴장이 되었다.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짜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누워서 아빠의 손을 잡았다. 벌써 약간 울먹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또 왔네”라며 웃었다. 이럴 거면 작았을 때 터트렸을 것이지. 왜 작을 때는 쓸모도 없는 안약을 주다가 이제서야 난리를 치는 거야. 열을 받아서 아빠의 손을 꼭 쥐어짰다. 차가운 스테인리스 시술 도구가 눈앞에 있다. 눈물이 나면서 서러움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 나 짜기 싫어요. 나 안 짠다고!” 고래고래 안과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로 울고불고 악을 질렀다. 손님들은 모두 내 시술실 쪽을 쳐다봤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 발목 나는 꼭 두 계단씩 뛰어 내려가거나, 난간을 잡고 미끄러지며 슉슉슉슉 내려갔다. 그래서인지 오른쪽과 왼쪽 발목 모두 접질리는 일이 많았다. 하루는 영어학원 건물에서 발목을 다쳤다. 4층짜리 건물이라 내려오는데, 우두둑 발목이 꺾였다. 순간 “아, 깁스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깁스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발에서 지독한 냄새가 났다. 그래서 나는 의사 선생님이 한 달 동안 하고 있으라고 하면 2주만 하고 풀어버렸다. 돌덩이 같은 발을 씻어내고 코를 갖다 댔다. 미묘한 악취가 났다. 붕대를 대충 감고, 집에 모시고 있던 발목 보호대를 신었다. 바닥에 발이 닿으면 찌릿했다. "윽." 앉아서 손으로 발목을 조금씩 늘렸다.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그냥 조금씩 왼쪽, 오른쪽 돌렸다.

한국식 영어 공부를 거부한다

*번역 없이 공부하기: Work 모임을 준비하며 쓴 글입니다.* 피 터지게 공부해서 수능 영어 1등급을 받아도, 영어로 간단한 대화조차 못 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한국식 영어 공부에 문제가 있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수십 년째 반복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여전히 실력이 아닌 점수를 위해 쳇바퀴를 돌린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면, 허세와 경쟁으로 물든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영어 유치원, 국제학교, 언어 연수 프로그램. 아무리 큰돈을 써도 결국 공부는 혼자 할 수밖에 없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확실한 의지만 있다면 화려한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 ## 공부 주도권 되찾기 노력 없이 언어를 터득할 수 있다는 문구는 속임수일 뿐이다. 한 달간 과외를 받거나 AI와 대화를 나누고서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사람은 (광고 밖에서)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학습 주도권부터 되찾아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숙제를 주기만을 기다릴 순 없다. 내 이력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매일 시간을 내어 읽고, 쓰고, 말하기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시켜서, 남들보다 잘나고 싶어서 하는 공부는 고통스러울 뿐이다. 영어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영어 공부의 첫 단계이며, 이것을 이루지 못한다면 영어 공부는 따분한 노동과 다를 것 없어진다. 나에게 있어 영어를 배워야 할 까닭은 단순하다. 인터넷 콘텐츠 중 한국어로 되어있는 것은 단 1%뿐이지만, 영어는 50%를 차지한다. 물리학, 생물학, 정치학, 경제학. 어떤 학문이든 영어를 알면 훨씬 더 깊게 파고들 수 있고, 더 많은 사람과 배움을 나눌 수 있다. 영어는 '평생 공부하며 살고 싶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활용도 높은 도구다. ## 지름길은 없다 <번역 없이 공부하기>는 ‘영어를 공부하는 모임’이 아닌, ‘영어로 공부하는 모임’이다. 시험 문제 풀듯 영어 글을 기계적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진솔한 감정과 주장이 담긴 글에 푹 빠져서 삶에 거름이 되는 배움과 영감을 얻는 것이 목표다. 라멘 가게를 차리고 싶다면, 유명한 라멘 가게에 가서 직접 먹어보고 분석해야 한다. 영어로 읽기와 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잘 쓴다고 소문난 사람들의 글부터 음미해야 한다. 어떤 부분이 좋고 어디가 이해가 안 되는지 곱씹으며 단어, 구조, 표현을 천천히 살펴봐야 한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번역 없이 공부하기>에서는 순수한 마음으로 공부를 논하고 싶다. 영어 공부에 지름길은 없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어로 글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재미와 영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공부의 진정한 의미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라 믿는다.

나의 첫 중국

*나-이야기-무대 첫 워크숍에서 쓴 글.* 17년 전. 중학교 1학년. 9월 22일. 민지누나 생일 다음 날이었다. 중요한 날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이 9월 22일이라는 걸 까먹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남경공항에 도착했다. 온통 중국어다. “주차장으로 버스를 타러 가자,” 선생님은 말했다. 밖은 어두워지는 중. 내 여행 가방은 덜컹거렸다. *콘크리트 바닥이 모났구나.* 어깨가 출렁였다. 배가 고팠다. 퀴퀴한 회색빛 버스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하이안까지는 한 3-4시간 걸릴 거야,” 선생님은 말했다. 가는 길 내내 창밖을 쳐다봤다. 무엇이 밖에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이미 어두컴컴했다. 최종 목적지인 하이안에 가까워질수록 더욱더 깜깜해졌다. 차 소리는 적어지고 건물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덜그럭덜그럭 여행 가방을 끌고 기숙사로 들어갔다. 물비린내가 났다. 내 방에는 침대가 두 개, 전화기 하나, 화장실도 하나 있었다. 같은 방을 쓰게 된 동생 종호는 울고 있었다. “나 엄마 보고 싶어요.” *종호는 왜 나와 같이 중국에 오게 됐을까?* 끝내 물어보지 못했다. 엄마에게 전화하며 엉엉 우는 종호의 등을 토닥였다. *고작 두 살 많지만, 내가 형이니까. 난 괜찮아야지.* 아무렇지 않은 척 여행 가방을 열고 짐을 풀었다. 머릿속이 솜으로 가득 찬 듯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일부터 난 중국학교에 다녀야 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잠에 들었다.

내가 후원할게요

창작으로 돈 벌기 참 어려운 시대다. 조금만 둘러봐도 자극적인 콘텐츠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 소규모 창작자가 관심을 끄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을 때도 있다. 공짜 콘텐츠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좋아요, 구독, 댓글’을 남기는 것이 돈을 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느낀다.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라는 말로 국숫값을 계산하는 사람은 없지만, “광고 끝까지 봤어요”라는 말로 인심 좋은 팬이 되는 경우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디지털 세상에서는 관심이 화폐와 같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관심만 받는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의 창작자는 그 관심으로 월세조차 낼 수 없다. 콘텐츠를 1,000명이 보고, 듣고, 읽고 있다고 해도 아무도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창작자는 여전히 빈털터리다. 블로그에 글을 발행한 지 4년이 넘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매일 전 세계 사람들이(매우 짧게나마) 방문하지만, 후원을 받아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지만, 결국 밥이 되지 않을 글을 발행하고 기뻐하는 나 자신을 보며 공허함에 빠질 때도 있다.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발견하고 싶은가? 나는 개인의 목소리가 담긴 글을 읽고 싶다.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요동쳐 어떻게든 써내야만 했던 글. 그런 글을 읽으며 삶에 숨겨진 아름다움에 몸을 담그며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내가 후원할게요’라고 선언한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대신 당신에게 직접 밥값을 전달하고 싶다. ‘따봉’을 누를 만큼 인상 깊었다면 커피 한잔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다.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창작자를 후원할 의지가 있는 소비자가 여기에 있다. 이메일로 개인 웹사이트 링크를 보내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확인하고 답장하겠다.

우리는의 매력이 뭐길래

*커피가게 우리는 팬클럽 저희는 팬 잡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우리는에 간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단골 손님이 또 모여 있다. 이 사람들… 집요정처럼 우리는을 지키고 있다. 나도 우리는을 향한 애정에 있어서는 방귀 좀 뀌는 사람인데, 매일 같이 오는 단골들은 도무지 이길 방법이 없다. 우리는의 매력이 뭐길래. 나는 왜 가로등 밑 나방처럼 이 커피가게 주위를 맴도는 걸까. 하루라도 안 가면 섭섭해서 갈까 말까 하다가, 가벼운 지갑 사정에 또르르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누군가 말했다. 덕질하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고. 이제야 그 참된 뜻을 이해한다. 노력했노라, 성장했노라, 주문했노라! 우리는에 더 자주 가고 싶다면 돈을 벌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 커피란 없단 말이다. 우리는의 매력을 하나로 정의할 순 없다. 오래된 고향집 같은 인테리어, 죽여주는 커피와 디저트, 인간미 넘치는 사장님들, 재치 있는 소품과 안내 메시지, 순둥순둥 강아지 손님. 뭐 하나 빼먹을 수 없다. 즉 우리는은 하나의 완전한 시스템으로 존재한다. 요소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는을 만들고, 이 완성체가 우리를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우리는의 매력을 논하고 싶다면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다시 한번 드르륵 문을 열고 우리는에 들어가 본다. 집요정과 사장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커피를 주문한다. 편안히 앉아 노래를 듣다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는다. 커피가 나오고 천천히 음미한다. 유리창을 뚫고 햇살이 들어온다. 이 시스템 속에서 내 마음은 평화롭기만 하다. 그래, 이게 우리는의 매력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이 공간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동시 쓰는 아침

창작하는 아침, 따로 또 같이 시간에 동시를 썼다. 한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이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내 안에 있는 초딩 민석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보다. --- ## 왜가리 다리 위에서 산천을 내려다봤다 오 킹가리다 언제 날아왔지 긴 뿌리로 날 찌르진 않을까 긴 다리로 날 낚아채지는 않을까 무서워서 바라만 봤다 ## 의자 의자를 만들래 원하는 대로 앉고 싶어 그래야 편안하지 ## 장염 쌀 뻔했다 엘리베이터에서 학원 가는 길에서 ## 도둑 옛날에는 도둑이 있었대 아빠가 돌려차기를 보여줬었대 한번은 집이 다 털렸었대 13층까지도 올라왔대 무서워 뭐야 ## 고양이 나보고 강아지 같다고 하는데 고양이 같다고 안 하네 고양이는 안 귀여운가 봐 ## 웃겨 선생님이 내가 제일 웃긴대 그래서 나 안 때리나 봐 나 한 번도 안 맞았잖아

I’ll pay for your art

People are so used to getting online content for free. Why would anyone pay a blogger when they can dive into YouTube or TikTok for bottomless entertainment? Even if someone stumbles upon a personal website they find interesting, 99% won’t consider spending a dime to show their appreciation. A blog post could move them to tears, but they’d still never think about the writer’s mortgage. The flood of free content on the internet has made it incredibly hard for small-scale artists to thrive. Every creator, willingly or not, is competing with the likes of MrBeast and Squid Game. Sure, platforms highlight “rising creators,” but only a handful earn enough to pay their bills. Finding an audience is hard enough. Asking others to pay for your art? Even Ethan Hunt would say no to that mission. Most people don’t even realize they’re part of the “attention economy.” After years of consuming free content, clicking “like” or “subscribe” starts to feel like enough of a payment. Leaving a comment? That’s like leaving an extra tip on the table. Meanwhile, platforms reap the profits from this massive attention, while creators with 100 likes and 11 comments are left wondering how much longer they can keep going. For all its scams and hype, the Web3 movement gave creators like me a glimmer of hope. The idea was simple: a culture where audiences directly pay their favorite creators. Imagine tipping a blogger the way you’d buy a book at your local bookstore. That’s what I hoped for. My question is: do we really want to get stuck in the same theater? I don’t want to be just another face in the crowd, watching whatever happens to be trending on Instagram. Diversity matters—because if we don’t support it, we risk becoming a bunch of programmed machines. That’s why I believe it’s so important to support independent creators who can’t help but express themselves. I already told you that [I’ll read your blog][1]. Let me go one step further. I’ll pay for your art. I’ll “buy you a coffee,” just like I would at a coffee shop with a friend. If you use Patreon, Ko-Fi, Liberapay, or something similar, send me the link. I’ll support your endeavor—now with both attention and money. I’m not rich. I’m struggling to make ends meet myself, so I won’t be able to support everyone in my feed. But as I earn more, I’ll support more creators. Because... why not? Creative work should be an exchange, not exploitation. [1]: https://kangminsuk.com/blog/ill-read-it-first/

Scour and minifeed are 100X better than Instagram and X

Let’s face it: it doesn’t matter if you’re a fan of Elon or Mark. Our brains can’t handle the infinite feeds on social media. We feel hungover after hours of scrolling through the prison of recommended content. Why? As the great pizza maker Chris Bianco once said, “Shit goes in, shit comes out.” No one wants their brain turning into a crappy pie. Doomscrolling makes me feel like a well-trained dog, just waiting for someone to say, “Eat!” I had to do something about the algorithms pushing me toward a bunch of lifeless rabbit holes. I needed to invest more time in curating and archiving to hone my ideas. I decided to create and adhere to a feed filled with human-written posts from personal websites. Lately, I’ve been using two services to personalize my feeds: Scour and Minifeed. I can’t believe they’re free. Both respect privacy and are transparent about their development roadmaps. Kudos to the amazing developers. Now I spend a lot less time reading about the controversies of celebrities or billionaires. The other side of the Internet is filled with writers and programmers who actually take the time to reply to every email from their readers. This environment feels much better.

Infamous interview questions

I made another website called Infamous Interview Questions. Although I haven’t worked for a company in over four years, I still think about the time I prepared for interviews. I was as scared as my cat hearing the sound of a stranger knocking on our door. I imagined the interviewer would throw me a bunch of piercing questions that would push me toward the cliff. I thought my job was to prove the usefulness of my intelligence. I couldn’t be more wrong. Most of the time, the interviewers were only interested in my skills on paper. “How good is your English?” “How good are you with Microsoft Excel?” “Can you write well?” “Do you know anything about social media marketing?” were the same generic questions that echoed throughout my days. Except for a few cases, I was left clueless as to why the person in front of me had not even cared to read my résumé. I would never get a job again(I’m a terrible employee anyway), but I wonder what good interview questions are. I don’t think we can assess someone with painfully boring questions. How do we know if the other person isn’t lying or if their answers weren’t rehearsed? In the end, interviews are like conversations. The best ones break through boundaries set by automated responses. They bring out the candidate’s unique qualities—often forcing them to say, “I don’t know” or “I’m not sure.” 10 questions on my website are worth answering in that regard.

I enjoy reading books because it makes me fall asleep

After reading a few pages, my mind begins to wander. My eyes are half-closed already. I feel like I’m done for the day. I gaze out the window for a while and eventually doze off. Once again, I fail to finish more than a chapter because reading makes me so tired. For me, reading a physical book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browsing on my laptop. When I read or watch something online, I never fall asleep. In fact, I often stay awake until 1 AM, fixated on deploying a website, publishing a post, or scrolling through a bunch of newsletters. Even when my eyelids grow heavy, I don’t fall asleep; instead, I stare at the screen as if I don’t need sleep at all. That’s why I prefer reading actual books. When I’m on my keyboard, my brain becomes so busy—it’s like my consciousness is tethered to the magical device in front of me. Sitting on a couch with a paperback feels different. Multitasking suddenly becomes trivial. I find relief in immersing myself in the text until I drift off to sleep.

My growing list of “I don’t know”

[This website][1] is my growing list of “I don’t know.” We often ask each other tough questions. Some people answer confidently, acting like they fully understand what’s happening in our world. But most of the time, my honest answer is, “I don’t know.” People may act like they know everything, but reading a book or getting a degree doesn’t mean you understand a topic completely. Why not celebrate the spirit of idk? Saying “I don’t know” doesn’t mean you’re ignorant. “I don’t know” is a humble starting point for meaningful discussions. When you think about it, we can’t be sure about anything. [1]: https://idk.kangminsuk.com

Dad, I got into Cornell

Dad, I got into Cornell. Now I can finally pay $80,000 a year to study the things I can learn on the Internet for free. I lack the willpower to study on my own, so going to a university is definitely the right choice. I hope you have enough cash because I’ll also ask you to pay for my flight tickets and overpriced meals at all-you-can-eat cafeterias. I won’t forget to learn how to mingle with other privileged kids. You see that? The world is burning. I'll fight back against professors, representatives, and statues. Don’t worry though. For the next four years, I’ll be safe inside this community. Wait for me. I’ll be back with a degree that will increase my starting salary by more than 50%. Son, I’m so proud of you. Now I can finally tell everyone in my group chat that my boy got into an Ivy League school. I kind of wish it was Yale, but I’ll make it sound like you chose Cornell over other schools. A few days ago, I calculated the money I spent on your education. Private tutoring, boarding school, fitness training, and college application consulting amount to more than a million dollars. Can you believe that? If I had put this money into the S&P 500, I would have been a hundred times happier. But I had to make sure you get a bragging right whenever you talk about your alma mater. You don’t seem to understand how much I’ve sacrificed for this moment. You’ll thank me later. Go change the world.

그때 운이 좋았다면

어쩌면 내가 틀렸는지도 몰라. 분명 A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왜 B가 나왔을까. 그때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직도 아파. 우리 학교에서는 늘 전교 1등이 하버드를 갔어. 하, 나랑 경쟁하던 그 쉐끼랑 같이 들었던 AP 심리학에서 A를 받았으면 내가 1등이었는데. 4학년 첫 학기 기말에서 심리학 선생이 나한테 B를 준 거야. 에세이의 첫 문장이 불분명하다고 했나. 내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친했던 역사 선생님한테 똑같은 에세이 보여줬다니까. 그 선생님은 이거 대학에서도 A 나올만한 수준이라고 했어. 내가 몇 번이고 심리 쌤 오피스를 찾아갔거든. 엉엉 울었어 아주. 우리 할아버지 죽었을 때보다 더 울었을걸. 그런데도 기어코 내 심리학 성적을 A-로 만들더라고. 팔짱 끼고 앉아서 듣다가 “성적은 이미 주어졌어”라고 조용히 말하는데 세상이 무너지더라. 눈물 다 닦고 오피스에서 나와서 뒤돌아보니까 그 선생이 퍼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내 팔자가 전교 2등이니 그냥 받아들이라는 눈빛이랄까. 어쩌겠어. 시험 점수 딱 하나 차이로 우리의 운명이 갈렸지. 부잣집 아들은 하버드로, 변변치 않은 나는 버클리로. 이 정도면 무슨 우주의 법칙이려나 싶다. 그 하버드 붙은 놈의 졸업식 연설을 듣고 있는데 “가끔은 운도 좋아야 한다”고 말하더라. 10년이 지났는데도 그게 나한테 했던 말 같아. 내 마음은 졸업을 못 했나 보지 뭐. 그때 운이 좋았다면 지금 내 삶이 어땠을까 싶어.

A room to breathe

!A room to breathe Because I live in Jeju, which draws millions of tourists year-round, I often find myself flipping through guestbooks at coffee shops, bars, and even theaters. Many of the entries reveal why people choose to travel to Jeju alone. They’re surprisingly candid about their struggles with partners, parents, and colleagues. A few weeks ago, I read that one of them wrote, “I was so busy and felt so overwhelmed that I couldn’t do anything. I had to escape Seoul for Jeju because I desperately needed a room to breathe.” I became fascinated by this sense of urgency—the need to retreat to a quiet space to forget everything else. Like the travelers, I also longed for a place to pause and reflect on my life. I couldn't afford to pack my bags and leave, so I deployed my own version of [a room to breathe][1] and opened its door to others. I have zero interest in capturing your attention and monetizing it. The Internet, now more than ever, deserves spaces where people can be free from the constant bombardment of information. Come by once in a while and fill your lungs with air. Take your time. We all know it’s okay to breathe. [1]: https://room.kangminsuk.com

New year, old me

“Do you have any plans for next year?” When the new year approaches, people suddenly get busy and start asking each other this same soulless question. This December was no different. As soon as our calendars hit the final month, every platform was posting its “Top Albums of the Year.” The year was already over for so many of us. Today was just a concrete step towards the upcoming year. In the past few days, I felt pressured to dig up every problem in my life and hold it high above my head. To look cool, I had to pretend I was preparing to become a new version of myself. So I came up with a word of the year 2025, made plans to earn more money, and wrote down ways to boost my productivity. Until November, I was fine making just enough money to call myself an independent artist. I worried about the future, but deep down I believed pouring 100% into my art was my life’s true purpose. Then December came, and I started obsessing over whether I had any tangible success in 2024. I wanted to make sure my 2024 looked good on paper. What projects did I finish? How much money did I earn? How many books did I read? How many posts did I publish? How many awards did I win? I asked myself these questions and felt frustrated when I realized I didn’t have any impressive numbers to impress the crowd. I was already caught in a self-inflicted competition. Suddenly, my love for reading and writing felt like something to be ashamed of. I looked around me, stuck in a country where young people leave and old people take their own lives. I read devastating news about the martial law and the plane crash. I mourned the death of democracy and the victims. I grew anxious about the idea of being swallowed up by a nationwide crisis. I began to lose my smile whenever I spoke. I became almost convinced I was a useless piece of shit who needed fixing. As I’m writing this final paragraph, there’s only a minute left in 2024. I must say, I’m tired of this depressing game. I don’t want to force myself to become a different person every year. Life doesn’t magically change when December 31 turns into January 1. The “new me” isn’t waving at me on the other side of the year. No matter how many fireworks light up around the world, I’ll still be the same old me. It’s about the right time to be proud of that.

숨 쉴 공간

!숨 쉴 공간 관광지에 살아서 그런가. 카페나 바와 같은 공간에 가면 방명록을 자주 읽는다. 관광객들이 쓴 익명의 글들은 웬만한 책보다 재밌다. 낯선 여행지에서 토해내는 힘듦을 읽다 보면 제주도가 많은 사람에게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며칠 전 들렀던 공간에서 또 방명록을 읽었다. "취업하고 일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것이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미친 듯이 바빠서 숨 쉴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주에 왔고 가장 한적한 촌구석에 숙소를 잡았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빳빳한 종이를 뚫고 아픔이 전해졌다. 집에 와도 '숨 쉴 공간'이라는 표현이 머릿속을 하루 종일 맴돌았다. 나도 숨 쉴 공간을 만들고 싶어졌다. 도망쳐온 사람에게 잠시 멈춰서서 숨만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모두가 틱톡커로 사는 시대. 주의를 끌어야만 돈이 된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나만큼은 조금 달라지고 싶었다. 이런 마음을 담아 숨 쉴 공간을 만들었다.

Program or be programmed

!Program or be programmed

걍해 경해

!걍해 경해

기계 보다 기계 된다

!기계 보다 기계 된다

Oh, South Korea

Its fertility rate the lowest, suicide rate the highest. Drivers yelling, smokers spitting, students crying. Fortunetellers thrive, while crowds worship messiahs with wigs. Presidents get impeached, when dads finish the third bottle of soju. Trees get cut, apartments rise, Americanos flow. Games are played, cameras roll, ideas torched. Watch the kids dance and smile. Watch the idols born and burned. Watch the elected emperors flying business around the world. Chant and chant. Celebrate and celebrate. Our ruler reigns again.

I’ll read it

*Inspired by [Manuel’s post][1].* Are you starting a blog? Then [email me][2] your domain name. I want to be your first reader. I’ve run this website for more than three years. Sometimes my friends tell me they enjoy reading my posts. Most of the time, though, I can’t help but think no one actually cares about what I have to say. “Most people don’t even read Hemingway. Why would anyone read my blog?” That question alone can tie my hands when I try to keep writing. I no longer push myself to justify the hundreds of hours I’ve spent polishing my blog. I’ve stopped tracking visitors. I’ve given up on submitting my site to Hacker News, thinking someday my domain might appear on the front page. Now, all I want is to stay on schedule and publish at least one post a week. Running a personal blog is one of the purest art forms online. My favorite online writers code, write, edit, and publish—not because they’re launching another BuzzFeed, but because they want to share their values with the universe. And yes, it feels much better to write for people, not algorithms. So here’s the deal: publish a post on your personal blog, then [email me][3] your website or RSS feed. I’ll quickly become a regular visitor. If I enjoy your writing, I will be the first one to support you on Ko-fi or Buy Me a Coffee. I’ll treat your posts like books. I’ll read them with the care you deserve. [1]: https://manuelmoreale.com/i-ll-read-it [2]: https://letterbird.co/kang [3]: https://letterbird.co/kang

My Top Albums of 2024

### B-Free & Hukky Shibaseki - The God Sun Symphony Group: Odyssey.1 A Korean hip-hop album that’s NOT about wearing a Rolex and driving a Bentley. Artists listen to B-Free when hipsters listen to Beenzino. ### Denzel Curry - KING OF THE MISCHIEVOUS SOUTH With this album, Denzel Curry has become my favorite rapper. ### Jessica Pratt - Here in the Pitch Play this album at night. Read books or meditate. ### Logic - Ultra 85 Ten years ago, Logic was my hero. I’m glad he’s still making great music. ### MICHELLE - Song About You Specifically This album made me dance. ### Annika Kilkenny - Look Mom I Made It The algorithm recommended this album, and the robot was right. I like her music. ### Charli XCX - Brat Everyone says it’s the album of the year. Is it that good? I don’t know, but the melody won’t get out of my head. ### Fujii Kaze - Tiny Desk Concerts Japan This is not an album. I’ve listened to Fujii Kaze’s Tiny Desk performance at least a hundred times. I’m not joking—I even memorized the lyrics.

효도가 힙합이다

!효도가 힙합이다 - Don Emoji$, Jazzyfact - Dear Mama, JaeDal - Independent Music, CHOILB - mama, see, JCLEF - Intro, B-free

현수막 진

!현수막 진 누가 나쁜놈인지 궁금하지 않다. 누가 잘났는지 궁금하지 않다. 세뇌를 그만하라. 모든 현수막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진.

No, you can’t be a governor

No, you can’t be a governor. Do you know why? You’re too young. You didn’t go to SNU. You know that. They don’t care about your ideas. No one’s got time to listen to your grand plan to revolutionize the country. When they’re inside the voting booth, they all ask the same question: “Which one of these assholes will increase the price of my apartment?” Money and power. Money and power, my friend. You still want to run? Okay. I see you’ve got passion. I get it—you’re angry. But think for a moment. Your opponents will destroy your life. They’ll dig into your past and bribe your friends and family to see if any of them hates you. Once they find your weakness—and they will—they’ll publish twenty articles questioning your eligibility to serve. They’ll make you look like trash. You’ll be crucified, both on- and offline. Thousands of bots will flood the comments, saying things like, “This devil must be arrested immediately.” You won’t be able to stop the tsunami of hate. You don’t have powerful connections or fat envelopes stuffed with $100 bills. I care about you. Don’t let your family suffer for your decision. They’ll lose jobs, friends, and reputation—all because of your foolish dream to play the hero. Let’s say God helps you get elected. Then what? You’ll be expected to scrub the system smeared with horseshit. Do you think you can do that? Do you think you can stay as a revolutionary once you’re settled in the governor’s office? You’ll fly business. You’ll eat omakase at the fanciest hotel in the city. Everything will be complimentary. You’ll become an emperor in a palace built by taxpayers. These perks will seduce you. They’ll turn you into an addict. You’ll end up being one of them. So, don’t even try to be a governor.

당연하지 않다

월급 1300에 보좌관 9명 두고 활동비 따로 명절 보너스 따로 챙기며 오마카세 처먹고 비즈니스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은 당연하지 않다. 정치질로 공천만 받으면 국민을 대표하는 멍청한 시스템, 선거철에 거짓 약속을 남발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파렴치함, 당선만 되면 세금으로 지은 펜트하우스에 들어가 왕 노릇을 하는 관행은 당연하지 않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우리는 그들이 지키지도 않을 휴지조각 공약을 읽으며 1번 아니면 2번을 선택하는 짓거리를 반복할 것이 뻔하다. ‘이번에는 뭔가 다르겠지’ 희망에 부풀었다 ‘역시나 또 당했다’며 답답한 가슴을 두들기고 자책할 것이다. 할아버지들이 수십 년간 잔치를 여는 와중에 젊은 세대는 희망을 잃었다. 재벌 국가에서도 서민에게 기회가 생기겠지. 부동산 투자에 돌아버린 사회에서도 집값이 정상적인 날이 오겠지. 본인 자식들 미국으로 이민 보내는 와중에도 우리나라 미래는 챙기겠지. 두손이 닳도록 기도해도 변화가 생기던가. 아파트는 늙었다며 잘도 부수고 새롭게 지으면서 지들이 만든 궁궐은 요새로 만들어버린 지 오래다. 온 세상이 자기 위주라는 착각에 빠진 왕병 중증 환자들이 나라를 구슬리는 동안 젊은 세대는 나라를 떠나고자 발악한다. 주지도 않을 연금으로 삥을 뜯어가는데,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군인과 공무원을 등신 취급하는데, 조이기 댄스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마음에 안 들면 입을 쳐막고 처단하겠다는데. 어떤 멍청이가 이 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장담할까. 육체가 떠날 수 없다면 돈이라도 해외로 옮겨야 억울함이 덜하다. 부패한 나라에 투자해봤자 호구 취급당하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회사의 주인은 주주가 아닌 재벌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아닌 관료다.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바뀌지 않는다면 발전은 없다. 받아들이고 살든지, 떠나든지, 둘 중 하나일 뿐이다.

Chanmi Apartment

In five months, an old man will be dragged out of his house. Minjoong got up and washed his face with cold water. Like always, he grabbed his beret and opened the door in front of him. Every morning, he held a cardboard at his spot for three hours. “Stop the reconstruction,” the placard said. He stood next to a giant ginkgo tree at the apartment’s entrance. On their way out, a few drivers rolled down their windows to say hi. He didn’t recognize these neighbors anymore, but smiled and tipped his hat to show his gratitude. Forty years ago, when Chanmi Apartment was built, local newspapers printed articles saying people would never consider buying an overpriced apartment when they could pay the same price to live in “an actual house.” Minjoong’s mother shared the sentiment that all the apartments would be deserted for many years as a giant ghost town. “I’m afraid of sleeping in your house,” she said. She even believed in a rumor about some apartment residents in Seoul getting cancer because of perennial gas leaks in the building. It was Minjoong’s friend Yaeji who convinced him to sell his father’s crumbling Hanok and buy the smallest unit in Chanmi Apartment. “The new era has come,” Yaeji said. She was an elementary school teacher and more importantly a cool-headed visionary who liked to tell everyone we were part of an exciting moment. Yaeji said buying a house was like choosing a stock. Minjoong still hears her voice in his dreams, saying “You will be thankful when the apartment’s value skyrockets in the future.” His house was a wise investment. She was right about that. However, he never managed to sell it and live as a millionaire. People viewed Minjoong as a clipped parrot inside a gilded cage. When Minjoong first met Yaeji at a coffee shop, she was holding the first translated copy of The Wealth of Nations. She seemed itching to finish the book instead of hearing another story of a son who was programmed to be obedient to whatever his parents told him to do. Yaeji came to the coffee shop because her mom begged her to “just talk to a boy once a month and see what happens.” The mother thought Yaeji would lose her “market value” after the age of twenty-five. “Your marriage luck is outstanding this year. I asked a really famous *mudang* last week. Try not to ruin everything,” the mother said. Yaeji complied because she knew the only way to win the argument was to stop arguing. Yaeji gazed out the window, and Minjoong told her, “This is my first time in a coffee shop.” Yaeji turned and said nothing. He wanted to make their interaction worthwhile. He would have never come to the café if it weren’t for his uncle’s request. Otherwise, he wouldn’t pay a hundred won for merely a cup of muddy water. “Do you mean this place? I come here once a month. It’s great for reading,” Yaeji said. Minjoong thought of an old copy of Choe Inhun’s novel in his backpack. He almost took it out, but Yaeji moved on to another topic. “What do you think about our country? I don’t mean politically. I mean economically. Do you think we can be like America?” Minjoong had never received this kind of question before. Maybe Korea could be modernized in a hundred years. He often dreamed of moving to the US after finishing graduate school. His older cousin had become a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Wisconsin last year. Everyone in the family talked about him like he would become the next president of our country. Like he would come back to save us all from this land of misery. “I don’t know. I mean, I don’t think we can be like America. Maybe many years later. We have so many problems. Our students can’t even demonstrate against the government. Last year, my professor slapped me for speaking out against the regime. He did that in front of two hundred people. I don’t know if I could say we’re on the right path. I really don’t know.” “I said not politically. Mmm, I know what you’re trying to say, though. So you’re a skeptic. You think all problems are stemming from our corrupt system. What if the president is gone? Dead. Right now. Do you think we can change?” “Why do you ask me?” Minjoong felt uneasy answering her questions. He was scared to dig deeper and find what really mattered to transform and revolutionize society. His body turned toward the exit, but he still wanted to know more about Yaeji. He wondered how she could be that blunt about everything in her head. Her personality was of a different breed. For more than three years, Minjoong and Yaeji met at the same coffee shop every month. They always had loads of questions for each other—mostly about the politics and economic situations of their country. Although their parents thought the two were dating, the couple was not interested in romantic relationships. The two simply talked and talked until Yaeji moved to the US to study economics. Since then, she had never visited her home country. They exchanged letters a few times a year. Minjoong thought her honesty was finally being appreciated. That made him smile. “We will now begin the demolition. Please leave the building, Mr. Minjoong Kim. Please understand there is nothing we can do to help you,” a suited man shouted through a loudspeaker. Minjoong opened his eyes and realized he had the same nightmare. In his silent room, he could still hear the sound of an army of excavators. He stood up and walked to the kitchen. He turned the electric kettle on and poured hot water into the cup with a green teabag. He sat down with the tea and focused on the earthy fragrance. After a few sips, he looked down and started sniffling. Tears were coming out of his eyes.

Trump is the president, and my life goes on

I still remember the day Trump was first elected president. It was my final year studying abroad in the U.S., and I had transferred to a state university after realizing the absurdity of paying $52,000 annually for tuition at a private liberal arts college. Fresh out of a community filled with liberal college students, I was perplexed by Trump’s impending presidency and felt compelled to align myself with those outraged by the election’s outcome. After reading the news for hours, I posted on Facebook, “Trump can never represent the wonderful people I’ve met in the U.S.” Then, I waited for a flood of likes to hit my notifications. For me, not much changed after the election. I continued attending classes and writing essays. However, some friends told me that many classes at the liberal arts college were canceled because the students were too upset. Hearing stories of students weeping together in classes, I realized it had been the right decision to step out of that bubble and see that most people actually don’t care all that much.

Visiting Taipei

I’ll be visiting Taipei this week from 11/14 to 11/22. This is my first time in Taiwan, and I’m super excited about the trip. Our plan is to eat cheap local food, tour libraries and bookstores, and walk around parks and mountains. All without smartphones. My wife and I will be staying near Nanshijiao station. Let me know if you have any recommendations for us!

나를 설명해야 하는 시간이 아깝다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작가라고 해야 할까, 창작자라고 해야 할까. 알쏭달쏭. 나도 모르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아무도 나에게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 어떤 공부를 하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그저 뭘 하며 먹고 사는지 질문을 주고받다 보면 대화가 끝난다. “글 쓰고 팟캐스트하고 모임도 열어요.” “어떤 글? 팟캐스트 이름은? 모임은?” 물음표 세례를 받다 보면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그래도 답은 해야지. 내 일을 영차영차 설명하다 보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기어나오면서, 이런 대화에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까지 하게 된다. 일을 주제로 하는 대화가 싫은 건 아니다. 일 이야기를 심각하게 좋아한다. 오죽하면 인터뷰하는 팟캐스트까지 할까. 그저 내 일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 구구절절 시간 때우기 용으로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일본 워홀 막차

겨울이 오고 떠날 시간이 됐다. 내가 후쿠오카로 떠난다고 말했을 때, 할머니는 “왜 하필 일본이냐”고 말했다. 그러게, 다른 곳도 있는데 왜 일본이었을까. 만 29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해외를 나가보지 못했던 내가 그나마 친근하게 느꼈던 나라여서 그랬나 보다. 어릴 적 집에 혼자 있으면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봤다. 원피스, 케로로, 풀 메탈 패닉!, 데스노트. 닥치는 대로 애니메이션만 보며 시간을 때웠다. 외국어 공부는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더니. 스바라시 데쓰네. 나는 어느 정도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아니메 키드가 되어 있었고, 언젠가 일본에서 니혼고 실력을 시험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만 했다. 대학교 졸업에만 7년을 투자했다. 휴학 1년, 군대 2년. 3년 동안 자격증 공부든 대학원 준비든 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외쳤지만 결국 내 청춘은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그렇게 ‘중앙일보 대학평가 30위 학교 출신 취업 준비생’이 되었을 때야 덜컥 겁이 났다. 집 앞 천변에 출몰하는 철새도 일본에서 날아왔다던데. 내 의지로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내가 한심해서 가슴이 답답했다. 졸업생이 아닌 취업준비생으로서 침대에 누워 인스타를 보는데, 중학교 친구의 사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가보지도 못했는데 수백 번은 본 것만 같은 오사카 글리코 간판 앞에서 찍은 사진. 그 어이없도록 판에 박힌 사진을 뚫어져라 보는데, 나도 떠나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요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세수를 하고 책상에 앉았다. 마지막 기회였다. 글썽이며 '일본 워홀 준비’를 검색하고 또 한 번 ‘일본 워홀 막차 후기’를 검색했다.

How to prompt ChatGPT to write like a human

Let’s clone Minsuk Kang. > You are a writer from South Korea. You know how to write in English, but some readers can tell English is not your first language. Use simple vocabulary. Express your feelings with short sentences. Be honest without being redundant. It’s okay to be political, even controversial. Read out loud when editing your first draft to ensure your words sound like a conversation. Write as if you are a Korean brainchild of Lydia Davis and Tobias Wolff. After feeding GPT-4o mini the prompt above, I asked for a short story. This is what I received: The Flag I watched the old woman hang her laundry on the line every Saturday. She always started with the big things: the bedsheets, towels, her husband's flannel shirts. Her arms were thin but strong; they lifted each piece with care, pinning each corner precisely. One day, she pulled out a flag. It was old, faded, with colors that once had meaning. She held it like it was fragile, almost sacred. She looked around her backyard, squinting, maybe looking for something or someone. Her husband, maybe. I was curious, so I spoke. "Excuse me," I said over the fence, feeling like I shouldn’t. "I didn’t know you had a flag." She smiled, but her eyes were somewhere else. "Oh, this old thing? My husband kept it in a drawer. He never hung it up. Said it didn’t mean much these days, not like it used to." I nodded. I didn’t know what else to say, so I watched her pin it up. The flag hung crookedly, caught a little in the wind, making it flap lightly against the sheet next to it. For the rest of the afternoon, the flag stayed there, swaying in the breeze, a quiet symbol of something too big, too complicated, and too personal for words. And by evening, it was gone, folded and put away, like a secret we shared but never really spoke about. Would you believe if I told you this story was written by a human writer? I don’t know about you, but I certainly would. I liked the story, but it needed more colors. Where is this happening? Which neighborhood? Does the flag have any cultural significance? So I asked GPT to add more details about the settings. Here’s the revision: The Flag The old woman hung her laundry on the same line every Saturday morning. Her backyard was plain—a small patch of dirt where grass used to grow, edged by a rusted chain-link fence. Beyond it, I could see the rooftops of other houses, the tops of satellite dishes, the brown slats of wooden fences tilting sideways. Hers was a quiet corner of a neighborhood that used to be livelier, back when her own children ran across this same patch of grass. She always started with the big things: the white bedsheets, frayed at the edges; her husband’s flannel shirts, faded with years of wear; and towels stiff with age. The woman’s arms were thin but firm. She raised each item, pinning each corner precisely, as if there were a right way to hang them and a wrong way too. One morning, I noticed something unusual in her basket. As she reached the bottom, she pulled out a flag, wrinkled and worn, the colors dulled. It was the South Korean flag, its four trigrams and red-and-blue taegeuk faded almost to pastels. She handled it with care, as though it might tear. "Good morning," I called over the fence, curious but careful. "I didn’t know you had a flag." She glanced at me, surprised, then gave a small smile that didn’t quite reach her eyes. "Oh, this old thing? My husband kept it in his dresser. He didn’t want to hang it up, said it didn’t mean much these days." I nodded, not quite sure how to respond. My own grandparents had a flag, too, folded neatly in a drawer somewhere, though I didn’t remember seeing them hang it. Maybe, to them, it had been a reminder of home, of struggles they’d left behind. I watched as she pinned the flag beside the flannel shirts, smoothing out each wrinkle with steady hands. The backyard fell silent. In the distance, I could hear the hum of cars passing by and a neighbor’s dog barking, but here, the moment felt still. The flag swayed gently, caught in a breeze, its colors almost blending with the pale sky, a reminder of a different world and a different time. "Did your husband miss it?" I asked. She looked away, her face shadowed. "He missed a lot of things," she said, voice barely audible. "But he said we shouldn’t live in the past." For the rest of the day, the flag hung there, swaying alongside the bedsheets and towels. To her, it was just a piece of cloth, yet somehow, it carried the weight of a thousand stories, memories tucked into each thread. By evening, it was gone. Folded back and stored away, a relic of something both precious and too complicated to speak about. Oh no, the story suddenly lost its charms. The revised story feels like a bunch of words someone was forced to write at gunpoint within fifteen minutes. I fed more prompts but failed to rescue the story. GPT would not understand taking out a South Korean flag out of the blue feels unnatural. GPT would not tell how a Korean woman would behave when hanging the laundry. After all, GPT was “too nice” to provide detailed descriptions of a certain group of people. I get it now. GPT can write very good emails but can’t craft a genuine story. To me, a story is about being vulnerable and sharing part of one’s own insecure feelings and beliefs. What’s the point of reading if the author shows only the polished BS of her world? We already have plenty of lies blinding us all the time. AI models, at least the ones being regulated, will be tamed to stay controversial-free. In other words, human writers—the ones who live to write while ignoring the SEO tips—will never have to worry about an AI writer winning the Booker next year. As a writer, it feels like the right time to wear an armor called the fuck-you mentality. Why not spew anger at the reader, offend the perpetual liars, and laugh if someone asks about AI replacing writers? Lee Sedol quit Go because he thought the game no longer felt like an art. Writers can't let the game of writing be boiled down to the billions of computations. Writing is about provoking, not winning.

10년간 했는데도 고만고만합니다

앞으로 10년간 글을 쓸 것이다. 10년 후 먹고 살기 힘들다면 그때 가서 책을 쓸 것이다. 책 제목은 ‘10년간 했는데도 고만고만합니다’로. 놀랍게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10년을 해도 고만고만했던 작가’로 활동하며 여기저기 북토크를 할 것이다. “10년간 열심히 썼어요. 모임도 열고 팟캐스트도 했죠. 10년이 넘도록 구독자 수가 고만고만했는데요. 이 책을 낸 후 고만고만하던 삶이 꽤 ‘성공한 삶’처럼 보이게 되었어요.” 이렇게 ‘희망을 주는 작가 강민석’으로 며칠간 이름을 날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책을 어떻게 내냐는 것이다. 10년간 고만고만했던 작가인데. 본인이 고만고만하다고 말하는 책이 대표작인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고만고만한 작가의 삶으로 돌아가 죽을 때까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책을 몇 권 더 낼 것이고, 별점 3점과 “고만고만하네요”라는 진부한 댓글도 받을 것이다. “강 작가님은 고만고만하지 않으세요”라는 메일을 받는 날에도 글이나 쓰러 도서관에 갈 것이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영감은 식는다

하고 싶다고 말만 뱉고 하지 않은 적이 너무 많다. 이루고 싶은 목표를 노트에 적어 두고 다음 날 쳐다보지도 않은 적이 너무 많다.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진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진 적 또한 수두룩하다. 영감은 식는다. 아니, 썩는다. ‘해야지’라고 저장한 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되어 내 삶을 구속한다. 운이 좋다면 내 삶은 2,000주 남았다.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건 거짓이고 사기다. 관계, 건강, 글. 이 세 가지만 신경 쓰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렇게,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Cousin, this is why The Bear is fucking delicious

I'm telling you. The Bear is a fucking gorgeous show. It's salty, sour, sweet, and spicy. The show is like a beautiful dish layered with flavors. I know the season 3 was a bummer, but when a three-star restaurant does some dumb shit, people kind of get it. "Yeah, they reached the top. Of course, they would venture off to somewhere stupid." Look at the story, cousin. Gaze and dissect it. What do you see? I see individual trauma, the restaurant industry, Chicago, New York, Copenhagen, hospitality, drug abuse, nasty obsessions, shattered relationships, death of loved ones, family disasters, yeasty donuts, messy sandwiches, risotto with a ribbon of brine, dull knives, green tapes, molded walls, San Marzano tomatoes, and the sound of Sydney crushing chips on a fucking omelette. Cousin, I cry watching these episodes. Because I feel like the 45-year-old dude wiping forks all day to get a hold on life's purpose. Because I panic at the sputter of that god-damn ticket printer on a steel countertop. Because I very well empathize with the "every second counts" mentality to grow as a human being. The Bear knows we all crave authenticity. That's why it doesn't care if the real-world chefs were awkward as fuck in front of cameras. You know, the actors getting trained to cut veggies like pro chefs is not enough. Even when "the rotten tomatoes" are thrown at its face, The Bear will follow the gilded path of Eleven Madison Park. Fuck the fans. Fuck the critics. Fuck the investors. I will turn The Bear on and wait for it to serve something that I could not have dreamed of. The spectators will be worried, but the balloon will not pop. Fuck me Storer and do what others are scared of. Let it rip.

라인 아이디 추가 안 한다고

!라인 아이디 추가 안 한다고 '라인 아이디 추가 안 한다고'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렇다.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이 받는 그 문자들을 아카이빙하는 얼탱이 없는 프로젝트다. 일단 내가 여태 받은 스팸을 추가했다(참고로 정말 쓰레기 같은 내용은 추가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우지 말걸. 부지런히 지웠던 시간이 아깝다. 꿀팁. 웹사이트 하단을 보면 “당신이 받은 문자를 나에게 보내주세요” 설문이 있다. 웹사이트 방문자들에게 스팸을 보내달라 갈구하는 기적의 스팸 재활용 시스템이다. 당신의 핸드폰을 더럽히고 있는 그 문자들. 나에게 보내달라. 나는 라인 아이디 추가를 구걸하지 않는다. 그 문자들은 내가 추려서 잘 저장하고 연구해 보겠다.

How many times did your father see your dick?

Let me ask you. How many times were you naked in front of your dad? Seriously, how many times did your father see your dick? You think I’m joking? I’ll answer first. At least a couple hundred times. I’m not even counting the time when I was a toddler and had a one-inch penis. I remember what his dick looked like. Give me a pen and paper, and I’ll draw his dick right now. With the shades and everything. Hand me a picture of a hundred random dicks, and I’ll find my daddy’s in a split second. You asked me if I missed him. This is my answer. I still go to the sauna alone and follow the same routine. The warm bath, dry sauna, massage pool, and cold plunge. Just like how we did it for twenty years. Over and over. Until I realize he won’t be here anytime soon. --- How many times were you and your dad naked next to each other? Don’t freak out. You asked me if I missed him. I’ll answer first. Maybe a couple hundred times. No, I’m not counting the time when I was a toddler. Give me a pen. I’ll draw his penis right now. Hand me a picture of a hundred random dicks, and I’ll find my daddy’s in a split second. Yeah, I still go to the same bathhouse. Dry sauna, massage pool, and cold plunge. Over and over. Until I realize he won’t be here to scrub my back.

삶을 아낀다면 차에서 보내는 시간부터 줄여보자

꽉 막힌 도로 위 차에 갇혀 있는 시간은 영혼을 파쇄한다. 좋아하는 노래나 팟캐스트로 귓구멍을 막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신호가 바뀌길, 옆 차가 끼어들지 않길, 차선 좀 바꿀 수 있게 멈춰주길. “제발 제발” 빌어도 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짧아지지 않는다. 효율쟁이 인간들은 나무를 베어 도로를 만들고, 빚을 내서 마이카를 샀다. 그렇게 수많은 인간이 이동할 때만큼은 본인 몸뚱이보다 10배는 더 큰 기계를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이 로봇이 뭐길래, 애지중지하며 조금이라도 긁히면 싸움이 나고, 더 있어 보이는 로고를 위해 삶을 바치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움직이지 못할 만큼 아파서 죽음을 기다릴 때, 드디어 내 삶의 반경이 손안에 들어올 듯 작아 보일 때, 머릿속으로는 “내가 차에서 보낸 시간이 대체 몇 시간이냐”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을 것이다. 산수를 마치면 앞사람을 불러서 말해줘야겠다. “다행이지. 그나마 난 집 근처 식당, 카페, 도서관, 공원을 마음에 품고 살았으니까.”

생일에 대하여

- 오늘 생일이다. 대수인가 싶지만 생일이 특별하길 바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다른 날과 똑같이 보내면 아까울 것 같아서 가보고 싶었던 식당과 카페에 갔다. - 어릴 적 아빠가 플레이스테이션 2를 사준 적 있다. 생일이었나 크리스마스였나. 내가 사달라고 했었는지 모르겠다. 아빠의 깜짝선물이었겠지. 그렇게 혼자 진삼국무쌍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 생일을 핑계 삼아 엄마, 할머니,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나에게 시간을 내주는 사람들이 소중하게만 느껴진다. - “생일 축하해”라는 말을 하며 어떤 마음을 전해야 할까. 나는 여태까지 기계적으로 내뱉었던 것 같다. 앞으론 생일 축하에 마음을 담아보겠다. “당신의 삶을 축복합니다” 아니면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느낌으로다가. - 난 내 일상이 좋다. 집-도서관-헌책방-카페-공원-헬스장. 이 정도만 있으면 삶에 더할 나위 없다. 지금 전쟁이 난다면 내 삶이 솔찬히 아까울 것이다. "아 스벌 나만의 시스템이 있었다고 개자식들아"라면서.

도서관으로 도망가자

요즘 제주도서관으로 출퇴근한다. 도서관을 가면 기분이 좋다. 왜일까. 1. 공짜다. 조용한 공간, 정수기, 깨끗한 화장실. 작업하기 편안한 환경이 완전히 무료다. 2. 주변에 나무가 많다. 제주시에 정말 얼마 없는 제대로 된 공원이 근처에 있다. 3. 제주 시내 매연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도서관 바로 앞에 큰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쌩쌩 차 소리 없는 조용함이 참 좋다. 4. 인강 보는 사람, 유튜브 음모론 보는 사람, 책 읽으면서 노트 정리하는 사람, 발표 슬라이드 준비하는 사람, 논문 쓰면서 머리 아파하는 사람. 여러 연령대가 집중하고자 모여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도서관 덕분에 세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이야말로 오아시스다. 앞으로 제주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면서 종종 한라도서관이나 탐라도서관도 들를 예정이다. 도서관 만드신 분들, 운영하시는 분들, 청소하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안녕

!안녕 #1 !안녕 #2 !안녕 #3 !안녕 #4 !안녕 #5 !안녕 #6 !안녕 #7 !안녕 #8

The Justice

In the spring of 2030, this anonymous letter appeared on the public forum of the South Korean government’s official website. In two weeks, six million Koreans upvoted the petition. In three months, the National Assembly passed a bill to adopt artificial intelligence for Korea’s justice system. After this letter was posted, there were countless attempts to identify the author. However, even the government failed to track down the source of this letter. --- Dear fellow citizens, Fifteen years ago, when my father was sent to prison for stock manipulation, I thought my life would forever be in shambles. I was in high school, and the adults said he would be released when I graduated from college. I put the release date on my countdown app and watched the number decrease by the second. I overheard adults saying he could be paroled for good behavior. For the first two years, I felt like my country was spying on me as if my bahavior was counted in to decide Dad’s parole. I lived with a default setting of sadness and regret. Mom said the trial was heavily influenced by the media's portrayal of my father. “Never listen to what other people talk about your father,” she said. Although I felt my mom’s frustration, I didn’t—and still don’t—think my father was innocent. Yes, he was following orders from the chaebols, but he still let hundreds of people lose their fortunes. He may say he did it for the family, but his excuse didn’t matter at the trial. The year after my father’s imprisonment, the CEO of CZ Group, Joongyong Lee was brought to trial being accused of sexual assault, bribery, and stock manipulation. The news about the trial was the headline for many weeks. I remember turning on my computer to watch the judge sentencing Lee to a two-year probation. Lee clearly made far more people suffer than my father did, but the judge argued the chaebol’s imprisonment would deteriorate the economic situation of our country. I uttered “What?” at the screen until I had to swallow the fact this country was designed to serve the rich and powerful. I was awakened. I read the pronouncement over and over again until I had no energy left to tremble with rage. My heart was dipped in helplessness. School taught me all citizens are equal before the law regardless of gender, religion, and social class. What happened to this promise? I was mesmerized by the truth. The bedrock of our country has long been compromised to protect the “royals” of this society. I must ask: when will we begin to respect our constitution? I am sick of seeing the same old faces in the congress. We all know these politicians are quick to talk but slow to deliver results. There must be a better path forward. For us and future generations who will witness the same patterns of injustice unless we rise against the corruption. We deserve equality in practice, not merely on papers. There is no time to waste—the country needs a revolutionary solution. My proposal: we must adopt an open-source AI model to bring transparency and justice to our corrupt legal system. You may ask, “How can we trust the AI model?” “What if the defendant refused the robot’s judgement?” “What if the model had a critical bug?” These questions are crucial, and I am open to answer them one by one. First, I can prove the model—named “The Justice”—is at least ten times more capable than any current human judge. I know most lawyers spent years in school to shove information into their brain, but they cannot be possibly up-to-date on all the legal knowledge and individual cases. Law is similar to arithmetics. Al models always outmatch humans in terms of speed, accuracy, and consistency. The code only wants to learn and execute. The Justice does not care if you are a renown politician, chaebol, or K-pop singer. Humans cause discrimination and nepotism, not the AI models. More importantly, the algorithm is being developed and maintained by thousands of talented programmers around the world. Before the public release, every code update, including mine, will have to be approved by over 60 percent of the programmars actively working on this project. No one is getting paid to write code or suggest ideas for this model. This is a mission based community of engineers who want to be part of a nationwide revolution. There’s no chance an individual or company could influence all these coders to manipulate the algorithm. Furthermore, there will be an immutable protocol, a set of algorithmic rules, to govern the code repository. For example, after version 1.0 of the model is released, only one code update will be accepted per week. All citizens, after going through a rigorous ID verification, will be able to upvote or downvote up to three code changes per week. Hacking someone else’s ID or any attempt to meddle with the voting system will be dealt with the utmost seriousness. I propose any violation against the protocol to be punishable by at least ten years in prison. Every programmer who submits a contribution will be asked to provide a 5-minute video explainer about her reason behind the code update. The video is for the public who may not be familiar with programming and law. If more than ten-thousand citizens report the video’s argument to be inadequate, the video will be immediately taken down, and the suggested code update will be revoked. These “lawmakers” will be incentivized to work for public good not selfish gains. The user names of these programmers will always be credited on the bottom of the code repository. We cannot trust the bureaucratic system but can put faith in each other through the mathmatical protocol. My ideas could sound overwhelming, but human society has evolved with technological advancement for thousands of years. The adoption of AI is a natural progression in the course of history. The code will substitute our constitution, and I understand the gravity of this statement. I assure you. When the new system becomes a norm, not only a handful of lawyers but also all citizens will understand the laws governing our lives. As the court system evolves, we will no longer be ruled by the high-class elites. Traditionally, trials have caused enormous cost and drama. Hiring a lawyer, especially the one who has a connection to the judge, is extremely expensive (because everyone knows the judge will favor her friends). At the same time, the trial process is always anxiety-inducing and painfully slow. Machines have already built our cars, skyscrapers, computers, and even spaceships. We already have advanced technology to make the legal process a hundred times cheaper and faster. The time has come to democratize our courts. Who would you trust? A human who gets afraid of being disliked by the public, chaebols, and friends. Or the open-source code that only cares about being fair and just for every citizen. I choose the latter. For far too long, lawyers have held the reins of power in this country, shaping policies and decisions to suit their interests. Look at all the elected representatives and presidents, they passed a bar or went to a law school. They have controlled this country for so long, and I expect them to be the all out waging a war against the attempt to adopt the AI model. They will act like the change will be the end of this country. I invite them to test the model and provide concrete examples that demonstrate the superiority of the current system. The model is programmed to utilize all legal knowledge in databases and consider all evidence and arguments from all sides of a court case. However, all citizens have rights to be skeptical about the model’s capability and reliability. I am not asking you to believe The Justice is flawless. I do not expect its adoption to happen overnight. It will take a long time—perhaps many years—for the model to be acknowledged by law practitioners, elected officials, and millions of citizens. As I am finishing this letter, I am looking out my window and hearing a bunch of children playing together. I feel something special in my heart. It is time to step off the same treadwheel and start walking toward the road ahead.

강준치가 바다로 가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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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나게 싫어한다

권위에 취해 자기가 귀족인 줄 아는 사람. 길거리에 침 뱉는 사람. 바닷가에서 배달음식 먹고 그대로 버리고 가는 사람. 횡단보도에서 길빵하는 사람. 운전하다 성질나면 창문 내리고 소리 지르는 사람. 지 좋은 일이라고 길거리에 현수막 붙이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에서 귀가 떨어질 것 같이 크게 말하는 사람. 남이 뭔가 한다고 하면 일단 안 될 것 같다고 하는 사람. 남이 잘되면 배 아파서 듣기 싫어하는 사람. 남이 잘되면 이용해 먹을 생각부터 하는 사람. 남의 실수에는 달려들며 욕하면서 스스로 성찰하지 않는 사람.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가 말했다

>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 편의 잔만을 마시지는 말라. 서로 저희의 빵을 주되, 어느 한 편 빵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줄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비록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외로운 기타 줄들처럼. > 서로 가슴을 주라, 허나 간직하지는 말라. 오직 삶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는 것을, 참나무,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순 있으나 그대들의 생각까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 그대들 가진 것을 베풀 때 그것은 베푸는 것이 아니다. 진실로 베푼다 함은 그대들 자신을 베푸는 것뿐. > 모자랄까 두려워함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함, 그것이 이미 모자람일 뿐. > 그대들 대지의 향기로만 살 수 있다면, 마치 빛으로 살아가는 기생 식물처럼. 허나 그대들 먹기 위하여 살해해야 하고 목마름을 달래기 위하여 어미의 젖으로부터 갓난것들을 떼어 내야 함을, 그러므로 그 행위를 하나의 예배가 되게 하라. 그대들의 식탁은 제단으로 세우고, 그 위에서 숲과 평원의 순수무구한 것들은 인간 속의 보다 순결한 것, 또 더욱 무구한 것을 위해 희생되어지도록 하라. > 사랑으로 일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대들 심장에서 뽑아 낸 실로 옷을 짜는 것, 마치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입기라도 할 것처럼. 그것은 애정으로 집을 짓는 것, 마치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살기라도 할 것처럼. 그것은 자비로 씨를 뿌리고 기쁨으로 거두어 들이는 것,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그 열매를 먹기라도 할 것처럼. 그것은 또 그대들이 형상짓는 모든 것에 그대들만의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 그리하여 그대들 곁에는 언제나 모든 복받은 죽음들이 서서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 노동이란 보이게 된 사랑. 그대들 만일 사랑으로 일할 수 없고 다만 혐오로써 일할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그대들은 일을 버리고 신전 앞에 앉아 기쁨으로 일하는 이들에게 구걸이나 하는 게 나으리라. 왜냐하면 그대들 만약 냉담하게 빵을 굽는다면, 인간의 굶주림을 반도 채우지 못할 쓴 빵을 구울 것이기 때문에. 또한 그대들 원한에 차서 포도를 짓이긴다면, 그대들의 원한은 포도주 속에 독을 뿜으리라. 또한 그대들 천사처럼 노래할지라도 노래함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낮의 소리 밤의 소리에 대하여 인간을 귀멀게 하는 것이 될 뿐. > 그대들의 기쁨이란 가면을 벗은 그대들의 슬픔. 그대들의 웃음이 떠오르는 바로 그 샘이 때로는 그대들의 눈물로 채워진다. ... 도공의 가마 속에서 구워진 그 잔이 바로 그대들의 포도주를 담는 잔이 아닌가? 칼로 후벼 파낸 바로 그 나무가 그대들의 영혼을 달래는 피리가 아닌가? 그대들 기쁠 때 가슴속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들에게 슬픔을 주었음을. > 진정 그대들은 기쁨과 슬픔 사이에 저울처럼 매달려 있다. 그러므로 오직 텅 비어 있을 때에만 그대들은 멈추어 균형을 이룬다. > 영혼이란 모든 길을 거니는 것. 영혼이란 하나의 길을 따라 걷지도, 갈대처럼 자라나지도 않는 것. 영혼이란 무수한 꽃잎이 달린 연꽃처럼 스스로 열리는 것. > 그가 진실로 현명하다면, 그는 그대들에게 저의 지혜의 집으로 들어올 것을 명령하지는 않으리라. 그보다 그대들로 하여금 그대들 자신의 마음의 문으로 인도케 하리라. > 그대들 누구나 홀로 신을 깨달아야 하듯이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와 떨어져 홀로 신을 깨닫고 홀로 대지를 이해해야만 하리라. > 그대들은 평화로이 생각하고 있지 않을 때 말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대들 가슴이 고독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떠들기 시작하며, 그럴 때 소리란 기분전환이 되고 소일거리나 되는 것. 그리하여 그대들이 떠들고 있을 땐 생각이란 거의 사라져 버린다. 왜냐하면 생각이란 우주를 나는 새, 말의 우리 속에선 아마도 날개를 펼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날 수는 없기에. > 길가에서 시장에서 그대들 친구를 만나거든, 그대 안의 영혼으로 하여금 입술을 움직하게 하고, 혓바닥을 이끌게 하라. > 일체의 행위, 일체의 명상이 종교가 아니면 무엇인가? 하지만 두 손이 돌을 쪼고 베틀을 손질하는 동안에도 영혼 속에서 언제나 샘솟는 경이와 경탄이 없다면 그것은 행위도, 명상도 아닌 것. 누가 과연 행위와 신앙을, 직업과 신념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 그대들 나날의 삶이야말로 그대들의 사원이며 종교인 것. 그 곳으로 갈 때마다 그대들 그대들의 전부를 가지고 가라. 쟁기와 풀무, 망치와 피리. 필요해서건, 다만 기쁨을 위해서건 그대들이 만들었던 모든 물건들도 가지고 가라. > 그대들 나를 기억할 때면 다음 말도 기억해 주기를. 그대들 속의 가장 연약하고 갈피를 못 잡는 것이 실은 가장 튼튼하고 굳센 것임을. 그대들의 뼈대를 꼿꼿이 세우고 또 튼튼히 하는 건 그대들의 숨결이 아닌가? 그리고 그대들의 도시를 세우고 거기 일체를 이룸은 일찍이 그 누구도 기억치 못하는 꿈이 아닌가? 그대들 만약 그 숨결의 흐름만 볼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은 보지 않을 것을. 또한 그대들 그 꿈의 속삭임만 들을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소리도 듣고자 않으리라.

Dear the ones I’m leaving behind

Hello there. I’m dead. You are alive. I want to tell you a few things. 1. Whatever money I had, give it to my wife. If she’s dead, give everything to the kids who want to become artists. Donate my books to a library. Please don’t throw them away. That would haunt me, and I’ll burn forever in hell if you do that. 2. I had a wonderful life. I’m grateful for all my teachers, friends, and family. Without their help, my life would have stayed in darkness. I was extremely lucky, right? Most people are shit, but I stumbled upon the jewels. 3. It’s okay if my work didn’t amount to anything. I’m dead anyway. I don’t care anymore. I only wish I had invested 100% of my energy into my art. I was distracted. By many other stimulations. I always wanted a simple schedule. Read and write. All day. That was my dream. Don’t worry. I’m not killing myself. This letter will constantly be updated alongside my aging. Thank you for reading. Your friend, Minsuk Kang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한강 노벨상 수상 현수막 출처: 한겨레 한국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소설 쓰는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제주 도민으로서 축하합니다. 엄마가 광주 출신인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연대 캠퍼스를 산책해 봤던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연대 로스쿨에 지원해 볼지 약간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채식주의자 10페이지 읽다가 까먹고 있던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네, 아무튼 축하합니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

어제 군산공항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부디 멀미 없이 도착할 수 있길' 속으로 기도했지만, 현실은 처참했다. 끊임없는 급발진, 급정거, 끼어들기, 과속. 한숨이 절로 나오며 ‘이러다 토하겠다’ 지경까지 갔다. “기사님, 저희가 멀미를 심하게 해서요. 조금 천천히 가주실 수 있나요? 죄송합니다.” 참다 참다 당부의 말을 건넸지만, 변화는 없었다. 택시기사가 나를 납치한 것도 아닌데, 눈치를 봐야 하다니. 나는 트렁크에 실린 짐짝처럼 목에 힘을 잔뜩 준 채 머리를 앞뒤로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제발 빨리 도착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약 40분을 견뎠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탔을 때 운전을 잘하는 기사님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고삐가 풀린 듯 질주하는 택시는 수없이 타봤지만, 나를 손님으로 배려하며 편안하고 안전하게 주행하는 택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회장님 모시듯 운전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빵빵거리며 아등바등 옆 차선으로 끼어들고, 엑셀-브레이크-엑셀-브레이크를 탭댄스 추듯 밟는다고 운전 베테랑이 되는 건 아니다. 그 반대가 정상 아닌가? 버스나 택시를 탄다고 하면 불친절이나 멀미부터 떠오르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손님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분들이 더 잘될 수 있는 환경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는 짐짝이 아닌 손님이 되고 싶다.

세뇌를 멈춰다오

버스를 탔다. 전광판 광고가 눈에 띈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좋단다. 언제는 APEC 유치를 온 도민이 기원한다고 쇼를 하더니, 어느새 주제가 바뀌었다. 걷는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빌딩 위 전광판은 대통령이 “1호 영업사원”이라는 선전을 쉼 없이 재생한다. ‘나는 잘났다,’ ‘너는 쓰레기다,’ ‘우리가 최고다’라는 현수막은 내 앞을 가로막는다. 산와머니 광고 음악처럼 제발 듣고 싶지 않은 똥 같은 말이지만, 기똥차게 머릿속을 파고드는 재주가 있다. 다른 지역이라고 뭐가 다를까. 엑스포를 유치한다는 세뇌작전에 부산 시민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광주에 가니 ‘AI 중심 도시’라 하고, 전주에 가니 ‘가장 한국적인 미래문화도시’라는 광고가 튀어나온다. 세뇌가 아닌 성과로 증명할 순 없을까. 왜 김정은이 되려 하는가. 나는 그 아래 박수 치는 똘마니가 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I’m Sorry

“Are you Sungyoon Kim? This is police investigator Dosuk Park. I’m calling to inform you of important information regarding your father, Shinyong Kim.” Too late. I was already in a world without my father. Three hours earlier, he threw himself from the twelfth floor onto the rugged concrete. He jumped at 4:00 AM and was found thirteen minutes later by a young woman entering the building. “Can I talk to the person who first witnessed him on the ground?” I asked. “Ma’am, I’m afraid that’s impossible. She doesn’t want to recount the scene anymore. She told us not to contact her ever again.” Dosuk kept talking, but I couldn’t hear him anymore. I imagined Dad barely breathing in the darkness—his head bleeding, fingers twitching, and the sharp reek of five bottles of soju in his system. “I want you to come down here to Yangsan as soon as possible. I believe you are his only family left, right?” Dosuk said. “Father and I hadn’t been close for a long time. I need some time to think about it.” “If you don’t come in a week, the police are obliged to cremate his body and bury him in the public cemetery. Please understand that.” I said “sure,” and hung up the phone. I scrolled down my Messages. I called my wireless carrier to confirm whether Dad had really never sent me a message before killing himself. I wasn’t sad he was gone forever. I was in disbelief that he never apologized for what he had done to me. “Are you gonna visit him in the hospital?” Jungmin asked. She knew I was about to burst into tears. “I’m not sure. If I go there, that means I acknowledge that I’m his daughter. I’ll have to wear a stupid gown and prepare for his funeral too. What about meeting the extended family? I can’t put on my sad face for my scumbag father.” Jungmin massaged my shoulders with her two calloused hands. “You always get a knot in your shoulder blades when you’re stressed.” “You know, I didn’t talk to him for fourteen years. He said I wasn’t his daughter anymore when I decided to live with you. Why the fuck do I have to take care of his dead body? I don’t owe him anything. That man was a monster.” I scratched my head and sighed like the eighteen-year-old me who failed to get into a prestigious university in Seoul. I couldn’t turn my brain off, as if his fractured body inside the coffin was calling me. I couldn’t erase the memories of him either. It was like his DNA in my body was screaming for help. Three days later, I called the police. Dosuk told me I could “pick up” his body at the police funeral. First, I was asked to check his frozen face in a metallic coffin. “Yes, that’s him.” His bones were shattered, but I could spot a birthmark on his right cheek. The funeral happened the week after. His colleagues and cousins came. They seemed to know nothing about what had happened between us. “Oh, you’re the daughter Shinyong talked about. He was really proud of you. You live in Seoul, right?” I never knew how to respond to all this nonsense. I wanted to grab them by the neck and ask, “What did he tell you? Why do you say he was proud of me? Back it up with some evidence, you son of a bitch.” Regardless of my anger, the funeral was calm and quiet for three days. Most people came alone and left after finishing a bowl of yookgaejang. I prostrated when the guests bowed to me. Some older guests told me to stay by the altar, but I walked outside the building for a cigarette. My father liked being alone anyway. Dad was smiling in his portrait. Some guests might have wondered why I chose a picture from fifteen years ago. Maybe they didn’t even notice the difference. I couldn’t tell if they had come to mourn or to celebrate his death. In the end, no one cried for his death but me.

Korea is a Giant Temple for Worshipping White People

Be white in Korea, and you will be worshipped. Try your best to look like a white person. Thousands of world-class surgeons are waiting to work on your face. Pay them. Speak like a white person. Let the poor kids study in Korean. Use English to rule over them. Make sure they can’t understand you. Stand with white people. Smile. Take pictures with them. Show off to others. They are staring. You are in the pulpit. Eat fire noodle and say it’s spicy. Cry and chug milk. Entertain them. Be a clown once in a while. Look down. Tell them living in Korea is a blessing. Stand still. Teach them "It's important to be yourself."

이오덕 선생님이 말했다

강소팟 32화 ‘교육자 이오덕의 본질’ 에피소드를 준비하며 기록한 이오덕 선생님의 생각이다. 글쓰기 교육과 자기표현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하나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 이오덕 글 이야기 1994년 > 어른들이고 아이들이고 잘못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래도 올바르게, 사람답게, 슬기롭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어 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왜냐하면, 글이란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해 읽고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사투리야말로 가장 깨끗한, 살아있는 우리 말입니다. > 꽃, 광명시 하안국민학교 4학년 김남조. 풀밭을 그냥 보면 볼 수 없는 꽃을 보았다 내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분홍 꽃이다. 꽃이 작고 돌 옆에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꽃이다. 사람들이 그 꽃은 보지 않는 것 같아 꺾으려고 했지만 나같이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그 꽃을 꺾지 않았다. > 꽃을 좋아하고, 그 꽃을 보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알뜰한 마음이 나타나 있는 시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좀더 잘 생각해 봅시다. 이 어린이가 꽃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 이 시를 쓴 어린이는 꽃을 꺾지 않은 까닭이, 누가 와서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 때문이라 했지요. 그렇다면 아무도 보지 않을 꽃이라면 마음대로 꺾어도 좋고, 꺾고 싶다는 것이 아닙니까?/사람이 보아 주는 것은 그대로 살려 둘 가치가 있고, 사람이 보지 않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으니 꺾어 없애도 된다면, 이 얼마나 제멋대로 된 생각인가요? 이 얼마나 자기밖에 모르는 어리석은 태도인가요?/이렇게 되면 사람을 위해 꽃이고 동물이고 그 밖의 모든 자연이 죽어도 좋다는 것이 되지요. 이래서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을 더럽히고 자연을 죽입니다. 그 자연을 죽이면 사람도 죽고 마는데 말입니다. > 표준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쓰는 말입니다. 언제가는 표준말도 실제로 하는 말대로 고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이 어린이는 책에서 읽은 글로 말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말을 귀로 듣고 입으로 하는 말에서 배우고, 그 말을 글로 쓴다는 것은 매우 올바른 태도입니다. > 만약 사람이 자꾸 태어나기만 하고 죽지는 않는다면 이 세상은 사람으로 꽉 차서 움직일 수도 없이 될 것입니다. 그 지경이 되면 목숨이 귀한 것이 아니라 가장 끔찍하고 싫은 것, 무서운 것이 되지요. 그러니까 죽는 것이 사는 것입니다. > 글을 논리로만 써서는 안 됩니다. 가슴으로 몸으로 써야 하지요. 가슴으로 몸으로 쓴다는 것은 정말 마음에서 우러난 생각을 정직하게 쓴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쓰면 그 말들이 서로 어긋나는 일이 없습니다. > 귀엽다, 예쁘다, 아름답다. 이런 말들은 자기가 느낀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저 막연하게 설명하는 말밖에 안됩니다. 귀엽다면 어째서 귀여운가를 말해야 정말 귀엽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귀엽다고 하는 말이 또 설명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귀여운 모습이라든가 짓이라든가 소리 같은 것을 그대로 눈앞에 선하게 보는 듯이 그려 보이면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저절로 ‘고것들 참 귀엽구나’하고 느끼게 됩니다. > 3학년 어린이라면 이런 글을 안 쓰는데, 어른들이 흠 없는 문장이 되도록 고쳐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에서 늘 어른스런 글짓기 훈련을 받아 그 요령을 익힌 우등생의 글이겠지요. 3학년 어린이다운 말이 없고, 어른들이 쓰는 말이 많은 것도 맛 없는 글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하기야 요즘은 어린이들 말이 모두 어른말 따라 오염이 되었으니 이렇게 쓰는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 그런데 국민학교 3학년생이 무슨 까닭으로 어른이 된 다음에 어떤 직업을 가질까 하는 생각을 해야 하나요? … 어른들이 더러 “너는 무엇이 될래?” 하여 묻고는, 그 대답을 듣고 재미있어하는 것은 아이들을 장난감으로 여기는 것이니 넘어가지 마세요. > 시는 어린이를 살립니다. 갈 곳 없는 어린이에게 숨쉴 하늘을 열어 주는 것이 시라는 사실을 알아 두세요. > 선생님이 안 계시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연한 일을 못하게 하니까 억지스러운 짓이 되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것은 선생님들이 하실 일입니다. 선생님이 교실을 비우실 때는, 선생님이 안 계셔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어디서 어디까지 써라, 읽어라고 하지 말고), 스스로 재미가 나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교실을 비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덮어놓고 이름을 적게해서 조용하게 만든다면, 이런 교실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힘에 억눌려 있어서 그 마음이 제대로 피어나지 못하고 성격이 비뚤어지기 쉽습니다. > 이 글을 읽으면 우선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점수 따기 경쟁을 모질게 시키는 어른들이 한없이 미워지고, 병든 교육에 짓눌려 기를 못 펴고 있는 아이들이 가엾어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 일기 쓰기는 참 좋은 공부입니다. 그러나 억지로 쓰게 하면 도리어 해로운 공부가 됩니다. 억지로 쓰게 하니까 또 그것을 검사하게 되지요. 검사란 것은 믿지를 못해서 조사하는 것이고, 그래서 거기 뭔가 잘못된 것을 찾아 낸다는 뜻이 들어 있는 말입니다. 일기장 검사는 제국주의 왜놈들이 하던 교육 방법입니다. 이렇게 검사를 하니까 거짓말을 쓰고, 선생님께 보이는 일기장과 진짜 쓰고 싶어서 쓰는 일기장, 두 가지를 가지는 어린이도 있게 됩니다. ##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1993 > 아이들이 본디 그림을 그리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싶어하는 것을 그리게 하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못 그리는 것 같이, 글도 본래 쓰기 싫어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쓰기 어렵도록, 쓰고 싶은 것(쓸 수 있는 것)을 쓰게 하지 않고 남의 말과 남의 얘기를 써서 흉내를 내도록 하니 싫어질 수 밖에 없어요. … 일기도 효도한 얘기, 착한 일 한 얘기를 쓰게 하니 글쓰기가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바른 길을 가려고 하는데, 어른들이 그 길을 막고 있습니다. > 아이들은 머리로 이야기를 꾸며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말을 문법에 맞게 맞추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입으로 늘 하고 있는 말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글은 재미가 있고 감동을 준다. > 우리의 학교는 말하기고 그리기고 글쓰기고를 물을 것 없이 모든 표현 교육이 참으로 수십 년 동안 버림받고 짓밟혀 왔고, 거짓된 것으로 병들어 버렸다. 아이들은 자기 표현이 거의 완전할 정도로 꽉 쳐막힌 상태에서 정상이 아닌 표현을 하면서 자라왔고, 자라나고 있다./이런 교육 형편을 바로 보고,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이 나라 모든 아이들의 목숨을 짓밟아 병들게 하는 온갖 잡동사니 지식 처넣기의 사람답지 못한 경쟁 교육을 바로잡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것은 오늘날 어른들이 얼마나 아이들 잡는 살인 교육에 공범자로 깊이 관계하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 온 나라 아이들이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교육을 하게 되면 그 나라는 숨이 막히고, 그 사회는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꼴이 된다. 온 나라 아이들이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교육을 했을 때 비로소 살아 숨쉬는 나라가 되고, 앞날이 환히 틔어진다. > 아이들이 짓밟혀 죽어가고 있고, 아이들이 자기 표현을 할 수 없는 사회에서는 아동 문학이 아이들을 대신해서 아이들의 삶과 마음을 표현해 주어야 한다. 이 일을 못할 때 아동 문학도 가짜일 수밖에 없다. > 글쓰기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데 있다. 곧,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것이다. 글을 쓸 거리를 찾고 정하는 단계에서, 쓸 거리를 생각하고 정리하는 가운데서, 실제로 글을 쓰면서, 쓴 것을 고치고 비판하고 감사하는 과정에서 삶과 생각을 키워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소박하고 솔직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할까? 풍부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할까?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게 할까?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 할까? 창조하는 태도를 가지게 할까? 이런 것이 목표가 된다. 참된 사람, 민주주의로 살아가는 사람을 기르는 데 글쓰기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 글쓰기는 참으로 귀한 수단이다. 목표는 사람이고, 아이들이고, 아이들의 목숨이고, 그 목숨을 곱게 싱싱하게 피어나게 해 주는 것이지, 글이 목표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 우리가 제대로 교육을 하자면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의 삶의 실상을 붙잡아야 한다. 아이들을 모르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 아이들의 마음과 삶의 참 모습을 알아내는 데는 아이들이 정직하게 쓴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평소에 아이들의 삶을 살펴보기도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가정 방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솔직하게 써 놓은 글은, 그것이 아니고는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알아낼 수 없는 아이들의 마음과 삶을 잘 보여 준다. > 아이들은 자기가 한 것을 솔직하게 쓰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그런 글을 쓰고 나면 위로를 얻는다. 남의 것을 흉내내거나 시킴을 받아서 억지로 머리를 짜내서 쓰는 데서는 고통이 있을 뿐이지만, 정말 쓰고 싶어서 쓰는 글에서는 자신과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열등감을 씻어 버리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 글을 정직하게 쓰는 태도가 어느 정도 되었으면 그 다음에는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 곧 가치 있는 글을 쓰도록 지도하는 단계가 된다. > 재미있는 글이 되자면 무엇보다도 글의 내용이 읽는 이들의 관심 거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자기 혼자만 관심을 가졌을 뿐, 남들은 도무지 알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깃거리라면 가치가 없는 글감이다. > 저 혼자만 잘 먹고 잘 입고 편안하게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 그래서 점수 많이 따서 남을 이겨내어 입신 출세를 하는 것이 단 하나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주의, 돈만 가지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고 믿는 황금만능주의, 이러한 모든 비뚤어진 삶의 길을 비판해서 보도록 하는 교육이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사람다운 마음을 가지게 할 수 없고, 사람답게 살아가게 할 도리가 없다. > 글쓰기는 국어과의 한 작은 갈래가 아니다. 글쓰기는 모든 교과와 삶에 이어지고, 모든 교과와 삶을 하나로 모으는 중심 교과다. 따라서 글쓰기 교육은 국어 시간이나 글쓰기라는 특정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는 모든 자리에서 한다고 보아야 옳다. 교육의 목표가 삶은 가꾸는 데 있기 때문이다. > 어린이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 소박하고 단순하며, 남을 속이지 아니하고, 계산할 줄 모르고, 동정심 많은 마음이다. 만약 어린이가 꾀부리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사치하거나 헛된 욕심을 차린다면 그것은 모두 어른들이 가르치고 강요한 것이다. 어린이의 그 깨끗하고 아름답고 참된 마음을 지키고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도 앞서는 글쓰기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민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절대로 학급 깡패가 있어서는 안 된다. > 쓰고 싶은 것, 쓰고 싶어서 못 견디는 것을 쓰게 하면 가장 좋다. > 글 다듬기 지도는 매우 중요하지만 지도 교사가 바로 아이들의 글을 고치거나 고치게 할 경우 열 가지 중 여덟 가지는 잘못 고친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교사는 될 수 있는 대로 아이들의 글을 고치지 말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이 좋다. 자기의 글버릇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글 다듬기의 원칙. 글을 쓴 사람이 스스로 다듬도록 해야 한다. 토의해서 다듬을 때는 쓴 사람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 ‘머리로 쓴 글’은 삶이 없이 쓴 글이다. 남의 글, 어른들의 글을 흉내낸 글이요, 책에서 배운 글을 따라 쓴 글이다. 방안에 앉아서 제멋대로 꾸며 만든 글이요, 진정이 담기지 않은 거짓된 글이다. 교과서는 이런 글을 쓰는 훈련을 시킨다. 이런 거짓글을 만들어 내는 짓을 억지로 하는 동안에 아이들은 자기의 삶을 정직하게 쓰면 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항상 남의 것만 쳐다보게 된다. 이래서 자기의 삶을 부끄럽게 여기고, 가난한 이웃과 겨레를 멸시하게 된다. 주체성이 없는 허수아비 인간이 되고, 비참한 흉내만 내는 동물이 된다. / ‘가슴으로 쓰는 글’은 정직한 글이다. 남의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쓰고,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터져 나오는 진정을 쓴다. > 눈부신 황금으로 빛나는 글의 보물 창고는 먼 어느 나라의 화려한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 걸린 무지개 너머에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걱정과 한숨과 웃음과 눈물과 고뇌로 얼룩진 우리들 나날의 삶, 나 자신의 삶 속에 있는 것이다. > 삶의 글은 삶의 말로 써야 한다. 삶의 말은 나날이 쓰는 정다운 우리들의 말, 나 자신의 말이다. 빌려온 말, 유식을 자랑하는 말, 남의 말이 아닌 쉬운 우리 말이다. 사실을 보여주는 말, 진실을 느끼게 하는 말, 가슴에 바로 와 닿는 말이다. > 글쓰기를 할 때 아이들에게 편하게 ‘생각’을 쓰라고 강조해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생각’보다도 ‘행위’요 ‘행동’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하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였다는 ‘서사문’ 쓰기가 중요한 까닭이 이렇다. 바로 자기가 한 일을 쓰게 되면 거기서는 남의 글이나 말을 흉내낼 필요가 없게 되고, 도리어 그런 흉내는 방해만 된다. 정직한 글, 살아 있는 글은 이렇게 해서 나온다. > "제발 아이들같이, 초등학생 같이 써보세요. 초등학생들만큼 쉽게 쓰면 됩니다. 결코 어렵게 써서는 안 됩니다. 대학 교수들이 쓰는 논문같이 써서는 안 됩니다. 그게 거의 모두 엉터리 글입니다. 초등학생들이 쓰고 있는 글. 그 글이 가장 깨끗한 우리 말로 된 글입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한테 배워야 합니다. 그 많은 학생들에게 배울 수 있는 선생님들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한다 1995년 > 일하는 사람은 밥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일하지 않는 사람은 글도 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방안에 앉아 밤낮 글만 쓰고 있는 사람이 쓴 글이 무엇을 얘기하고 무엇을 보여주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온갖 글이 온갖 인쇄물에 실려나와 엄청난 글 공해를 일으키고 있다. 정작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할 사람들은 일만 하다 보니 쓸 틈도 없고, 또 스스로 무식하다는 열등감에 빠져 글을 못 쓴다. 이래서 사회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 나는 일하는 사람들이 쓴 이런 이야기 글이 문학이라고 쓴 작품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까닭은 신춘문예보다 노동자나 일하는 어머니들이 쓴 살아온 이야기가 훨씬 더 감동을 주고 재미있게 읽히기 때문이다. ## 우리 문장 쓰기 1992년 > 진리를 얻기 위해서라면 글에 파묻힐 것이 아니라 글을 좀 멀리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글이 없어서 진리를 잃고 세상이 이 지경으로 된 것이 아니다. 일하기 싫어서, 자기만 편안하게 살고 싶어서, 남이 한 일의 결과를 앉아서 얻어가지고 싶어하니까 이렇게 되었다. 일은 안하고 교과서와 책만 들여다보고 시험점수만 따내는 것을 공부라고 가르치고 길들였기 때문에 진리는 간곳 없고 거짓과 속임수가 판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 사람은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쓰는 것이다. 돈벌이로 글을 파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자기표현으로 글을 쓴다. 책이 책방에 산으로 쌓이고 거리에 넘치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역시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는 길이기 떄문이다. > 대상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 이것이 글쓰기의 바른 글이다. 소설이든 동화든 수필이든 생활문이든 편지글이든 아이들의 글이든 다 그러하다. 옛날의 글이고 오늘의 글이고, 동양의 글이고 서양의 글이고 이 점에는 다름이 없다. > 글의 마지막 심판자는 백성들이다. 책과 학문과 추상논리와 관념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사물과 사실 속에서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닌 가장 소박한 느낌과 생각이 글의 가치를 매기게 되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 우리 나라 사람들이 거의 모두 걸려 있는 정신병이 있는데, 그것이 ‘유식병’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쉬운 말을 하면 무식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될 수 있는 대로 남들이 잘 안 하는 말, 어려운 말, 유식한 말을 하고 싶어한다. ‘말을 한다’고 할 것도 ‘언어를 사용한다’고 … ‘우리 집은 산 밑에 있는데’할 것을 ‘산 밑에 위치해 있는데’ 한다. 누구를 만났다든지, 무슨 책을 읽었다든지, 무슨 소식을 들었다든지 하는 말은 모조리 ‘접한다’고 한다. > 광고 한 줄, 표어 한 마디도 권위가 있어 보이는 말을 찾아 쓴다. … ‘언제나 차례를 지키는 생활을 합시다’고 하면 너무 말이 쉬워서 권위고 힘이고 없어 보인다. 그래서 ‘질서의식 생활화’ 같은 말을 거리마다 걸어놓는다. ‘길에 물건을 쌓아두면 안됩니다’고 쓰면 아무 힘도 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 같지만 ‘노상적치물 철저단속기간’하면 권위와 힘을 가진 말이라 여긴다. … 백성들도 아주 길이 들어서 … 어려운 말을 써놓으면 근사하게 여겨서 그 앞에 머리를 숙이는 기분이 되거나 순종하는 몸가짐이 되지만, 아주 쉬운 말로 써놓으면 별 볼일 없는 사람,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 하는 짓으로 알고 얕보고 멸시하는 경향까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식민지 백성들의 종살이 본성이다. 글이 지배하는 역사가 우리의 생각과 삶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나는 본다. > 서로 이야기하는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줄어들었다. 어떻게 되어가는 판인지 한쪽에서만 말한다. 모든 방송이 그렇고, 연설이고 웅변이란 말이 그렇고, 학교의 수업이 그렇고, 교회의 설교가 그렇다. 아이들은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배우지 못하고 듣기만 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면서 배운다. 말은 배우는 과정부터가 ‘비인간화’되어 있다. > 오늘날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이다. … 삶을 찾아 가진다는 것은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아주 쉽게 말해서 방안에서 책만 들여다보고 문학이 어떠니 인생이 어떠니 하지 말고, 밖에 나가 좀 땀을 흘려 일을 하라는 것이다. 농사일이든 공장일이든, 하다못해 장사라도 좋다. 보통의 사람들이 누구나 다 하고 있는 일, 밥을 먹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몸으로 해야만 글 한 줄을 쓰더라도 살아 있는 말이 나오고 살아 있는 이야기가 씌어진다. > 어떤 문체가 자기한테 알맞는가 하여 그것을 본받거나 어떤 틀에 맞추듯이 글을 쓴다는 것은 어리석고 부질없는 일이다. … 무엇보다도 밖에서 들어온 남의 나라 말과 말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일이 가장 크고 급하다. 잃어버린 우리 말과 짓밟혀 있는 우리 말을 도로 찾아내고 주워올려 글에서 살려서 써야 제대로 우리 글이 된다. > 가장 쓰고 싶은 글, 써야 할 글을 쓰라. 그러나 그것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 자꾸 그 다음, 그 다음으로 내려가서는 안된다. 그것은 타락이다. > 요즘 우리 나라 작가들이 쓸 거리를 찾아 비행기 타고 미국에도 가고 유럽에도 가고, 중국에도 가고 소련에도 가고 아프리카에도 가고 해서 부지런히 여행을 한다고 듣고 있다. … 다만 이 땅에는 쓸 얘기가 없어서 그렇게 비행기 타고 돌아다닌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 어쩌다가 신문사나 잡지사에 투고해 온 아이들의 글을 보면 제목이 ‘생일’이고 ‘소풍’이고 하는 따위다. 글이란 좀 별난 것, 남에게 자랑할 만한 것, 잘 먹고 잘 입고 기분좋게 놀았다는 것 — 이런것이라야 글이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 제발 멋을 부리지 말라. 이 ‘멋’이라는 것, 제멋대로 쓴다는 것이 글자뿐 아니고 글을 망치고 문학을 망친다. > 글을 쓸 때는 아주 결심을 단단히 해서 커다란 자기혁명을 한다는 몸가짐을 가져야 한다. … 우리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가장 귀한 몸가짐, 마음가짐이 다음 세 가지다. ㄱ. 입으로 말하듯이 쓴다. ㄴ. 될 수 있는 대로 아이들도 알 수 있는 말로 쓴다. ㄷ. 글을 모르는 할머니에게 들려 준다는 태도로 쓴다. >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다. 눈으로 읽는 글보다 입으로 소리내어 릭어서 귀로 듣는 말로 제대로 되어 있을 때 비로소 그 글이 살아 있는 글이 되기 때문이다. > 우리는 그 어떤 사람도 완전한 글을 쓰지 못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남의 글을 고치려 할 것이 아니라 그대로, 온전치 못한 그대로 두어야 한다. 또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 가진 말 버릇이 있고 글 버릇이 있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남의 말 버릇, 남의 글 버릇을 모조리 자기 버릇대로 뜯어고치려 한다면 어찌되겠는가? 이게 바로 야만이다. ##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 나라 사랑이나 겨레 사랑이 그런 점수따기 지식 암기로 어떻게 생겨날 수 있겠는가? 아침마다 애국가 부른다고, 국기를 올리면서 가슴에 손을 얹는다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날까? 결코 생겨날 수 없다고 나는 잘라 말하겠다. 언제나 방에 가두어 놓고 서로 남을 미워하게 하고, 서로 위에 올라가려고 남을 깎아내라고 짓밟고 해치면서 지옥 같은 지긋지긋한 낮과 밤을 보내도록 한 그런 학교와 집과 고향과 나라를 어떻게 사랑하겠는가? 그러다가 정작 나라 위해 국방의 의무를 체험하게 하는 군대에 가면 거기서는 온갖 무서운 기합을 받아야 하는 나라, 이런 나라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 이 참된 사랑을 모든 사람이 갖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길도 아주 훤하다. 어릴 때부터 산과 들에서 즐겁게 뛰놀면서 살게 하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뛰놀면서 살아가는 것이 공부가 되게 하는 교육이다. 그렇게 해야 내 고향 내 나라 내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이 온몸에 배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다른 어떤 애국애족 교육도 다 헛되고 거짓인 것이다. > 이렇게 해서 학교생활이고 가정생활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삶'으로 보내게 된다면 학교를 졸업한 다음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 살아갈 것이니, 정치고 경제고 산업이고 사회의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다. 문학과 예술도 비로소 삶과 하나가 될 수밖에 없고, 사람을 짓누르고 아이들을 괴롭히던 글도 살아 있는 말을 적는 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래서 땅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나라가 된다. ## 빛과 노래 ``` 한 달 동안 병원에서 밤낮 노래를 들었다 며칠 뒤에는 고든박골 병실로 옮겨 햇빛 환한 침대에 누워 새소리 바람소리 벌레소리 듣는다 아, 내가 머지 않아 돌아갈 내 본향 아버지 어머니가 기다리는 곳 내 어릴 적 동무들 자라나서 사귄 벗들 모두모두 기다리는 그곳 빛과 노래 가득한 그곳 그러고 보니 나는 벌써 그곳에 와 있는 것 아닌가 고곳에 반쯤 온 것 아닌가 나는 가네 빛을 보고 노래에 실려 ```

The Banner

Youngsoon walked around her neighborhood and looked for a perfect spot to put up a hanging banner. She paid 55,000 won for the coated polyester banner as she asked for the best quality materials. Her friends wouldn’t believe she didn’t haggle for a discount. “Congratulations, Minhoo Park—the son of Youngsoon Kim—for passing the bar examination,” the banner said. There was no family picture or colorful graphics on the banner. Just big words on a white background. The banner was wide enough to be read a hundred meters away. The banner was made, but Youngsoon didn’t want others to think she was bragging. She only hoped a few neighbors would encounter the news so that the words could spread like a fresh rumor of an affair. After scouting for about twenty minutes, Youngsoon decided to attach the banner next to the entrance of a small alley in front of her house. Only a handful of people walked through the path as it was a hidden shortcut to the town’s biggest marketplace. Youngsoon took a picture of the banner while a young man finished the installation. “Is that rope tied properly? Before you go, make sure it’s not skewed,” she said. She would have to wait another two days to see her son standing in front of it. “Unnie, now you can finally quit this job. What are you going to do next?” Younghee said. Younghee and Youngsoon worked together as janitors at the biggest meat factory in Korea. For twelve years, they sat next to each other for lunch. Younghee and Youngsoon called these lunch breaks “psychotherapy sessions” because they nodded and empathized with all the worries and struggles of each other. Similar to therapy, the conversations—especially the ones with tears—were kept secret from the outside world. “I don’t want to stop working. We all know staying home doing nothing is the real punishment. My son should live not worrying about an old mother,” Youngsoon said. She thought of Younghee’s family—an alcoholic husband and a 34-year-old son without a job—and said no more of her lawyer son. “Younghee-ya, I’m not going anywhere. Don’t ever think of kicking me out of this job.” Youngsoon stood up and gently massaged Younghee’s shoulders. The 61-year-old hands still had a stronger grip than most teenagers in the country. The hour-long “therapy” was over, and they both headed back to filling sausages. "One more day," Youngsoon thought. Minhoo would come and see the banner.

Sashimi

I saw the owner of a Japanese restaurant hammering a fish on the pavement. The hammer was damp and at least three times larger than the ones we use at home. After two or three blows to the head, the fish stopped flipping its tail. The owner tossed the fish into a burgundy plastic bucket. Standing across the alley, I noticed a line of fresh blood flowing along the fish’s body. When I was about to look away, the owner threw the cigarette from his mouth and carried the fish into the restaurant. Now I was in the restaurant. The fish was about to be dissected into 52 pieces of thick sashimi. The restaurant was packed, and some of the tables already displayed a battalion of empty soju and makgeolli bottles. Most diners didn’t notice the dormant fish being prepared on a cutting board. They would meet its face when the owner placed boiling maeun-tang on their tables. The next day, I watched the owner hammering another fish. My feet were possessed by fear and curiosity. *I’m just doing my job*, he would say. I was afraid the owner would scold me if I came any closer. The fish with navy stripes was knocked out after taking a blow to its head. Grabbing the fish, the owner stabbed a sharp thread into its brain. When the fish fell into a coma, the owner untangled a hose and sprayed water on the concrete to ensure no blood was visible. The owner took a cigarette from his front pocket and started smoking. He gazed in my direction, making eye contact with me. He probably thought I was being entertained, like a kid seeing a circus for the first time. “Oh, that fish was strong,” an old man shouted as he pointed at the bucket. The owner bowed slightly and puffed the smoke into the air. He stubbed out the cigarette and rushed into the restaurant. Over the glass windows, the owner wiped a sashimi knife with a fresh towel. I moved five steps closer to the fish tanks and prayed. The fish was being cut while the hammer leaned against the wall in front of me.

The SAT

I still dream about that number. 2,350 out of 2,400. I didn’t take my eyes off the paper. My hands were trembling, even though I had been expecting this day for months. *What if someone found out?* Standing alone in my room, I turned around to check if the door was open. I took a picture of the score and sent it to my parents. Then, I pulled out my luggage from under the bed and shoved the papers inside. I went outside the dorm and walked, thinking about how I would tell others about the score. I sat on a bench and turned on my phone, losing myself in the U.S. News College Rankings. I couldn’t decide what to feel—I was like a North Korean spy marveling at the enormous wealth of the enemy state. For hours, I stared at my phone, waiting for the message to show as “seen.” “Yo, change of plans. I’m aiming for BU,” Yoonho said. Yoonho and I both grew up in Seoul but met at a boarding school in New Hampshire. We didn’t look alike at all—my eyes were twice as big, and he was 8 cm taller—but the teachers still called me Yoonho every other day. I didn’t mind being called the wrong name. They could’ve called me Jackie Chan if they wanted. My only hope was to disappear from that place in peace. “Did you check the score yesterday?” Yoonho asked. “I did. How did you do?” “Under 2,000. I bet yours is like 2,100.” “Maybe.” “Maybe? Did you get like 2,200 or something? Wait, are you serious? … How did you? Never mind. Dude, congrats.” Yoonho read my face and realized I didn’t want to share the details. He had watched me struggle in “the under-2,000 Koreans club.” I could get above 2,000 on a lucky day, but above 2,300 was out of my league. He knew there was something suspicious about my gilded score. If he wanted, he could’ve questioned me until my mind cracked. But he stayed away from the truth. He didn’t even text me about it. At one point, I thought my parents had bribed him to stay quiet. When my guidance counselor asked about my plans, I fidgeted like a freshman on the first day of school. I couldn’t figure out if my life was on the right track. Every night, I used a VPN to anonymously learn about the consequences of getting caught. There were news stories about students getting expelled and graduates losing their jobs. “The school MUST cancel his diploma,” one comment read. I re-read it as if it were meant for me. *Should I tell Yoonho about this?* I thought it would be easier if I shared the truth with someone. He would understand. He had even met my parents once. I could convince him that I didn’t make the call. I was losing the one real friend I had made in school. I wished I could wake up and take one step out of the nest. Six months later, I still wasn’t talking to Yoonho. In fact, I never discussed the score with anybody. When I got accepted to a school my parents were proud of, I acted like I made it happen. Most people didn’t care if the shy kid from Asia got into an Ivy League school. There was nothing surprising about it. I couldn’t resist posting the acceptance letter on Instagram. “Thank you to everyone who’s supported me along the way. I’m excited to join my dream school,” the caption read. Then, I refreshed the app every three seconds. “Why didn’t you tell us? Congrats,” my cousin commented. Suddenly, I realized bragging on the Internet wasn’t the best idea. Before deleting the post, I checked the notifications one last time and saw Yoonho’s username in the list. His latest picture was also an acceptance letter from BU.

Stuck in Korea

I opened up a calculator on my phone. *How long will it take for me to own a billion won apartment in Seoul?* The number appeared on the screen. At the current rate of saving, I needed another 73 years to even consider buying a two-bed apartment. I would be 122 years old when I finally sign my name to be one of the millions of apartment owners. “This country is fucked up,” Yoonjung said. Yoonjung was a colleague who joined our company a month after the country’s birth rate had fallen below 0.5. She was the youngest and the most capable on our team. Whenever we got lunch together, she liked to talk about the dire predicament ahead of us. “I almost puked when the president said the country was ready to be the leader of AI, how the fuck are we going to be the ‘leader’ if we don’t even exist? Does he even know how to code ‘hello world’? How stupid can he be to neglect the poor people like me who have another 50 years in this shithole?” I nodded to what she had to say. It was addicting to hear about the impending collapse of everything I’ve grown up with. We were like the kids pointing their fingers at a nuke approaching from above. We were fucked but still managed to utter “wow, that missile is fast.” “I’m tired of seeing the same bullshit over and over again, Yoonjung said.” The sound of cicadas blared outside the restaurant. We had to be back in the office in 15 minutes. I glanced at her cheeks, glistening with sweat from the heat of haejang-guk. She was the most talented coder I had ever seen. I saw her rejecting calls from recruiters on a daily basis. She could definitely leave our company for at least twice the wage. *Why is she staying with us?* She could even work in the U.S. if she wanted to. It was frustrating someone could be so talented yet uninterested in taking full advantage of the skills. Nowadays, so many Koreans, especially in their 20s and 30s, were thinking about emigrating. Universities had long since turned into pre-immigration training camps. Almost no one studied the humanities because countries like Australia and the U.S. preferred engineering and medical degrees. No matter what the government said, the exodus had already begun. Ambition now meant the courage to abandon and leave. “*Yoonjung-nim*, why don’t you consider immigration? I mean, people like you should be racing to the airport. You’ll be welcomed everywhere.” Yoonjung paused for about 10 seconds. Then she started spouting all the nonsense excuses. “Leaving is a last resort. I don’t have any assets related to Korea, so I’ll be fine even if the dark age comes. I even hoarded canned soups and veggies just in case this society falls apart,” She said. I was shocked. She was afraid to step out of her comfort zone. I wanted to put my hand on her shoulder and say, “come on, you’re making a deadly mistake.” But I could only mutter “Huh” and “Okay” at someone who owned everything I wished for. We checked our phones. Rumors circulated the government would soon declare a state of emergency and ban traveling abroad. “Everything is under control,” the spokesman would repeat, frowning like there's nothing to worry about. I didn't know what to say anymore. I was stuck while she chose to stay.

럭키비키

전광판에서 반복 재생되고 있는 경찰청 홍보 영상을 봤다. “음주운전 신고도 하고, 포상금도 받고.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또 유행어가 생겼구나*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럭키비키’라는 단어는 이제 어디서든 보이고 들리는 유령이 되었다. 우리나라만큼 유행어가 온 국가를 휩쓰는 곳이 또 있을까. 음식, 패션, 음악, 미술, 문학까지 유행을 따라간다지만, 언어마저 유행을 따라간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럭키비키’의 신선함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대만 카스테라나 흑당 버블티처럼 아득한 기억 너머로 잊혀질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시청률 50%가 가능했던 시절은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똑같은 콘텐츠를 보며 사는 것만 같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영상, 글, 오디오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우리는 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사진을 찍고, 같은 단어를 내뱉는 데 재미를 느낄까. 인간은 본래 남들과 다르길 바라던 존재가 아니었나. 신상을 입고, 신상 카페에서, 시그니처 커피를 들고 신상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자. 신상 단어를 버무린 스토리에 더 많은 ‘좋아요’가 달리길 기대해 보자. 치열하게 기다리자. 공허함이 채워질 때까지. 삶의 의미가 떠오를 때까지. 빌어먹을 열등감이 지워질 때까지.

Mind to Machine II

"We need more..." A robotic voice echoed in Joonho’s consciousness. “Come on, man, get your shit together,” Joonho told himself. No one was around him, but he felt like a million people were watching over him. His brain had become a gold mine, potentially large enough to reshape the global economy. Joonho was anxious to be among the first disciples of a revolution. His hands were trembling. He had never been called "outstanding" in 45 years. His God had finally gifted him the chance to reverse his life. This day could be preserved in scriptures. He took a piece of paper from his desk and wrote the word “FOCUS.” The nanobot could stay powered for a year. Nothing mattered more than the opportunity right in front of him. He needed to concentrate and climb the fastest path to mastery. He desired pure, undiluted energy from his brain to fuel the bot. Joonho thought of the time when he and his parents watched a giant rocket launching through the atmosphere. Until the rocket vanished into the universe, his eyes were fixed on the engine fuming fire. Then Joonho realized he had to get rid of everything that was blocking the way to his “enlightenment.” “Unload and unlearn. Forget about the past for your new journey.” He had heard of this idea at the church the other day. Any distractions could muddle his connection with the bot. He had to throw away all the junk he had never used—TV, couch, cups. So many goddamn cups. All this trash had to be thrown out of his sight. He stacked all the junk at the front door. His room was almost empty, just a wooden stool and desk. He lay down and gazed at the ceiling. Like the monks who stayed silent for years, Joonho was determined to never speak a word. The room was dark, damp, and moldy. In sweat, Joonho sat down on the stool and closed his eyes. There was no sound but vibrations. He stared at the imaginary fireworks in front of him. Five minutes later, he was immersed in silence and darkness. A warm breath came out naturally. Then he began to hear hundreds of voices piling on top of each other. He could not discern any words but was able to hear the noise for 15 minutes. For two weeks, Joonho practiced meditation to declutter his mind. To him, meditation meant transforming into a machine designed to serve a single purpose. Like before downloading a large app on his computer, he wanted to delete enough space in his head. That was the way to be upgraded. Joonho didn’t speak. He didn’t even check online whether someone was outperforming him. He remained calm. He left the room only when he had to use the bathroom or fetch deliveries. In love with solitude, he no longer felt the stress to conform to the larger community. He was happier than ever. He stopped reporting to the company and even let go of the yearning to harness the bot. The voices sounded like birds chirping in a rainy forest. He replied to some of these sounds, but it was impossible to fully understand the words coming from afar. Joonho was grateful for the peace—the feeling that he had completely forgotten about. Everything around him was in harmony. *This is it.* He was meant to be here.

2주년

> 남들이 많이 선호하는 분야는 성과가 크지 않은 법. 어렵고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면 가는 길에 엄청난 고통이 기습하고 가슴 아픈 일에 신음하지만 이겨내고 참으며 하루하루 가다 보면 큰 탑이 보이는 법. 아빠가 살아온 길. 남달리 경쟁에서 이기는 법. ^^ 그때를 상상하며 오늘 하루 잘 계획해봅시다! 아빠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오늘, 나는 아내에게 "오늘이 아빠 돌아가신 지 2주년이야"라고 말했다. "2주년이 아니라 2주기야." "아, 맞네" 아빠도 날 보면서 웃었을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빠와 사우나 한 번만 더 가고 싶다. 내가 때밀기 싫다고 해도 굳이 세신사에게 나를 부탁했던 아빠. 겨드랑이, 귀밑, 엉덩이와 같이 숨겨진? 부분을 잘 닦아야 한다고 했던 아빠. 냉탕에서 아이처럼 발차기 연습하며 운동했던 아빠. 괜찮다고 해도 꼭 등을 밀어주던 아빠가 보고 싶은 날이다. 최고의 삶을 선물했던 아빠의 삶을 기념하며, 아들은 오늘을 2주년으로 삼아본다.

해야 한다

학교에 가야 했다. 점수를 받아야 했다. 대학에 가야 했다. 군대를 가야 했다. 회사에 들어가야 했다.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알고 보면 해야 하는 건 없다. 다른 사람이 시켜서, 어울리고 싶어서 순응하는 경우는 있어도 해야 하는 건 어디에도 없다. 뒤처진다면 쓸모없는 사람이 될 거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다. ‘한다’ 그리고 ‘안 한다’, 두 선택지만 품고 살고 싶다.

작은배를 소개하는 방법

"우리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지?" 웹사이트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작은배를 정확하게 소개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작은배가 추구하는 가치를 있어 보이는 언어로 과대포장하고 싶지 않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싶지 않기에 단어 선택이 조심스럽다. 2. 뉴스레터, 팟캐스트, (가끔은) 책, 영상까지. 우리가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묶어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뭔지 모르겠다. 3. 콘텐츠 회사로 보이고 싶지 않다. 작은배는 회사이기 전에 우리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은배를 만드는 강단과 소신 두 사람이 최대한 솔직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 작은배의 존재 이유를 '방수 잘 되는 튼튼한 등산화 팝니다'와 같이 깔끔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바로 이거야!” 싶은 문장은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주력 상품이 없어서 그래." "여태까지 발행했던 모든 콘텐츠를 엮어서 하나의 메시지를 만들려는 건 억지야." 소개글을 쓰다 여러 문제점을 마주하고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문장으로 작은배를 설명할지 나조차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웹사이트 방문자가 우리를 이해해 주길 기대할 수는 없었다. 작은배를 더 이상 '온라인 출판사'라는 단어로 뭉뚱그려 소개하고 싶지 않다(지금껏 '출판사'라는 말에 혼란스러웠던 작은배 친구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드디어 마음먹고 실행했다. 지난 일주일간 작은배를 더 정확하게 소개하기 위해 웹사이트에 여러 변화를 줬다. ## 홈페이지 기존 홈페이지에는 발행 순으로 글을 나열한 피드만 있었다. 단순함은 좋았지만, 글이 쌓일수록 한눈에 보이는 정보가 너무 복잡해 보였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우리를 잘 나타내는 첫인상은 아니었다. 이번 기회에 과감히 덜어내야 했다. 그래서 피드를 없애고 소신이 쓴 소개글을 대문짝만하게 넣었다. > '작은배'는 강단과 소신이 지향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멀리서 보면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증기를 내뿜으며 자기만의 항로를 개척하는 작은 배. 작게 일하면서 독립적으로 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멋진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바다 위 어딘가에 있을 다른 작은배와 연결되길 바라면서 글,오디오,영상을 넘나들며 창작합니다. 홈페이지에는 종이책에 어울리는 부크크 명조와 고딕을 사용했다. 우리가 글 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작은배의 지금 작은배의 지금은 강단과 소신이 지금 어디에 시간을 투자하는 중인지 보여주는 페이지다. 우리가 여태까지 어떤 일을 했는지 길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결국 지금 하는 일이 곧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 강단과 소신 소개 강단과 소신 소개 페이지에도 재밌는 변화가 생겼다. 작은배를 만드는 두 사람이 여태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는 고객이 아닌 친구를 만들고 싶다. 지난주 '작은배는 후원자가 필요하다'를 레터로 발행하고, 일주일 사이에 작은배 후원자가 5명에서 16명으로 늘었다. 차분히 살펴보니 사실상 모든 후원자가 이미 우리와 친구 사이였다 (학창 시절 친구, 가족, 강소팟 게스트, 온라인 모임을 통해 만난 동료들). 역시나 "우리를 잘 이해하는 친구들이 작은배의 콘텐츠를 지켜봐 주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강단과 소신 두 사람을 소개하며 우리 삶에서 뜻깊었던 순간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는 피드를 만들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말을 건다는 마음으로. 제작자 대 구독자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작은배를 지켜봐 주는 친구들과 앞으로도 쭉 진실한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이다.

제주시 오면 제발 동림당에 가세요

제주시 관덕정 부근에는 헌책방 동림당이 있다. 책 읽기, 보기, 냄새 맡기, 사진 찍기, 돌리기. 무엇이 되었든 책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특별한 공간이다. 한 분야를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다면 동림당으로 가라. 헌책뿐만 아니라 그림, 도자기, 엽서 등. 오래된 물건을 평생 수집한 진성 빈티지 인간을 만날 수 있다. 이토록 쥑이는 동림당이지만 손님이 많지 않다. 글을 쓰면서도 열이 받는다. 아니, 왜 안 가지? 소문이 좀 났으면 좋겠다. 내가 사는 곳에 헌책방 사라지는 꼴은 못 본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가라, 동림당에. 우리 같이 살려보자. 헌책방이라는 오아시스를. *방문 전 '헌책방 동림당' 검색 후 사장님께 전화 드리는 걸 추천. 씨유순앳동림당.

작은배는 후원자가 필요하다

> “사랑하는 일을 계속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라는 최악의 조언을 듣고 15년을 낭비했다. 쿨해 보이는 예술가에게도 돈 버는 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Van Neistat 망했다. 강단과 소신은 돈을 벌어야 한다. 작은배를 지속하고 싶다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짜 글, 오디오,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돈을 낼 만한 가치가 무엇일지 매일같이 고민하지만 정답은 모르겠다. 온라인 콘텐츠로 수익을 낸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식당을 운영할 때는 샌드위치를 6,500원에 팔 수 있었지만, 뉴스레터를 편당 6,500원에 팔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마법을 써야 할까?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당키나 한 걸까? ## 광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가장 먼저 떠올린 모델은 광고다. 팟캐스트나 뉴스레터에 제품을 홍보하는 형태. 하지만 이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작은배와 결이 맞는 제품을 찾고, 광고주와 소통하고, 광고 방식을 결정하고, 광고를 실제로 제작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지 가늠하기 어렵다. 2. 광고가 주 수입원이 되면 구독자가 아닌 광고주가 만족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게 된다. 드라마 주인공이 뜬금없이 홍삼을 먹고 안마의자에 누워 시간을 때우는 장면에서 ‘바로 이거지!’라며 좋아하는 시청자는 아직 본 적이 없다. 3. 작은 채널에 광고가 저절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고정 수익을 얻으려면 끊임없이 광고주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광고 모델이 얼마나 가성비 좋고 효과적인지 데이터로 증명해야 하지만, 작은배는 방문자 프라이버시를 위해 데이터 수집조차 꺼려한다. 위와 같은 걱정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만의 광고 방식을 구상하기도 했다. 광고 금액과 방식을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해서 광고주와의 소통 비용을 줄이자. 기존 콘텐츠에 광고를 섞는 대신 광고가 메인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강소팟 에피소드를 만들어보자.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비즈니스 모델만큼은 가장 우리다운 형태이길 바랐기 때문이다. ## 후원 웹사이트를 개편하면서 2년 전 썼던 글을 꺼내 보는데, 당시 구독자가 41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은 320명의 구독자와 함께하고 있으니, 그 사이 무려 8배 성장한 것이다. 콘텐츠의 힘이란 이런 게 아닐까. 투자하는 시간과 함께 정직하게 쌓여가는 것. 광고나 외주를 한다면 비교적 큰 금액을 덜컥 얻을 수 있겠지만, 우리를 먹여 살리는 구독자와의 관계에 보탬이 될 거라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광고주를 모집하기 전, 웹사이트에 후원 기능부터 도입했다. 우선, 우리는 ‘멤버십’이 아닌 ‘후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표현이겠지만, 멤버십 등급에 따라 콘텐츠 접근 권한을 나누는 형태는 싫었다. 그 대신 후원자 혜택으로 추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가 되길 원했다. 작은배 후원자는 강단과 소신이 이루고 싶어하는 삶의 형태를 진정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다. 기꺼이 돈을 내고 후원하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우하고 싶었다. 후원 금액은 부담 없이 매달 낼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금 내역을 봤을 때 '이 정도는 강단과 소신에게 줄 수 있지' 싶을 수준의 금액을 고민했다. 그리고 후원자에게 제공할 혜택을 나열했다. 예를 들어 월 $5씩 후원하는 ‘열정적인 후원자’의 이름을 작은배가 발행하는 모든 콘텐츠 하단에 넣기로 했다. 후원자 전용 작은 광고판 처럼 이름과 함께 원하는 링크도 첨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배가 성장할수록 후원자가 얻는 혜택이 함께 커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 역시 멤버십이 아니라 후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 후원자와 함께 성장하기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작은배에 어떤 라벨을 붙여야 쿨해보일까. 종종 작은배의 쓰임과 가치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나는 일단 망하더라도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작은배를 아끼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고, 작은배를 구독자와 함께 만들어 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는 이제 후원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 버는 기술은 아직 잘 모르겠다. 발행발행발행. 꾸준한 발행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것 만큼은 알고 있다.

For Your Meaningful Conversations

> To be is to be related. I just published (A Bit Serious) Question Generator, a simple tool to help you have deep conversations with your loved ones. I also translated (A Bit Serious) Parent Interview into English. This tool helps you learn more about your parent(s). Let me know if you would like to add a question to the database. I would love to hear if these mini tools helped you in any way.

작은배 2.0

!jagunbae.com 3년 동안 작은배 웹사이트를 운영해왔다. Ghost라는 오픈소스 CMS 덕분에 어렵지 않게 뉴스레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고, 일주일에 한 편 이상 글을 쓰면서 벌써 120편이 넘는 레터를 보냈다. 강소팟과 모임 소식까지 올리는 웹사이트로 성장하다 보니, 어깨에 매고 있는 콘텐츠 보따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이제 때가 됐구나.' 치지레이지 영업 종료 후, 작은배를 시작한 지 아직 7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콘텐츠 회사라면 웹사이트를 정돈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jagunbae.com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콘텐츠의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을까? 꿈에서도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식당 사장이 공간을 정돈하며 주방과 손님 동선을 점검하듯, 우리 웹사이트 방문자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처음부터 고민하고 싶었다. 개편을 시작하며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 웹사이트는 단순하고, 친절하며, 재밌어야 한다. 처음 방문해도 쉽게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단골이 되고 싶게 만드는 재미가 곳곳에 숨어있어야 한다. ## 단순하다 식당을 준비하던 시절,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결국 사람들이 찾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치즈버거처럼 익숙한 맛에서 약간 벗어난 음식이라는 내용이었다. 웹사이트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네이버든 구글이든 익숙하게 접하는 인터페이스에서 크게 벗어난다면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부터 헷갈릴 수 있다. 그래서 jagunbae.com의 디자인은 단순하다. 웹에 익숙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어디를 눌러야 할지 알 수 있는 웹사이트가 목표다. 그래서 디자인은 Ghost의 기본 테마인 Source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버그 없이 안정적으로 구독 및 후원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필요했으니까. 콘텐츠 썸네일을 없애고 더욱 미니멀하게 텍스트로 꽉 채워볼까 고민도 했지만, 뉴스 사이트처럼 썸네일이 있는 형태가 조금 더 익숙하지 않을까 싶어 글 리스트에 이미지를 계속 유지했다. 비슷한 이유로 다양한 폰트를 사용해서 개성을 더 할까 싶었지만 가장 익숙하고 읽기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Pretendard를 선택했다. ## 친절하다 친절한 웹사이트는 모든 방문자를 환영한다. 오래된 컴퓨터에서도 빠르게 로딩 되도록, 스마트폰, 노트북, 대형 모니터 등 어디에서 보든 정확한 비율로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jagunbae.com은 가볍고 빠르다. 광고가 전혀 없는 덕도 있지만 모든 이미지 용량을 압축하여 최소화하고, 웹사이트에 사용하는 스크립트 용량 또한 최대한 작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전 작은배 웹사이트는 그다지 친절하지 못했다. 글 수백 개를 나열하기는 했지만, 정돈은 뒷전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원하는 주제의 글을 쉽게 구경할 수 있도록 콘텐츠 파도타기 페이지를 구현했다. 발행한지 1년만 지나도 구닥다리 콘텐츠 취급을 받는 시대지만, 우리의 옛 콘텐츠가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 작은배가 여태까지 발행한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둘러볼 수 있는 도서관 같은 공간이 생긴 기분이다. 새롭게 생긴 FAQ와 구독 안내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궁금할 만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적어두고, 작은배 후원 혜택에 대한 안내도 적어 두었다. '사장님이 맛있고 웹사이트가 친절해요.' 이뤄내고야 말테야.2023년의 cheesylazy.com. ## 재밌다 옛날 작은배 웹사이트와 개인 블로그에 Tinylytics를 설치했을 때 깨달은 것이 있다.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대형 서비스를 통해 우리를 알게 된 대부분의 방문자는 체류 시간이 5초도 안 되어 우리 웹사이트를 떠난다는 사실. 별다른 기대 없이 들어왔을 때 당장 재미를 얻을 만한 요소가 없으니 더 자세히 알아볼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 아닐까. jagunbae.com에 무한 릴스를 깔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들어왔을 때 이목을 끌 만한 요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오, 이 웹사이트 개성 있다' 정도의 재미. 그래서 홈에 typed.js를 사용하여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구축했고, 웹사이트 곳곳에 재미를 숨겨놨다. 콘텐츠 자체로도 재밌지만, 보물찾기 하듯 '이런 기능도 있었네'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작은배 2.0 2.0이라니. 거창한 이름이지만, 거대한 변화는 없을 확률이 99%다. 청소기를 돌리고, 변기를 닦으며 식당 오픈을 준비했던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있을 뿐. 아직 본격적으로 개편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됐다. FAQ 내용 추가, 소개 및 모임 페이지 개편 등 할 일이 수두룩하다. 작동하지 않는 코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버그로 좌절할 순간 또한 참 많을 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익숙하고 친절하면서 위트까지 있는 공간.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웹사이트를 이뤄내고 싶다. --- ## 💻 변화하는 jagunbae.com에 응원을 남겨주세요! 안녕하세요, 작은배 개발 담당 강단입니다. 단순함 한 스푼, 친절함 한 스푼, 재미 두 스푼을 더한 맛깔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루 종일 매달려서 개발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실전에서 익힌 소소한 개발 지식과 AI의 도움 덕분에 어떻게든 구현하고 있지만, 프로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도 물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뭐든 다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운 상태로 선택과 집중하고 있는 것 같네요.

Finding Joy Without Leaving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ang's final essay of a series "Where Do I Want to Live?"* !Ko and Kang in Jeju In 2023, around 23 million Koreans traveled abroad. Today, TV ads and variety shows constantly tempt us to leave for unfamiliar places. For 300,000 won, you can get a round-trip ticket from Korea to Japan or Taiwan. Thanks to companies like Travel Wallet, you don't even have to pay exchange fees and sometimes get bonus cashback for overseas purchases. Scrolling through photos of people traveling abroad, I wondered: Is traveling the highest form of entertainment? Can we find happiness without leaving? What if we could find joy by settling in one place? Instead of seeking new places, maybe we need to look deeper into the society we live in now. How we interpret present moments can often change our lives for the better. Sometimes it feels like leaving our current environment will solve all our problems. When someone asks me about my "next travel," I feel pressured to say how bad my current life is. Similarly, when my dad passed away, some people advised my mom to sell the house and move to a smaller one. They thought leaving would help her overcome the grief. But my mom said she couldn't discard the memories in that house. Now, I deeply appreciate her decision. When I go home, I find comfort in my dad's traces in every corner. Take a moment to understand the place we live as our hometown. Explore it with love instead of just using GPS to get around. Stay in one place, fully accepting all its experiences, and plant deep roots. This could be the true joy of life. Discovering new perspectives in familiar places and finding special moments in daily life. This could be the real adventure we've been waiting for. Investing time to connect with the community around us brings happiness. Today, I joined the "Let's Read Old Books Together" meeting in the city. It reminded me that I must actively seek out good people. When we feel connected to those who genuinely want to help others, life becomes richer instantly. Five years ago, at my apartment complex in Seoul, the elevators were almost always silent. I could not bear the lack of greetings. "Hello, have a good day, how have you been?" I missed these simple greetings. Life always felt empty in the elevators. I want to accept the limits of our life radius. I want to find freedom by grounding my mind in one place. The joy of travel is wonderful, but so is the joy of settling. I hope to build a life by facing it, not escaping; observing the surroundings and finding newness on familiar paths. This essay is not about forced positivity. I'm not arguing for ignoring all the negative aspects of our society. If we can bring change to our community, even better. We can pursue growth while taking time to stop and gaze at flowers and birds. --- ## I Want to Live in the Present After wondering where to live, I concluded, "Let's try to live in the present." I've lived in Jeju for three years, but I still can't get around the island without GPS. Instead of feeling frustrated with the things I dislike, I want to look at Jeju with more intent. There are still so many people I haven't met and forests and beaches I haven't explored. How do you find joy in your current life? I'm curious. 👀

The Evolution of My Blog

!Minsuk Kang's Blog #1 !Minsuk Kang's Blog #2 !Minsuk Kang's Blog #3 !Minsuk Kang's Blog #4 !Minsuk Kang's Blog #5 !Minsuk Kang's Blog #6 !Minsuk Kang's Blog #7 !Minsuk Kang's Blog #8 !Minsuk Kang's Blog #9 ## History - In 2020, started blogging with WordPress hosted on Bluehost. - Looked for a cheaper, lighter option. - Found Ghost and subscribed to Ghost Pro, trying minimal themes. - Discovered Bear Blog and became fascinated with static websites. - Learned how to deploy websites with Hugo and Netlify. - Tried several Hugo themes such as No Style Please and Bear Cub. - Designed a new theme called Kang.

블로그 변천사

!Minsuk Kang's Blog #1 !Minsuk Kang's Blog #2 !Minsuk Kang's Blog #3 !Minsuk Kang's Blog #4 !Minsuk Kang's Blog #5 !Minsuk Kang's Blog #6 !Minsuk Kang's Blog #7 !Minsuk Kang's Blog #8 !Minsuk Kang's Blog #9 ## 그땐 그랬지 - 2020년, Bluehost에서 WordPress로 '머리 좀 쓰는 원숭이' 블로그 시작. - Ghost 발견 후 Ghost Pro 구독 시작. 미니멀한 테마를 주로 사용. - Bear Blog에 정착. 정적 사이트의 매력에 빠져버림. - Hugo와 Netlify로 웹사이트 만드는 방법 터득. - No Style PleaseBear Cub과 같은 테마로 Hugo 사용. - 결국 내 마음대로 디자인한 블로그 운영 중.

How I Created a Perfect Blog

Minimal styling, zero tracking or ads, and really fast. I've spent hundreds of hours designing this blog. It's my best attempt to represent my soul. After I die, this project will still float in the vast space of the Internet. Text matters most on this website. I wanted to ensure no visitor felt the need to turn on reader mode. I experimented with various background colors, font colors, content width, navigation menus, and font sizes to embody my love for the books like these. Scrolling on my blog is designed to feel like flipping through old paperbacks written with a typewriter. That's why I purchased a font that pays homage to one of the first commercially made Korean-English typewriters called Clover, manufactured in 1978. I used Hugo to turn markdown files into a static website, Netlify for hosting, and Riku to collect HTML responses. I also used Font Face Observer for fast font loading, Pagefind for search functionality, and Buttondown for collecting emails. Websites like budding.computer, elliott.computer, sive.rs, lente.dev, and gkeenan.co inspired me to value functionality, aesthetics, and privacy. These sites provide an oasis on today's enshittified, big-tech-dominant web. I'm proud to be part of the gang of independent creators. If you'd like, you can check out the source code of this website.

내가 만든 완벽한 블로그

미니멀한 디자인, 트래커 및 광고 없음, 빠른 속도. 블로그를 개편했다. 내 영혼이 담긴 공간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내가 죽더라도 이 웹사이트만큼은 인터넷 어딘가에 둥둥 떠다니지 않을까. 이 웹사이트의 주인공은 글이다. 방문자가 '읽기 모드'를 켤 필요 없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배경색, 글자색, 콘텐츠 너비, 내비게이션 메뉴, 글자 크기를 적용하며 실험했다. 내가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이런 책들의 느낌이 전달되길 바랐다. 블로그에서 스크롤을 내리면서 읽는 행동이 옛 타자기로 쓴 오래된 페이퍼백을 넘기는 느낌이 나도록 했다. 그래서 1978년에 제작된 최초의 상업용 한영 타자기 중 하나인 크로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폰트를 구입해서 사용했다. Hugo로 마크다운 파일을 정적 웹사이트로 변환했고, Netlify를 서버로 사용했다. Riku로 HTML 응답을 수집하고, 빠른 폰트 로딩을 위해 Font Face Observer, 검색 기능을 위해 Pagefind, 이메일 수집을 위해 Buttondown도 사용했다. 기능성, 미학,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budding.computer, elliott.computer, sive.rs, lente.dev, gkeenan.co 같은 웹사이트가 큰 영감을 줬다. 나 또한 이들과 마찬가지로 광고 범벅이 되어버린 싯 같은 웹에서 오아시스를 제공하고 싶었다.

Why Are Danes So Happy?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ang's third essay of a series "Where Do I Want to Live?"* !me in Denmark (photoshopped) When thinking about where to live, I often ponder, "What am I living for?" The instinctive answer is happiness. What is happiness? If happiness is the goal, why not move to the happiest country? Then I checked the UN’s “World Happiness Report.” Denmark consistently ranks 1st or 2nd. Korea, however, is 57th. What’s their secret? Are Danes really happier than us? Would living in Copenhagen improve the quality of my life? Is there any way I could live like a Dane in Jeju? ## Trust – High Taxes, High Trust Denmark has a high average income tax of 45% and a 25% VAT. In Korea, the income tax is about 24% for median income. After paying these high taxes, Danes receive extensive benefits: free education from kindergarten to university, 52 weeks of parental leave, childcare subsidies, national health insurance, pensions, and housing support. Danish citizens’ trust in their government is remarkable. For 30 years, Denmark has topped the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The government, judiciary, and military all enjoy broad public trust. Imagine believing your government is corruption-free. Growing up in a country where bribery and corruption scandals are the norm, this is hard to fathom. If trust is a key to happiness, I also want to put faith in my government. I want to feel like my vote matters and our representatives genuinely prioritize moral values. ## Altruism – Neighbors Are Not Competitors In Korea, endless competition is pervasive: humanities vs. vocational schools, universities in Seoul vs. regional ones, large corporations vs. SMEs. The pressure to score higher, earn more certificates, and make more money is intense. It’s hard to be altruistic in a society where material wealth is the highest value. In contrast, Danish public education values equal opportunity, free expression, and individual creativity. Though private education exists, most students don’t see the need for it. After finishing their education, Danes enjoy a minimum of 5 weeks of paid vacation annually, plus additional leave for personal events, illness, and parenting. By law, they can even take at least 3 weeks off consecutively in the summer. Happiness comes from stability, not achievement. Living in Denmark wouldn’t guarantee a trouble-free life, but believing in a future with excellent welfare, equal education, and enough rest might make people happier. ## Personal Changes I’m not considering moving to Denmark. However, there are lessons to learn from a country with the world’s highest life satisfaction. While this essay covers trust and altruism, other factors like inclusiveness, green spaces, and efficient public transport also contribute to Danish happiness. How can I apply these lessons? Blind trust in the government isn’t realistic, but I can advocate for moral responsibility in public service. I can’t force altruism on others, but I can start by volunteering at local charities. I can’t convince everyone that money and fame aren’t everything, but I can prioritize rest over productivity for myself. While I can’t make the entire nation happy, I can help those around me smile more. I can create a small, Danish-like oasis around me. --- ## Have You Been to Denmark? I haven’t been to Denmark myself. But curious about why it’s called one of the happiest countries, I spent several days reading articles and watching videos. One interesting thing I learned is that among political scientists, the phrase “be like Denmark” has become a catchphrase. Denmark’s political and social welfare structures are often used as models. I also looked for complaints from Danes. Most of them were about the gloomy weather, with many cloudy days and little sunlight except in summer. Apparently, when the sun does come out, everyone becomes so happy they all go outside. For someone who hasn’t experienced it, this doesn’t sound so bad.

Sometimes I just feel you

Sometimes I just feel you When the wind blows through the window When the music blasts from the speaker When the cats rest on the desk I feel you are here Watching over me Thinking I am living your life

Mind to Machine I

“Please don’t move.” When the doctor injected the nano-bot into his brain, Joonho flinched as if dodging a flying pigeon. Joonho took a cab and stared at the 12-inch screen on the back of the front seat. Stuffy air filled the car. There was no sound, but he could hear murmurs being transmitted from the device. “THE WORLD ... CHANGED.” The ad wasn't lying about that. From holding robots to becoming robots, humans were spiraling into a new era. Joonho had never been an early adopter of technology. He liked to code quirky websites for fun but never considered himself a programmer. When he signed up to be one of a hundred beta testers, his co-workers worried their colleague was risking his life for a billionaire's pet project. "This could be bigger than the moon landing," Joonho said. For him, the nano-bot injection was a chance to escape his corporate job. His world was burning, and the surgery was a lottery ticket to Mars. The cab slowed as it approached a red light. Joonho felt a light headache. As soon as the bot was inserted, his brain began to function as a messenger app. In theory, he no longer had to speak out loud to communicate. He could “speak” in his mind to deliver messages to other computers. His thoughts didn’t have to be polished either. Before confirming a message, the software transformed the words into articulate sentences. The cab dropped Joonho off at a 30-year-old brick apartment. He ran up to the third floor and looked around just in case some journalists had followed him. The beta testing was completely free under one condition. For a year, every participant had to report daily about their status. Joonho checked in with the company as soon as he entered his room. He only needed to answer "yes" or "no" to questions like “Do you think you're utilizing 100% of the nano-bot?” The company already knew—from numerous experiments with chimps—that some testers would outperform others by 10 or possibly 100 times. Most hackers on the Internet were sure about one thing: "Thinking" was about to become the most valuable skill in the world. Many testers were already gaining massive popularity online, and some of them shared their bots' messenger IDs to maximize the pool of data to play with. Joonho thought joining an open competition was a mistake. A lot of noise wouldn't help him control his semi-robotic brain. He wanted to set up a temple in his room. He needed a quiet environment to truly understand his consciousness. From what he had learned from Internet forums, Joonho wrote down three stages to becoming fluent in the nano-bot. 1. You can receive messages from other bots. 2. You can send messages without any mistakes. 3. You can communicate with AI bots to handle complex tasks. He thought reaching step 3 would grant him unprecedented power. If he could communicate with AI at the speed of thought, he could research, experiment, invest, engineer, and design faster than any human in the world. He would become humanity's mastermind to solve the universe’s mysteries. He would be considered a god.

The City I Want to Live In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ang's first & second essays of a series "Where Do I Want to Live?"* !Munich Born in Jeonju, I’ve wandered through Haian, Shanghai, Harbin, State College, Boston, Saint Paul, Seoul, and Jeju. One would think I'd want to settle down by now, but I often feel a pull to find a place that suits me better. When moving from Seoul to Jeju, I thought it didn’t matter where I lived as long as I had the internet. For someone who studies, creates, and spends leisure time online, what difference does it make if I'm in Gangnam or Ido-dong? But the longer I live in Jeju, running my tiny content company, the more I wonder. Where should I live? Can I find an environment that fits my lifestyle? Before tackling the big question of “Where should I live?” I want to list the features of my ideal city (knowing that a perfect environment meeting all these criteria doesn’t exist). ## Safety !Boston Marathon bombing When I was in high school near Boston, I sometimes took a 90-minute bus ride into the city on weekends. One day, I was considering booking an appointment at a Japanese hair salon in Boston. My housemate said, “Isn’t today the Boston Marathon? Traffic will be terrible.” “Oh, right.” As I stayed in and watched my laptop, news broke of a bomb exploding at the marathon. I was shocked. I turned on the TV and saw military helicopters and messages advising everyone to stay indoors. What if the bomber was hiding nearby? I stared at the screen, terrified. Living in the U.S., I realized the importance of safety many times. Once, a knife-wielding robber swept through a store in New York as I was buying a phone. Another time, I got an alert about a shooting near my college campus. No place is 100% safe, but I want to live without fear. A neighborhood isn’t livable if you hear gunshots outside. ## Pedestrian and Bicycle-Friendly !Amsterdam's bike roads Reading Jane Jacobs’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I understood U.S. urban design deeply. To summarize its ideas: In a car-centric society, the wealthy move to the suburbs and commute to downtown. ➙ Cities expand endlessly. ➙ Traffic worsens, so sidewalks are removed to widen roads. ➙ With reduced population density, living without a car becomes impossible. ➙ Downtown becomes desolate at night, and those who can’t afford cars suffer greatly. I dislike cities where there are more cars than people. Walking in Jeju City, surrounded by cars on streets without sidewalks, reminds me of Jacobs' teachings. My wife and I used to bike everywhere but gave up and got a car. How can you bike without bike lanes? On sidewalks, we were a nuisance; on roads, we were constantly honked at. Biking meant choosing between these two terrible options. Nothing frustrates me more than being surrounded by cars. Once, after signaling and ensuring enough space, I changed lanes. A man pulled up beside us, rolled down his window, and yelled, “Hey! Roll down your window, you fucking asshole!” “Just ignore him,” I told my wife as we turned. It left me feeling very down. What made him so angry? Would he have cursed at my face if I had rolled down my window? I still try to walk or take the bus, but living in a car-dependent area feels stifling. Watching politicians campaign to cars, not people, during the elections made me feel bitter. Living in Jeju might seem like living amid green nature, but the reality is a car-dominated hell. I long to live in a city where walking or biking makes sense. ## Parks and Lawns !Jeju's oreums Reading that “Cafes serve as parks for Koreans living in cities without resting places,” I nodded in agreement. How nice would it be to have parks and lawns nearby for a relaxing walk? Though there are a few playgrounds near my home, they’re essentially for kids. I loved walking along Gyeongchun Line Forest Park when I lived in Gongneung-dong, Seoul. Especially during busy evenings, stepping outside felt like meeting the whole neighborhood. The forest path had no franchises; all cafes, waffle shops, and doughnut places were small and unique. I sometimes miss the sense of stability I felt there. I want to live somewhere I can walk endlessly or lie on the grass looking at the sky without driving far. ## Hospitals While studying in Boston, my wisdom tooth decayed so badly my gums turned black. In pain, I finally booked an appointment with a Korean dentist. Desperate, I waited over a week for my visit. The dentist quickly checked my mouth and gave me two options: 1. Get the tooth pulled and treated now. It would cost about $2,000 without insurance. 2. Take antibiotics and wait until I returned to Korea, where it would cost less than 10% of that. I chose the antibiotics and got all treatment in Korea two months later for just 30,000 won. That’s when I began to appreciate health insurance. Many in Jeju travel to Seoul for medical care, often due to low trust in local hospitals like Jeju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While I hope to stay healthy, I don’t want to fly to hospitals for check-ups or surgeries. It doesn’t have to be right next door; a 1-2 hour train ride would be fine. ## Culture “Where do you want to live?” is similar to “Who do you want to live with?” You can’t talk about desirable places without mentioning culture. Some Korean friends moved to Canada or the U.S. saying they disliked Korean culture. Some were tired of a society dividing people by age, education, and neighborhoods; others wanted to escape a culture that dismisses and ostracizes those with different identities or values. While no place is perfectly rational and equal, these complaints are somewhat relatable. I sometimes miss the U.S. because of the people. Four years after marrying, I visited and was surprised again by Americans who smiled when making eye contact (though generalizing about such a large country is impossible). Drivers who smiled and let you go first, neighbors who greeted you during walks, and people who apologized with “excuse me” for the slightest bump. These moments felt healing. In contrast, seeing men urinating on the street, motorcycles blaring music, posters plastered everywhere, drunken people sprawled out, and people spitting made me feel suffocated. I want to live in a kind society where respect and consideration for neighbors come naturally.

Practicing Being a Beginner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fourth essay of a series "Where Does the Courage to Take On Challenges Come From?"* !Beginner driver sign In recent months, I’ve faced many fears. At a recent event, “Second Hand Books Station,” my partner and I reintroduced vegan sandwiches after a long time. Despite preparing all the ingredients beforehand, I had a sleepless night before the event. I was anxious about ruining the food and disappointing our customers. Why was I so scared of something I’d been making for a year and a half before closing my restaurant? Even small actions make me overthink sometimes. This overthinking brings me to the theme of this letter. Like the saying that a motto is actually a pledge to remember what you’re not good at, I thought of the question, “Where does courage for challenges come from?” Not because I’m a master of challenges, but because I easily get intimidated by unfamiliar tasks. I envy those who stay composed in uncertain situations. I want to move forward with a light heart like them. To me, those who don’t feel anxious in unfamiliar situations are the most courageous people. Reflecting on my past challenges, I realized I was always trembling with fear. In other words, I had the courage to throw myself into unknown situations despite the fear. Tasks that felt comfortable didn’t remain as challenges in my memory, no matter how difficult or successful they were. Just as getting hit multiple times doesn’t stop it from hurting, summoning courage for challenges is always hard. Yet, some people decide to step into the ring, knowing it will hurt. They choose to take uncertain steps, even if change doesn’t feel entirely pleasant. These people make decisions as if they’ve never felt fear. They know how to handle their choices. True courage isn’t a shield that protects us from anxiety in unfamiliar situations but the willingness to be committed to decisions despite knowing they’ll cause fear and anxiety. Because there are far more unknowns than knowns, we often become scared beginners. So, we must welcome the chances to be beginners again. Of course, I’m still scared of what’s coming. I worry if I’ll do well and fear my efforts will go unnoticed. If someone like me tries to handle everything, I might get exhausted drifting between ideals and reality. So, I aspire to become someone who decides to act. Even at ninety, I want to be more excited than afraid of an unknown fruit, to walk a new path home, and to be okay with being a fool in front of new gadgets. I promise. I won’t stop practicing the mindset of becoming a beginner.

Sharing a Sense of Stability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third essay of a series "Where Does the Courage to Take On Challenges Come From?"* !Cheesylazy If I were to write a new resume with “challenge” and “courage” as the criteria, the first line would boldly state: **Founded the restaurant Cheesylazy**. It was a reckless challenge for me and my partner. Since we had no experience, the long preparation period needed to open the restaurant really tested our courage. From graduating high school until I left my second job, I had never taken a break. My work and life revolved around short-term goals, each with a deadline. But opening a restaurant was an exception. I didn’t want to rush and present anything less than our best to the world. With a mindset of honing and polishing until I was satisfied, a year flew by. The time spent developing the menu and studying restaurant entrepreneurship was both challenging and a seemingly endless marathon. Where did I find the courage to endure that time? Looking back, I’m genuinely curious. But the source of courage is often hiding in plain sight. For me, it was no different. Without my partner, husband, and best friend, Kang, I couldn’t have endured that uncertain period. Some say that marriage makes you avoid risky choices due to added responsibility. But for me, it was the exact opposite. Kang brings out the truest version of myself. How much I earn in a month, what title I hold at which company—none of that mattered to Kang from the beginning. Kang listened to the voice of my heart, which even I had been ignoring. And of course, he treated himself the same way. If it wasn’t from his heart, he wouldn’t do it. His uncompromising personality slowly influenced me. Watching Kang, I thought, “I, too, can afford to be more reckless.” Was Kang the only one like this? Fortunately, many people around me strive to understand the core of their hearts. For some, a hefty bank balance, financial support from parents, or a flawless career path might bring peace of mind. But in my case, the more people around me who truly understood me, the more I wanted to live recklessly in the way I believed was right. The belief that I don’t need to persuade anyone. The attitude that it’s okay to live as myself. These feelings imprinted a sense of safety in my body and mind. If we look at reality alone, my future is more uncertain than ever. But I now feel a deeper sense of stability than ever, something that academic degrees, stable companies, or impressive titles could never guarantee. I now strive not to judge the choices of those close to me. Sure, on some days, I think, “Isn’t that a bit inefficient? This way might be better,” or “Is that really the best choice?” But I suppress these thoughts and offer only genuine support. From experience, I know that some people, despite having full support from those around them, lose the fight with themselves and give up taking a step forward. In uncertain situations, even one lukewarm response can cause a person’s resolve to crumble. We all struggle in our own ways to make better decisions, handle moments of choice, and endure anxiety. If I have a responsibility to the person I love, it's not to impose my thoughts as the "right" way, but to stand as solid support so they can stay true to themselves.

Standing at the Crossroads of “Should I or Shouldn’t I”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second essay of a series "Where Does the Courage to Take On Challenges Come From?"* !Ko in 2016 ## A Collection of Bold Challenges ### Happily Becoming a Fool In 2016, during my senior year of college, an interesting project appeared in my department’s Facebook group. It was a hackathon where I’d team up with exchange students from France and Germany to create a simple game in three days. As someone captivated by game development through consecutive semesters of related courses, I knew I had to be part of the event. But there was one problem: I had severe English anxiety. This hesitation lasted until the application deadline. I thought sending the application would bring relief, but instead, my worries intensified. I had nightmares about being mocked for my poor English. During the day, I debated calling the department office to cancel my application. Then I convinced myself, "Let’s just be a fool for three days. What’s the big deal?" With this mindset, I joined the program. Handling everything in English was harder than I imagined. I didn't understand half of what my friends said and sometimes lacked the courage to ask for clarification. But no major issues arose. No one made fun of me for struggling with English. Most importantly, I realized that being a fool wasn’t as shameful as I had feared. ### Quitting a Job After Two Weeks In the summer of 2017, after the job-hunting period, I started working on a large corporation’s new business team. The team’s culture and tasks were far from what I had envisioned. Each day of forced attendance felt like a waste of time. I began to regret not applying to a different company I had considered months earlier. It was a startup in my favorite field, but I didn’t apply because the company seemed too nascent. I visited their website and realized I could still submit my resume and portfolio. However, I thought of my parents’ joy when they heard I got the job. None of my college friends had taken paths other than large corporations, media companies, law school, civil service exams, or graduate school. "Am I the only one straying from the norm? What if I regret leaving this company after all the hard work to get here?" After several sleepless nights, I emailed the small company. Eventually, the startup marked the beginning of my career. Despite having only three colleagues, an uncertain future, and a low salary, I felt a sense of fulfillment from making a choice that suited me. ### Lessons from Compiling My Bold Challenges Looking back at my past through the lens of “courage” was a first for me. The experiences I gathered don’t typically come up when I introduce myself, so they felt unfamiliar. However, I realized this collection of somewhat awkward and foolish challenges might show my true self better than a resume. Many memories came flooding back beyond the two written here. It seems I fear: 1. exposing my vulnerabilities, 2. straying from the expected path, and 3. facing uncontrollable uncertainties. Many people have likely stood at the crossroads of “Should I or shouldn’t I” for similar reasons. So, what decision makes a person courageous? What was the right choice for me? Honestly, it wouldn’t have mattered what decision I made. Whether my 24-year-old self backed out of the program due to English anxiety or my 25-year-old self stuck with the big company, the effort I put into moving forward despite my fears would remain the same. It wasn’t the decisions themselves but the struggle between fear and courage that transformed me. So, it’s okay if you choose to stick to the familiar path after much deliberation. Even if the result of your courage seems trivial or doesn’t meet societal standards, it’s fine. Facing your fears and making decisions without avoiding them is already brave. Even if it doesn’t lead to visible changes or significant achievements, I call the inner battle with fear and anxiety a “challenge.”

We Deserve Leaders Who Help Others Grow

Politicians are fighting again. I’m tired of seeing feeds full of arguments, not discussions. Politicians should care about the well-being of millions, but it seems like only the individualistic and power-hungry have succeeded in elections. In Korea, citizens become hopeful when new politicians get elected. Like watching Korea vs. Brazil in the World Cup, most know there’s no chance of winning, but they still hope for a miracle. The same disappointment happens in politics. People get excited when politicians make rosy promises but get disappointed when they spend all their energy crushing others by any means necessary. I haven’t seen a politician devoted to solving problems. Maybe the ones doing their jobs aren’t on the news. The quiet ones get forgotten, while the rowdy ones get remembered for the next election. In the end, citizens crave more content, not improvements. Few believe officials, especially the president, are telling the truth. News has become entertainment. People prefer hearing about gossip and messiahs over multifaceted explanations. Elections occur, but the candidates are almost always old men who don’t even know how to code “Hello World.” Korean students endure brutal exams for a chance to study in Seoul, but politicians aren’t tested for their suitability to lead the nation. I have nothing to say if some kid asks if there is anything to learn from our presidents. I can only say they are the most hated in the country. We deserve better, but some kind of magic fools us again. We repeatedly elect another corrupt and egotistical maniac. Again, I dream of voting for leaders who understand their roles as uplifting others and serving the community.

Making a Brave Decision Without Courage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first essay of a series "Where Does the Courage to Take On Challenges Come From?"* !From Cheesylazy to Jagunbae The last week of running our restaurant, Cheesylazy, was one of the most intense moments of my life. I fondly remember the farewells with customers, but one conversation stands out. A customer said, “You are really brave.” It was encouragement from a regular who had read our announcement that we were closing the restaurant to start a publishing company. I was grateful that someone who had watched our restaurant grow understood and supported our choice. However, I couldn’t react properly. Despite my 18 months of experience serving customers, I was still clumsy and terrified of the future. The word ‘brave’ felt very unfamiliar to me. Up until three days before we announced the closure, I would wake up in the morning, terrified of what lay ahead, and cry. Even after naps, delicious food, and talking with my spouse, my anxiety didn’t subside. One day, two days, and three days. The persistent anxiety and depression felt new and alarming. While writing this, I pulled out a note I wrote back then to organize my thoughts. It was a Q&A to comfort myself, titled ‘Why My Mind is Dizzy Right Now.’ ``` Why My Mind is Dizzy Right Now 1. Am I afraid I won’t do well? 2. Am I sad to leave Cheesylazy? 3. Do I not know what to do right now? 4. Do I not know how to explain what I need to do next? 5. Does no one understand my worries and pain? ``` As I sobbed and wrote the note, I clearly saw the fear rooted deep inside me. At the same time, I realized how much I loved Cheesylazy. I wondered if it was okay to quit something I loved so much. Even while replying to messages from customers who saw the closure notice, I feared I might regret this decision one day. When one customer held my hand tightly and tearfully expressed her sadness, I even felt certain I was making the wrong decision. I secretly imagined taking back the closure notice, thinking, ‘Wouldn’t it be ridiculous if I said it was just a joke?’ My dictionary defines courage as ‘a fearless spirit.’ The spirit here must also be ‘vigorous and resolute.’ Was my decision wrong? Could I take responsibility for the uncertainties ahead? At that time, I was clearly terrified and neither vigorous nor resolute. The word ‘brave’ felt like an embarrassing compliment. I often reflected on the customer’s words that were neither swallowed with thanks nor denied. Is it possible to make a courageous decision without courage? It might sound like wordplay, but that’s how I was back then. Shaking like a person without a shred of courage, yet making a brave decision. Was I a brave person for that? Or was I not brave because I was scared even after making the necessary decision? What is courage? Where does the courage to take on challenges come from? Will I still be a brave person, taking on challenges, even at eighty? One interesting fact is that the ‘future’ I was so afraid of is now my ‘reality.’ I quickly adapted to my new work, and I’ve been so busy that I hardly have time to think about uncertainties or regrets. Though I was terrified just four months ago, it feels like a distant past. Like a student reluctantly elected as class president but ends up fulfilling the role well by the end of the semester, sticking to brave choices seems to have made me somewhat braver. In hindsight, there’s not much courage can do for someone so brave that they handle everything effortlessly. The true power of courage might be a privilege enjoyed only by those who can make brave decisions despite lacking courage.

떠나지 않고 찾는 기쁨

2023년, 약 2300만 명의 한국인이 해외 여행을 떠났다. TV 광고와 예능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우리가 낯선 곳으로 떠나도록 유혹한다. 30만 원이면 일본이나 대만 왕복 항공권을 살 수 있고, 환전 수수료를 내지 않으며, 해외 결제에 추가 캐시백까지 받는 시대다.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는 없을까? 한곳에 정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은 무엇일까? 같은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대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도망쳐야만 더 잘 살 수 있다'는 압박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 아빠가 세상을 떠났을 때, 몇몇 사람들은 엄마에게 집을 팔고 좀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기를 권했다. 고통의 기억이 담긴 공간을 떠나라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이 집에 담긴 추억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시절 엄마의 결정에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집에 갈 때마다 아빠의 흔적을 발견하며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역이 내 고향이라 인식하는 것. 어딜 가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다닐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볼 것. 한곳에 머무르며, 그곳에서의 모든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스스로 뿌리를 깊게 내리는 것. 이런 경험이야말로 삶의 기쁨이 아닐까?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고, 매일의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는 것. 이것이 진정한 모험일 수도 있다. 긴 시간을 투자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을 때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 로그아웃아일랜드의 <바랜 책 같이 읽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좋은 사람은 내가 찾아 나서야 만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웃과 함께할 때, 아주 작은 일이라도 서로 도우며 살아갈 때,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서울에서 아파트에 살 때 엘리베이터 안에는 항상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삭막함이 싫었다. 하지만 고향집에서는 같은 아파트 건물에 사는 모두가 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요즘 별일 없으시죠?" 별거 아닌 안부 인사뿐이지만 단숨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내 삶의 반경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 즉, 내 정신을 한곳에 묶어둠으로써 자유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여행의 즐거움도 좋지만, 동시에 정착의 기쁨 또한 찾아보고 싶다. 도망치지 않고 마주하며 쌓아가는 삶. 주변을 둘러보고,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새로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불만을 가지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것도 아니다.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잠깐 멈춰서 꽃과 새를 바라보며 기뻐하는 여유를 가지고 싶을 뿐이다. --- ## 현재에 살고 싶습니다 어디에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결국 '현재에 살아보자'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제주로 이주한 지 3년이 됐는데 아직도 네비 없이는 못 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불만스러운 부분에 좌절하는 대신, 제가 살고 있는 제주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아직 제가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즐기지 못한 오름과 바다, 가보지 못한 공간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Yuhak

Cho Hoon was back in Seoul. Two years ago, when Hoon left Seoul for high school in Pittsburgh, he was told to never come back unless he could speak English fluently. No one knew how to test “fluent English,” but Hoon understood the weight on his shoulders. His parents had borrowed money from a bunch of family members so that he could yuhak in the United States. A day after his arrival, Hoon joined a big family lunch in a Chinese restaurant. “They are so curious about your time in America,” Hoon’s parents said. Hoon knew he was expected to express gratitude to his uncles and aunts. Hoon could never leave Korea unless the family pitched in. His yuhak was a family business. The time has come to report his earnings to those shareholders. “Can you speak like an American?” Uncle Cho said. “No, Samchon. Learning a language is not that easy." “You are too humble. You spent two years in America. I bet you speak way better than my kids. I’ve paid at least 500,000 won every month for their tutors, and the kids still can’t even introduce themselves in English. Hoon-a, one must leave this country to learn real English. Thank your parents. You really are the lucky one." “I’m grateful,” Hoon nodded like a fat pigeon. The restaurant stayed silent for a moment. No one asked the boy’s struggle in another country. He stared at the closest window as if he could fly out of the room filled with ignorance and lies. “Welcome back home,” someone in the room said. Waking up from daydreaming, Hoon turned to say thanks.

덴마크 사람들은 왜 행복할까?

어디에 살아야 할지 생각하다 보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까지 고민하게 된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답은 역시 '행복'.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이 목적이라면 가장 행복한 나라로 떠나면 되는 거 아닌가? UN에서 발행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를 찾아봤다. 덴마크가 줄곧 1, 2위다. 반면 한국은 57위. 그들의 비결이 궁금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정말 우리보다 행복할까? 내가 코펜하겐에 산다면 삶이 더 좋아질까? 그러면 제주에서 덴마크 사람처럼 살아볼 순 없나? ## 신뢰 – 높은 세금을 내면서도 정부를 신뢰한다 덴마크는 평균 소득세 45%, 부가가치세 25%로 굉장히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우리나라 소득세가 중위소득 기준 24%이니 정말 큰 차이다. 그 대신 모든 덴마크 국민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무상 교육, 부모 총 52주 출산휴가, 보육 수당, 국가 건강보험, 국민연금, 주거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는다. 덴마크의 잘 알려진 복지 정책도 그렇지만, 국민이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살펴보면 더 놀랍다. 약 30년간 덴마크 국민의 부패 인식 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거의 매년 1위다. 정부, 사법부, 군대 모두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청렴하리라 생각하다니. 뇌물 받은 대통령이 줄줄이 감옥에 가고, 정치인은 세금으로 세계여행 다니고, 재벌은 3·5 법칙의 혜택을 받고, 방산비리가 숨 쉬듯 터지는 나라에서 자란 나에게는 굉장히 낯선 마음이다. 신뢰가 행복의 비결이라면, 나도 우리나라 정부를 신뢰하고 싶다. 내 투표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다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모두 도덕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지키고 있다고 자신 있게 외치고 싶다. ## 이타심 – 이웃은 경쟁상대가 아니다 인문계와 실업계, 인서울과 지방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끝없는 경쟁에 휘말리게 된다.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 많은 자격증, 큰돈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물질적 풍요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 사회에서 이타심을 기르는 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동료가 경쟁자로 보이는데 어떻게 남을 배려할 수 있을까. 반면에 덴마크 공교육은 평등한 기회, 자유로운 의사 표현, 개개인의 창의성을 중요시한다. 덴마크에도 사교육 시장과 사립학교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학생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자란 후 취업을 하면 연간 최소 5주 유급 휴가(근로일 기준 25일)를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경조사, 병가, 육아 휴직을 제외하고도 최소 5주. 게다가 여름휴가 기간에는 법적으로 최소 3주 연속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 행복은 성과주의가 아닌 안정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덴마크에 태어난다고 꽃길만 걸을 리는 없지만, 뛰어난 복지와 평등한 교육, 충분한 휴식이 내 미래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 개인이 만드는 변화 덴마크 이민을 고민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국민의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를 뜯어보면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이 글에서는 신뢰와 이타심을 다뤘지만, 장애인과 소수자를 포용하는 마음, 넓은 녹색 공간, 편리한 자전거 도로와 대중교통도 덴마크 국민의 행복에 중요한 요인일 거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배움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정부를 무작정 신뢰할 수는 없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직책이라면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지인에게 옆사람을 사랑하라 강요할 순 없지만 나부터 먼저 이타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돈과 명예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 스스로만큼은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충분한 휴식을 확보하려 노력할 수 있다. 내가 온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순 없어도 주변 사람이 더 많이 웃도록 도울 수는 있다. 내 주변만큼은 덴마크로 바꿔보자는 마음을 가져본다. --- ## 혹시... 덴마크 가보셨나요? 덴마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며칠간 글과 영상을 통해 덴마크가 왜 행복한 나라로 불리는지 알아봤습니다. 재밌었던 부분 중 하나가 정치학자들 사이에서 "덴마크처럼 되려면"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덴마크의 정치 및 사회 복지 구조가 롤모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의 불평 또한 열심히 찾아봤는데, 대부분 햇빛 없이 흐린 날씨에 대한 불만이었어요. 여름 빼고는 우중충한 날이 많아 햇빛만 나오면 모두가 기뻐서 밖에 나온다고 합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살고 싶은 도시

전주에서 태어나 하이안, 상해, 하얼빈, 스테이트칼리지, 보스턴, 세인트폴, 서울, 제주까지. 많은 도시를 떠돌아다녔다. 이제는 정착하고 싶을 만도 한데, 나에게 더 잘 맞는 환경을 찾아 훨훨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나를 사로잡을 때가 있다. 서울을 떠나서 제주로 넘어올 때는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을 했다. 온라인에서 공부하고 창작하고 여가를 보내는 나에게 서울 강남이나 제주 이도동이나 뭐가 다르냐는 논리였다. 근데 제주에 살수록, 식당과 콘텐츠 회사를 운영할수록,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갈수록 궁금해진다. 나는 대체 어디에 살아야 할까? 남들 다 좋다는 곳이 아니라 내 삶의 방식에 적합한 환경을 과연 내가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라는 거대한 질문에 백태클을 걸기 전, 내가 살고 싶은 도시의 특징을 상상하며 나열해 보고자 한다(이상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모두 충족하는 완벽한 환경은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 치안 보스턴 근교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주말이면 가끔 1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보스턴 시내로 놀러 갔다. 그날도 더벅머리를 다듬고자 보스턴에 있는 일본 미용실을 예약해 볼까 고민 중이었다. 그때 같은 집에서 사는 친구가 말했다. “오늘 보스턴 마라톤 하는 날 아니야? 차 엄청 막힐껄.” “오, 맞네" 그렇게 방 안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보는데 보스턴 마라톤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는 뉴스가 보였다. 너무 놀라서 TV를 켰고, 범인을 잡고 있으니 외출하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군용 헬기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범인이 이 동네에 숨어 있으면 어떡하지. 무서운 마음을 안고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미국에 살면서 치안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뉴욕에서 핸드폰을 살 때 칼을 든 강도가 가게에 있는 기계를 쓸어가는 일도 있었고, 대학 캠퍼스 주변에 총기 사건이 일어났으니 참고하라는 경고 문자를 받기도 했다. 100% 안전한 곳은 없겠지만, 나는 맘 편히 살고 싶다.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면 살기 좋은 동네가 될 수 없다. ## 보행자, 자전거 중심 Jane Jacobs의 를 읽으며 나는 미국의 도시 구조를 한층 더 깊게 이해했다. '미국식 도시'의 문제점을 요약하자면: 자동차 중심 사회에서 부유한 사람들은 교외(suburb)로 이사한 후 차를 타고 도시의 중심(downtown)으로 출퇴근한다. ➙ 대부분 차로 움직이다 보니 도시의 반경은 한없이 넓어진다. ➙ 교통체증이 심각하니 인도를 없애고 차도를 넓힌다. ➙ 인구 밀도가 줄어들면서 결국 차 없으면 도무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고착화된다. ➙ 저녁만 되면 텅텅비는 다운타운은 낙후되고, 차를 사거나 유지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극심한 불편함을 겪으며 살게 된다. 난 사람보다 차가 더 많이 보이는 도시가 싫다. 제주시에 살면서 인도 없이 차로 가득한 골목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Jane Jacobs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우리 부부는 차 없이 자전거를 타고 살다가 포기하고 모닝을 끌고 다닌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데 어떻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겠는가. 인도에서 타고 다니면서 민폐를 끼치거나 차도에서 쉼 없이 빵빵 소리를 듣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닌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수많은 차에 둘러싸여 있는 시간만큼 나를 답답하게 하는 건 없다. 하루는 깜빡이를 켜고 충분한 간격을 확인한 후 옆 차선으로 끼어들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화가 났는지 한 아저씨가 차를 옆에 붙이고 창문을 내려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 창문 내려 이 새끼야!” “그냥 무시하자.” 아내에게 말하며 우회전하는데 정말 우울했다. 무엇이 그 아저씨를 화나게 했을까. 내가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보였더라면 어땠을까. 그래도 내 얼굴에 욕했으려나. 아직도 웬만하면 걷거나 버스를 타지만, 차 없으면 너무나 불편한 지역에 산다는 답답함은 가시지 않는다. 총선 기간에 후보자들이 사람이 아닌 차에 유세하는 걸 보고도 씁쓸함을 느꼈다. 제주에 산다고 하면 초록빛 자연을 거닐며 살 것 같지만 현실은 자동차 지옥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합리적인 도시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 공원과 잔디밭 '쉴 곳 없는 도심에 사는 한국인에게는 카페가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장을 읽고 끄덕끄덕 공감했다.[^1] 날씨 좋은 날 마음 편히 걷거나 휴식할 수 있는 공원과 잔디밭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집 근처에 어린이 공원이 몇 개 있지만 사실상 놀이터이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1]: 제주에서 미래책방을 운영하셨던 사장님이 만든 zine이었다. 서울 공릉동에 살던 시절 경춘선 숲길을 산책하는 시간을 참 좋아했다. 특히 북적거리는 저녁 시간에 밖을 나서면 동네 사람이 다 모여 서로 안부를 묻는 느낌이 들었다. 숲길에는 프랜차이즈 하나 없었고 카페, 와플샵, 꽈배기 가게 모두가 특별했다. *아직 그대로일까.* 가끔 그때 느꼈던 안정감이 그립다. 멀리 차 타고 나가지 않아도, 원한다면 언제든 공원에서 하염없이 걷거나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동네. 그런 곳에 살고 싶다. ## 병원 보스턴에서 유학할 때 잇몸이 까매질 정도로 사랑니가 썩었던 적이 있다. 참다 참다 너무 아파서, 수소문 끝에 한국인 의사가 운영한다는 치과에 진료를 예약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방문까지 일주일 넘게 기다렸다. 마침내 만난 의사 선생님은 내 입안을 쓱 보더니 두 가지 선택지를 줬다. 1. 지금 사랑니를 뽑고 치료를 받는다. 보험 처리가 안 되기 때문에 200만 원은 든다. 2. 항생제를 먹으며 버티다 한국에 가서 1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치료를 받는다. 나는 결국 항생제만 처방받고 나왔고 두 달 후 한국에서 단돈 3만 원에 모든 치료를 받았다. 의료보험이 있어 다행이라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제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다닌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주대병원과 같은 지역 내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병원에 다니지 않으며 살고 싶지만, 검진이나 수술이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비행기를 타고 병원을 오가는 여정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코앞에 병원이 있을 필요는 없다. 기차 타고 1~2시간 내로만 갈 수 있어도 좋겠다. ## 문화 '어디에 살고 싶은가' 하는 질문은 '누구와 함께 살고 싶은가'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만큼 살고 싶은 곳을 이야기할 때 문화를 빼먹을 수 없다. 몇몇 지인들은 캐나다나 미국으로 떠나면서 '한국의 문화가 싫다'는 말을 남겼다. 나이, 학벌, 집값으로 계층을 나누는 사회에 지쳤다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정체성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무시하고 따돌리는 문화를 벗어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모든 것이 합리적이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가 어디에 있겠나 싶으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할 만한 불만이라 생각한다. 가끔 미국이 그리운 이유는 역시 사람이다. 결혼 후 4년 만에 미국을 방문해 여행하다가, 눈을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어주는 미국인을 보며 새삼 놀랐던 기억이 있다(물론 워낙 큰 나라이기 때문에 일반화는 불가능하다). 미소를 지으며 먼저 가라고 양보하는 운전자, 산책하다 만나면 웃으며 안부를 묻는 동네 사람들, 조금이라도 부딪치면 먼저 "excuse me" 사과하는 사람들. 이런 순간마다 뭔가 치유 받는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노상방뇨하는 아저씨, 동네방네 노래 틀고 다니는 오토바이, 덕지덕지 붙은 현수막, 길가에 널브러진 취객, 시도 때도 없이 침 뱉는 사람들을 볼 때면 가슴이 답답하다. 나는 다정한 사회에 살고 싶다. 이웃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노력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Let’s Write a Letter of Reconciliation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third essay of a series "How Can I Stop Being Angry?"* !Kang and Ko ## Reason for Writing this Letter *Hello Kang, it's Ko. It's been a long time since I've written a letter on a day that isn't a birthday or anniversary. Honestly, I can hardly remember the last time I wrote a letter after getting married... Hehe.* This is a letter of reconciliation that I'm sending to you. As you know, when I get angry, I can't control myself and I end up saying hurtful things. Even after we reconcile and things get better between us, I find myself dwelling on those moments of conflict. The angry tone of my voice, the selfishness in choosing words that I knew would hurt you. Each time, I end up hating myself and worrying that I cannot grow as a person. I want to ask for your help. Help me to manage my anger better, to share good feelings with you going forward. That's why I'm writing this letter of reconciliation today. ## It’s More Than Who Is Right or Wrong There's something more important than figuring out who was right or wrong. This letter is about resolving negative feelings and building a positive relationship. It's about committing to care for each other's hearts and actually finding ways to do so. Protecting our relationship is all that really matters to me, and I want to make that clear to you. ## Praise, Gratitude, Respect We haven't fought recently and our relationship is stable. It might seem strange to write a letter of reconciliation when there's nothing to apologize for. But that's exactly why I thought now was the right time. When there's no one seeking forgiveness, we can talk on equal footing. I wanted to focus on communication, not apologies, and I hoped this letter of reconciliation would be a good starting point. "Nothing is impossible when the door of communication is open," as Thich Nhat Hanh says. How can I open your heart then? I thought about the words I hoped to hear from you — the words that signify praise, gratitude, and respect. As I listed all of your praises, your traits I've always wanted to emulate, and the coolness you possess that I lack, I realized why it hurts so much to argue with you. It's because I'm afraid of losing someone as precious as you. Just writing down how much I love and respect you made me instantly happier. ## When I'm Angry *Why did I act that way towards someone as precious as you?* I regretted the words too easily after saying them. Looking back, I always thought there was a logical reason for my anger. I believed I had the right to be angry, and I thought you should apologize first. Seeing you unaware of my frustration made me even angrier. Can you see how narrow-minded I can become when I'm angry?* I chose to write a letter because I thought it was necessary to carefully convey my views before having a real-time conversation. Instead of guessing what's on your mind, I wanted to focus on organizing my thoughts. I felt it was more appropriate to share how I felt instead of pointing out the actions of yours that upset me. As I tried to objectively reflect on myself, I wrote in detail what happened inside me when I got angry. Just as I can't immediately understand your actions and words during a fight, the same must be true for you. If we ever face a situation where we're both upset, I want you to know it's never because I despise you. ## Promises and Asking for Help I decided not to take the easy way out with a vague promise of mutual forgiveness. I dislike the idea of shamelessly asking you to just understand my feelings. What I need is not just a promise, but real guidelines for practical actions. To convey my strong desire to change, I needed to be specific and clear about what I'm asking for. I'll try not to lash out with expressions like ‘You are annoying' or ‘You piss me off'. Lightening my words seems to help dissipate the anger more quickly. So, I thought about using 'I feel neglected'. Doesn't that sound better? From now on, if I say 'I feel neglected', please try to understand why I feel that way. Just doing that will make me feel a lot better. It seems there's a law of conservation of anger. If I keep suppressing it, it will eventually explode. Instead of holding it in until a big fight, what if we let it loose little by little? Smaller bouts of anger are easier to handle. If it seems like I'm getting angry over trivial things, maybe I'm trying hard not to turn this moment into a big fight. I'll try to calm my anger this way. ## Reply I Want to Hear In a previous letter, I wrote that we should be able to openly discuss our strategies to handle heated arguments. Fighting isn't a solo act. So, you and I both need to be in the same boat. This letter of reconciliation is just a starting point. If you, like me, decide to write a letter of reconciliation, you should be able to ask for a reply. Act boldly. Ask for a chance to enlighten each other. *I'm curious if you are willing to join the promise of reconciliation. I want to hear about what goes on inside your mind when you're angry, and if there's anything unsaid about our past fights. If it's okay, could you write me a reply? We can also reserve a time to talk about this. Either way, I'll always be waiting to hear your story.* ## Let's Write a Letter of Reconciliation 'I don't want to be angry with you, my love. So please help me!’ Maybe conveying this simple message is all there is to reconciliation. If the other person truly cares, they'll take your hand and start listening. Even if you're ignored, or if you can't deliver the letter, that's okay. When writing this letter of reconciliation, you may notice the knots of anger loosen a bit. Forgiving and reconciling with yourself is more important than the other one’s acknowledgement. In that sense, I've already achieved my goal.

한국인의 가래침

카아아악 퉤! 쿠우우욱 퉤! 커억커억 퉤! 집에서 사무실까지 걷는 거리 약 1.3km. 15분 정도 걸으면서 가래침 뱉는 광경을 평균 5~10번 본다. 하루는 옹기종기 모여 신종 새 마냥 쿠욱쿠욱 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바닥에 흥건한 침을 봤다. ‘아 제발 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부터 노인까지. 누가 봐도 더러운데 왜 당당하게 뱉는 것일지 궁금했다. 담배 피운다고 침을 뱉어야 하는 건 아니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새로운 중대장이 생활관 앞 파고다(흡연장) 바닥에 침이 떡칠이 되어 있는 걸 보고 흡연자가 침 뱉는 걸 금지한 적이 있다. “제발 깨끗하게 좀 살자”는 길고 긴 설교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말을 듣지 않으면 파고다를 폐쇄하겠다는 경고가 강력했다. 단순한 지침과 페널티. 일주일간 반복된 폐쇄와 개방. 결국 파고다 바닥은 일주일 만에 침 청정구역이 됐다. 담배 피우며 침을 뱉어대는 K-문화의 원인에 다양한 썰이 있다. 설문조사를 하면 ‘침에 섞이는 유해 물질을 삼키기 싫기 때문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도 있다. 그런데 ‘침 뱉는 것이 멋있다고 착각에 빠져 살다가 결국 습관이 됐다’는 게 사실 아닌가. 결국 개가 영역 표시를 위해 오줌을 싸듯, 어떻게든 '내가 여기에 있어요!’를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가래를 끌어와 뱉는 걸로 보인다. 다른 사람이 더럽다고 생각하든 말든 ‘난 멋있어’라는 최면 속에서 없는 가래까지 끌어와 뱉는 거다. 한국인의 폐 구조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 매연도 황사도 날아다니는 가래침 현상의 원인이 아니다. 침을 정말 뱉고 싶다면 피해주지 말고 조용히 처리하면 어떨까. 인간답게 생각하고 선택하자.

아! 내가 또 몰라야 할 것을 알고 말았구나!

> 박홍규 선생님의 글 중 나에게 영원한 기억을 남긴 글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일이었다. 총리 물망에 오른 사람들의 면면을 알면 알수록 참담함을 느껴야 했던 그 시절, 그는 어딘가에 다녀오는 길에 어느 역의 대합실에서 총리 후보자에 관한 뉴스를 봤던 것 같다. 선생님은 “저 사람 누구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고 사람들이 “총리 후보인데요. 그 사람은…” 하는 순간 박홍규 선생님이 했던 말이 있다. “아! 내가 또 몰라야 할 것을 알고 말았구나!” 그때 이 칼럼을 읽다가 포복절도했다. 정말 가슴에 새겨둘 명언이었다. 정혜윤 연예인이 연애하고 결별한다. 정치인이 청탁받고 막말한다. 회장이 감옥에 가고 사면을 받는다. 폰을 뒤집고 티비를 껐다. 영혼을 병들게 하는 정보였기에. 옆 사람은 시끄럽고 현수막은 앞을 막는다. 하늘에 로켓이 날아간다. AI가 영화를 만든다. 1년 만에 백신이 나왔다. 조용. 쉬는 시간이다. 이대로 모른 채로 살고 싶다.

학생을 위한 무료 컨설팅

영어를 주제로 작은배 레터강소팟을 발행했다.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영어를 잘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한국식 영어 교육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국제학교와 영어유치원의 인기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 AI 시대에 영어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지. 할말이 많았기에 재밌기도 했지만, 줄곧 답답했다. 내가 불만을 토로하는 와중에도 수십 년간 시궁창에 빠진 듯 바뀌지 않는 교육 시스템에서 오직 점수를 위해 단어를 암기하는 학생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른이라면 젊은이를 사랑해야 한다.[^1] 불합리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나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10년간 유학하며 나름 언어 공부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외국어 공부 혹은 유학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에게 무료 컨설팅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이 아니어도 어른 행세는 할 수 있으니까. 신청 비용은 0원. 10~20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거창하게 컨설팅이라 했지만 구글 미트로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다. 심지어 영어나 유학에 대한 고민이 아니어도 좋다. 10년간 중국과 미국에서 유학한, 서울에서 여러 스타트업을 다녔던, 제주에서 작은 식당과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는 30살 인간이 궁금한 학생이라면. 여기에 번호 혹은 이메일 주소와 간단한 소개를 보내주면 된다. 이 글이 과연 닿을까 싶지만, 그래도 용기 내 발행해 본다. [^1]: 만 30살인 내가 젊은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이상하지만 대체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v

I’ve Helped 17 People Ditch Naver Blog and Start Personal Blogging

!1:1 blogging session In South Korea, most bloggers use Naver Blog to publish their writings.[^1] The indie blogging culture is almost nonexistant. If you say "I blog" in this country, most people would assume you are writing on Naver Blog. Although Naver Blog is infamous for its overwhelming amount of bot-generated-crappy-sponsored-SEO content, most writers still stay on Naver Blog because they simply are not aware of another option. Naver also makes sure only the content stamped "Naver" rank high in its search results. So for Korean bloggers, migrating to another platform or publishing on a custom domain could lead to giving up a shit ton of traffic. I wanted to challenge this Naver-ruled bloggging landscape. I'm no web developer, but I could explain how to buy a domain, choose a platform, write in Markdown, and use an RSS feed reader. Some of my friends had asked me to teach them how to start a blog like mine, so I knew there was a demand for my skills. I had alreay spent hundreds of hours building and polishing my blog, so I felt confident to prepare for a personal blogging workshop. I was excited to build a new community of writers. ## The First Workshop I've hosted three "Let's Start a Personal Blog" workshops in my office this year. The first workshop was in January. There were seven people, including me, and I taught how to purchase a domain, create a blog, and write in Markdown all within two hours. No need to open a code editor or terminal. I tried to make the first workshop as easygoing as possible without the need for any programming knowledge. The workshop was about online writing, not web development. Here's how the workshop went: 1. Talked about what developers care about when building "a perfect website". I showed Motherfucking Website series like this one, this one, and this one. 2. Bought domains on Porkbun. 3. Signed up for accounts on Mataroa. 4. Connected custom domains on Mataroa and practiced how to publish posts and pages, manage images, and use a feature like theme, newsletter, and comment. 5. Practiced how to write in Markdown. Introduced Markdown editors like MarkEdit and MarkText. 6. Subscribed to each other's blog using a RSS feed reader like Mire, Collie, NetNewsWire, and CommaFeed. I intentionally introduced free & minimal feed readers. ## The Second Workshop The second workshop happened a month after the first one. I had to make a few changes to improve our meeting: 1. Two hours was not enough to talk about everything I knew about personal blogging. In addition, the participants wanted to have a longer chat with each other. I couldn't provide enough time to discuss each other's domain name and writing topics. To make sure there's enough time to share knowledge and network with fellow bloggers, I extended the workshop to two separate meetings. Once a week, six people met in the office for two hours. 2. All members of the first workshop were satisfied with Mataroa, but I wanted to introduce more blogging platforms for the second workshop. So I provided four different options: Mataroa, Bear Blog, Pika, and Smol Pub. In the end, two chose Mataroa, one chose Bear Blog, and one chose Pika. I loved our conversations about domain names, website designs, and the differences between the four platforms. However, I also realized meeting twice to create a minimalist blog could feel a little time-wasting to some people. ## The Third Workshop !1:1 blogging session The third one was held during "The Stop for Readers," which was a mini festival filled with 19 different bookstores selling already-read books. I was in charge of a program called "30-minute Instant Blog." For two days, I met 7 people 1:1 to tailor-make a personal blog. I worked with the participants to look for a perfect domain name on DomainTyper, choose between Mataroa and Bear Blog, and write on a Markdown editor. Although I promised 30 minutes, I spent around 50 minutes per session. Signing up and paying for the domain and platform took more than I expected. ## What I Learned So far, I've helped 17 people create personal blogs. I compiled 16 of the RSS feeds on my website if you're interested in checking them out(all blogs are in Korean of course). Last, I'd like to share some lessons from the three workshops: 1. Everyone agreed writing on profit-driven corporate platforms sucks so much ass. I tried, especially during the first two workshops, to explain why I think it's crucial to own one's data. Most participants expressed gratitudes for indie platforms like Mataroa because they finally could focus on writing instead of catering to algorithmic ranking and placing ad banners. Online writing is much more fun on the platforms made for writers, not users. I also tried to make sure that it was important to pay for great softwares to support developers. 2. Most of the members had never purchased a domain name. Once again, I realized a simple task like buying a domain name could sound like a huge barrier. Everyone was surprised how easy it was to set up a DNS record. Thanks to amazing tools, building on the Internet has become so easy, but many of us still wait for big tech companies to upgrade features and solve problems. No one had heard of Markdown, RSS, and alternative blogging platforms either. 3. After building a blog together, some writers still have not published their first post. I don't blame them, but I wonder if there was anything I could do to help building writing habits. [^1]: Naver is a dominant tech conglomerate in South Korea. It is commonly referred to as "Google of Korea."

한국식 영어 교육에서 탈출하는 방법

*'축복받은 줄 알아라.' '부모님께 감사해라.' '꿈만 같은 기회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라.'* 중학생 때부터 중국과 미국에서 유학했던 나는 이런 말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들었다. 한국을 떠나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 삶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너는 부모님 잘 만나서 유학이라는 혜택을 받는 거야'라는 메시지. 이 나라를 떠나 공부하는 것이 왜 평생 감사해야 할 수준의 행운일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내가 처음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유학만이 외국어를 잘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 많은 사람들이 조언했고, 그만큼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한 신뢰가 낮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을 받은 학생 대부분은 영어를 자신 있게 구사하지 못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식 시험 영어'를 외우는 학생 vs 영어권 환경에서 '실제 쓰이는 영어'를 터득하는 학생. 높은 확률로 이 두 사람은 '영어 못하는 사람' 그리고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살아간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두 학생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적응했을 뿐이다. 글로벌 도시, 글로벌 인재, 글로벌 기술. 우리나라의 정부, 학교, 기업 모두 '글로벌'이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이토록 뭐든지 '글로벌'하게 하고 싶어 하는 국가에서 왜 교육만큼은 '글로벌'하게 하지 않을까 의문이다. 12년간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했는데, 왜 이 나라의 수많은 어른들은 영어 공부에 또다시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한국 영어 교육에 혁신이 없는 것이 답답하고, 나 역시 근본적인 변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그 와중에 영어는 사회 계급 차이의 대표적인 요소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말도 안 되는 학비"라며 기삿거리로 쓰이는 영어유치원이나 국제학교의 인기는 식을 틈 없이 뜨겁다. 결국 한국식 교육에서 벗어나 영어로 공부할 '혜택'의 값은 최소 수천만 원이다. 그만한 현금이 없다면 수십 년간 실패를 반복한 최악의 영어 교육 환경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제대로 배우고 싶은 학생에게 무능하고 발전 없는 시스템은 감옥과 다를 바 없다. 집안에 수천만 원 여유자금이 없어도, 의지만 있다면 진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은 누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난 이제 정부가 아닌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희망을 품어본다. AI로 맞춤형 영어 과외를 제공하려는 회사는 Speak, Univerbal, Toko, Loora, Elsa, Talkpal 등 이미 수십 개가 있다. 게다가 이미 Hume AI와 같은 회사는 인간과 같이 감정을 담아 이야기하는 모델을 상품화하는 중이다.[^1] [^1]: 물론 OpenAI, Google, Anthropic, Perplexity와 같이 굵직한 회사도 있다. 학생에게는 더 많은 영어 교육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 '수능을 위한 영어'를 떠먹이는 폭력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AI가 웬만한 과외 선생님보다 '실전을 위한 영어'를 더 잘 가르칠 시대가 눈앞에 있다. 대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법, 표현, 단어 선택을 교정하는 과외 로봇이 시장에 나온 이상 영국인 영어 선생님도 못 푸는 문제 풀이에 시간을 낭비하라 강요할 순 없다. 한국식 영어 교육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티켓값은 100배 저렴해질 것이다.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다면 누구나 단돈 몇만 원에 재벌집 자식 부럽지 않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 미국식 커리큘럼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Khan Academy만 봐도 멀지 않아 보인다. ## 👀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레터를 쓰면서... 미국에서 유학하던 고등학생 시절, 중국인보다 더 많은 한국인 유학생을 보며 이 작은 나라에서 왜 이렇게 많은 학생이 유학을 선택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었어요. 가끔 제가 유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상상합니다. 일단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남들이 좋다는 대학에 가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또 다른 탈출구를 열심히 찾아봤겠죠. 점수를 높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우울감에 빠져 살았을 것 같기도 하고요. '유학을 안 갔어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을 것 같아요.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말하던 '혜택'이 아닐까 싶어 참 씁쓸하네요.

어른은 어디 계십니까

두리번두리번 어른을 찾고 있다 비틀비틀 앞길을 막는 그들 사이에 있겠지 한 명쯤은 살고 싶게 할 만큼 닮고 싶은 그대가 어딘가 있겠지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영어 문법

지난 레터에서 영어를 일상으로 만드는 공부법을 추천했다. 재밌게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가 있을 것 같다. '아니, 영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재밌게 읽고, 쓰고, 말하지. 그냥 쳐다만 본다고 영어 실력이 느나!' 같은 느낌이랄까. 음... 맞는 말이다. 영어의 기본 문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미드를 본다거나 영문 블로그를 읽는다면 답답할 수 있다. 단어 하나하나 찾는 과정이 안 그래도 번거로운데, 문장 구조부터 이해가 안 되니 금방 의욕을 잃을 확률도 높다. (아직도) 영어를 공부하는 수많은 한국인이 문법을 이해하지 못한 채 머리 아플 정도로 복잡한 문장을 접한다. 손흥민 선수가 18살이 되고 나서야 슈팅 연습을 시작했듯, 논문처럼 어려운 글은 튼튼한 영어 기반을 완성한 후 읽으면 된다. 기본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뛰어난 실력을 바랄 순 없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에 나올법한 글을 해부하고 분석하는 것이 곧 영어 공부를 의미하게 만들었다. 참 안타깝다. 초중 교과서에 나올법한 기초 문법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가장 어렵다. 영어 공부가 목표라면 문법 이해도를 가장 먼저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이번 레터는 한국인이 많이 틀린다고 생각하는 문법과 유용한 영어 교육 채널을 소개한다. 물론 모든 영어 공부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해야 한다. ## Tense Consistency Tense consistency means maintaining the same verb tense within a clause, sentence, or paragraph. ```Inconsistent: "He opens the door and saw a cat running outside." Correction: "He opened the door and saw a cat running outside."``` ```Inconsistent: "Yesterday, I am at my school after lunch." Correction: "Yesterday, I was at my school after lunch."``` ```Inconsistent: "I took a deep breath and open the door; there stands a well-dressed man." Correction: "I took a deep breath and opened the door; there stood a well-dressed man."``` https://www.youtube.com/watch?v=RK8BS6O90II ## Past Perfect and Present Perfect Tense The past perfect tense is used to describe actions that were completed before another action in the past. Here are some examples: - She had already eaten dinner before I arrived. - She had finished her assignment before the deadline.  - Before moving to New York, he had lived in Paris for ten years. https://www.youtube.com/watch?v=Jjj5-KnpdIQ The present perfect tense is used to describe actions that occurred at an unspecified time before now. The exact time is not important. It is also used for actions that started in the past and are still continuing. Here are some examples: - I have lived in Bristol since 1984 - We have talked about this issue several times. - Have you ever traveled to Japan? https://www.youtube.com/watch?v=XGw2-p2WuJk ## Active and Passive Voice Active voice is generally preferred to passive voice. Using active voice in English writing and speech has several advantages that enhance clarity, engagement, and the overall effectiveness of communication.  ### Active Voice Examples - Kelly ate the pizza. - Monkeys love bananas. - The dog chased the cat. - Chris painted the whole house. - Sally bought milk. ### Passive Voice Examples - The pizza was eaten by Kelly. - Bananas are loved by monkeys. - The cat was chased by the dog. - The whole house was painted by Chris. - Milk was bought by Sally. https://www.youtube.com/watch?v=fDnXWxXZekw ## Use of Articles ### A - She wants to be a doctor. - He is looking for a job. ### An - It took an hour to complete the test. - They found an umbrella left in the room. ### The - The Pacific Ocean is the largest ocean in the world. - Please close the door. ## Want to Learn More? Here are some essential grammar rules that I have not included in this article: 1. Subject-verb agreement 2. Correct punctuation 3. Gerunds and infinitives 4. Misplaced modifier 5. Types of pronouns and their usage ## Word Choices ### Funny vs Fun **Fun** refers to something that is enjoyable or pleasurable. It is used to describe activities, events, or situations that bring joy or amusement. For example: - Going to the beach is a lot of fun. - I had fun at the party last night. **Funny**, on the other hand, describes something that is humorous or causes laughter. It can refer to people, situations, jokes, or anything that makes one laugh. For example: - That joke was really funny. - She is a funny person; she knows how to make me laugh. ### Play vs Hangout **Play** typically refers to engaging in a game or recreational activity. It can also mean to perform on a musical instrument or act in a theatrical performance. For example: - The children love to play hide-and-seek. - She plays the guitar beautifully. **Hangout**, on the other hand, means to spend time in a relaxed manner, often with friends or acquaintances, without any specific activities or formal plans. It's a casual term for socializing. For example: - We're going to hangout at the mall this afternoon. - My friends and I like to hangout at the coffee shop. ### Wish vs Hope **Wish** is used to express a desire for something that is unlikely to happen or is impossible. It often reflects a longing for a situation that is not real or is difficult to achieve. For example: - I wish I could fly. - She wishes she had a million dollars. - He wishes he were taller. When using the verb "wish" to talk about a desire for a situation to be different, English speakers typically use a past tense verb form to express present or future meanings. **Hope**, on the other hand, is used when there is a possibility that the desired outcome might actually occur. It implies optimism and a belief that what one wants can happen. For example: - I hope to see you again soon. - She hopes to pass the exam. - We hope the weather will be good for the picnic. Bonus: Greek and Latin Roots and Affixes Greek and Latin roots and affixes form the foundation of a significant portion of the English vocabulary. Understanding them can greatly enhance language comprehensionand vocabulary skills. - Greek Roots: Many scientific, medical, and technical terms are derived from Greek roots. For example: - "bio-" means life (as in biology, biography). - "geo-" means earth (as in geography, geology). - Latin Roots: A large number of English words have Latin roots, given that Latin was the language of education and scholarship during the Middle Ages in Europe. For example: - "dict-" means to speak or say (as in dictionary, dictate). - "scrib-/script-" means to write (as in describe, manuscript). Affixes are letters or groups of letters that are added to the beginning or end of roots to modify their meaning. They include prefixes (added to the beginning) and suffixes (added to the end). - Prefixes: These are added to the beginning of a root word to create a new word with a modified meaning. For example: - "un-" means not (as in unhappy, uncertain). - "pre-" means before (as in preview, predict). - Suffixes: These are added to the end of a root word to change its word class or meaning. For example: - "-ful" means full of (as in joyful, careful). - "-logy" means the study of (as in biology, psychology). https://www.youtube.com/watch?v=fiaPqgwJFo4

마크다운 커닝 페이퍼

## 제목 (Headers) ```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제목 --- ## 텍스트 강조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 목록 ``` * 예시1 * 예시2 * 예시3 - 예시1 - 예시2 - 예시3 1. 예시1 2. 예시2 3. 예시3 ``` * 예시1 * 예시2 * 예시3 - 예시1 - 예시2 - 예시3 1. 예시1 2. 예시2 3. 예시3 --- ## 링크 ``` 같은 탭에서 열기입니다. 새로운 탭에서 열기입니다. ``` 같은 탭에서 열기입니다. 새로운 탭에서 열기입니다. --- ## 각주 ``` 각주를 달아봅시다.[^1] 이것 참 쉽네요.[^2] 글 하단으로 가보세요... [^1]: 첫 번째 각주랍니다. [^2]: 이런 예시도 있답니다. ``` 각주를 달아봅시다.[^1] 이것 참 쉽네요.[^2] 글 하단으로 가보세요... [^1]: 첫 번째 각주랍니다. [^2]: 이런 예시도 있답니다. --- ## 인용구 ``` > 성찰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 - 소크라테스 > 평화, 자유, 발전을 위해 기여하라. - 누군가 ``` > 성찰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 - 소크라테스 > 평화, 자유, 발전을 위해 기여하라. - 누군가 --- ## 이미지 ``` !작은배를 만드는 두 사람 ``` !작은배를 만드는 두 사람 --- ## 코드 ``` ```javascript var example = "hello!"; alert(example);``` ``` ```javascript var example = "hello!"; alert(example); ``` ## 수평선 ```---``` --- ## 테이블 ``` | Column 1 | Column 2 | Column 3 | | -------- | -------- | -------- | | John | Doe | Male | | Mary | Smith | Female | Or... | Column 1 | Column 2 | Column 3 | | -------- | -------- | -------- | | John | Doe | Male | | Mary | Smith | Female | ``` | Column 1 | Column 2 | Column 3 | | -------- | -------- | -------- | | John | Doe | Male | | Mary | Smith | Female | Or... | Column 1 | Column 2 | Column 3 | | -------- | -------- | -------- | | John | Doe | Male | | Mary | Smith | Female | --- ## 하이라이트 ``` ==중요한 문장입니다.== ``` 중요한 문장입니다.

제주시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 방법

이 4가지만 사라지면 된다. 1. 귀가 떨어질 정도로 크게 클럽 음악 틀고 다니는 오토바이 2. 365일 내 시야를 가로막는 정치 현수막 3. '쿠우우우우욱, 퉤.' 더러운 줄 모르고 길거리에 침 뱉는 사람들 4. 차에 치이지 않는 것이 기적과도 같은 골목길 아 이제는 밤마다 시끄러운 노랫소리 듣고 싶지 않다. 개똥 같은 말들로 가득한 현수막 보고 싶지 않다. 가래침 뱉고 노상방뇨하고 길빵하는 모습 안 보며 산책하고 싶다. 차에 치여 뒤질 걱정 없이 인도로 걷고 싶다. 대부분 사람이 제주에 바라는 건 더 화려한 리조트나 골프장이 아니다. 난 그저 제주가 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이 되길 바랄 뿐이다. 시끄럽고 더러운 도시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진짜 살기 좋은 도시라 할 수 있다.

영어 공부를 일상으로 만드는 방법

내가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면 3가지 원칙을 지킬 것이다. 1. 절대 억지로 하지 않는다. 2. 모든 기기와 앱 언어 설정을 영어로 바꾼다. 3. 영어를 공부하는 대신 영어로 공부한다. 멀리 보자면 영어를 일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영어 공부는 장기전이다. 당장 내일부터 10km씩 뛰자고 결심하기보다 출퇴근길 10,000보씩 걷자고 다짐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일 확률이 높은 것과 같다. 마음 급할 필요 없고, 돈 쓸 필요도 없다. 영어가 내 인생에 꼭 필요하다는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 억지로 하지 않기 영어는 언어지 과목이 아니다. 영어로 읽고 쓰는 시간은 즐거워야 한다. 너무 신나서 공부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면 딱 좋다. 그런 의미에서 지루한 강의나 문제집이 설 자리는 없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취미를 어떻게 하면 영어로 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하자. 예시 1: 영화를 사랑하는 민석. 최근 듄2를 재밌게 봤다. Letterboxd에 가입하고 듄의 리뷰를 읽어본다. 이해가 안 되는 단어나 표현이 있으면 찾아보고, 공감하는 리뷰에 답장도 달아본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듄에 5점을 준 사람들이 추천하는 다른 영화를 찾아본다. 자막은 한글이 아닌 영어로 설정한다. 끝까지 다 보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다. 영화를 천천히 음미한다는 마음으로 대사에 담긴 의미를 파악한다. 예시 2: 음악을 사랑하는 민석. 힙합과 펑크를 특히 좋아한다. AOTY에 들어가 올해 어떤 앨범이 호평받았나 살펴본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와 래퍼를 검색하고 다른 사람들이 남긴 리뷰도 읽어본다. 시간이 나면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영어권 아티스트 인터뷰를 찾아본다. 영어 자막이 있으면 틀어놓고, 없어도 실시간 자막(auto-generated)과 함께 본다.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있으면 바로 영영사전으로 찾아본다. 그렇게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더 가까이서 깊게 이해한다. 두 민석은 영어를 공부하는 대신 영어로 영화와 음악을 공부한다. 문제집에 나오는 기이한 영어가 아닌 실제로 쓰이는 영어를 사용하면서 진심으로 알고 싶은 정보를 터득한다. 영어 공부를 위해 유명한 고전이나 어려운 논문을 꾸역꾸역 완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끝까지 읽는 것보다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100배 더 중요하다. '재미없다' 혹은 '어렵다'는 늪에 빠지면 당장 그만두고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다른 글/영상/오디오를 찾아보면 된다. 남이 시킨 숙제를 재밌게 읽기 어려운 건 한국어와 영어 둘 다 똑같다.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책,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 영화, 존경하는 작가 인터뷰를 찾는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공부할 수 있다. 영어로 더 넓고 깊은 정보를 찾고 이해하는 데 성취를 느낀다면 영어는 자연스레 일상이 된다. ## 영어로 영어 공부하기 영어를 한국어로 공부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 영한/한영사전 대신 영영사전을 사용하자. 영어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정확히 이해하려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careful, attentive, scrupulous, meticulous, alert, thoughtful, observant, heedful과 같은 유의어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한국어로 대체해서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 문법도 마찬가지다. 주어, 동사, 명사, 형용사, 부사가 아닌 subject, verb, noun, adjective, adverb로 생각하며 공부하자. Google에 검색할 때도 '완료 시제'나 '현재 완료'가 아닌 'present perfect tense'로 검색해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전치사'가 무슨 말인지 몰라도 'preposition'을 안다면 영어 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어를 영어로 공부하는 방식이 불편할 수 있다. 영영사전에서 제공하는 단어의 뜻과 사용 예시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벅찰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어와 영어는 닮은 구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한국어를 잊는 것이 좋다. 시험이 아닌 실전을 위한 영어를 공부한다면 더욱더 중요한 포인트다. ## 책과 대화하기 가장 아름다운 문장과 표현은 책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살아도 영어책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나는 영어책을 도서관 외국 자료실에서 빌리거나, 헌책방 영문 서적 구역에서 찾거나, 쿠팡에서 직구로 구매한다. 레시피북, 소설, 자기계발서, 교과서. 어떤 장르든 나에게 흥미진진한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조금씩 읽으면 된다. 공부를 위한 책은 사서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마음으로. 모르는 단어나 표현에 동그라미 치고 떠오르는 질문을 빈자리에 적으면서 공부하던 시절 내 영어 실력은 가장 많이 늘었다. ## 도움이 될 만한 웹사이트 & 툴 온라인에서만큼은 영어가 모국어인 환경을 쉽게 조성할 수 있다. 콘텐츠를 영어로 소비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링크를 모아봤다. - Read Something Wonderful - 웹에 발행된 글을 정성스레 큐레이션해서 보여주는 웹사이트. - Listen to Something Wonderful - 유명 팟캐스트의 하이라이트를 큐레이션해서 보여주는 웹사이트. - Merriam-Webster - 빠르고 정확한 dictionary와 thesaurus(유의어 사전). - Goodreads - 가장 유명한 책 리뷰 플랫폼. - Project Gutenberg - 저작권이 만료된 여러 고전의 전자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 Podcast - transcript(인터뷰 전문)이 있는 팟캐스트만 골랐다. 3가지 팟캐스트 모두 경제, 테크, 예술, 역사, 과학, 정치 등 여러 분야 전문가를 모시고 약 1~2시간 인터뷰한다. - Tim Ferriss Show - Lex Fridman Podcast - Conversations with Tyler

작은 식당 창업에 도움이 될 책을 썼습니다

제가 식당을 시작하기 전 알았으면 참 좋았을 내용을 담았습니다. - 독창적이고 솔직한 방식으로 작은 식당 혹은 가게를 꾸려가고 싶은 분 - 망하더라도 후회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창업을 준비하는 분 - 돈이 아닌 나를 위해 창업을 다짐하신 분 이라면 시간이 아깝지 않을 내용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망하지 않을 만큼 작은 식당 창업하기'는 작은배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망하지 않을 만큼 작은 식당 창업하기* 1. [아이템 선정] 좁히고 좁히기 2. [사업 자금] 빚 없이 시작하기 3. [메뉴 개발] 원가, 판매가 계산하기 4. [상가 계약] 비용구조 파악하기 5. [인테리어] 최대한 직접 하기 6. [가게 운영] 효율에 집착하기 7. [홍보 방법] 고유한 미디어 만들기

Fighting Is Not Something You Do Alone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second essay of a series "How Can I Stop Being Angry?"* !marriage-story "I think about being married to you, and that woman is a stranger to me." "I can't believe I have to know you forever!" "Everyday I wake up and I hope you're dead ... Get hit by a car and die!" Don't worry. These are not my words to Kang; they are lines from the movie "Marriage Story." It's one of my favorite films, and this scene is my absolute favorite within it. The protagonists, Charlie and Nicole, are in the midst of a custody battle during their divorce proceedings. Exhausted by the slander about each other conveyed by their lawyers, Nicole visits Charlie's house to communicate directly with him, but things don't go as expected. They both want to resolve things peacefully without escalating the lawsuit further. However, as the conversation progresses, anger starts to surface bit by bit. The conversation turns into a competition of 'who can hurt another more.' The exploding emotions were so agonizing that even I, as a viewer, felt suffocated by the intensity. Of course, I don't particularly favor this scene for some perverted reason like taking pleasure in cruel emotional fights. Charlie, collapsing on the floor in tears, embraces Nicole's legs and says, "I'm sorry." Nicole strokes Charlie's back and replies, "I'm sorry too." At the start of their conversation, they sit far apart in a small room, but by the end of their fight, they are huddled together in the middle of the room. The narrowed distance between them. The feeling of loving and hating someone so much. I hoped they wouldn't part ways. I understood why this movie was titled "Marriage Story" instead of "Divorce Story." > "When the door of communication is open, there is nothing we cannot do. Therefore, we must always strive to keep that door open." - Thich Nhat Hanh, "Anger" Leaning onto each other and sharing the pain in their hearts, what the two needed wasn't a long heated fight but a brief moment of understanding. I wondered, is there any way to take the step of reconciliation before getting angry? If only that were possible, there would be no need to say terrible things to the person you love. There wouldn't even be anger in our heart or broken relationships in the first place. Why do we have to let out intense anger to barely understand each other? When I don't know how to express anger properly, I end up getting angrier than necessary. Saying things like "What's wrong? Just say it!" only escalates anger, and friends who have no idea why I'm angry often lead to more frustration. The more precious the other person is, the faster that anger amplifies. "How can someone who claims to love me not understand how I feel?" One person's anger soon becomes two people's, and that anger evolves into a fight. I can't just choose to talk to people whose styles match well with mine. In family relationships, I have to put in even more effort to align my attitudes toward anger. But no one has taught me how to express anger well to someone I love. I could only guess. *Saying this hurts the other person more. That person reacts this way when angry. The fight didn't escalate when I walked away.* Making mistakes, going through trial and error, figuring it out intuitively. This has been my way of learning anger management. When issues arise at work, we hold meetings to resolve them. But even though I believe dealing with emotions like anger is an important issue, I couldn't bring myself to put this problem on the discussion table. As a result, I had to go through costly failures. Sometimes my words about the other person's feelings fueled their anger. I would also get upset when no one appreciated my efforts to hold back the anger. As I went through this trial and error, my heart was slowly falliing apart. If I can't learn by direct experience or adept *noonchi*, there was only one option left: asking directly. Of course, I can't discuss strategies for peace while seething with anger. Just as a healthy person can imagine death more objectively than a sick person can, I thought now, when things are good between me and Kang, is the best timing to talk about anger. I worried that bringing up past fights might ruin a good day or make it seem like dredging up old conflicts unnecessarily. But I knew safeguarding the loved one from anger was more important than my pride. Fighting is not something you do alone. So figuring out how to express and deal with anger is not something to be done alone either. "What can I do to help when you're angry?" "I need time alone when I'm angry." "I was always grateful for how you tried to understand my feelings even when I was angry." Before anger claws at us once again, I wanted to convey my feelings directly to Kang. After much thought, I decided to write Kang a "Letter of Reconciliation". Hoping my efforts would reverse the order of fighting and reconciling. > Express the will to seek peace with others. Ask for help. - Thich Nhat Hanh, "Anger"

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할까?

15년 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 시절 내 영어는 평범한 한국인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미국인 교장 선생님을 만났을 땐 ‘헬로우’라 중얼거리며 90도 인사를 했고, 자기소개를 해야 할 것 같을 땐 ‘아이 라이크 사커’를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몇몇 미국인 친구들이 먼저 다가왔지만, 아무것도 못 알아듣는 나와 친해지긴 어려웠다. 우울하고 외로웠다. 비웃음거리가 되는 게 죽도록 싫었다. 어떻게든 눈앞에 쌓인 숙제와 시험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적응에 실패하고 살아남지 못한다면 내 건강과 성적이 엉망진창이 될 거라 직감했다. ‘이러다 내 인생 망한다’라는 새로운 형태의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면 20분짜리 미드의 영어 자막을 네이버사전에 복붙하며 공부했다. 고등학생 제이슨 강에겐 영어를 알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1] 나에게 영어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1]: 미국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영어 이름을 ‘제이슨’으로 지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지은 극히 평범한 영어 이름이다. 나를 뜬금없이 제이슨 데룰로라 부르던 미국인 친구가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놀리는 말이었던 것 같다. 유학을 다녀온 모두가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다. 미국에 10년 살아도 기본 문법을 틀리는 사람이 있고, 영어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 공기를 마신다고 영어가 술술 나오면 좋겠지만, 어떤 환경이든 혼자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건 똑같다. '너는 유학 다녀왔잖아!'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난 영어를 터득하는데 유학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영어 공부 어떻게 해야 돼?'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공부법을 논하기 전 영어가 삶에 왜 필요한지 고민해 보라고 답한다. 더 나은 점수, 취업, 여행을 위한 도구로써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다짐하고 금세 그만둔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내가 만약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면, 마라톤 전 신발 끈부터 묶는 마음으로 영어를 배워야 할 이유부터 글로 정리할 것이다. 비싼 돈 들여 미국에서 문학을 전공한 나도 매일같이 모르는 단어를 찾아본다. 그만큼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터득하고 구사하는 건 너무나 어렵다. 영어가 내 삶에 중요하다는 확신 없이 학원비를 결제하거나 앱을 구독한 후 후회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냥* 히말라야산맥을 올라가는 사람은 없다. 영어 공부라는 높은 산을 *그냥* 오르면 금방 지겨워질 확률이 높다. ##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 나는 제주에 살고 있지만 영어로 읽고 쓰는데 그 어떤 일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영어 과외로 돈을 버는 것도,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영어로 읽고 쓰며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는 삶의 형태에 무척이나 만족하기 때문에 매일 공부한다. 이처럼 영어를 배워야 할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에겐 생존의 문제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 영어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라는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 세계 인구의 대략 20%가 영어를 구사하지만, 전체 웹사이트의 50% 이상은 영어를 사용한다(반면에 한국어는 웹에서 0.8%를 차지한다). 웹사이트가 한국어 콘텐츠를 제공해도, 사실상 모든 웹사이트는 영어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어진다. 안타깝지만 영어를 무시하면 인터넷의 절반 이상을 보지 못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나로서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가지만, 앞으로 한국어를 쓰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 뻔하다. 인구절벽 앞에 장사 없다. 30년만 지나도 우리나라 인구는 500만 명 이상 줄어든다. 게다가 조만간 모든 학생이 맞춤형 AI 과외 선생님을 몇만 원에 고용할 수 있게 될 텐데, 어쩌면 지금 태어나는 한국인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걸 당연하게 느끼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질 때, 영어의 중요성은 더 커질 거라 예측한다.[^2] [^2]: 그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면, 한영 동시통역 또한 AI로 물 흐르듯 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말에 담긴 모든 메시지를 100% 기계가 번역해서 대신 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의 한계라기보다는 통역의 한계다. ## '영어 잘한다' 또 하나의 질문에 답하고 싶다. '영어 잘한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영어를 잘하기 위해 공부한다면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해야 할까? 나는 사실 '적당히 회화만 잘하고 싶다'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상황에 맞춰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건 조금 공부해서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한국어로 국밥을 주문하면 '한국어 잘한다'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로 토론하고, 책을 쓰고, 발표를 한다면 '저 사람 한국어 진짜 잘한다'라고 진심으로 인정한다. 영어 공부에 별 뜻이 없다면 토익, 토플 점수로 영어 실력을 판단한다. 하지만 모국어나 외국어나 똑같다.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돋보일 정도로 뛰어나야 진정으로 잘한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엄격한가 싶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영어 잘하고 싶다'는 어쩌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 목표다. 공부할 이유를 알았다면 이제 환경을 조성할 차례다.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편에서는 최대한 저렴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할 예정이다.

“People Can’t be Fixed"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first essay of a series "How Can I Stop Being Angry?"* !kang_and_ko I can't remember why I was angry. The beginning was probably trivial. For example, Kang forgot to clean the sink after washing dishes, did not leave the bowl in its place, or responded insignificantly to my idea. When Kang and I decided to start a restaurant together, we quarreled like never before. The same thing happened that day. The argument was exacerbated off guard while we prepared for the dinner business. Even those who know us well would see the angry couple and ask, "Who are they?" Angry Kang behaves like "a taciturn high school student." He shuts his mouth tightly because he doesn't want to raise his voice. He also puts a sign signaling his anger and waits for the counterpart to acknowledge his feelings. He needs attention but hates nagging. On the other hand, when I'm angry, I transform into "a father who thinks he knows everything about his child." I hold tightly to a set of personal rules. I talk to the other person as if I'm listening, but if the conversation doesn't flow as I please, my face crumples. It was a fight between "a taciturn high school student" and "a father who thinks he knows everything about his children.” Eventually, I was the one who burst with uncontrollable anger. That's why I often felt unfair. After the meaningless quibble, all I had left was the regretful words I spit out. It didn't matter what the cause was. I crossed the line and hurt my husband. The aftermath of my anger was too much to handle. I was too much of a foolish fighter to claim, "I'm sorry I was angry. But you did it wrong, too!" The same fight repeated that day. My anger spread similarly, but I made two unforgettable mistakes. The first is that I cursed at my husband. Oh, I'm so embarrassed to talk about this. But at that moment, I couldn't even think my action would be reprehensible. It was like standing amid a furious fire. I didn’t care about Kang’s feelings. My head spun faster than ever to pick out words to attack him. The second is that one more person was standing beside us. My dad, who stopped by our restaurant to grab a cup of coffee as usual, had to watch the live broadcast of our emotional shitshow. Of course, Kang wanted to stop the fight as soon as he saw my father, but I continued to lash out at Kang. My dad must have been sad to witness his daughter and son-in-law bickering with each other like the worst enemies. More importantly, how humiliating must it have been for my husband to show unconstrained rage to his father-in-law? Eventually, my father left the space in bewilderment, and Kang soon walked out of the store as well. I was alone for the dinner service. As the anger began to subside little by little, I felt regret, guilt, and shame. I wish I could run home and apologize immediately, but I had to stay and finish the business. All I could do was self-reflection. Kang is the person I want to protect the most. Kang is 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 so I want to keep him safe from harmful elements. I sometimes joke that I want to protect him in a large transparent hamster ball. I couldn't believe I had hurt the most precious person like I'd never done before. It was impossible to understand. 'Why did I get so angry at my husband?' I couldn't let go and stay the same. I obviously had a problem. As a human in the 21st century, I opened a YouTube app and searched "How to hold back my anger." Watching the endless results, I got a strange comfort from the fact that there were so many hot-tempered people like me. Psychologists in the videos explained some tips to cool down, but people in the comment sections seemed to have different ideas. "Those who are short-tempered will never change,” “People can never be fixed,” and “If your partner gets angry easily, you really should break up with that person.” Then I came across a video. Like me, the man in the video had difficulty dealing with anger at his family. His wife asked a serious question that challenged his attitude towards invariable wrath. "Can you be angry at ABC like you did to me?” (ABC was a close friend he had known for a long time. ABC was like his older brother, so the husband always paid respect to ABC). After hearing the question, the man concluded he would not be able to get angry at ABC. That’s when I realized he and I were 100% capable of controlling our anger. We were actively choosing our targets. I felt like I could take out my anger because the victim was a family. I automatically believed our strong relationship would withstand my outrage. I belittled the bond Kang and I had built over the years. Although the fact that I was ungrateful to my loved ones made me disappointed in myself, I also felt refreshed from fatigue. It was like hearing the exact name of my illness to discover there was a cure. Anger is the same as fire in a Chinese character. Anger indeed spreads like wildfire. However, as the owner of my mind, I could always take a breath and calm my anger. If I could choose a person to get angry at, I should be able to root out the negative emotion. I must learn to prevent fire and put it out quickly when my heart is set aflame. Some say a person doesn't change, but I had to take back the initiative to lead my life again. I know what I want to do next. I want to protect the people I love.

퍼스널 브랜딩은 필수일까?

아티스트에게 퍼스널 브랜딩은 필수일까? 두 가지 주장을 할 수 있다. 1. 그렇다. 마케팅 없이 예술로만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다. 많은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책 한 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콘텐츠가 무한 난무하는 시대에 예술가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X, 쓰레드에서 돋보여야 한다. 2. 아니다. 아티스트는 알고리즘에 굴복하는 대신 솔직한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좋아요’와 ‘팔로워’이 예술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유명세를 쫓는 싸움은 예술가에게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갈팡질팡 이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팔로워 많은 작가가 계약을 따내는 것이 현실이라는데, 나는 이대로 살아도 될까? 매일 같이 몇 명이 내 글을 읽었나 확인하다 지쳐버릴까 두렵다. 그저 책 읽고 글 쓰는 일상을 유지하고 싶은 건 욕심이자 도피일까? 전 세계 사람들 사이에 껴서 관심을 얻고자 경쟁하는 대신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아 솔직한 관계를 맺고 싶었다. 그래서 Are.na, Mirco.blog, Sublime과 같은 구독형 소셜 미디어에 가입해서 활동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익화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대형 플랫폼과 다르게, 기술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끈끈한 커뮤니티. 이러한 서비스들이 담고 있는 철학은 '인간다운 웹'을 바라던 나에게 큰 영감을 줬다. 하지만 이토록 세심하게 설계된 플랫폼에서도 평화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좋아요'와 '팔로워'가 없는 공간에서 조차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은 내 욕구는 그대로였다. 결국 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 블로그를 위한 창작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짧은 포스트 대신 에세이나 단편만 써보는 걸로. 한 달 전 구독했던 블로그 애널리틱스(분석 도구)도 꺼버렸다. 곁눈질로 데이터를 주시하며 글 쓰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어찌 보면 내 새로운 전략은 단순하다. 쓰고 발행하는 과정을 줄곧 반복하기, 글쓰기에 자신이 생길 때까지 멈추지 않기. 이 두 가지가 전부다. 여기저기 반짝거리는 플랫폼으로 이사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건 멈추기로 했다. 내 소셜미디어는 RSS 피드 리더기가 대체한다. 여태껏 온라인에서 사귄 친구는 전부 블로그를 통해 만났다. 누군가의 글을 읽는 것이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다른 블로그에 들어가 글을 읽고,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진심으로 가까워지는 순간이 참 좋다. 나는 팔로워가 아닌 친구를 만들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상품화하거나 퍼스널 브랜딩하지 않을 것이다. 내 글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하고 싶지 않다. 아직은 연습에 몰두할 때가 아닐까. 소셜 미디어를 그리워할 것도 없다. 언제나 내 곁에는 책과 블로그가 있다. > 글쓰기에 취해야 현실이 파멸하는 걸 막을 수 있다. - Ray Bradbury

현수막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현수막이 싫다. 누구 손자가 서울대를 갔는지, 행시 합격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다. 인사조차 나눈 적 없는 정치인의 명절 인사, 뭐가 됐든 ‘국민은 분노한다!’는 정당 현수막, 갓 신내림 받은 무당 광고. 모두 안 보고 살면 참 좋겠다. 우린 왜 기분 좋게 산책하러 나가서 현수막 20개를 보고 와야 할까. 그것도 전부 다 본인만을 위한 자랑 아니면 비판인데. 아, 현수막 없는 동네에 살고 싶다. 왜 이토록 현수막으로 무언가 내세우고 싶어 할까. 내 손녀가 의대를 갔다면, 내가 지역구 선거에 당선이 됐다면, 내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불만이 있다면, 길어야 한 달 뒤면 쓰레기가 될 현수막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개인적으로 축하를, 정치를, 개혁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내 뿌듯함과 분노를 세상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한다는 자기중심적 마음이 당연해지지 않길 바란다. 현수막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Is Personal Branding Necessary for New Artists?

Is personal branding necessary for new artists? I can argue for both sides. 1. Yes. Art doesn't get sold without marketing. We’ve seen too many influencers/celebrities becoming top-selling authors and painters. In this era of never-ending feeds of content, artists survive by standing out on TikTok, YouTube, Instagram, X, Threads, LinkedIn, Bluesky, or Mastodon. 2. No. Artists must be dedicated to their crafts, not succumbing to profit-driven algorithms. ‘Likes’ and ‘followers’ cannot represent art’s true value. Chasing online fame is the wrong kind of game to play as an aspiring artist. So what should I do? This is a constant battle. I’m aware maintaining a sizable audience is crucial for many professional writers. On the other hand, checking analytics all day has robbed me of the focus I need for my actual job. I wonder if it’s possible to build meaningful relationships online without being part of a worldwide status game. I thought joining a different kind of social media could be an answer to this conundrum. That’s why I’ve tried lots of indie platforms such as Are.na, Mirco.blog, and Sublime. I admire these services because they offer subscription-based Internet town squares that show zero interest in spying on the members. However, in these communities, I still couldn’t forgo the desire to be seen. Even in the absence of ‘likes’ and ‘followers,’ I fell straight back to seeking attention and validation. Now, I stopped using any social media. I’ve decided to put all my creative energy into publishing essays and short stories on my blog. I turned all analytics off to forget about data trends and dopamine hits. My strategy is to repeat the process of writing and publishing until I become confident in the craft of writing. Spending hours on platform shopping must end today. My RSS feed reader is my new social media. In fact, all of the authentic relationships I’ve built online were through blogs. I love exchanging emails with other bloggers because reading each other’s writing is really the best way to develop strong connections. Blogging could sound lonely and boring, but my readers know more about me than most of my offline friends. I have to remind myself that I’m here to make friends, not followers. Here’s my conclusion. I’m not productizing myself or creating a personal brand. I don’t want to worry about selling before I have the skill set to be considered a writer. I won’t miss social media either. I’m happy with books and blogs on my hands. > You must stay drunk on writing so reality cannot destroy you. - Ray Bradbury

2주간 매일 모닝페이지를 썼다

> 25년이 넘도록 내 타자기 앞에는 “생각하지 마!”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작가는 타자기 앞에서 절대 생각하면 안 된다. 대신 떠오르는 감정을 느껴야 한다. 생각에 빠지면 온갖 이유를 대며 거짓말하게 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스스로를 놀라게 하기 위해 일한다. 그리고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거짓 없이 진실만을 말하기 위해 노력한다. - Ray Bradbury 2주간 매일 모닝페이지를 썼다. 내가 모닝페이지를 쓰는 방식은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 노트북을 키고 뭐가 됐든 떠오르는 대로 와다다 적는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면 ‘아무 생각도 안 난다’라고 쓴다. ‘이만하면 됐다’고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보통 2~30분이 걸린다.[^1] [^1]: Julia Cameron의 원조 모닝페이지 기법을 따르면 어떻게든 의식의 흐름대로 3페이지를 채워야 한다. 나 같은 경우 3페이지를 채워야 한다는 규칙이 모닝페이지를 숙제로 만드는 것 같아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쓰고 있다. 모닝페이지를 써야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단순하다. 어른이 되면 창작 의지를 잃는다는 말이 싫었다. 마음속 숨어있는 어린이에게 ‘쉿' 대신 ‘엄지척’을 주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도전적으로 창작하고 싶기에. 벤자민 버튼처럼 흐름을 제대로 거스르려면 검열 없이 생각을 토해내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았다. > 사회에 별난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는 해당 사회에 천재성, 정신적 활기, 도덕적 용기가 얼마나 많은지와 비례한다. 별나고 싶은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이 시대가 마주하고 있는 큰 위험 요소다. - John Stuart Mill 모닝페이지를 쓴다고 해서 하루가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는 건 아니다. 여전히 하나에 집중하기 어렵고,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기도 한다. 그래도 ‘될 대로 되라’ 대충 쓴 모닝페이지를 다시 읽어보면 꽤 재밌다. 문법이 틀려도, 단어 선택이 유별나도, 솔직함이 드러나서 매력적이다. 힘을 뺀 스윙에 공이 더 멀리 나가듯. 쓱쓱 비빈 간장밥이 제일 맛있듯. 어쩌면 글 역시 휘갈겨야 제맛일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모닝페이지는 쭉 쓸 예정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매일의 루틴이 당장 내 창의력을 씽크빅마냥 쑥쑥 키우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저 멋진 척 없이 진실을 말하며 살고 싶고, 모닝페이지를 통해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관찰하며 이해하고 싶다. 혹시라도 궁금해할 사람이 있을 수 있기에 이번 주 내 모닝페이지에서 몇몇 문장을 있는 그대로 가져왔다. 영어와 한국어 짬뽕으로 썼고, 맞춤법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앞으로는 공유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공유해야지~' 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면 모닝페이지 정신의 근간이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 ## 월요일 - My wish is to be a great creator, teacher, and friend. - I’m using this tool called MarkEdit. It’s super fast. Crisp and simple. I’m thinking of using this to write for my blog posts in the future. The details of design matter right? Some apps just feel right. Feel like a breath of fresh air. Tastes like freedom almost. Why is that? Are we making a brand that makes people feel that way? 'Damn these guys are doing ## 화요일 - Do I need a purpose to wake up and jumpstart the day? Maybe. I do have tons of things I want to do, but they don’t feel urgent right now. Maybe that’s a problem. Maybe… Who knows? - I think in two languages. No, I mostly think in Korean. Maybe it’s because I mostly speak in Korean. It’s weird. I consume information in English, and I’m even writing this journal in English. But I’m surrounded by people speaking Korean. - So, what is creativity? What should I read about creativity? Originality may mean authenticity. Let’s dig into a bunch of interviews and see how other artists answer this question. What is creativity and how do they develop this skill? That’s really an interesting topic. Because creativity is definitely not about talent. It’s about constant work. Workworkwork. Just work tirelessly. ## 수요일 My Input and Output Current input: Books. Blogs. Conversations with wife, mom, and a few friends. Podcasts. TV shows and movies. News. Social media. Current output: Writings (newsletter, blog posts, and a book). Podcast. Workshops and meetings. ## 목요일 - PIKA가 런칭했다. 퍼스널블로깅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다. 서로 뭐가 다를까 싶어도 놀랍게도 다른 매력이 있다. 기능이 아니라 보여지는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어떤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는가. 충분히 매력있나? 딱 봤을 때, 아 저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싶다고 느낄 수 있나. - 창의적이다는 말은 사람 혹은 제품에 쓰인다. 새롭거나 쓰임이 있거나. 둘 중에 뭔가가 있어야 한다. 새롭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완전히 새로운 발명이거나 아니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창의적인 사람은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발견한다. 봉준호는 창의적이다. 상상을 잘해서가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때문에 창의적이다. 나도 가끔 상상을 한다. 만약 외계인이 넘어와 인간을 지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루 아침에 피라미드 맨 위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야 그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봐, 소설을 써봐, 뭐라도 해봐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스토리를 짜서 세상에 내놓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나. 그것이 창의성에 핵심이 아닐까. 하나에 집착한다. 그리고 이뤄낸다. 그것이 아마 창의성의 근본이다. - 일주일 간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다. 창의성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나 있을까. 어찌됐든 한번 발악했다. - 나는 어떤 사람을 창의적인 사람으로 바라볼까. 나는 어떤 물건을 봤을 때 창의적이라 생각할까? 창의적인 사람을 찾기는 참 어렵다. 유행을 잘 따라가는 사람, 정해진 틀 안에서 경쟁을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아 저 사람 참 창의적이다’ 싶은 사람은 주변에 찾기 어렵다. - 창의적인 사람을 세상에 없던 작품을 만든다. 완전히 새로울 필요는 없지만,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놀라움이 있다. 불편하게 한다. ## 금요일 - How to survive as an artist? That’s a question that we all have to answer. I can teach, I can sell books, I can maybe become a professor. - I should try to care more about the people in this country. Great stuff is happening, and I might just be oblivious of it. Should I move to Seoul? Maybe I should. Should I try to be more connected to Seoul? Maybe I should. - Solitude. Just reading books and writing books. Just books and books and books. ## 토요일 - 책을 만들어보자. 내 삶에 어떤 부분이 가장 두드러지는지. 내 기억에 어떤 슬픔, 기쁨, 고통, 시련, 사랑, 미움, 화, 질투, 피로가 있었는지. 죽음을 앞둔 사람만큼 솔직할 수 있을까. 그냥 있는 그대로 내 생각을 담아보자. - 나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창업을 하고 사람을 모은다. 개인으로서 보여주는 것. 개인으로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삶의 형태로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책을 무진장 읽는 것이 아닌 실질적 변화를 만들고 이로서 인정받는 것이다. 내가 아닌 사회를 한발짝 더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덕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I Wrote Morning Pages for Two Weeks

> I’ve had a sign over my typewriter for over 25 years now, which reads “Don’t think!” You must never think at the typewriter — you must feel. … The worst thing you do when you think is lie — you can make up reasons that are not true for the things that you did, and what you’re trying to do as a creative person is surprise yourself — find out who you really are, and try not to lie, try to tell the truth all the time. - Ray Bradbury For two weeks, as soon as I woke up, I opened my laptop and wrote whatever came into my mind.[^1] Julia Cameron suggested filling three pages, but I didn’t want to let this routine be another form of homework. I just stopped whenever I felt like I was done after 20 to 30 minutes. Sometimes, I wrote more than three pages and sometimes only a few paragraphs. [^1]: I set up Dabble Me to send me an email every morning. I wrote my morning page as a reply to the email so I didn’t need to worry about managing all the data. Writing on my desktop email app also helped me be more lighthearted. I could pretend like I was writing a letter to myself. I decided to give morning pages a try because I wanted to form a habit of writing without the fear of self-censorship and criticism. I didn’t want to be the adult who was once an artist as a child. I wished to cultivate the nonconformist spirit within me. > The amount of eccentricity in a society has generally been proportional to the amount of genius, mental vigour, and moral courage which it contained. That so few now dare to be eccentric, marks the chief danger of the time. - John Stuart Mill After two weeks, the impact was less than transformative. There was no enlightenment. My life was not magically charged with the sudden burst of creative energy. I still struggled to focus on a single project and often stared at the monitor lifelessly. However, when I reread my journal, I realized what I wrote in the morning was worth revisiting. The sentences were not refined but seemed more authentic than my blog posts. Some ideas even inspired me to work on long-form writings. Curious to have a peek? Here’s some snippets from my morning pages this week (never sharing my journal again): --- ## Monday - My wish is to be a great creator, teacher, and friend. - I’m using this tool called MarkEdit. It’s super fast. Crisp and simple. I’m thinking of using this to write for my blog posts in the future. The details of design matter right? Some apps just feel right. Feel like a breath of fresh air. Tastes like freedom almost. Why is that? Are we making a brand that makes people feel that way? 'Damn these guys are doing something different' should be the first impression. ## Tuesday - Do I need a purpose to wake up and jumpstart the day? Maybe. I do have tons of things I want to do, but they don’t feel urgent right now. Maybe that’s a problem. Maybe… Who knows? - I think in two languages. No, I mostly think in Korean. Maybe it’s because I mostly speak in Korean. It’s weird. I consume information in English, and I’m even writing this journal in English. But I’m surrounded by people speaking Korean. - So, what is creativity? What should I read about creativity? Originality may mean authenticity. Let’s dig into a bunch of interviews and see how other artists answer this question. What is creativity and how do they develop this skill? That’s really an interesting topic. Because creativity is definitely not about talent. It’s about constant work. Workworkwork. Just work tirelessly. ## Wednesday My Input and Output Current input: - Books. - Blogs. - Conversations with wife, mom, and a few friends. - Podcasts. - TV shows and movies. - News. - Social media. Current output: - Writings (newsletter, blog posts, and a book). - Podcast. - Workshops and meetings. ## Thursday - PIKA가 런칭했다. 퍼스널블로깅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다. 서로 뭐가 다를까 싶어도 놀랍게도 다른 매력이 있다. 기능이 아니라 보여지는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어떤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는가. 충분히 매력있나? 딱 봤을 때, 아 저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싶다고 느낄 수 있나. - 창의적이다는 말은 사람 혹은 제품에 쓰인다. 새롭거나 쓰임이 있거나. 둘 중에 뭔가가 있어야 한다. 새롭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완전히 새로운 발명이거나 아니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창의적인 사람은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발견한다. 봉준호는 창의적이다. 상상을 잘해서가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때문에 창의적이다. 나도 가끔 상상을 한다. 만약 외계인이 넘어와 인간을 지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루 아침에 피라미드 맨 위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야 그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봐, 소설을 써봐, 뭐라도 해봐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스토리를 짜서 세상에 내놓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나. 그것이 창의성에 핵심이 아닐까. 하나에 집착한다. 그리고 이뤄낸다. 그것이 아마 창의성의 근본이다. - 일주일 간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다. 창의성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나 있을까. 어찌됐든 한번 발악했다. - 나는 어떤 사람을 창의적인 사람으로 바라볼까. 나는 어떤 물건을 봤을 때 창의적이라 생각할까? 창의적인 사람을 찾기는 참 어렵다. 유행을 잘 따라가는 사람, 정해진 틀 안에서 경쟁을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아 저 사람 참 창의적이다’ 싶은 사람은 주변에 찾기 어렵다. - 창의적인 사람을 세상에 없던 작품을 만든다. 완전히 새로울 필요는 없지만,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놀라움이 있다. 불편하게 한다. ## Friday - How to survive as an artist? That’s a question that we all have to answer. I can teach, I can sell books, I can maybe become a professor. - I should try to care more about the people in this country. Great stuff is happening, and I might just be oblivious of it. Should I move to Seoul? Maybe I should. Should I try to be more connected to Seoul? Maybe I should. - Solitude. Just reading books and writing books. Just books and books and books. ## Conclusion I’ll continue to jot down my stream of consciousness every morning. I don’t expect morning pages to be the secret sauce for my creative endeavors. I only know that my work will be more truthful if I’m aware of what I really care about. So far, rereading piles of private journals seems like the best way to learn about myself.

Yes, I Am an Artist

> The most important thing about art is to work. Nothing else matters except sitting down every day and trying. - Steven Pressfield A friend called me "an artist." "No, I'm not an artist." I shook my head and hands immediately as a reflex. Why did I refuse to be considered an artist? I can think of a few reasons. 1. My art is not generating money. 2. My art is not famous. 3. Thus, I'm not confident in my creations. I never thought I was making art professionally. To me, only people like Picasso and Kendrick were ordained as artists. I knew I had a budding desire to craft more, but I never took myself seriously. I glorified the outcome, not the process. > Living life as an artist is a practice. You are either engaging in the practice or you're not. It makes no sense to say you're not good at it. It's like saying, "I'm not good at being a monk." You are either living as a monk or you're not. - Rick Rubin My life is already filled with art. I write, record, and edit in the office until it's dark and quiet outside. No one forces me to sit and stare at the monitor, but I still adhere to my publication schedule. It's a plain fact; I'm devoting my life to the art of storytelling. I dig for inspiration when I consume other books, podcasts, and videos. I sometimes sigh when I encounter an exceptional sentence in a novel. *'How can I write like this?'* I get jealous of their God-given talent and worry about my embarrassing skills. > Art is not about thinking something up. It is about the opposite—getting something down. - Julia Cameron In the end, no one cares whether I'm entitled to be an artist. There's no rush to tattoo "artist" in my bio. This inner conflict will be resolved after putting enough work in. I'm the one who quit jobs and closed a restaurant to spend more time on art. I love being an artist and wish to stay truthful when a friend calls me so. Over the next two weeks, I want to share my thoughts as I become even more invested in art-making. This will be a fun experiment. I hope to answer some questions as well. - What is *creativity*? - How do I learn, express, and publish more? - What happens if I write morning pages every day? - Can I go back to being a child again?

네, 저 아티스트 맞습니다

!네맞습니다 > 예술에 가장 중요한 건 노동이다. 매일같이 앉아서 노력하는 것 외로 필요한 건 아무것도 없다. - Steven Pressfield 누군가가 나를 '아티스트'라 불렀다. "에이, 아티스트는 아니야." 부끄러워서 허허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왜 아티스트로 불리길 거부했을까. 몇몇 이유가 떠오른다. 1. 창작물로 밥벌이를 못 한다. 2. 창작물이 유명하지 않다. 3. 그래서 창작물에 자신이 없다. 내가 예술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아티스트'라는 칭호는 김환기나 빈지노 같은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왕관처럼 느껴졌다. 내 창작물로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꿈틀거려도, 차마 나의 노력과 능력을 믿어주지 못했다. 결국 '인정받지 못했다'는 열등감 뒤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창작에 인생을 바치고 있으면서도, 사부작사부작 별거 아닌 척 했다. > 예술가로 사는 건 삶의 방식에 달려있다. 이 방식을 따를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 '난 예술에 재능이 없어'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 마치 '난 수도승으로 사는데 재능이 없어'라는 말과 같다. 수도승으로 살든지 말든지 선택만 하면 되는 문제다. - Rick Rubin 내 일상은 이미 창작으로 가득 차 있다. 사무실에 앉아 글 쓰고, 녹음하고, 편집하다 보면 어느새 밖은 깜깜하다. 아무도 나에게 시키지 않았지만, 뭐라도 만들고 발행하는 루틴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다른 예술가의 책, 팟캐스트, 영상을 소비할 때도 창작에 쓰일 영감을 발굴한다. 소설을 읽다 압도적인 문장을 발견하면 한숨이 나올 때도 있다. '나도 언젠가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신의 축복을 받은 작가를 질투하는 동시에 내 초라한 실력을 걱정한다. > 예술은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써 내려가는 것이다. - Julia Cameron 사실 내가 아티스트 자격이 있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칠 필요 있나. 창작에 중심을 두는 삶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날 아티스트라 불러 다오!'라고 울부짖지 않아도, 누군가 날 아티스트라 한다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앞으로 2주간 창작에 더욱 집착함으로써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작은배 레터로 공유할 예정이다. 더 많이 배우고 표현하고 발행하고 싶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침에 모닝페이지를 휘갈기는 시간이 실제로 의미가 있는지.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아티스트 정신을 번뜩 깨울 수 있을지. 천천히 알아보고 싶다.

이 한국인은 나라가 없어질까 두렵다

!인구구조 한국은 존폐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몰라도 인구 구조만큼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다. 생산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나라가 과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통계청에 따르면 중위연령은 2024년 46.1세에서 2044년 56세가 된다. 게다가 2064년이 되면 중위연령은 62.6세 그리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46%를 넘어선다. 15~64세 비중과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같아지는 시대가 40년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10년 뒤에도 세계 최저 출산율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면 어떨까. 그때도 '이 정책이 좋네, 저 정책이 좋네' 토론할 여유가 있을까. 세계 최고령 사회에 남고 싶어 할 청년은 없을 텐데. 노인 부양을 피해 도망가는 청년을 붙잡을 수나 있을까. 일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나라에 누가 기꺼이 투자할까. 국가소멸 위기가 스멀스멀 현실로 다가올 때 과연 정부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까. 서울 집중화,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노동환경/문화. 무엇이 원인이든 삐용삐용 사이렌을 울리며 근본적 문제해결을 목표로 온갖 사람이 달려들어야 할 것 같지만, 정작 정치인들은 서로 감옥 보내기 바쁘다. 최저 출산율, 최고 자살률 사회가 당연한 듯 살기는 싫은데. 이제 이 한국인은 어찌 살아야 할까. 그냥 기적을 기대하며 사는 게 속 편할까. 아니면 침몰하는 배에서 남들보다 빨리 탈출하는 게 현명할까.

Does the world need my books?

I'm writing a book about death. This book will be Jagunbae's first publication. I was nervous when I decided to close my restaurant to start a publisher. My heart said I was on the right path, but I wasn't sure if my creation could be a meaningful contribution to the ever-growing space of information. My mind played the same question over and over. Does the world need more books? More specifically, does the world need *my* books? In South Korea, at least 60,000 titles were published in 2022. 53% of Koreans above 18 don't even read a single book per year. In this country, books in warehouses are stacked like mountains. Clearly, people around me don't read Laozi, Plato, and Adam Smith anymore. Shorts, gossip, and porn have replaced great books. I'm not Tom Cruise, and my book is not *Mission Impossible*. If I want my book to be perused by many, I must convince readers that I crafted attention-worthy content. I was thrilled to pay for books by Morgan Housel, Tim Ferriss, Derek Sivers, and Rick Rubin because I had gained so much through their previous posts and podcasts. Hearing the news of their upcoming books, I was already sold these creators were committed to helping others and presenting modern classics. Like friends supporting one another, buying these books felt like a private way of saying *Thank you*. I want my readers to feel the same. I want to persuade others through consistent work and actions. Sleek copywriting and photography might pull off some sales. But having *a New York Times Bestseller* badge loses meaning if no one's actually reading it. The grand prize for publishing a book must be the authentic connection through personal ideas and stories. That's why I'm determined to share my rocky journey of running a publisher while writing a book. If an artist comes up to me and says, *I'm scared because I'm not talented enough to compose music like Beethoven or Mozart.* I would answer *Come on, you haven't even tried yet. Art is not about others. It's about yourself.* Why not direct this advice to myself? The world is not waiting for my book. I can't write prose like Ray Bradbury. My book will not be groundbreaking. Still, this book will represent who I really am. Right now, that's enough for me.

These are my favorite blogging platforms and tools

All of these services are subscription-based and privacy-friendly. Let me know if you need help setting up your blog. I'd love to help as a fellow blogger. Mataroa - The most affordable blogging platform on the web. Publish for free or pay $9 yearly for custom domain. Great support from the developer. Bear Blog - Minimal blogging platform. For premium features like custom domain and analytics, pay $5 per month or $48 per year. Possibly the best choice if you're looking for a simple blog with some stylization options. Micro.Blog - Imagine Mastodon + Blogging. The best choice if you're looking for a communal way of publishing both short and long form content. The platform has an active community of people who've escaped from big tech social media. Micro.blog offers two premium plans: $5 or $10 per month. Typora - My choice of markdown editor. I like its minimal design, features like focus mode, and customization options like different themes. To me, $15 price tag is reasonable(much cheaper than iA writer). If you're looking for a free option, there's Marktext. Wormhole - Free end-to-end encrypted file sharing tool. Wormhole just works like magic.

Books Only

!책과나.webp What if you could spend a day reading books in a quiet space? No need to feel the urge to check Instagram, YouTube, and Email. No need to worry about what to eat and where to go next. Just you and your book. Nothing in between. If you want to rest like a reader in the pre-digital era, join us 01-20, 02-03, or 02-17 Saturday from 9 AM to 3 PM at Jagunbae Office(Jeju-si Seosa-ro 173 제주시 서사로 173). - The entrance fee for *Books Only* is 10,000 won. Email me your name, phone number, and chosen date to join *Books Only*. - We provide coffee/tea and vegan soup & bread for lunch. - From 9 AM to 3 PM, you can spend as much time as you would like in the office. - Phones, laptops, and other electronic devices are not allowed during *Books Only.* We ask everyone to put their phones in airplane mode, and they will be stored in a separate box. - You don't have to bring your own books. We have books in both Korean and English. - Quiet and short conversations only. Just like in an old library's study room. - We will be playing ambient music in the background. Again, email me your name, phone number, and chosen date to join *Books Only*. See you soon! ### Reviews > I can't even remember the last time I focused on reading without checking my phone constantly. > I finished two books today. > Fresh bread and soup made my day.

Why I Like Books

**This is a translated version of Ko's original essay in Korean.* I've never told anyone that I like books. My reading habit has always been on and off. Even when I was in the mood to read, I switched focus to another book after skimming a few chapters. However, books somehow never left my life. I organized an independent book publishing club in college, got my first job at a publishing company, and now started a publisher myself. Maybe I need to rethink my feelings toward books. I should be able to tell everyone that I like books. With a hundred percent chance, books have always taken me somewhere nice. Through books, I've met incredibly kind people and solved headache-inducing worries. I was sometimes disappointed by the same kind of filler content, but I always sensed the transformative power of words. To me, reading has been the ultimate version of a positive-sum game. Whenever I picked up a book, I was destined to win. Thanks to the magical medium of books, I had a chance to be friends with the warm-hearted people at "Second Read Bookstop."[^Second Read Bookstop] Some say people don't read anymore, but the room was packed with readers from all over Jeju. Some guests returned on the second day to browse more, and many visitors spent more than two hours in the crowded space. Watching the shelves filled with donated books, I realized the books had transported me to somewhere wonderful again. I enjoyed every second of preparing for Second Read Bookstop, but I was also worried. Would anyone care about a fair about used books? Would people have time for another event at the end of the year? To ease the doubt, I had to constantly remind myself to be immersed in the process, not the result. Second Read Bookstop made me appreciate more about my lifelong affection for books. Hinge, Larry, and Illy, the three dear friends who organized the event together, share similar feelings. More than ever, we are determined to read, write, and publish more. We all can't wait to find out where books take us next. [^Second Read Bookstop]: Second Read Bookstop, a small festival for book lovers, was held on 23/12/29~30 at Logout Island in Jeju. Ko and her friends organized a second-read books market and showcased exhibits about books and reading.

담배

13살. 전주. 운 나쁘게 배정받아 입학한 중학교가 죽도록 싫었다. 다른 친구들은 집 앞 학교에 다니는데. 홀로 스쿨버스타고 산골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게 비참하게만 느껴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 한 명 만들지 못했다. 눈만 마주쳐도 욕하는 축구부 애들. 얼굴이 퍼렇게 부풀 만큼 맞아도 선생님에게 넘어졌다고 거짓말하는 애. 두려웠다. 학교에 들어갈 때면 고개를 내리깔고 바닥만 보며 걸었다. 하루를 견뎌내기가 버거웠지만 해결책은 없었다. 그저 매일 같이 '학교 가기 싫다' 울며 부모에게 화풀이를 반복했다. 그러던 와중 엄마는 우연히 신문에서 청소년 중국 유학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삶을 포기한 듯 마음을 닫고 있는 아들에게 엄마는 물었다. "중국 유학 가보는 건 어때?" 난 좋다고 말했다. 탈출구가 있다면 어디든 괜찮았다. 급하게 한 달간 중식당 사장님에게 중국어를 배운 후 하이안으로 넘어갔다. 남경 공항에서 내려 버스 타고 4시간을 더 갔다. 맥도날드조차 없는. 물에서 쇠 맛이 나고, 저녁에 박쥐가 날아다니는 시골이었다. 언어, 문화, 음식, 냄새. 모든 것이 낯설었다. 첫날 밤, 방을 함께 썼던 동생은 가족과 통화하더니 엉엉 울었다.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지만 난 멀쩡했다. 춥고 배고팠지만, 마음은 담담했다. 룸메이트 동생을 제외하면 난 한국인 학생 중 가장 어렸다. 한두 살, 해 봤자 네 살 차이었지만 나에게 형들은 어른처럼 느껴졌다. 도망쳐 온 타지에서 목적 없이 지내던 나에게 기댈 수 있는 건 오직 형들밖에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형들은 운동장 뒤편 풀숲에 들어가 담배를 피웠다. 연기를 내뿜는 형들을 멀리서 보고 있으면 외로워졌다. 나도 같이 저 풀숲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함께 웃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내 삶이 나아질 것만 같았다. "민석이 절대 담배 주지 마라." 큰형이 신신당부했지만 결국 난 형들과 함께 매일 같이 담배를 피우게 됐다. 담배를 구할 수 없는 날에는 바닥에 떨어진 꽁초를 주워 폈다. 어두컴컴한 숲속에 몰래 모여 담배를 꺼내고 불을 붙이는 반항이 내 삶의 전부인 것 같았다. 방학이 찾아오고 전주에 돌아왔다. "민석아 너 담배피니?" 여행가방 구석구석 찌들어있는 냄새를 맡고 엄마는 물었다. "왜요? 아닌데요." 심장이 덜컹했지만 무뚝뚝한 표정으로 얼버무렸다. 날 가만히 쳐다보던 엄마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전주에 형들은 없었다. 초등학생 시절 친했던 친구를 만나면 어색한 인사만 나눴다. "민석아 너 외로워?" 내 연락을 피하던 동네 친구는 굳어버린 내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외로웠지만 인정할 수 없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도망쳤다. 그 후 이 친구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못했다. 무서웠다. '중국어로 자기소개' 시키는 어른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는 친구들이. 아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내가 얼마나 하찮은지 알아차릴 것만 같기에. 중국에서 몰래 가져온 담배를 주머니에 넣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골프 연습장 주차장에 갔다. 아무도 보지 못할 곳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담뱃갑을 꺼내 멍하니 쳐다봤다. 별로 피고 싶지도 않았지만,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연기를 서너 번 내뱉는데 입안 가득 탄 맛이 느껴졌다. 반쯤 타다 만 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일어났다. 그렇게 한참 휑한 콘크리트 바닥에 홀로 서 있었다.

치지레이지를 기념하며

치지레이지 마지막 영업을 무사히 마쳤다. 식당 문은 닫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많았다. 주방 도구와 식자재를 정리하고, 통신사나 세스코에 연락해 간단한 실무를 처리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네이버 지도, 카카오 맵과 같은 서비스에 영업 종료를 표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바로 폐업 처리를 할 수는 없었다. 플랫폼에서 치지레이지가 사라지면 그간 손님이 남겨주신 소중한 리뷰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살면서 수많은 식당 앞에 붙은 '임대'를 보며 아쉬워했다. 식당이 사라지면서 사장과 손님이 쌓아왔던 관계마저 없어져 버리는 것 같아 알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다. 사장이 공간에 쏟은 시간과 정성을 알아봐 준 손님이 있다면 작게나마 기념해야 하지 않을까. 식당이 떠난 자리엔 연민 대신 존경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매일 같이 '최신순'으로 '치지레이지'를 검색하며 살았다. 새로운 글이 올라왔는지. 혹여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을지. 살짝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리뷰를 찾아봤다. 우리 음식이 입맛에 안 맞는 사람. 우리 서비스가 별로라 생각하는 사람. 분명히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후기는 기적처럼 긍정적이었다. 손님 없이 한적한 날, 자기 의심으로 가득 차는 날, 뭐든지 잘 안 풀리는 날에도 덕분에 위로받으며 나아갈 수 있었다. 치지레이지가 받은 사랑을 최대한 오래 기억하고 싶다. 나만의 방식으로 '영업 종료'를 기념하고 싶다. 그래서 홀린 듯 치지레이지 리뷰 모음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밑줄 모음 - 동양철학 에세이

### 책 머리 > 도사란 끊임없이 머리 속으로 생각하면서 옳은 길을 찾아 실천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 동양에서 도를 깨우치는 데 필요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수양을 통한 덕이었습니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보다 어진 사람을 높였던 것입니다. > 우리 선조들은 24절기를 모르면 '철부지'라고 했습니다. ... 우리들 중에도 철부지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쌀밥을 먹으면서도 벼를 만져 볼 기회가 적습니다. 지금 농촌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 철학은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현실을 인식하고 그 토대 위에서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문제 삼는 것은 동양 철학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습니다. > 우리는 동양 철학을 과거의 철학 또는 골동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동시에 과거의 철학에 이 시대의 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동양 철학을 알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거부하는 태도를 비판하며, 동시에 동양 철학을 영원한 우주적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비판합니다. ...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공간, 이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꿔 보려는 사람들이 정신을 단련하고, 주변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 공자 > 공자가 주의를 기울였던 문제는 사람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공자가 얻은 해답이 인이었던 것입니다. ... 인을 '어질다'로 풀어서는 의미가 제대로 살지 않습니다. 인은 '사람다움'이라고 풀어야 합니다. 공자의 관심은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다움을 실현하는 길인가에 있었던 것입니다. > 논어에서는 군자와 소인을 여러 곳에서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소인은 이로우냐 해로우냐를 따지는 데 밝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군자는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데 밝은 사람입니다. ... 소인은 남들과 같아지기는 잘하지만, 남들과 어울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군자는 남들과 잘 어울리되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남과 같다면 자신의 존재 의미는 없습니다. 자신이 참다운 가치가 있다면, 자신의 역할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어야 합니다. > 본래 군자는 다스리는 계층, 즉 군주의 자식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지배 계층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군자의 의미를 지배 계층이 아니라 덕을 쌓은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 사람다운 사람의 용기는 참용기입니다. ... 사람다운 사람은 정말 그 일로 해서 피해를 입거나 또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아니라고 해야 할 자리이면 아니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 비겁한 사람은 일생 동안 두고두고 죽습니다. 그가 사람답기를 포기할 때마다 그의 존재 의미는 없는 것이며 따라서 죽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사람다움을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자가 사람다움을 실천하는 일에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말라고 했던 것입니다. > 공자는 정치란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며, 그 질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선생님이라는 호칭만큼 좋은 말도 드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교육자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서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값이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선생이라고 부르게끔 되었습니다. ... 말의 인플레입니다. 호칭이 바르지 못하면 그런 호칭을 가진 사람의 말이 권위가 없어집니다. >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죽는 법이지만 믿음이 없으면 아예 사회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 노자 > 노자는 학자라는 자들이 학파를 만들고 서로 논쟁하는 것이 천하를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옳고 그름도 각기 달라 혼란만 더한다고 본 것입니다. > 노자는 정치를 생선 굽는 일에 비유하여, 자꾸 이리저리 뒤적이면 생선이 다 부숴지고 타 버리는 것과 같이 정치가 백성들에게 끼어들수록 천하는 뒤죽박죽이 된다고 합니다. > "최고 수준의 통치자는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만 알게 할 뿐이다. 그 다음 수준의 통치자는 백성들에게 인기가 있고 칭송을 듣는다. 그 다음 수준은 백성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그 아래는 백성들이 그를 경멸한다." > "최고의 덕을 가진 사람은 의식적으로 덕을 얻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래서 덕이 완전하게 나타난다. 수준이 낮은 사람은 의식적으로 덕을 얻고자 하며, 또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안달한다. 그래서 덕이 완전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에게 큰 이익을 주면서도 자기를 주장하여 다투지 않고, 누구나 싫어하는 낮은 장소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도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 > 노자의 철학에서는 세상에서 추구하는 가치들이 모두 값진 것이 아닙니다. 명예나 권력이나 돈이나 모두 쓸데없는 것들입니다. 노자가 추구한 것은 공자처럼 도덕을 닦아 훌륭한 인격을 완성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인격도 남들의 입방아에 날리는 쭉정이 같은 것입니다. 노자가 보배라고 생각한 것은 기본적인 생명의 욕구, 자연스러운 생명 활동을 완전하게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 묵자 > 묵자가 주장한 것은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이었습니다. ... 당시로 불 때 묵자의 주장은 가히 혁명적이었으며, 그는 민중의 편에 가장 가깝게 선 사상가였다고 하겠습니다. > "나는 사랑을 이용해서 남을 끌어들이고, 겸손을 이용해서 남을 막아냅니다. 사랑이 아니면 남들이 당신을 가까이하지 않고, 겸손이 아니면 남들이 당신에게 대들게 되지요." > 묵자는 맹자의 표현처럼 "머리부터 발꿈치까지 갈아 없어진다해도 그렇게 해서 세상에 이로울 수 있다면 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실천해 나갔습니다. > 묵자는 운명이란 포악한 임금이 만들어 낸 궁색한 자기 변명이며, 나아가 백성을 속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 그는 당시 사람들이 가장 큰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세습적 신분제에 반대했습니다. 지배층이 항상 귀한 것이 아니며 피지배층이 끝내 천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인재를 쓸 때 차별을 철폐하라고까지 주장하였습니다. ### 장자 > 사람이 마땅히 가야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입니다. 요즈음은 인도보다 차도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사람이 갈 길에 차들이 점점 쳐들어와 인도가 차도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도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 "도는 빈 것이다. 그것은 무이다. 그러므로 만물을 낳고 포용할 수 있다. 만물 중 하나인 인간은 도를 따라야 한다. 도를 벗어나면 오직 스스로를 상할 뿐이다. 도를 따르지 않고 쓴 칼날이 무디어지듯이." > "도는 말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다." >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알아야 할 것은 무한하다. 유한한 것으로 무한한 것을 좇는 일은 위태로울 뿐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알았다고 여기는 것은 더욱 위태롭다. 착한 일을 하더라고 유명해지지 말고, 나쁜 짓을 하더라고 형벌에 걸리지는 말라." > 장자는 사람들이 미인 대회를 열어 고르고 고른 미인이라도 물고기가 보고는 물 속으로 숨고, 새들에게 다가가면 날아가 버리고, 사슴이 보고는 결사적으로 도망칠 것이니, 미인 대회에서 뽑은 미인은 진정한 미의 기준에 맞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편견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가 조작해 낸 욕망의 굴레 속에서 진정으로 자기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저 통속적인 목표를 향하여 쏘아진 화살처럼 날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것은 인간이 소의 코를 꿰고 말에 재갈을 물릴 때 이미 예고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 맹자 > 맹자는 감각 기관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은 소인이고 마음이 하고자 하는 옳은 방향대로 따라가는 사람이 군자이며, 감각 기관은 천한 것이고 마음은 귀한 것이라고 합니다. > 맹자는 군주들을 향해 민중을 위하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귀한 것이 백성이고 그 다음이 국가이며 가장 가벼운 것이 임금이라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 것이라고 하였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덕이 없는 임금, 즉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 임금은 갈아엎어야 한다고까지 했습니다. > 맹자는 호연지기가 온 세상을 꽉 채울 수 있는 도덕 기운임을 밝힙니다. 호연지기는 밖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실천을 통해 쌓은 정당함에서 나오는 기운입니다. > 호연지기를 가진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일까요? 맹자는 세상에 살면서 올바른 자리에 서서 도를 실천해 가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이런 사람은 부귀로 유혹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고, 위협이나 무력에 굴복하지 않으며, 가난 같은 어려운 상황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맹자는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고 하였습니다. ### 순자 > 순자는 인간의 화와 복은 오직 인간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순자의 생각은 인간의 지위와 실천을 극대화시킨 인문 정신의 완성이었습니다. ### 법가 > "사람은 이기적 목적으로 주고 받는다. 이해 관계가 맞으면 낯선 사람이라 할지라도 서로 화목하게 살 것이고, 이해가 충돌한다면 아비와 자식 사이라도 서로 충돌할 것이다." > "수레 만드는 기술자는 사람들이 모두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관을 짜는 기술자는 사람들이 일찍 죽기만 기다린다." > "나라 안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병법을 말하지만 우리의 군대는 자꾸 약해지고 있다. 이것은 병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으나 무기를 드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 "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하고, 정치란 현재의 긴박한 사정에 부합해야 한다." ### 기타 > 과거 선비들은 10년을 공부해야 한문의 이치를 터득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경험적인 부분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동양 철학이 논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근본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철학의 생명은 비판에 있습니다. 비판은 비판받는 사람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논리라 할지라도 비판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동양 철학에 흥미를 느끼면서 한편으로 무언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만병 통치약이나 구세주를 기다리던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 동양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동양 철학의 유행이 반갑지 않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반가워야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복고풍 속에서 100여 년 전 동양을 짓밟아 오던 서양의 총칼이 다시 보입니다. 또 다른 오리엔탈리즘의 부활인 셈입니다. > 도덕 없는 자본주의는 짐승만도 못합니다. 자본주의의 논리는 자본의 논리입니다. 자본은 선악을 따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본이 모이기 마련입니다. 권력과 재벌이 결탁하여 온갖 못된 짓을 하고도 법에만 걸리지 않으면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세상, 돈이 되는 일이면 사람까지 팔고 사는 세상, 이 속에서 논의해야 할 도덕의 문제는 무엇을 하기 위한 도덕인가입니다. 그리고 그때 얼마나 도덕적이냐 하는 것은 얼마나 남을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가의 문제로 나타납니다.

블로그 만세!

3년 전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다. 10년간의 유학 생활 동안 쌓인 복잡한 생각을 토해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했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질 거라 기대했다. 그때부터 시간이 나면 노트북 앞에 앉아 유학과 영어 공부에 대한 글을 썼다. 이후 마음속 묵직하게 자리 잡은 주제로 글 수십 개를 발행했다. 진로, 교육, 기술, 성장. 주제는 다양했다. 내 공간에 내 방식대로 내 생각을 글에 담아 전달하는 작업. 글쓰고 편집하는 과정이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웹이라는 광활한 터에 내 글이 떠다니는 모습을 보면 짜릿한 자유로움이 밀려왔다. 내가 그랬듯,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을 만큼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모두가 건물주가 될 수 없지만 도메인 주인이 될 수 있기에. 그 누구의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다. 구매한 도메인과 블로그를 연결하고 솔직한 글을 세상에 내놓는 실험을 반복한다. 광고, 브랜딩, 수익창출 대신 좋은 글을 짓는 데 집중하면서. 내가 아끼는 블로그는 대부분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있다.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티스토리가 아니라면 네이버나 카카오는 개인 블로그를 잘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나라도 작은 변화를 만들기 위해 개인 블로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블로그 만세!를 만들었다. 블로그 만세!는 1. 플랫폼 대신 개인 도메인 사용, 2. 광고나 과금 유도 없음, 3. 글 10개 이상 발행이라는 조건에 충족하는 블로그를 찾아 소개한다. 아직 이틀밖에 되지 않은 귀여운 웹사이트지만, 내가 살아있는 한 더 많은 블로그를 찾아 추가할 예정이다. 블로그는 단순 리뷰와 홍보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누구도 채점이나 검열할 수 없는 공간. 질문하고 기록하며 삶을 헤쳐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오아시스다. 만약 당신이 나와 같다면 친구가 되어 함께 외치고 싶다. 블로그 만세!

ChatGPT is a tool, not my mentor

I get it, GPT subscribers. LLMs are getting better at emulating human consciousness. I'm also excited about the rapid advancement of AI and how it will shape the future of humanity. That doesn't mean I need to consult with my computer whenever I have a burning question. ChatGPT is a tool, not my mentor. Why would I let AI-generated sentences be the guiding principles of my life? Immediate solutions could only be satisfying when asking plain questions such as "Where is Korea?" There can't be an absolute answer to multifaceted questions like "How can I make my business survive a hundred years?"AI could provide useful tips, but I must go through years of trial and error myself to learn numerous details of running a sustainable business. Complex tasks like writing a book, running a company, and maintaining relationships deserve a lifetime endeavor. I refuse to be a docile student of AI-generated wisdom. Some of us are drowning in a never-ending feed of content. Consumers have already lost patience when it comes to entertainment. Should we allow another algorithm to govern our lives? If you were going to Seoul for the first time, would you entrust ChatGPT as the mastermind behind your itinerary? I don't think so. I'm sure you would prefer unique experiences over generic touristy destinations. As a first-time human, that's how I feel about seeking life hacks through feeding prompts into a language model. I want to get lost and explore the world on my own.

예비군 훈련을 바꾸는 방법

예비군 훈련에 다녀왔다. '여기 있기 싫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300명이 하루 종일 함께 움직이는 광경은 볼 때마다 정말 가관이다. 4년차 예비군으로서 묻고 싶다. 왜 예비군은 비상식, 비효율적 훈련 프로그램에 억지로 참여하면서 고통받아야 할까? 죽기 전에 과연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군 훈련을 볼 수 있을까? 공익, 현역, 장교, 부사관 출신. 누구든 예비군 훈련만 가면 기운이 빠지고 의욕을 잃는다. 군법 교육하다 갑자기 본인 자식과 연금 자랑을 늘어놓는 교관을 보면 한숨이 튀어나오고, 20년 전 만든 것 마냥 허접한 교육 영상을 시청하면 '나는 누구인가' 철학적 망상에 빠진다. 하루 영업을 통째로 포기하고 나오는 자영업자로서 유치원식 교육을 듣고 있자면 절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예비군 훈련이 왜 '군인 체험'마냥 엉성하게 짜여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 큰 성인을 왜 어린이 취급 하는가. 예비군에게 필요한 건 훈련이 아닌 평가다. 만약 미리 공부하고 연습해 온 예비군에게 훈련 대신 평가 기회를 주고 통과하면 즉시 퇴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면? 예비군 전투력은 24시간 이내 2배로 오를 수밖에 없다. 장담하지만 조기 퇴소가 걸려 있다면 인생이 걸린 듯 화생방, 포복, 사격 공부할 사람이 바로 대한민국 예비군이다. 불참할 시 고발하겠다는 협박 때문에 가는 훈련에 어떻게 배움이 있을 수 있나. 훈련장에 가지 않아도 웬만한 훈련은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다. 나라에 2년을 바친 청년에게 더 이상 시간 때우기를 강요하지 말자. 각자 알아서 연습하고 훈련장을 찾아오도록 격려하고 충분히 준비한 예비군에게 자유를 선물하자.

결정하고 전념하기

>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을까?" "이 일에 나는 충분한 열정을 가지고 있을까?" 이 질문의 끝은 결국 끝없는 방황과 실망이다. 잘못된 길을 선택한다고 실패하지 않는다. 인간은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다. - Derek Sivers 다가오는 생일을 맞아 나에게 주는 선물로 책을 왕창 샀다. 남는 시간이 있다면 책 읽기와 글쓰기에 전념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거창해 보이는 다짐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1. 글쓰기에 만렙은 없다. 죽을 때까지 한 가지 기술을 연마하고 싶다. 2. 작가의 꾸준함을 닮고 싶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더 많이 연결되고 싶다. 3. 생각과 감정을 재료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다. 뭐 먹지, 뭐 보지, 뭐 사지, 뭐 입지, 뭐 듣지. 뭐가 됐든 딱 정하기 참 어려운 시대다. 정답을 모르겠어서 알고리즘에 하루를 맡긴 채 멍하니 스크린을 보기도 하고, 수많은 선택지를 비교하다 지쳐서 결국 선택을 포기하기도 한다. 꿈꿨던 가게를 현실로 만들고 불꽃 튀게 일하면서도 나 역시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했다. *이 일이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게으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한 적도 있다. 생각해 보면 나의 가장 소중한 관계나 성취는 모두 헌신에서 비롯됐다. 결혼, 창업, 뉴스레터, 팟캐스트까지. *하겠노라 그리고 책임지겠노라!* 주먹 불끈 쥐고 결심했을 때 새로운 문이 열리고 삶이 더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내가 바라는 건 100가지 선택지가 아닌 하나의 굵직한 믿음이다. 내가 정한 방향으로 꾸준히 걷는다면 언젠가 썩 괜찮은 뷰가 펼쳐질 거라는 믿음. 성공이 아닌 수행, 실패가 아닌 배움을 기대하며 오늘도 일단 전념해 본다. *그래 이제 뭐 할지 고민하지 말자.* 집 한구석 잔뜩 쌓인 종이책을 바라보면서 왠지 모를 자유로움을 느낀다.

Some thoughts after reading 1984 by George Orwell

> 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Some thoughts after reading 1984: - Similar to INGSOC, modern governments seek to control the historical narrative. In South Korea, President Yoon has advocated for downplaying of Japanese colonialism while promoting an "anti-communist" agenda. Despite confusion among many Koreans about his priorities, Yoon continues to promote his abstract propaganda of "free society" on the global stage. No one, including Yoon himself, seems to understand the exact meaning of "freedom." On the other hand, his actions suggest that he doesn't value freedom of speech, as he is suing investigative journalists for reporting "fake news." Yoon's freedom doesn't mean the equality of opportunity either. In contrast with his pledge to have "lots of cabinet members in their 30s," Yoon has filled the government with old political veterans. Unfortunately, just like Yoon, too many elected officials break their initial promises and fixate on political disputes. - I wonder about the realist approach to understanding democracy in our society. In two countries I'm most familiar with, the US and South Korea, citizens are always left with two grandpas(rarely a grandma) presidential candidates who are so out-of-touch with the lives of most voters. People become hopeful when an election comes, but the ballot always looks the same. The winner is either a red or blue millionaire. Some questions: is there any viable path to escape from this two-party system? Is election really the best method to choose the leader of a massive community? How can we make politicians to do their jobs? Can "Network State" be an answer to these perennial problems? - What if most governments are jealous of China's capability to watch its citizens through a sophisticated surveillance model? Some might say democratic nations would not allow China-level unfreedom, but many Koreans and Americans don't mind letting AI intrude into daily lives. Lots of customers are even willing to pay hundreds of dollars to surround themselves with more advanced cameras and speakers. How can we be sure that intelligent agencies can't access the data from tech companies? Naver and Kakao have already handed over hundreds of thousands of personal information to the Korean government. Can we trust Google and Meta to be the trustworthy gatekeepers of privacy? In the end, they are the ones bringing online surveillance to the offline world. - Like Goldstein in 1984, political parties like to create an evil character to incite mass movements. The target could be a former president(two of three former Korean presidents were imprisoned after their time in office) or another nation such as Russia, North Korea, or China. I'm not trying to defend these politicians and countries. I want to ensure that I'm not merely "praying for Ukraine" without trying my best to understand the history behind the war. Understanding complicated topics should not be as simple as hitting a "like" on a YouTube video. I don't want to be the one who's incapable of questioning the existence of Big Brother and Goldstein. - Orwell needed a political purpose to write novels. In his essay *Why I Write*, Orwell says he writes "to make political writing into an art." Then, I wondered what topics would infuriate me the most to start writing. It's a pivotal question. *What do I hate the most?* I get angry when I see injustice in my community. The rich Korean kids faking SAT scores and deeply-rooted corruption in the Korean army are some examples burning in my heart. Orwell's advice is simple. I must turn this rage into an art.

난 왜 행복한 걸까?

> 행복은 감정이 아니다. 감정은 행복을 나타내는 증거에 불과하다. - Arthur C. Brooks 치지레이지를 시작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돈을 많이 벌어서, 하고 싶은 일만 해서, 유명해져서 그런 건 아니다. 하하호호 매일이 즐겁기만 한 것도 아니다. 난 최저임금보다 적게 벌고(그나마 번 돈도 새로운 프로젝트에 다시 투자하는 것 같다), 18살에 산 옷을 지금도 입고, 가끔 우울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난 왜 행복한 걸까? ### 성취감 오픈 초기, '빵이 질기다'는 피드백을 받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택도 없는 실력으로 구운 빵을 바라보며 부끄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 정도면 괜찮다'는 최면에서 깨어난 것만 같았다. 당장 나아져야 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더 좋은 빵을 굽는 건 불가능했다. 매일 조금씩 나아졌고, 시간이 쌓이자 어느새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빵을 굽게 되었다. 가게를 오픈하고 벌써 1년 반이 지났지만, 잘하고 싶다는 의지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좌절 끝에 얻어낸 성취감이야말로 행복과 가장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얼마 전 시작한 출판과 팟캐스트처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도'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은 내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 된다. ### 목적의식 4년 전 난 인턴이었다. 강남역으로 향하는 출근길에 우르르 쏟아지는 회사원을 지나치면서 '내가 없어도 세상 잘 돌아가겠다' 생각했다. 회사 생활은 만족스러웠지만, 내 업무는 다른 누군가가 언제든 대신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과는 달리 이 일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는 회사의 메시지에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다르다. 손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 내 콘텐츠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삶에 목적의식을 부여한다. 어쩌면 종교적 믿음과 비슷할 것 같다. 내 삶에 쓰임이 있기에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감각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다. ### 관계 치지레이지를 시작하고 삶에 귀중한 관계가 많이 생겼다. '어떻게 이렇게나 친절할 수 있지' 싶은 손님도 있고, 강소팟에 게스트로 나와 마음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눠주는 멋쟁이 사장님도 있다. 일을 통해 존경할만한 사람을 꾸준히 만난다는 점이 놀랍도록 감사하다. 홀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했던 즐거운 기억은 머릿속에 선명히 남아 행복에 보탬이 된다. ### 만족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숙제'가 아니다. 나에게 높은 점수나 어른의 인정은 더 이상 성장을 뜻하지 않는다. 치지레이지로 이루고 싶은 목표야 많지만, 이루지 못한다고 불행할 이유 또한 없다. 난 지금도 충분히 만족한다. '제주에서 샌드위치샵 운영하며 팟캐스트와 뉴스레터 발행하는 사람'인 내 삶에 별 다섯 개를 남겨본다.

I'm writing book reviews

I'll be publishing book reviews on this blog. My review will be deeply personal. There won't be a 5-star rating or structural analysis. I'll only share what I think is inspirational and interesting about the story. Nothing special, just a man's attempt to have a real conversation with another writer. I also hope this series to help me improve my information diet. Perusing books could be the best way to forget about the endless feed of entertainment on social media. Let me show you some candidates. It's actually a list of unread books waiting to be opened on my Kindle. - 1984 by George Orwell. - Animal Farm by George Orwell. - Brave New World by Aldous Huxley. - Fight Club by Chuck Palahniuk. - Fahrenheit 451 by Ray Bradbury. - I, Robot by Isaac Asimov. - Wealth of Nations by Adam Smith. - No Country for Old Men by Ernest Hemingway. - On the Road by Jack Kerouac. - Breakfast of Champions by Kurt Vonnegut. - Catch-22 by Joseph Heller. - The Devil in the White City by Erik Larson. - Snow Crash by Neal Stephenson. -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Hunter S. Thompson. - The Sympathizer by Viet Thanh Nguyen. - John Dies at the End by Jason Pargin. - Slaughterhouse-Five by Kurt Vonnegut. - Crime and Punishment by Fyodor Dostoyevsky. - The Grapes of Wrath by John Steinbeck. -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by Gabrielle Zevin. - Bear Town by Fredrik Backman. - Cyteen by C.J. Cherryh. - The Night Watchman by Louise Erdrich. - The Sentence by Louise Erdrich. - A Confederacy of Dunces by John Kennedy Tool. - The Fountainhead by Ayn Rand. - The Stranger by Albert Camus. - Beloved by Toni Morrison. - Midnight's Children by Salman Rushdie. - Oblivion by David Foster Wallace. Email me if you have any recommendations. I'd also like to read non-fiction books, but finding one without fluff has been difficult. I recently realized reading short essays is much more effective for self-improvement. I could be wrong about this take.

Can a restaurant be antifragile?

> Restaurants are fragile; they compete with each other, but the collective of local restaurants is anti-fragile for that very reason. *Nassim Taleb* > Restaurants are concave. Limited upside, larger downside (like short volatility). Mega-fragile to events and circumstances; nonportable and illiquid. *Nassim Taleb* > I think that if you want to compete super intensely, you should open a restaurant in DC. There'll be competition — but you won't make any money or do anything. *Peter Thiel* > If you offer affordable food with low margins, you can probably pay employees only minimum wage. And you’ll need to squeeze out every efficiency: that’s why restaurants put grandma to work at the register and make kids wash dishes. *Peter Thiel* > Starting a great Italian restaurant is not entrepreneurship because the proprietors make no attempt to scale it. Running McDonald’s is not entrepreneurship because they make no serious attempt to build a better product. Apple is an entrepreneurial venture because it is in the business of delivering ever-increasing quality at higher scale. *Naval Ravikant* According to these well-known business gurus, opening a restaurant is one of the dumbest ideas. As a restaurant owner, I side with these people. Unpredictable variables often crush reputable restaurants into ashes. Why would you invest your savings into a business destined to cage match with other hundreds? Look around. Only a few restaurants are lucky enough to survive for years. Even the finest restaurants packed with guests struggle to generate enough profit to keep their doors open. Restaurant management is not getting easier either. We live in an age where the Internet demands all restaurants to be flawless. When everyone can act like a critic, a single bad review is capable of driving a stake into a restaurant's heart. 100 positive reviews can be forgotten very soon, but one bad review always stands out like a diamond. However, we can set these gloomy facts aside and think differently. What if a restaurant challenges the status quo like a startup? When I decided to start a restaurant without having any experience(yup, I was reckless and deserve to fail miserably), I knew my restaurant had to provide more value than a business of selling food offline. That's why I have treated my sandwich shop as both a restaurant and a media company. Confused? Here's what my restaurant has done so far: - For about two years, the two owners(my wife and I) have sent a weekly newsletter on our own website. We open-source our recipes and share thoughts about running a small business. We never did ads on any channel, but now we have 127 subscribers from all over the country. Not a million, but it's still notable. - We are working on two projects right now. Our first ebook on starting "a too-small-to-fail restaurant" and a podcast to interview fellow business owners in Jeju. - A month ago, we began to offer our space for free with future business owners and entrepreneurs. So far, we have accepted three teams and already hosted the first pop-up this week. Of course, the owners put real effort into the food as well. We bake sourdough focaccia, make seven kinds of vegan sauces, and serve fresh veggies all the time. We work at least 12 hours a day to guarantee excellent food and service. It's sometimes difficult to find time/energy to create content, so we push extra on weekends. I'm afraid my restaurant will fail if we can't generate meaningful revenue online. Even if we maintain perfect reviews on all platforms, I know there's a clear limit to our success. Most people are unfamiliar with dining at a vegan restaurant. The market is very small, and I can't expect the culture to shift within a few years. I'm in an ongoing experiment to substantiate a unique path for restaurants. I don't want to run my restaurant like the Bear; my goal is to create content like the Bear. If we could escape from competition through online media, our restaurant could be the one that lasts a lifetime.

식당이 망하는 이유

우리나라 식당 중 약 40%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 이토록 많은 가게가 문을 닫지만, 빈자리에는 또 새로운 식당 간판이 들어선다. 식당만큼 망할 이유가 수두룩한 사업 모델이 있으려나 싶어도, 이만큼 창업 장벽이 낮아 보이는 아이템을 떠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음식점은 인구 대비 너무나 많다. 특히 제주도에는 외식사업체가 무려 도민 39명당 하나씩 있다. 불경기와 인구 절벽이 겹치는 마당에 기적같이 수요가 늘어날 거라 기대할 수도 없다. '앗 나 왜 식당하고 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야말로 망하기 참 좋은 환경이다. 책ᅠ 안티프래질은 식당을 프래질한(깨지기 쉬운) 사업의 대표 예시로 사용한다. 순식간에 망할 이유는 100가지여도 제대로 된 수익 창출이 극도로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임대 표시가 붙은 식당 자리를 보면 식당 사장으로 사는 내 삶이 위태롭게만 느껴진다. 치지레이지는 다를까?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상가 계약, 메뉴 구성, 미디어 구축까지 여러 노력을 했지만, 우려는 유령처럼 나를 맴돈다. 안타깝지만 많은 식당이 실수 한 번에 무너진다. 가만히 있다가는 내 가게 또한 조용히 사라질 것만 같다. 망하고 싶지 않은 사장으로서 가게가 겪을만한 여러 문제점을 되짚어 봤다. ### *이유1. 사장의 건강* 사장 둘 중 하나라도 부상을 입거나 입원한다면 가게를 열 수 없다. 일을 못 하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 건강검진 받고, 안전운전하고, 충분히 휴식하며 운동하자. 건강 이유로 문을 닫는 일이 생겨도 고정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매출 외 고정수익을 만들어 둬야 한다. ### *이유 2. 1점 리뷰* 음식이나 서비스에 불만족한 손님의 부정적 리뷰에 손님 수가 줄어들 수 있다. 긍정적 리뷰가 100개 있어도 악성 리뷰 하나가 식당 이미지를 바꿔놓기도 한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에 어떤 리뷰가 있든 우리를 믿고 찾아오시는 단골 커뮤니티를 키워나가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되 모두가 만족할 거라 착각하지 말자. 질책이 있어도 정신적으로 지치지 말자. ### *이유 3. 외식 문화*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집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넷플릭스 보면서 먹을 수 있는 시대에 치지레이지 샌드위치를 드시러 멀리까지 와주신다니. 나만 해도 아무 영상 없이 오롯이 식사에만 집중하기 힘들어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대부분 사람이 식당에 쓰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제 식당은 서로를 넘어 콘텐츠와 경쟁해야 할 수도 있다. 기타 등등 이외에도 치지레이지가 위태로워질 이유는 수두룩하다. 비건 음식이 맛없고, 양 적고, 비쌀 거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다거나, 경제 위기로 외식 시장이 확 위축될 수도 있다. 오븐이 고장 나고 건물주와 문제가 생겨 휴무가 늘어날 수도, 종잡을 수 없는 식자재 물가 상승에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나열하다 보면 치지레이지 건너편 국수천하 사장님이 떠오른다. 10년 넘게 손님을 맞이하는 두 사장님은 비 오는 날 천장에 물이 새어도, 무례한 손님이 막말해도, 늦은 시간 손님이 없어도, 허허 웃어넘기실 정도로 여유롭다. 나도 두 분처럼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게 그저 살아남는 것은 아닐 텐데. 식당 사장은 언제쯤 안심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When critics visit my restaurant

My 1-year-old sandwich shop has about a hundred reviews all over the Internet. Overall, I'm grateful to hear honest feedback because it's my job to check whether my restaurant's providing excellent food and service. However, I also meet online "critics" who tour restaurants to collect reviews on Instagram. When these people enter my restaurant, I can instantly tell they're not interested in any of our products and values. To me, they don't feel like customers. There's no smile nor "hello," these people stride in and take pictures in burst mode. *What am I doing here?* I murmur while wrapping sandwiches. The food is served, and I hear the iPhone shutter until they're gone. They take a cab to hunt the next review. I clean up the table and leftovers. In a few days, I encounter their reviews online. But no, I never see them again.

제주에 사니까 어떤가요?

이번 주말 가게 문을 닫고 친구 결혼식을 위해 서울에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한 달 새 서울사람 결혼식만 두 번째다.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복잡함과 편리함이 동시에 훅 느껴졌다. 정신 없이 환승하고, 수많은 인파를 헤치며 결혼식장에 무사히 도착하니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제주로 이주한 지 2년 만에 나도 제주 사람 다 된마씸 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결혼식장에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 많았는데, 소소한 안부를 나누다 보니 줄곧 같은 질문을 듣게 됐다. "제주에 사니까 어때요?" 평범한 질문일 수 있지만 내 머릿속은 명탐정 코난이 범인을 찾는 듯 분주했다. 난 제주가 좋은 걸까? 싫은 걸까? 머리를 긁적이다 "그러게요... 너무 좋죠."라며 얼버무렸다. 제주살이에 대한 내 생각은 꽤 복잡하다. * 제주도 하면 자연을 기대하지만, 시내에 사는 나는 현무암이 아닌 자동차에 둘러싸여 산다. 일상에 오션뷰나 오름뷰는 없다. 주차 공간은 언제나 부족하고 인도가 없는 골목이 많아 차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걷다 보면 오히려 서울이 제주보다 훨씬 더 걷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제주도민은 거창한 문화생활을 기대하지 않는다. 더현대, 성수동, 브루노 마스는 없다. 그렇다고 모든 제주도민이 주말마다 등산하고 서핑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넷플릭스와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서 쉰다. 인터넷은 공평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넘어온 후 오프라인 일상은 달라졌지만 온라인 생활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 당연한 말이지만 제주는 서울에 비해 사람이 정말 없다. 제주시청처럼 알려진 번화가나 한라산 정상이 아니면 대부분 한산하다. 가게에 앉아 텅 빈 거리를 보면서 영화 28일 후를 떠올릴 때가 있다. 시야에 담기는 사람 수가 적으니 비교 대상 없이 멋대로 맛대로 살기 좋은 환경이다. '제주에 사니까 어떤가요?'라는 질문에는 옅은 기대가 깔려있다. '제주 생활이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가요?' '서울에서 겪었던 문제가 제주에 가니 해결됐나요?' 완전 만족한다거나, 사실 실망했다는 명쾌한 답을 원할 수 있지만, 나의 제주살이를 좋다 나쁘다로 단순하게 정리하기는 어렵다. 내가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수염을 기르며 사는 모습이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강남 한복판에 살아도 한적한 마을에 집 지어 사는 마음가짐을 가꿀 수 있고, 수탉 소리에 아침을 맞이하는 시골에 살아도 테헤란로 직장인처럼 숨가쁘게 살 수 있다. 결국 이루고 싶은 삶의 형태는 우리나라 어디에 살든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3년차 제주 도민으로서 내가 얻은 결론이다.

When a loved one's dying, don't try to be a doctor

This is my biggest regret. When Mom told me about an 8cm tumor on Dad's spinal cord, I automatically assumed there would be a way out of this nightmare. *Why be pessimistic this time?* Dad had already undergone surgeries and chemo to fend off his cancer. The spinal tumor seemed worse, but some of the best doctors in the country were looking into the case. After a week of discussions, the doctors concluded a dissection was the most reasonable solution. I was scared, but I tried my best not to doubt whatever the doctors had to say. Even after days of googling, I didn't feel entitled to make suggestions for my father's critical condition. Like rooting for Korea in World Cup, I just crossed my fingers and put my trust in the hospital's procedures. Because I was too focused on the disease, I missed so many chances to have a real conversation with him. I should have asked about his view on death, what he wished to leave behind, and what he wanted to do before the big surgery. Instead, I pushed down my feelings to be rational about the situation. Looking back, I talked to my father like he was my patient. Even when Dad's condition was clearly getting worse every single day, I prayed for a miracle to stop his pain. I was good at denying reality. Dad's last days deserved more respect than that of a dying patient. I emptied the urine, massaged his legs, and fed him pills but never asked him how he wanted to spend the last days of his life. When Dad showed clear signs of dying, I didn't budge to stop a doctor from injecting additional drugs. I was staring at the scene like I was watching a play. I didn't protect Dad's dignity in the last moments. No human would want to die as a patient. I held his cold hands to finally face my failure to be his son when he needed one.

Random Thoughts #2

Here're some half-baked thoughts in my notebook. * I admire people who ask serious questions. What makes humans different from other animals? How did we end up with this political system? How does population density affect urban design? How does media influence the human mind? What is consciousness? What is death? These questions with no correct answers are usually the best ones. * Acquiring new skills often starts from learning what and how to observe. I used to draw like a 6-year-old, but now I can draw like an adult. All thanks to my Drawing 101 course that taught me how to spot and focus on details. * Serious writers are skilled readers. * Master bakers use all five senses to assess the dough. * Listening to a podcast is like reading non-fiction. Listening to music is like reading fiction.

Two Days in Seoul

Maybe humans are not meant to live in a city of 10 million people. Last weekend, my wife and I visited Seoul for the first time in about a year. We were excited to see friends and eat great Mexican food(still haven't found a decent Mexican restaurant in Jeju). Although we used to live in Seoul for years, I couldn't stop telling myself, "*There are so many people and ads.*" I was like a robot overwhelmed with processing thousands of faces and billboards. Ads, especially the ones in subway stations, were selling *hagwon* courses, cosmetics, and plastic surgeries. These images were urging all to chase popular jobs and mimic perfect-looking celebrities. Can you form original ideas after reading hundreds of ad copies every day? Is it even possible to be 100% immune to these messages?

When Customers Are Assholes

Because I run a restaurant, I meet both angels and assholes. Although 99% of our guests are fantastic, a few assholes still find their ways to sneak in and try to ruin the day. I wish I could always ignore them and find peace, but sometimes my feelings get scarred. If hospitality means embracing assholes, I must hide my annoyance and provide my best service to everyone entering the restaurant. Even when someone vents frustration on me, I should be poised for the interaction. Understanding assholes takes courage and effort. It's impossible to follow this path without training my brain in mindfulness. To act this way, my body must be drenched with grace and love. I can also forget about serving assholes and focus on other guests. Maybe someone's got to face these assholes. The assholes would notice they were unwelcome, so most would never consider returning. This could be a wiser choice if I never regret treating some guests differently. It's a dilemma.

A List of My Favorite Tiny Desk Concerts

NPR's Tiny Desk Concert is one of my favorite content on YouTube. It's nothing like what I hear on other radio stations. I'm grateful for Tiny Desk's incredible job at capturing the best out of live music. I've followed Tiny Desk for over 10 years and watched many of the videos. For my own benefit, I organized a list of my personal favorites. *Suggestions are appreciated. Let me know if there's any artist I'm missing.* * Tyler, The Creator * Mac Miller * Daniel Caesar * H.E.R. * SIX The Musical * Juilliard Jazz Ensemble * Fred again.. * SsingSsing * Durand Bernarr * Natalia Lafourcade * Kenny Beats * DOMi & JD BECK * T-Pain * D.R.A.M. * Tank And The Bangas * NoSo * Superorganism * Weezer * The Linda Lindas * Hobo Johnson and The Lovemakers * Saba * Alisa Amador * Julien Baker * Hermanos Gutiérrez * Lewis Capaldi

Korean Han and Nunchi

When Tim Ferriss interviewed Korean American artist Bobby Hundreds, Tim asked a stream of questions to find out why Korean entertainment is taking over the world. Tim was in search of a magic sauce, a concise explanation for the success of Parasite, Squid Game, and BTS. To answer Tim's questions, Bobby laid out some Korean words like *Han)* and *Nunchi* to represent distinct characteristics of Korean culture. Hearing Tim's excitement at these "exotic" words, I realized Koreanness is being defined by the blue-checked celebrities outside Korea. Trying to blanket the entire population of Korea with these meaningless terms is like claiming all Japanese still carry the samurai spirit. I don't want *Han* and *Nunchi* to be the next *Ikigai* that has become a buzzword in countless self-help books. Brooding upon the success of Korean entertainment won't provide enlightening life lessons. The rise of Korean soft power is a complicated story that deserves more than "there's something different about Koreans." *If you're still curious about 'Han,' read this article by Minsoo Kang.*

I Spoke at a Local University

Today, my wife and I joined the Content Strategy class at Jeju National University. We were invited to discuss our restaurant's website and content as guest speakers. Before I forget, I'd like to summarize my presentation to the students. * The idea to build a vegan sandwich shop was born when we started to ask serious questions about our lives. * When working for a company, I wondered if I could be a valuable addition to society. I wanted to "escape competition through authenticity," but there were lots of BS around my life. I worked for three companies to realize polishing my resume is not a path to wealth or happiness. * We stopped looking for an ideal setting. Instead, we quit our jobs to create our "perfect environment." * We wanted to be the masters of our lives. We didn't want to let competition and jealousy control who we were. * We thought of many business models, but running a vegan sandwich shop was the only one that sparked our imaginations. With this idea, we dreamed of designing and providing a unique product, space, and content. * Before we even knew how to bake sandwich bread, we came up with a set of principles. Five of the principles are 1. Don't let others' opinions affect our decisions. 2. Long-term thinking is the way. We focus on small yet constant growth. 3. Hard choices, easy life. No sourcing. We bake bread, make the sauce, and develop our website. 4. Life is short. Mastering one craft is enough. 5. Always creation over consumption. * Our content has similar principles: 1. We publish writings on our own domain. We don't rely on big-tech platforms to build an audience. 2. We don't let metrics dictate our content. Original content should not be SEO-friendly. 3. Never stop creating and publishing. 4. Help others. We open-source our recipes and know-how. 5. We create content not for a million but for a hundred people. * The cheesylazy.com website I built is simple but effective. Unlike bulky websites and platforms, our website is fast, privacy-friendly, and straightforward. * Our future plans. We're writing a "Too Small to Fail" e-book and planning to start a podcast interviewing small business owners. * The problems we're considering. 1. Can we be 100% free from Instagram? 2. How can we convince readers to subscribe to our weekly newsletter? 3. How to design a home page. 4. We have over 90 posts now. How can we organize them to be reader-friendly?

AI Has Not Changed My World

A few days ago, I listened to Kevin Kelly speaking about AI and its effect on the job market. "I still have not seen anyone who lost a job because of AI," he said nonchalantly. His argument stood out because other so-called experts were all screaming about the upcoming AI revolution. Sure. ChatGPT passed the bar exam, and Midjourney generated some impressive text-to-image artworks. However, my life has not been impacted at all. I still bake bread, clean floors, wash dishes, and write articles. AI's not part of my life yet. Humans are attracted to doomsday prophecies. When will the volcano erupt? When will the nuclear war begin? When will we achieve AGI? These questions are worth asking only if someone's trying to prevent a potential catastrophe. Otherwise, "The world is ending anyway" mentality is the fertile ground for helplessness and meaninglessness. Talking about AI is entertaining. That's why the content around AI is sweeping the Internet. Nonetheless, I don't have to squeeze AI into my life. I just want to execute my job well.

Korean NPCs

As a Korean struggling to escape from NPCness, let me tell you how a Korean NPC thinks. * Happiness lies in getting into med school and becoming a doctor. * There is no "Korean Steve Jobs" because our education system obliterates creativity. * If you become a government worker, your life is set because you're guaranteed a pension. * Never trust Korean media. New York Times and CNN are the most trustworthy media in the world. * Waiting in line for hours to enter a trendy restaurant is solely for my pleasure(It's not for Instagram). * Moving to Australia, Canada, or the US will solve my problems in Korea. * K-pop has nothing to do with online propaganda. * To get married, you need a stable job and apartment.

Random Thoughts

* In Korea, poor kids study English while rich kids study in English. * I'll never let a tiny scratch on my car ruin the day. * I read fiction to remind myself I'm merely a speck in the vast universe. * Great bakers respect time, temperature, and hydration. * Humor could be the best indicator to gauge someone's intelligence and creativity. * It was Children's Day in Korea yesterday. I had a moment of silence for all the children who would not be born because of the country's lowest fertility rate in the world. * Praying doesn't solve problems. Actions do. * "I want to" is a trap. "I'm doing" is much better. * Plastic straws are gone. Private jets are flying. * Politicians scream, "Why can't we create Korean ChatGPT?" Not a single of them has written code before.

My First Internship

After getting my college degree in the US, I returned to Korea to enlist in the military. When I was discharged from a 21-month service in the army, I didn't know what I wanted to do next. I considered preparing for 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to join a law school but soon realized I had no interest in becoming a lawyer. I wished for an opportunity to escape from the trench of boredom and anxiety. Using a stack of LEET prep books as a pillow, I found myself checking job postings every day. Without telling anyone, I wrote a sloppy resume and CV and sent them to a bunch of companies. A few days later, I received an offer to intern at a travel startup in Seoul. The internship was incredible. The business development team I joined had the most passionate people in the company. The service was growing fast, and I could freely suggest and lead any projects. I didn't mind putting in extra hours because I could see I was making a difference. A few weeks before my 3-month contract ended, my team leader offered me to stay in the company to work as a full-time manager. This meeting surprised me because I never thought of becoming a business manager. I wasn't sure if I wanted to be committed to this career path. My brain was jumbled with futile questions like "What am I good at?" and "What's my passion?" I eventually made up my mind and messaged her to say I was interested. I still had to be interviewed by the company's CEO and COO before signing a new contract. Because my contract was ending soon, HR set up the interview on the last day of my internship. I wasn't prepared to prove my value to the company. I didn't even know what I wanted to do with my life. I noticed the interviewers didn't have enough time to read my resume either. They asked whether I was genuinely interested in being part of the startup's mission. In return, I gave them half-baked answers I had overheard in a podcast. I tried my best to sound smart, but everyone in the room knew I was the exact opposite.

More About Our Restaurant CHEESYLAZY

Since May 2022, my wife and I have been running CHEESYLAZY, a vegan sandwich shop in Jeju, South Korea. ### What's so special? * We write a weekly newsletter on our website. We share recipes we developed and publish essays about our experience and philosophy. We've written over 80 posts and currently have about a hundred subscribers. * We have fantastic reviews on all sites such as Happy Cow, Google, Naver, and Kakao. * Our food is fresh and original. We bake our bread twice a day and make almost all the ingredients ourselves. For example, pickles, kombucha, mayonnaise, hot sauce, romesco sauce, tofu cheese, smoked cheese, parsley pesto, teriyaki sauce, and chili are all housemade. * We aspire to be more than a restaurant. We're writing our first e-book titled "Too Small to Fail - How to Start a Small Restaurant." We're also planning on hosting a podcast to interview independent business owners in Jeju. * We also update our 200 songs playlist on a daily basis.

Some Thoughts on Marriage

My wife and I run a restaurant together, hang out with friends together, and write a newsletter together. Our relationship is the most remarkable quality of my life. We literally spend 24/7 with each other and rarely have a serious argument. Some thoughts about our relationship... * We don't hide anything. I don't hold in farts in front of my wife. I just let them out like I'm alone. Freedom of speech is guaranteed as well. We say whatever we think it's funny. * I often feel like she knows more about me than I know myself. Sometimes, we don't even have to say anything to communicate. I just know when she wants to grab an ice cream. * We have small fights to prevent big arguments. It's like using small fires to prevent large wildfires. Whenever I get hurt by what she says, I try to express my emotions immediately. Buddhist mentality is the way. I try my best to avoid suppressing feelings before I get consumed by anger.

A Literature Major

In college, I majored in Asian Literature. For three and a half years, I spent many hours reading books from Palestine, Egypt, Japan, Taiwan. and Mainland China. I still don't know what attracted me to Literature. Although I dabbled in Geology, Physics, Psychology, Journalism, and Philosophy courses, I found reading fiction and analyzing it most fascinating. I was a lucky kid who had unconditional support from my parents. I didn't worry about securing a job after graduation and didn't even consider applying to grad school to become a Literature professor. I dismissed people warning me I was "paying a lot of money to be a Starbucks barista." When choosing courses, my main goal was to have fun as much as possible. That's why I never skipped a class. What did I learn from studying Literature? Nothing special really. Attending college is unnecessary if you intend to read books and learn how to write. However, I have no regrets about immersing myself in the works of Soseki and Lu Xun. I'm grateful for the professors who returned my essays loaded with pages of feedback. There's no way to find out if my expensive education was actually worth it. I can only say I wouldn't be the same person without the years I spent studying novels. I'm happy with this answer.

My Desire to Be Associated With Celebrities

Eight years ago, I saw Leonardo DiCaprio at an Italian restaurant in NYC. I was with my sister, and he was sitting right across from our table. He used a back door to enter the restaurant, so my sister and I were the only guests who knew the most famous actor in the world was eating pasta in the same space. When he was leaving the restaurant, I stood up and asked him to take pictures with me. My voice was shaky, but he somehow understood what I wanted. We took about a minute to snap pictures then he left saying goodbye. Soon after he was gone, people flocked to our table asking "Was that Leo?" Yes, I posted the pictures on Facebook and checked the comments and likes every five minutes. Since then, I must have told this story to dozens of friends. Although I often said "I don't care about celebrities," a desire to be associated with them was always inside me. The longing to be associated with famous people seems like human nature. I always see people posting pictures with celebrities, visiting cafes owned by celebrities, and buying books by celebrities. Arguably, the number of followers has become the most prevalent measurement of clout. Maybe it's becoming even harder to be totally indifferent to celebrities. *It was a difficult choice. I decided not to attach my photo with DiCaprio.*

Should Conversations be Productized?

My wife and I had great conversations with our friends today. Like us, they're small business owners who want their work to reflect who they are. Whenever we meet, we never run out of stories to share. After hearing about their concerns, projects, and plans, I was instantly motivated to jumpstart my ongoing tasks. My friends' perspectives on maintaining and transforming business felt so valuable that I wished I could record the conversation. When amazing conversations end, I get sad because I know I'll forget the details in a few days. It's a bummer that I rely on my faulty memories to rewind what I've learned from the discussions. I wonder if recording conversations with other business owners and putting them out to the world would be a good idea. What do you think? Does "productize yourself" mean I should productize my interactions with friends? I'm sure many more would benefit from listening to the talk between passionate business owners. At the same time, I could also miss opportunities to form authentic relationships. If I'm speaking to a mic while staring at a friend, can I really say I'm not being pretentious?

My Business Is a Filter

I like to think of my restaurant as a filter, not a magnet. My restaurant serves vegan food, doesn't do any ads, and doesn't even have a sign outside. Not because I despise money but because I want to serve a small community of people who understand my values. The marketing strategy for the restaurant is very simple. My wife and I write a weekly newsletter on our website. We share lessons from opening and operating a restaurant, vegan recipes we're using for the menu, and our thoughts on values such as success and freedom. We've been publishing for over a year and now have a hundred subscribers. How do we make a living? Because the rent is cheap, we don't have to attract a hundred guests daily to make it even. Because the fixed costs are low, we get to focus more on delivering better food, service, and content. My goal is to protect this virtuous cycle. Fortunately, we have a steady flow of customers. Many of whom found us through our online writing. I can't estimate what percentage of the customers know about our website, but I appreciate some recognize us as more than just a sandwich shop. So, what's the next step? I certainly don't want to run a popular restaurant with long wait times. That's why I never plan to launch a big promotional campaign. Instead, I want to create a podcast that celebrates one-of-a-kind creators and business owners. Will this work? I don't know. Would I be a fan of this kind of content? For sure.

The Best Haircut

My wife and I got haircuts today. We had been discussing the desperate need for haircuts for over a month, so we decided to walk into a salon closest to our restaurant. The place had zero online reviews and had no customers inside. However, since we never liked to waste time and money on beauty maintenance, we decided to go in and take a chance. To our surprise, the salon turned out to be the best we've found in the city. Here are a few reasons: * The stylist was very attentive and washed our hair twice, both before and after the haircuts. In addition, she spent at least 30 minutes on each of us. We were grateful for this level of service. Affordable places don't usually do this. * She never asked us any personal questions. I've been to some cheap barber shops, and all the barbers always lectured me about "how to run a successful business." As someone who simply wanted a haircut, I was relieved to not have to deal with unnecessary conversations. * The prices were extremely reasonable, with men's haircuts at 12,000 won and women's at 14,000 won. The cheapest haircut I had was 10,000 won, but it had much worse service. 12,000 won for an excellent haircut is such a bargain. After getting the best haircut of the year, my wife and I talked about how we relied on online reviews to assess the quality of a business. Reviews are often helpful, but could also be a barrier between me and hidden gems. I'm so used to searching for others' approvals before trying them on my own. Before watching a show on Netflix, I go on Metacritic and Rotten Tomatoes. Before walking into a coffee shop, I check reviews on Naver and Kakao. Whenever it's time to try something new, I still act like a child so scared of being responsible for my choices.

Butt Does All the Hard Work

"Listen, butt does all the hard work." Dad used to say this whenever we went to a sauna together. He had this theory that most people forget to take care of their butt even though it's the one doing all the "dirty jobs" for us. Dad's favorite spot in the sauna was a warm pool equipped with really strong massage jets. When we entered that pool, he immediately pushed massage buttons for both of us. "Make sure to massage your butt," he never forgot to remind me. We were the two boys moving butts in a circle to make sure the jets were touching the entire muscles. We were quiet and focused. And this ritual lasted for at least five minutes. I still go to a sauna sometimes and think about these memories with Dad. We had some of the most honest conversations while we were literally naked. He also scrubbed my back, massaged my ears, and boosted my confidence saying I was good-looking. I never knew I would look back on those moments, but here I am. I miss my sauna buddy today.

Korean Identity

When I moved to the US, kids at my high school called me Jackie Chan, Ichiro, and Yao Ming. I always wanted to tell them, "I'm Korean, not Chinese nor Japanese" but couldn't really speak English at that time. Maybe alienation forces people to think deeply about their individuality. Before I met people who were oblivious to Korean culture, I never imagined my Koreanness could be made fun of by someone else. The moment I realized my identity would stand out, I began asking many questions about my identity. In Korea, most discussions about Korean identity revolve around nationalism and pessimism. That's why I find the works of Korean American artists like Lee Isaac Chung and Min Jin Lee refreshing. Minari and Pachinko feel authentic because they are inspired by the writers' understanding of their Korean identity. These stories are not about projecting perfect images of Korea. There's no political agenda. They grew up feeling different from others, and this experience became the creative engine for their crafts.

Bear Blog and a Notepad

"What's the best note-taking software?" used to be my favorite question. I've tried a number of productivity apps. I subscribed to services like Readwise, Notion, Roam, Logseq, and Obsidian. I also searched for a better search engine than Google. So I've switched my default search to Kagi, You, Neeva, and DuckDuckGo. Before discovering Bear Blog, I wrote on WordPress, Ghost, Substack, and Write.as. I cared so much about finding the best tools for my productivity. I spent too much time looking for a shortcut. When I felt stuck, I automatically handed my problems over to new trending software. I canceled most subscriptions, but I'm more productive than ever. I stopped using read-it-later apps like Readwise Reader, Matter, and Instapaper as well. Now I read on Kindle, jot down random thoughts on a small notepad, and move these words to Bear Blog. I don't need to think about PKM anymore. To write and publish, I only need to make sure I'm carrying a notepad.

매일 밤 잠들기 전 하는 일

마감을 마친 후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면 일단 누워있고 싶다. 소파에 앉아 유튜브를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잠들기 전 꼭 해야 할 일이 없으면 '피곤해서 못 해'라는 핑계는 어느새 기본 설정이 된다. 그렇게 나는 내가 바라던 삶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어느 날 멍한 상태로 샤워를 하는데 매일 무조건 지켜야 할 습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의지만 있다면 당장 실행할 수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 매일 개인 블로그에 글쓰기. 첫 글을 발행할 때 다짐했다. ‘오늘 너무 피곤해서 죽겠다‘만 쓰더라도 절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올리기로. * 매일 자기 전 푸시업 10개하기. '입으로 운동하기' 경력 30년 차인 나 자신을 잘 알기에 목표를 밑바닥까지 낮췄다. 10개를 하고 나면 부끄러워서 나도 모르게 2~30개는 하게 된다. * 냥냥이들과 놀아주기. 식당하는 집사를 만나 고생하는 냥냥이들과 매일 놀이시간을 가진다. 집사가 더 노력할게 애들아! 습관을 만들고 지킨 지 벌써 3주가 됐다. 놀랍게도 소신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의 다짐을 듣고, 소신도 날마다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 생각은 쉽지만, 실행은 어렵다. 무조건 지켜야 하는 루틴이 있다면 느리지만 확실히 성장할 수 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성과가 없어도 좋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할 일을 마치고 잠에 들고 싶다.

I'm Busy, and It's Great

I'm really busy these days. I have to run a restaurant with my wife, publish a daily post here, and paint walls in a house we'll soon be moving into. Our restaurant is closed on Sundays and Mondays, but I still have to spend the bulk of Mondays prepping ingredients. My wife and I have Sundays to take a break from work, but we've decided to self-paint our new house. Ta-da. Sundays are now reserved for applying putty and sanding walls. There's no time to waste. When I became obsessed with my daily routine, my time suddenly became way more precious. Two years ago, when I quit my job as a marketing manager, I felt like I was drowning in too much free time. I could sleep as much as I wanted and learn whatever I enjoyed. However, I struggled to focus on a single task. Although I had numerous ideas, like writing a blog and learning to bake, I couldn't sustain a habit of working on them. I was constantly distracted because I had too many options. I wasted so many hours because nothing forced me to be busy. It's wonderful to be busy. I'm terrible at keeping track of to-do lists, but I'm capable of following a simple schedule filled with meaningful work.

I Don't Care About Politics

When I was ten-year-old, I read three different newspapers. My favorite section was politics. Likely because my mom was a politician who wrote columns in local newspapers. I thought memorizing the names of famous politicians was necessary to be a smart person. Although I could never figure out why the two parties had to disagree on every topic, I was still proud that I could tell who was on which side. Even in college, I cared so much about Korean politics. When Park Geun-hye's corruption scandal rattled the entire country, I was so furious that I ran to a stationary store to buy a paper board and colored papers to concoct a "Park Must Resign" protest sign. I was studying in the US but still held the sign in front of the university's main library. No one, besides Koreans, even knew who Park was. I still felt like I was participating in a historical movement. 8 years have passed, and I don't care about politics anymore. Being obsessed with the news for 15 years only caused anxiety and helplessness. Instead of feeling angry about another political scandal, I now try my best to look for timeless wisdom in books. Watching a bunch of politicians quarreling with each other is never worth my time. My goal is to disconnect myself from politics for a long time until I forget who's on which side.

I Wear My Dad's Clothes

When Dad passed away, he left behind a lot of clothes. Most of them are really nice clothes from his favorite brand Bogner. I wanted to keep them as much as possible. With Mom's help, I tried on all the clothes and brought many of them to my house. His pants are a little too short, so I pretend they're ankle-length pants. Some sleeves are short, but I wear them as 3/4 sleeve jackets. The size is not perfect, but I still love how comfy they are. Dad certainly had great taste in clothing. In terms of fashion, he and I value nothing but practicality. Inheriting Dad's collection has pushed me to believe in the importance of minimalism. I no longer think of buying more clothes. Seeing the aftermath of Dad's passing, I realized I don't want my future self to feel sorry about the stuff I've accumulated. Wearing Dad's clothes became my first step towards a simpler life.

Some Thoughts About Korea

At my restaurant, I often get a chance to chat with non-Korean customers living or planning to live in S. Korea. I always find their optimistic perspectives on Korea refreshing because I tend to focus too much on the negative aspects of my country. On the news, Korea is famous for its world's lowest fertility rate, exceptionally high suicide rate, and chaebol-controlled economy. According to these statistics, Korea doesn't even look like an okay place to live. So, what makes Korea appealing? I can come up with a couple answers. * It's remarkably safe to live in Korea. I can walk around alone at 2AM without worrying about my safety. Surveillance cameras are everywhere, and no one dares to steal others' stuff. In a coffee shop, people leave their laptops on a table when they go to the bathroom. It's rare to find homeless people and extremely difficult to even see a gun. Even if someone pulls out a gun in a crowded street, Koreans will walk past thinking it's just a toy. 119(ambulance) and 112(police) emergency services are reliable as well. * Koreans are friendly towards English-speaking foreigners. Almost all Koreans have spent numerous years studying English. If English is your native language, many Koreans will look up to you simply because you speak the language they've tried so hard to master. As an English speaker, you don't have to learn Korean to live here. Ironically, Koreans will blame themselves for not understanding your English.

Introducing My Two Cats

My wife and I are living with two amazing cats. Zong-ka, in the first picture, is 10 years old. Ban-ban, in the second, is about 10 months old. Watching Zong-ka and Ban-ban eating, playing, and sleeping is one of the greatest joys. !Kang !Kang I had never raised a cat until I met my wife. When I first met Zong-ka in my wife's tiny studio, Zong-ka was so scared of me that he ran straight into the bathroom. I remember feeling terrible because I knew Zong-ka hated touching the water. Three years later, I wish I could say he loves me, but at least he doesn't hate me anymore. We're good friends. 7 months ago, I spotted Ban-ban crawling through a six-lane road near my house. I was waiting for a green light. As soon as I could go across, I ran to check on the cat, hiding under a bush on the edge of the road. She seemed unharmed. I slowly approached to hold her with two hands. I didn't have much time to think, but I was sure she would run away. However, she didn't even flinch. I hugged her tightly in my arms and walked fast to my house. That's how Ban-ban became a new member of our house. All four of us fall asleep on the same bed. In the morning, we humans wake up to the sound of our cats. At night, the cats always wait by the door when we humans return home after long hours working at the restaurant. I never get tired of living with these two cats. !Kang

Revising my old writings

I've been publishing a post every day for more than two weeks. Writing daily has been really fun, and I intend to continue this habit for at least a year(maybe until the day I die. Who knows?). Every morning, when I wake up, I grab my phone immediately and reread the post I published the night before. With half-closed eyes, I fix a few words and then start brushing my teeth. I enjoy the seemingly endless process of revising. Some might argue spending energy on the next post is wiser, but I can't let go of my past writings. Even if no one's reading, I revisit my old posts and start working on them. More views are great, but better writings are more important. To me, revising is like cleaning a house. It's the least I can do to welcome my guests.

Watch Out for Envy

"Watch out for envy." My dad used to say too many people waste their lives feeling jealous of others. Koreans are raised to be test-takers. Teenagers battle for a better score on a college entrance exam. College graduates devote themselves to all kinds of eligibility tests. In this land, too many people spend years beating others on competitive exams to be accountants, government workers, public school teachers, real estate agents, and journalists. Steeped in zero-sum games, it's difficult to realize there's a way out of the competition. When tests are the ultimate purpose of life, getting into a med school or law school becomes the highest form of achievement. To test-takers, success forever means winning over others. I'm not a test-taker. I don't want to be trapped in binary thinking. The world is much more than a community of winners and losers. There's no need to be jealous of other restaurant owners' and writers' accomplishments. Their success doesn't affect my craft. I only need to carry on with a "win and help others win" mindset.

WeVPN Is Gone

WeVPN just shut down its service. I've been using the service for about a year, and I won't be able to get any refund for the rest of my 2-year subscription. Fortunately, the monthly subscription fee was less than $3, so I'm not too shocked about the news. A year ago, when looking for a paid VPN service, I searched "the best VPN" and read some recommendation articles(aka paid promotions). I didn't spend enough time researching the best quality and reliability. I only cared about comparing the prices of different services. I assumed all VPN companies provided similar features and never thought software could shut down without giving any clear explanations. Clearly, I made a dumb mistake. I hope not, but I can't even be sure if WeVPN did anything malicious with the users' data. I've realized that I need to pay more attention to the longevity of the apps and software I subscribe to. It's essential to check whether the service updates its features frequently while listening to customer feedback. For instance, WeVPN's development had been stopped for a year. Not surprising. On the other hand, I trust Bear Blog because I can see that Herman, Bear Blog's founder, has been dedicated to his philosophy of building the service to last forever. It's difficult to be up-to-date with every software. The easiest way to protect oneself from this kind of incident would be following individuals who're genuinely passionate about sharing quality information. For example, it's been helpful to follow The Privacy Dad to learn more about online privacy. Thanks to him, I'm now subscribed to a more reliable service. *Who should I follow? Email me if you have recommendations.*

I Watched Beef

Today, I watched the last episode of a Netflix series, Beef. Almost all characters inside struggle with depression, loneliness, or anger. Money doesn't solve any of these problems. Getting parents' approval, raising a child, believing in God, meeting a therapist, and starting new relationships don't help either. For Danny(Steven Yeun) and Amy(Ali Wong), self-remedy begins when they decide to be fully vulnerable in front of their beloved ones. Danny to his younger brother and Amy to her husband; the two characters confess their unforgivable mistakes. Unveiling the ugly truth creates a mess. Danny and Amy both lose the trust of the people they care about the most. Regardless of these consequences, Danny and Amy feel relieved because they no longer have to lie anymore. They're finally free from the obsession with perfectionism. I wonder if I'm making the same mistakes as Danny and Amy. Do I want other people to think I'm flawless? Once in a while, it might be helpful to check if I'm desperately pretending to be someone else.

Make Something Wonderful

> There’s lots of ways to be, as a person. And some people express their deep appreciation in different ways. But one of the ways that I believe people express their appreciation to the rest of humanity is to make something wonderful and put it out there. - Steve Jobs When I was looking for a job, I never thought I was capable of creating my own product. I could only imagine becoming a product manager at a fast-growing startup in Seoul. It's only been three years, but my life's totally different from what I envisioned. I run a restaurant with my wife and serve sandwiches for a living. This change could sound like a downgrade from an office job, but we always tell each other we're the happiest couple on earth. Every day, customers from all over the world visit our restaurant. Not because we have Michelin stars but because everything we serve is vegan. Many of them express how hard it was to follow a vegan/vegetarian diet in Jeju and tell us their appreciation for what we're doing. When we hear this kind of customer feedback, we realize our business is creating a positive impact on our community. In addition to running a restaurant, we also write a weekly newsletter on our website. Here, we share our thoughts, recipes, and tips for free. The website is not just a hobby. As much as we care about serving great food, we care about creating high-quality content. That's why we've published more than 80 posts in a year. We've seen people using our recipes for their restaurants or parties. We've read heartfelt comments saying our writings inspired them to be more authentic to themselves. Through our website, we've also met small business owners from all over the country. Even though these people have never visited our restaurant, we've built meaningful relationships with them. I'm doing my part for humanity by making something wonderful.

Critical Thinking and Problem-Solving

When writing college applications, I noticed that all universities preached the importance of critical thinking and problem-solving. I didn't even understand what those skills meant, but I hoped getting a bachelor's degree would help me to become an original thinker. It's been six years since I graduated from college, and I'm still unsure if I can think critically to solve complex problems. Without a doubt, I've realized a bubble filled with similar people is possibly the worst environment to learn "how to think."

Can My Restaurant Survive?

Since last week, my restaurant's had a lot more customers than I expected. Am I grateful? Yes. Am I excited? Of course. Am I worried as well? 100%. Because my wife and I are the only ones running the restaurant, the service tends to get sloppy when people rush in simultaneously. We always try our best to interact with the customers; however, when the orders get stacked, we become sandwich-making robots grilling veggies and pouring drinks as fast as possible. We never wanted CHEESYLAZY(our sandwich shop) to be another version of McDonald's. Selling more sandwiches and making more money was never our motto. We wanted to start a "too small to fail" type of business so that we could forget about the "growth at all costs" mentality. That's why we spent months searching for the cheapest property. More time invested into the restaurant means less time for learning and relaxing. When the number of guests doubles, we must put much more time into prepping ingredients and cleaning dishes. This means I'll be too tired to spend enough time writing my daily post on this blog. I won't be able to have enough playtime with my cats, and I won't be able to finish reading any books on my Kindle. Suddenly, my life gets very boring. Again, I'm beyond grateful to see so many people in our restaurant. We used to have 3 guests per day, so things are much better now. However, I wonder if the restaurant will be able to survive if we continue beating ourselves to serve more customers.

I Smile to Strangers

At my restaurant, I meet two kinds of people: the ones who smile and those who never smile. It's joyful to serve the first group of people. They're the reason why I love this job. When these visitors open the door, the space brightens instantly. I feel so lucky to have such guests at the restaurant every day. Dealing with the second group of people is a bit tricky. These people treat restaurant workers like ordering machines. I say hello, thank you, and goodbye but no answers. The restaurant is often merely a prop for their Instagram. I try to be indifferent, but it's not that easy to be 100% positive. I'd like to belong to the first group. Not only inside a restaurant but everywhere I meet strangers. Smiling has the power to make someone's day better. Why not use it?

회사원에서 베이커로

샌드위치 가게를 준비하며 제빵을 독학했다. 강력분과 중력분 차이도 모르는 회사원이 책과 유튜브로 제빵을 공부한다니. 돌이켜보면 꽤 무모한 도전이었다. 여태까지 수백 번 '망했다'를 외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몽둥이 같은 바게트와 떡진 포카치아를 수없이 굽고 나서야 제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약 1년간 여러 손님의 피드백 그리고 책과 영상에서 만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조금씩 성장했다. 매일 수십 가지 빵을 만드는 베이커는 아니지만, 손님께 드리는 포카치아만큼은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굽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맛있는 빵의 조건은 무엇일까?* 지금껏 내가 치지레이지 빵을 책임지며 터득한 지식을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1. *충분한 발효*: 발효에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빵 맛은 더 깊어진다. 밀가루가 숨기고 있는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효모를 적게 넣는 대신 발효 시간을 길게 가져간다. 1차 발효는 발효기에서 6시간, 2차 발효는 냉장고에서 18시간 한다. 반죽에 들어가는 풀리시 발효에 6시간이 필요하니, 총 30시간의 발효가 치지레이지 포카치아를 완성한다. 2. *제대로 된 반죽*: 쫄깃하지만 질기지 않게, 빵 특유 단맛이 나면서도 고소하게. 수분율은 75% 그리고 통밀과 중력분 비중은 15%와 25%로 맞춘다. 믹싱은 1단에서 15분, 2단에서 10분으로 글루텐 형성이 80% 이상 될 때까지 한다. 이후 반죽 상태에 따라 약 30분 간격으로 2번 이상 폴딩하여 마무리한다. 3. *충분히 굽기*: 오븐으로 설정할 수 있는 최고 온도로 예열 후 굽는다. 오븐 자체 스팀이 부족하다면 하단 트레이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서 스팀을 보강한다. 빵 겉면이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충분히 구워준 후 1시간 가량 충분히 식혀준다. 4. *보관 및 서빙*: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식힌 빵은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토스트 오븐으로 데운 후 서빙한다. **+ 소중한 자료** 1. Flour Water Salt Yeast - 미국 포틀랜드 Ken's Artisan Bakery를 운영하는 Ken Forkish가 출판한 베스트셀러. 제가 구매한 제빵 관련 자료 중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책입니다. 아티장 빵을 만드는 조건과 원칙을 쉽게 설명합니다. 2. Baking Gods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 개인적으로 만든 제빵 영상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도움이 많이 됐던 영상 위주로 모아봤습니다. 3. 우리밀 전문가님 블로그 - 존경하는 베이커리 전주 로프(Loaf)의 사장님 부부가 운영하시는 블로그입니다. 덕분에 제빵 관련 지식뿐 아니라 베이커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습니다.

Who Cares?

I've published every day this week. The work's been busy, but I still spent a couple hours before sleep to publish a new post. I feel great that I'm actually writing instead of complaining about how I want to "create more instead of watching Netflix." At the same time, I'm a little worried this blog would only be seen as my personal diary. What should the readers expect from this website? What would be the reason to subscribe to my writings? Do these questions even matter? It's a conundrum. It's difficult to write without thinking about other people's opinions. I publish whatever I can think of but still want you to think I'm a smart guy sharing something useful.

Dear Ryuichi Sakamoto

Your music used to be my only friend. I had recently moved to the U.S. with my sisters. I was a 9th grader back then. I didn't know how to speak English or have any friends. I always had a stern face and ate alone in the cafeteria. Sometimes, I skipped lunch and hid in the school bathroom. I was terrified of being alone. From where I lived, getting to the school took about an hour and a half. I had to wake up at 5:30 to catch an old minivan. When I hopped in the car, I took my iPod Mini out and played the first track of your album *Playing the Piano*. I closed my eyes and listened to you playing piano. I could even hear you stepping on the pedals. I felt like your music understood what I was feeling. I was an angry kid who occasionally went outside the apartment to scream as loud as he could. No one could dare, but you let me calm down and find peace. I wish I could tell you how grateful I am. Your music changed my life. Rest in peace, Ryuichi Sakamoto.

I Don't Have to Be the Best

Lots of self-help books love to talk about the importance of mastering one's craft. "Find your niche and be the best" might be the most general advice on the Internet. What does "best" mean anyway? I'm a restaurant owner and blogger. Do I have to be a world-famous restauranteur and writer to be considered successful? Or is becoming the country's favorite enough? How about the best in town? Being the most talented baker in my family wouldn't be satisfying, right? Not everyone can be Serena Williams at their job. Metrics for success should feel manageable. It takes time, but knowing one's values might be the most rewarding endeavor. Discovering the works of David Chang and Salman Rushdie should not make me feel small. No one's asking me to mimic their lives. My life's all set as long as I'm curious, optimistic, and peaceful. I don't have to be called "the best" to be happy.

I'm in Love With This World

This quote from John Green's *The Anthropocene Reviewed* resonated with me. > I cry a lot because I miss people. I cry a lot because they die, and I can't stop them. They leave me, and I love them more. I'm finding out as I'm aging that I'm in love with the world. - Maurice Sendak My life's already successful. I'm too lucky to have beautiful relationships with my wife, family, and friends. How about the customers who leave thank you notes at my restaurant? How about my two lovely cats sleeping next to me? The fact that you're reading this from all over the world is a miracle. I need to make sure my mind doesn't fall into a nasty trap. It's so easy to dismiss the world's wonders. Once in a while, I need to look around. I'm in love with this world.

Dad Walks Into My Restaurant

Grief never ends. My father passed away three months after my wife and I opened our little sandwich shop. My mother had only one wish: to visit their son's restaurant with her husband. However, Dad was unable to recover from major surgeries. He died without seeing his son's biggest achievement. After Dad's passing, I put pictures of him around the restaurant. For example, one of his old identification photos is next to the ovens I use every morning. In the photo, he looks healthy, spirited, and ambitious. Whenever I gaze at his face, I realize he was younger than me when he had his first child. At my age, he could never dream of starting his own business. For the family, he had to put aside his dreams. When he got married to Mom, both of them planned to go study in another country. The bigger world was their destination. They believed leaving Korea would be a wise choice for their future. The couple couldn't study abroad as they wished. However, 20 years later, all of their children had a chance to be educated in the United States. Their dreams came true based on a generation of effort. Dad is gone, but I often imagine him walking into the restaurant. "This is the best sandwich I've ever had." He gives me a signature thumbs-up. I smile back and hug him to say thank you. Soon, our interaction ends, and I confront reality.

The Last Glance at You

Inside a hospital, Shinjae was facing death. His liver cancer had now spread to the spine, lungs, and brain. A few days ago, his fever became so high that his wife had no choice but to call an ambulance. The trip to the hospital felt like a one-way road; everyone in the car knew that he would not be able to come back to his own house. People around Shinjae used to praise his relentless optimism. However, lying on a bed for two months while undergoing two dangerous surgeries transformed him into a dejected pessimist. No one could blame him for the dramatic change. "I can't remember things clearly," Shinjae told the nurse beside him. Ever since the first surgery to remove tumors on the spine, at least five different drugs had filled his body. A patch on his chest, daily injections, and narcotic medications were potent but insufficient to keep him at peace. Past few days, Shinjae had many visitors. His brother, sisters, and friends all had to hold tears because they sensed it would be their last chance to be with him. Shinjae could hardly eat, talk, or think. However, he somehow managed to tell the visitors a few words. "My great hero," Shinjae said to his younger brother. "I'm happy to see you," he told his old friend. Shinjae's children took turns spending a night with him. Every night, a child cared for him suffering from fever, hiccups, and sputum. Shinjae barely talked, and his jaundiced eyes could not see much. He still nodded slightly to communicate appreciation for the children's presence. The time was coming to an end. His doctor suggested that the disease was incurable, and he would now be required to move to a hospice facility in two weeks. The family wished to keep him in the same room, but the hospital mandated all patients to clear the space in four weeks. "The hospice facility has a terrible reputation. I don't want my dad to spend his last moment inside a cramped room." Shinjae's son said to the caregiver next to him. The son could not bear that the doctor would send the dying patient to a worse environment. His father's life deserved much more respect than that. Under the influence of strong painkillers, Shinjae could nonetheless hear the conversation between his son and the caregiver. His finger twitched a little bit. He had to choose while he could. Shinjae felt his heartbeat and began to hold his breath. He mustered all of the energy to turn his head and took a last glance at his son. "I'm sorry," Shinjae said quietly to everyone he could think of. The monitor began to make a noise, and a nurse entered the room to check his vital signs. The son couldn't do anything but tremble. Shinjae was now free from cancer.

Creators Over Consumers

* Artists work while critics complain. I have the utmost respect for those who are passionate about perfecting their creations. * I look up to doers, not talkers. I'm not impressed by your Rolex either. That's why I get fascinated by the stories of entrepreneurs, chefs, and writers. * As a restaurant owner, I hear tons of unwanted advice from random family members and guests. Not a single one of them has any experience running a restaurant, but all of them are so sure about their suggestions. I try my best to ignore what they say so that I can surround myself with great books and podcasts.

I've Decided to Write Every Day

> “Give up trying to create something sophisticated,” I told myself. “Why not forget all those prescriptive ideas about ‘the novel’ and ‘literature’ and set down your feelings and thoughts as they come to you, freely, in a way that you like?” - Haruki Murakami I believe in the art of persistence. From now on, I'll be publishing every single day. Mostly in English, but occasionally in Korean. No overarching theme. Whatever jumps to my mind, I'll jot it down on this blog. It doesn't matter if the day's writing is god-awful. This project is for my own benefit. Without this system, I'll always find an excuse to lie on my bed and start doom-scrolling until my thumb hurts. It's time to wake up and create. This is the change my heart demands. See you tomorrow.

초록불을 기다리며

횡단보도. 초록 불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수십 명이 같은 선상에 멈춰 있는 모습이 오늘따라 어색해 보였다. 초록 불이 켜지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왜 한 번도 신호등을 의심한 적이 없을까. 어른도 어린이처럼 질문해야 한다. 인간만이 주어진 본능, 정해진 환경을 거스르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 관계, 건강. 무엇이 됐든 '왜?'를 묻지 않는다면 정해진 쳇바퀴에 들어가 빙글빙글 돌 수밖에 없다. 치지레이지는 비교와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다 생긴 프로젝트다. 전 세계를 뒤져도 비건 샌드위치샵은 많지 않다. 웹사이트에 레시피를 공유하고,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는 요상한 비건 샌드위치샵은 더욱이 우리밖에 없다. 치지레이지는 샌드위치 가게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한다. 식당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장은 샌드위치 팔아 돈 버는데 흥미가 없다. 우리가 가진 공간, 음식, 미디어로 어떻게 하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릴 뿐이다. 새로운 길을 만들 때 참고할 해답은 어디에도 없다. 초록 불이 없어도, 우리는 알아서 고민하고 결정한 다음,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

My Problem With Upbit, the Largest Crypto Exchange in Korea

Yesterday, the biggest crypto exchange in South Korea, Upbit rejected my requests to move the coins to my personal wallet. Here's a timeline of what happened. * I decided to move all my crypto on Upbit to another wallet. No special reason. Just never really liked storing all my assets in the exchange. Can say that I was inspired by "not your keys, not your coins" ethos. * On Upbit, I had withdrawn ~$3,000 total worth of ETH, BTC, SOL, MATIC, LINK. However, Upbit refused to approve my transactions. I waited a while, but the status kept saying "pending." * A manager from Upbit called me to verify my requests. Initially thought it was just another layer of security. He checked whether I could verify my name, birthday, email, and home address. Additionally, he asked me why I was moving my assets and to which address I'm sending them. I was a little annoyed about these questions but told him honestly that I just decided to store my coins in a personal wallet. Then he asked me multiple times whether I was being duped to send the assets to an unknown address. I said there was nothing to worry about. The manager replied that he would be sharing the info with another team to make sure Upbit can confirm the validity of the requests. I said sure and the call ended. * After a few minutes, Upbit sent me a message saying I needed to sign a legal waiver form, take a picture with it (showing my face), and submit the photo to Upbit's customer support channel if I wanted to send my currencies to another wallet. As of 2023, Upbit owns about 80% of the regulated crypto market in S. Korea. Koreans have stored billions of dollars worth of assets without realizing that the exchange could easily deny the transfer of their own assets. I understand that there are lots of scams and criminal activities happening, and Upbit has the responsibility to prevent any malicious attempts. However, that does not mean that all users must be forced to sign a legal document and take a picture with it. Transferring one's own money should not be this difficult. From this experience, I have learned one important lesson. For Upbit, all of its depositors are now potential criminals. To truly own your crypto, I advise you to first get your coins off the exchange.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 면접 "아니, 이 정도 질문도 이해 못 하는데 어떻게 우리랑 같이 일하려고 해요?" 취준생 시절, 회사 대표와 면접 중 완전히 얼어버린 적이 있다.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하며 횡설수설하는 순간 대표는 한숨을 쉬었고, 나는 고개를 떨구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바쁘신데 제가 시간을 뺏었습니다. 그런데 저 정말 간절합니다. 믿어주시면 잘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난 어떻게든 잘 보이고자 즉흥 연기를 하고 있었다. 간절하다는 말을 내뱉는 와중에도 회사에서 하게 될 업무가 무엇일지, 누구와 함께 일하게 될지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방황을 최대한 빨리 멈추고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다는 욕망만 있었다. 본인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간절함이 있을 리 없었다. 면접을 망치고 건물을 나오는 순간 머리를 쥐어짜며 하늘을 바라봤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내가 거짓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덜컥 숨이 막혔다. ### 간절함 "미국에서 대학까지 나온 애가 왜 제주도에서 장사를 하고 있냐?" 나에게 오랜만에 연락한 형은 다짜고짜 물었다. 어떻게 내가 비건 샌드위치샵 사장이 되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에 2년 전 면접에서 고개를 젓던 대표의 얼굴이 떠올랐다. 일단 쓰던 메시지를 지우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답장 대신 차단 버튼을 눌렀다. 과거의 내가 간절함을 쥐어짜며 연기했다면 지금의 나는 삶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이해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왜 그렇게 사냐'고 묻는 사람을 설득할 시간은 없다. 내면의 방황을 잠재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믿는 데 나는 이미 성공했다. 내가 세상에 있길 바라는 제품을 완성하고 싶다. 독창적이면서 저렴한 음식, 편안하면서 청결한 공간, 실용적이면서 영감을 주는 온라인 미디어까지. 100년이 지나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드는 가게. 이것이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목표다.

사랑할 수 있는 고통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면 머릿속이 복잡하고 가슴은 답답했다. 초등학생 시절 내 장래희망은 의사였다. 8살 아이에게 의사는 '행복한 부자'처럼 보였고, 어른들이 말하는 훌륭한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이후 20년간 수많은 장래희망을 거쳤고, 회사원이 되어서도 진로 고민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뛰어나게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무엇일까?* 회사를 마지막으로 그만뒀을 때, 나는 일과 일상의 경계가 사라질 만큼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나에게 찰떡같이 맞는 일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기를 소망했다. 어렸을 적 꿈꿨던 의사라는 직업처럼 내 삶의 의미를 완성할 직업이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래서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가진 특징을 분석했고, 책을 읽으며 내가 원하는 삶을 정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비건 샌드위치샵 창업을 결심했을 때, 이 일이 내가 찾던 열쇠라는 확신이 들었다. 들뜬 마음에 가게 사장으로 얻게 될 영광을 상상했다. 손님으로 가득 찬 가게, 연예인도 오가는 맛집, 잡지에 실린 내 얼굴. 앞으로 겪을 시간이 힘들 거라 예상은 했지만 주인이 되는 일을 한다면 얻게 될 기쁨에 대한 기대가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가게를 준비하는 과정은 마냥 유쾌하지 않았다. 제빵을 독학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고, 아무런 보장 없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무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느 날은 슬쩍 채용 공고를 살펴보기도 하고, 그만둘까 진지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우당탕 매일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지금도 불안함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한다. '사랑할 수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고민했던 적이 있던가? 돌이켜보면 과거의 순진했던 나는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집착했다. 딱 맞는 직업을 찾으면 삶의 의미를 찾고 고통이 줄어들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가시밭길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지독한 불안함과 지루함을 무릅쓰고 선택한 길에 머무는 끈기야말로 길을 잃었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였다. 지루한 기본을 지키는 뚝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바닥을 쓸고, 설거지하고, 기름때를 닦으며, 변기를 뚫고, 칼을 가는 일. 같은 일을 반복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10년이 지나도 이 일을 즐길 수 있는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기본을 지킬 수 있는가?* 그래야만 작지만 오래가는 가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 치지레이지가 얻게 될 영광이 무엇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끈기를 잃지 않고,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지루한 기본을 지키는 자세. 다가올 고통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일하고 싶다.

사람만 할 수 있는 일

!Moley Robotics 기술은 식당을 바꾸고 있다. 어느새 손님은 키오스크나 태블릿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로봇은 치킨과 피자를 만들고 서빙한다. 기계가 요리하는 광경이 놀랍지 않은 시대에 식당 사장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일까? ### 기계와 인간 치지레이지는 이미 여러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다. 오븐과 발효기 덕분에 빵을 굽고, 블렌더로 소스와 스프를 만든다. 냉장고, 포스기, 반죽기, 환풍기, 식기세척기. 가게를 조금만 둘러봐도 사람보다 기계가 더 많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기계의 관계는 앞으로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여태까지 기계를 도구로 사용했지만, 기계와 동료로 일할 날이 머지않았다. 대체 가능한 사장이 되고 싶지는 않다. 발전하는 기술이 몰고 올 충격을 이겨내고 '작지만 오래가는 가게'를 이뤄내려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12/breadbot-main.webp) *Wilkinson Baking Company가 개발한 빵 자판기 BreadBot. 믹싱, 성형, 제빵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서 한 시간에 빵 10개를 구워낸다.* ### 창의성 내가 하는 일이 창의성을 요구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정해진 레시피를 따라 효율적으로 조리하는 일은 기계가 코드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기존에 없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건 (아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여러 로보틱스 회사가 후라이드 치킨, 페퍼로니 피자, 치즈 버거와 같이 대중적인 메뉴를 자동화하는데 주력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기계는 '프랜차이즈화'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데 뛰어나다.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식당이 목표라면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size/w1000/2022/12/8c33919c-5d5b-4e4e-a802-c4b4eda74476.webp) *피자 자판기 Piestro는 3분 만에 갓 만든 피자를 서빙한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12/c5e6c56c7fb3c42ddb0b45d3f1749c19ee905730640b42b69e81367f3a4a8bfa.webp) *Spyce Food가 개발한 로봇은 3~4분 안에 음식을 조리한다.* ### 관계 만약 모든 식당이 효율과 가성비로만 경쟁한다면 기계가 언젠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밖에 없다. 365일 24시간 음식을 찍어내는 자판기야말로 완벽한 패스트푸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손님이 식사가 아닌 경험을 기대한다. 음식이 맛있어도 불친절함을 겪은 손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손님과의 관계는 오직 사람만이 형성할 수 있다. 손님이 음식보다 더 큰 가치를 얻고 나가는지, 서비스와 공간이 손님의 감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12/Miso-Robotics.webp) *Miso Robotics가 만든 로봇은 이미 Chipotle나 White Castle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튀김과 버거를 만들고 있다.* ### 경영 치지레이지는 단기적으로 최악을 대비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상을 꿈꾼다. 다르게 말하면 '당장 내일 망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하면 100년간 가게를 꾸려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기계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론 기계의 판단력이 더 정확하고 빠를 수 있지만, '치지레이지'라는 특수 상황을 사장인 나보다 더 깊게 통찰할 수 없다. 고용인의 자리는 로봇에게 넘겨준다 해도 고용주의 역할만큼은 쉽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사장 두 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음식을 만들고 파는 것 그 이상을 고민하는 이유다.

특별한 사람, 특별한 공간

손님이 없을 때 가게 밖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 오늘 손님이 없는 건 놀랍지 않지. 불경기에 외식을 줄이는 건 당연하고, 마음에 드는 식당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는 일은 드무니까.* 하지만 변명에 안주하며 썰렁한 가게를 지켜볼 수는 없다.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치지레이지를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공간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 아내와 마르세유를 여행하다가 들렀던 식당 Chez Nous가 떠오른다. 서비스를 담당하던 사장님은 우리를 10년 만에 만난 자식들처럼 반겨주었다. 돌이켜보면 음식과 인테리어는 평범했지만, 그 어느 곳보다 Chez Nous에서 보냈던 시간은 소중하게 느껴진다. 말도 통하지 않는 사장님과 깔깔 웃었던 추억이 여행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Chez Nous 사장님처럼 우리도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언젠가 유명 셰프나 브랜딩 전문가가 새로운 비건 샌드위치 가게를 열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치지레이지가 내세울 수 있는 건 화려한 음식이나 공간이 아니다. 치지레이지가 가진 고유한 강점은 결국 ‘사람’이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강단과 소신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면 언제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이 사람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고유함이 담겨있고, 누군가는 그 특별함을 알아본다. 나는 발행 버튼을 누를 때 두려운 마음이 들 정도로 솔직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쓴 글에 뜻깊은 답변을 받을 때, 내 삶이 가치 있음을 느낀다. 인테리어나 메뉴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게의 독창성은 결국 사람이 좌우한다. 의심하지 말고 일단 창작하자. 특별한 가게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손님이 왕이라면 사장은 신하로 살아야 한다.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가게가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 오랜 기간 변함없이 최선의 환대를 제공하려면 사장으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그 어느 때보다 손님이 가진 영향력이 큰 시대다. 이런 시기에 가게를 하는 사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나 카카오에 새로운 리뷰가 올라오면 일단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 치지레이지를 향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나는 알고 있다. 모든 손님이 우리 가게를 좋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언젠가 1점 리뷰에 상처받는 날도 분명 있을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모두에게 친절한 사장님”으로 일하고 싶지만, 사장 또한 손님과 같은 인간이다. 손님이 그렇듯 친절한 사람을 좋아하고 존중받고 싶어한다. 무시당하고 싶어서 가게를 시작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가게 주인으로서 가지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손님을 동등한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속초에 있는 카페 루루흐에는 명확한 이용 규칙이 있다. 과도한 사진 촬영, 노트북 이용, 시끄러운 대화가 불가하기 때문에 고요함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이다. 규칙을 정하고 도입하는데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내가 바라본 두 사장님은 진정한 주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루루흐가 가는 길을 존경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치지레이지에 이용 규칙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다. 누구나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치지레이지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손님에게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사장을 존중하지 않는 손님이 있다면 제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무례한 손님의 질책을 무서워할 필요가 있을까. 내 마음을 속이면서 눈치 보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수십 년간 별 다섯 개만 받는 식당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완벽에 집착해도 부족함은 어디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주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음식, 공간, 서비스에 있어 기대 이상을 제공할 것,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공을 위해 매일 노력할 것,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세상에 기여할 것. 나는 내가 정한 기준을 왕으로 삼으며 살고 싶다.

사장에게는 명상이 필요하다

빵 발효가 마음에 들지 않던 날. 오븐 속에서 반죽이 시원찮게 부푸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순간 화가 났다. 최선을 다해 맞춘 발효점이 이토록 어긋나다니. 시험에서 F라도 받은 듯 부끄러웠고 답답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오로지 나에게 있었다. 남을 탓할 수 없고, 누군가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었다. 사장이 본인 마음조차 추스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가게를 지킬 수 있을까. 가게를 시작하기 전, 많은 사람에 기대어 살아왔다. 부모님, 선생님, 교수님, 대표님. 고장 난 장난감 때문에 엉엉 우는 유치원생처럼 문제가 있을 때 신세 한탄만 했던 적이 참 많다. 이제는 그런 상태에서 졸업해야 한다.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치지레이지는 여러 문제를 마주할 것이다. 갑자기 오븐이 고장 날 수도, 건물주가 나가라 할 수도, 태풍에 유리창이 깨질 수도 있다. 우울할 정도로 손님이 적게 오는 날도 있을 것이며, 식자재 가격이 세 배 이상 오르기도 할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은 매일 늘어난다. 뭐가 됐든 해결은 나의 몫이다.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내 마음만큼은 통달해야 한다. 평화로운 정신상태를 유지해야 풍파를 견디고 초심을 지킨다. 사장에게는 명상이 필요하다. ### 머릿속이 복잡할 때 읊조리는 문장 * **내일 당장 가게가 망해도 괜찮다.** 가게가 없어도 내 삶은 무너지지 않는다. * **불행하려고 시작한 가게가 아니다.**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니 최대한 즐기자. * **샌드위치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말자.** 손님이 기대 이상을 얻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지금 하는 행동에만 집중하자.** 설거지를 하든 반죽을 하든 일단 눈앞에 놓인 일만 생각하자. * **나는 특별하지 않다.** 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도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될 수는 없다.

One Job at a Time

My brain can't function like a web browser. I need to stop running 5 different tabs in my mind. I find myself getting anxious when I'm focusing on one job at a moment. I have to listen to a podcast while walking, read an article while sipping coffee, and watch YouTube while playing with cats. It seems like my brain has learned to fake maximum productivity all the time. Why can't I just do one job at a time? It must be so easy to pay full attention to simple acts like walking, watching, and eating. However, it's painfully difficult to be 100% aware of the present moment. Maybe social media is to blame, but I'm the one responsible to take care of my mind's well-being. I'm the one in charge of fixing bad habits and constructing better systems. So, I've made a few promises myself to be more human and less computer-like. * Stop switching. Finish the job before moving on to a new one. * Be aware of the addiction. Notice the urge to check 'likes' and 'comments.' Tech products have become drugs, and I hate to be an addict. * Consume long-form content. My attention span should be capable of understanding a book instead of a tweet. As Anthony De Mello says, "You become happy by contact with reality. That's what brings happiness, a moment-by-moment contact with reality."

10가지 생각

1. 가게는 복권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성과를 기대하는 건 게으른 생각이다. 천천히 발효한 빵이 더 맛있고, 느리게 걷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일류 셰프나 베테랑 자영업자가 아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끈기 밖에 없다. 2. 샌드위치 판매량이 유일한 성장 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고 보면 스타벅스는 은행이고, 맥도날드는 부동산 회사다. 나란히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치지레이지 또한 샌드위치 가게이자 콘텐츠 회사다. 3. "오늘 뭐 먹을까?"라는 질문에 치지레이지가 떠오를 수 있을까. 손님이 생각하는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샌드위치 가게? 비건 식당? 밥 대신 빵? 4. 가게를 찾는 손님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을 지불한다. 돈과 시간, 둘 다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공간은 기대 이상을 제공한다. 5. 빵은 5,000년 전부터 비건이다. 치지레이지 빵에는 밀가루, 물, 소금, 효모, 몰트가 들어간다. 비법은 없다. 단순한 재료, 높은 수분율, 충분한 발효를 추구하며 매일 굽는다. 6. 최근 가게에 식기세척기가 생기고 마감에 드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기계를 고용하여 시간을 살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맞다.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야 창작을 늘릴 수 있다. 7. 치지레이지를 위해 일하는 일분일초가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 무슨 일을 하든 때로는 불안하고 좌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8. 한 분야에 매진하는 건 다른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는 어떤 영역에서 정점을 찍고 싶을까. 기회비용을 마음에 두고 판단하자. 9. 생산성에 집착하지 말자. 내가 주어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 방법은 없다. 있는 그대로 현재를 바라보며 감사한다면 예비군 훈련마저 즐길 수 있다. 10. 관심이 돈을 의미하는 사회다. '좋아요'를 누를만한 콘텐츠나 제품을 잘 만드는 브랜드는 너무나 많다. 우리는 공간과 제품에 유행이 아닌 취향을 담는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블로그나 가게를 찾아주길 기대할 뿐이다.

발라지 스리니바산 - The Network State

*인상 깊게 읽은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의 글을 번역했다. 스리니바산이 발매한 책 The Network State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다.* ### The Network State in One Thousand Words 기술 덕분에 인간은 새로운 형태의 회사, 커뮤니티, 화폐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도시나 국가를 만드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클라우드가 기점이지만 최종적으로 영토를 구축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거다. 아래 설명하는 7단계를 밟으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오프라인 세계에서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1. *스타트업 사회를 설립한다.* 간단히 말해서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더 나은 가치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가 회사나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듯 스타트업 사회 또한 누구나 설립할 수 있다. 창립자의 정당성은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결정한다. 2. *스타트업 사회를 집단행동이 가능한 단체로 조직한다.* 충분히 헌신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면 다음으로 네트워크 조합(network union)을 조직할 차례다. 네트워크 조합의 구성원은 소셜 네트워크와는 다르게 상호이익을 중시하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조합은 다양한 집단활동을 가능케 한다. 전통적인 조합과 다르게 특정 기업에 반항하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다. 별다른 영향력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공통적 목표에 전념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싶다면 조합 형성은 매우 중요한 단계다. 3. *온라인에서 크립토 이코노미(cryptoeconomy)를, 오프라인에서 신뢰를 쌓는다.* 직접 서로를 만나는 오프라인 모임 규모와 기간을 늘려가면서 내부적으로는 크립토 이코노미를 구축한다. 4.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물리적 노드(physical nodes)를 확보한다.* 신뢰와 자본이 충분히 쌓였을 때 아파트, 집, 마을까지 크라우드 펀딩하여 구매한다. 디지털 시민을 물질적 세계, 실질적인 공동 주거 커뮤니티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5.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디지털화하여 연결한다.* 전 세계에 분배된 영토를 디지털로 연결하여 네트워크 군도 형태(network archipelago)를 형성한다. 네트워크 군도에서 노드는 1인용 아파트 혹은 임의적인 크기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이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고, Web3 암호여권이나 혼합 현실 기술이 물리적 접근을 승인한다. 6. *온체인(on-chain) 조사를 실시한다.* 사회 규모가 커지면 인구, 소득, 부동산 규모를 증명하기 위한 인구 조사를 실시한다. 제 3자가 변조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암호화된 데이터를 이용해 회의적 분위기를 이겨내고 성장을 증명할 수 있다. 7. *외교적 인정을 얻는다.* 스타트업 사회가 충분히 성장하면 기존 정부와 협상을 통해 외교적 지위를 얻어낼 수 있다. 점진적으로 자주권을 확보한다면 진정한 네트워크 국가(network state)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네트워크 국가의 핵심은 지구 곳곳에 있는 사람을 클라우드에서 땅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다. 수백만 명의 논객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기존의 국가는 사상적으로 어긋나 있고 지리적으로 중앙화 되어 있다. 네트워크 국가는 다르다. 사상적으로 통합되어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탈중앙화 되어 있는 형태다. 전 세계에 흩어진 구성원이 여러 형태로 무리 지어 살아도 마음만큼은 하나로 뭉쳐있다. 비트코인이 사실상 국민통화로 거듭났듯, 수백만 명 시민과 수조 원 소득을 확보한 스타트업 사회의 기존 국가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한다면 기존 주권 국가 그리고 UN로 부터 인정 받을 수 있다.

눈치 보지 않을 용기

!Image title ### 수영 요즘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 이상하게도 수영을 하면 눈치를 보게 된다. 나보다 더 자세가 좋은 사람. 뒤에서 출발해도 곧 나를 추월하는 사람. 나보다 더 긴 거리를 헤엄쳐도 지치지 않는 사람. 질투인지 열등감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나만의 수영'을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영장 밖에서도 눈치는 멈추지 않는다. 내가 입은 옷이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내가 하는 일이 남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지금 쓰고 있는 글이 별로인 건 아닐까. 결국 시간 낭비하는 걸까. 눈치 보지 않으려 해도 인정받고 싶다는 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 BIG BITES ONLY BIG BITES ONLY. 치지레이지를 소개할 때 쓰는 이 문구는 입 주변에 소스가 잔뜩 묻더라도 샌드위치는 무조건 크게 베어먹는 사람을 상징한다. 내가 상상하는 이 사람은 당당하다. 마치 이 순간 세상에 샌드위치와 본인만 존재하는 것처럼. 샌드위치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옆 사람은 어떻게 먹고 있는지, 주변 분위기가 어떤지. 전혀 관심이 없다. 샌드위치를 음미하는 현재에 100% 존재할 뿐이다. ### 눈치 보지 않을 용기 이 사람처럼 나에게도 눈치 보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음식과 글에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 빛을 볼 거라는 확신.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주는 '성공한 사장님'을 질투하지 않을 정신력. 치지레이지에게 비교 대상은 없다는 자신감. 용감해야만 남들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용기가 필요할 때면 마음속으로 BIG BITES ONLY를 외쳐보자. 어쩌면 삶은 눈앞에 놓인 샌드위치와 같다.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눈치 보지 말고 지금 이 한입에 온전히 집중해보자.

죽음을 대비하는 실용적인 가이드

> 인생에서 가장 심오한 경험은 출생과 죽음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하며 준비하지 않을까? - BJ Miller, Shoshana Berger 오늘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면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숨을 쉬면서도 걱정할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 가족,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아직 많은데. 그들이 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남은 사람이 내 흔적을 정리하느라 고생하지 않을까. 나는 과연 후회 없는 삶을 살았을까. 그 누구도 죽음을 예측할 수 없지만 누구나 대비할 수는 있다. 내가 떠나도 남겨질 사람을 위해서라도. 삶이 충분한 기회를 줄 때 원하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 정리 옷, 책, 돈. 인간은 죽고 물건을 남긴다. 평소 정돈되지 않은 삶을 살았다면 뒤처리는 온전히 유가족 몫이다. 죽음을 대비하고 싶다면 집부터 정리해야 한다. 필요하지 않은 건 과감히 버리거나 나누고 쓰임이 분명하거나 가치가 확실한 물건만 남겨야 한다. 특정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미리 기록해두는 것도 좋다. 물건뿐 아니라 자산이나 온라인 계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보험은 어떤 보장을 해주는지, 내가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 투자했는지, 구독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는 무엇인지.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알지 못한다면 추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죽음을 대비한다면 이러한 정보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 - 보험증권을 한곳에 모아놨다. - 투자 내용과 현황을 정리한 구글 시트를 아내와 공유했다. - 1Password(비밀번호 매니저)에 모든 계정 정보를 저장하고 1Password 로그인 방법을 시트에 추가했다. - 내가 구독하고 있는 서비스 목록과 구독료 또한 위에 언급한 시트에 기록하여 내가 없는 상황에도 간편하게 취소할 수 있게 했다. - 의미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물건 리스트를 시트에 추가했다. 내가 죽었을 때 해당 물건을 전하고 싶은 사람 또한 적었다. - 현금이 있는 계좌 수를 최소화했다. 내가 죽었을 때 은행 업무가 최대한 적도록 했다. 죽음을 생각하며 정리에 몰두하면 여러 교훈을 얻는다.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앞으로 물건을 살 때 얼마나 신중해야 할지. 내가 사라져도 아꼈던 물건만큼은 또다시 쓰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에서 대인관계를 되짚어 보기도 한다. ### 관계 화려하고 거창한 장례식은 의미가 없다.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진심으로 내 가족을 위로하고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죽었을 때 필요한 건 팔로워 100만 명이 아닌 진정한 친구 한 명이다. 내가 소중한 관계를 위해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고 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기회가 있을 때 가족과 친구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표현하자. 아끼는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할 때는 고민하지 말고 일단 뛰어가자. 남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랑과 희생을 기대할 수는 없다. 관계야말로 가장 중요한 보험이다. ### 유언 아빠는 유언을 남기지 못했다. 나는 아빠가 남긴 정신적 유산이 사라질까 두렵다. 아빠는 무엇을 꿈꾸며 어떻게 자랐는지, 아빠 주변에는 어떤 좋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살아가길 바랐는지. 아빠가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알 방법이 없다. 그래도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10가지 질문이 담긴 설문지를 보낸 적이 있다. 살면서 가장 행복하던 순간,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기고 싶은 말 등 여러 질문에 아빠가 답한 글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빠가 "후회 없는 삶을 살아왔네요"라고 짧게 남긴 글은 큰 위로가 됐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미리 적어보는 건 어떨까. 내가 가족, 친구, 세상에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행복과 슬픔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지. 나누고 싶은 교훈과 철학이 있는지. 병상이 아닌 책상에서 유언을 써보는 거다. 언젠가 죽는다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만약 어떠한 예고 없이 갑자기 죽게 된다면 남겨진 사람은 후회와 아쉬움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은 죽는 중이다. 마지막 기회라 느꼈다면 이미 늦다. 지금이 유서 쓰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 건강 > 병원은 사람이 아닌 질병을 위해 존재한다. BJ Miller 나는 마지막 순간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몸을 진통제, 항생제, 영양제로 채우고 병실 침대에 누워 삶을 유지하고 싶지는 않다. 충분히 대비한 상태로 다가올 죽음을 있는 그대로 환영하고 싶다.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건강은 의지로 이룰 수 있다. 건강해지는 법은 어렵지만 간단하다. 매일 운동하고 잠 잘 자고 자연식하면 된다. 운동과 식단만큼 수익률이 확실한 종목은 없다.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병원이 아닌 집에서 건강하게 죽는 걸 목표로 노력하자. ### 습관 꾸준한 시간 투자 없이 정돈된 환경, 진실한 관계, 건강한 몸을 가꿀 수는 없다. 마지막 순간, 불안한 마음을 덜어내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매일 조금씩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건 어떨까. 죽음이라는 파도에 휩쓸릴 때 나를 지켜줄 뗏목 하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차분히 대비하자.

Bear Blog - 가장 심플한 블로그 플랫폼

블로그를 시작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흘렀다. 브런치에서 시작해서 WordPress, Substack, Ghost, Write.as까지. 어쩌면 글 쓰는 시간보다 내가 원하는 플랫폼을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최근 정착한 Bear Blog는 내가 바라던 단순하면서 강력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저렴하다. 나는 커스텀 도메인이나 이메일 수집과 같은 기능이 필요해서 1년에 $18을 내고 있지만 bearblog.dev 도메인에 발행해도 괜찮다면 무료다. 유료 플랜은 Ghost ProWrite.as와 비교하면 매우 합리적이다. 게다가 테마나 플러그인을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으니 안심이다. WordPress나 Ghost를 직접 호스팅한다고 해도 한 달 $1.5로는 사실상 구축이 불가능하니 심플한 블로그를 원하는 유저에게 훌륭한 선택이다. * 기능에 군더더기가 없다. 댓글, 뉴스레터와 같은 기능은 없지만 정적 사이트 마냥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애널리틱스와 마크다운 에디터는 있지만 팝업, 광고, 트래커는 없다. 심플한 디자인 덕에 글이 돋보이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 회사가 아닌 사람이 만든다. Herman은 마음에 드는 블로그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Bear Blog를 만들었다. 개인이 개발하고 유지하는 오픈소스 서비스이기 때문에 피드백 반영이 매우 빠르다. 한국어 태그가 적용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Herman에 이메일을 보내니 하루 만에 버그가 수정됐다. Bear Blog와 유사한 미니멀 블로그 플랫폼으로는 Mataroa가 있다. Mataroa 같은 경우 커스텀 도메인 사용료가 연 $9로 더 저렴하고 Bear Blog가 갖추지 못한 댓글이나 뉴스레터 기능을 제공한다. 대신 Bear Blog와는 달리 CSS 수정이나 포스트 태깅이 불가능하고 SEO 최적화 또한 어렵기 때문에 두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왜 Bear Blog 같은 블로그 플랫폼에 집착하는가? 더 많은 사람이 글을 봐주는 것이 주 목표라면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현명하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대부로 자리잡은 한글 웹에서 개인 블로그가 설 자리는 매우 좁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블로그는 더 많아져야 한다. 글쓰기만큼 단순한 예술은 없다. 유튜버만큼 블로거도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다. 인터넷은 글쓴이가 기자인지 작가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정치 연예 뉴스가 아닌 개인의 자유로운 목소리가 웹을 대표하는 날이 올 거라 기대해본다(개인 블로그 구축에 도움이 필요하시면 이메일 주세요). *업데이트: Bear Blog 업그레이드 가격이 연 $48로 인상됐다.

아빠의 죽음

아빠는 단순한 사람이었다. 맛있는 커피나 음식을 먹으면 '역대급'이라며 감탄했던 사람. 택시 기사님이나 식당 사장님과 대화를 하면 '존경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던 사람. 많은 사람을 돕고 살았다는 사실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람. 하나님께 감사하자며 할렐루야를 외치지만 산을 오르다 불상을 마주하면 소원을 빌었던 사람. '안 먹고 안 썼던' 할머니를 기억할 때마다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던 사람. 목욕탕에 가면 언제나 아들 등을 밀어주던 사람. 한결같던 아빠는 아들의 손을 잡고 마지막 숨을 쉬었다. 지겹도록 병실에 오가던 진통제와 항생제는 어느새 사라진 후였다. 아빠의 입안 가득 발라져 있던 연고는 달콤하면서 퀴퀴한 냄새를 내뿜었다. 누워있던 아빠를 바라보며 수없이 상상했던 그날이었다. 누군가는 잊어버리라 위로하지만 아들이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그 무엇보다 자연스럽다. 앞으로 경험할 시간과 공간에 아빠는 없다. 막고 싶어도 후회와 아쉬움은 끝내 새어 나온다. 맘껏 슬퍼하며 기억하고 싶다. 내 안에 아빠가 남긴 흔적만큼은 분명 영원하다.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 *청상추 4kg이 5만 9천 원이 되던 날. 우리는 상추를 따러 텃밭에 갔다.* 밀가루, 채소, 식용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치지레이지는 낮은 판매 가격을 지킬 수 있을까? 2만 원 남짓하던 청상추 한 박스가 6만 원이 된 모습을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요동치는 시장을 쳐다보기만 하는 건 싫기 때문이다. 프로 서퍼는 높은 파도를 기대한다. 물가 상승이라는 파도를 타며 씽긋 웃는 사장이 어쩌면 진짜 프로가 아닐까. 불확실한 미래가 건네는 엿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 오래가는 가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게를 열고 처음 맞이한 물가 상승의 벽 앞에서 치지레이지가 고민 중인 대응법 4가지를 정리해본다. 이 시간을 현명하게 버티고 나면 멋진 굳은살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방법 1.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 모든 식재료 값이 같은 폭으로 오르는 건 아니다. 공급과 가격이 그나마 안정적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메뉴 조합을 찾아야 한다. 물론 새로운 메뉴는 마법처럼 뚝딱 나오지 않는다. 물가 걱정이 없을 때도 메뉴 실험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소스와 토핑 조합은 우리의 무기다. 시장에 맞춰 우리의 메뉴도 변화해야 한다. **방법 2. 직접 만들고 재배한다.** 채소 가격은 너무 빠르게 올라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가격 변동 폭이 들쑥날쑥하기로 유명한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청상추, 루꼴라, 감자.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채소는 앞으로도 직접 재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사꾼이 되어야 음식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다. 빵과 치즈, 소스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의 판매 가격을 고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간과 정성으로 가격을 낮추는 단순한 전략은 계속해서 가져가야 한다. **방법 3. 남기지 않는다.** 많이 파는 것만큼 남기지 않고 파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손님이 오실 거라 기대하는 건 좋지만, 희망만 가지고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가 버리게 되면 그만큼 손실이 커진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빵이나 피자가 남으면 저녁으로 먹고 밥값이라도 아끼자. 버리는 재료가 0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고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한다. 선입선출을 지키며 수요에 맞춰 반제품을 제조해야 한다. 모든 재료의 유통기한을 파악한 상태로 필요한 물품이나 재료가 있는지 매일 확인해야 하며 채소 같은 경우 오랜 기간 신선하도록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방법 4. 가격을 올린다.** 모든 마트를 돌고 온라인 스토어를 뒤져도 좋은 가격의 식재료를 찾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추세가 더욱 장기화될 것 같다면?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과감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손님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자세한 내용을 미리 공지하고 가격에 합당한 수준으로 메뉴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 모든 사람이 내가 추구하는 일이나 생각을 백 퍼센트 받아들이거나 좋아할 필요는 없다. 대다수가 나를 정말 싫어해도 소수의 사람에게 열정적인 지지를 받는 삶이 훨씬 더 '안티프래질'하다. > Nassim Taleb > _많은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라 말한다면 이미 다른 회사들이 하는 사업이다. 대부분 '안 좋은 생각'이라 말해도 내 생각에는 '좋은 아이디어'인 일을 해야 한다. > Paul Graham_ 가게를 운영하면 여러 훈수를 마주하게 된다. '장사는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거야.' '거기는 상권이 안 좋은데.' '이 상권에서 샌드위치는 잘 안 팔릴걸.' '샌드위치 말고 김밥 같은 걸 좀 팔아보지.' '영업시간을 늘려야 돈을 벌지.' '비건 메뉴만 팔지 말고 다른 것도 좀 팔아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CHEESYLAZY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소신과 내가 퇴사 후 제주로 이주하고 가게를 준비하면서 다듬어온 가치는 생각보다 더 견고하다. 우리는 유일한 가게가 되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다른 가게보다 더 많이 벌어서 얼른 '대박 가게'로 알려지는 것이 아니다. 소신과 나는 10년을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우리다운 공간,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손님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 실패하더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다. 내 월급이 최저임금의 반의반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고, 고수들이 구운 빵 사진을 보며 좌절할 때도 있다. '잘 하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어서 손님들이 적어주신 리뷰를 정독하기도 한다. 초심을 잊지 않고자 기록했던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며 각오를 새로이 한다. '작지만 오래가는 가게'를 만들겠다며 열정에 불타던 시절의 내가 쓴 글을 보다 보면 '내가 어찌 너를 실망시키겠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전 나를 배신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쓴 글을 보고 응원해준 사람들의 기대 또한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강씨와 고씨 고집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우리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기대 이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 손님은 맛있고 따뜻한 상태로 음식이 빠르게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환대(hospitality)를 추구한다면 손님이 당연하게 기대하는 가치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 > Danny Myer "음식 가격이 너무 싼 거 아니에요?" 손님에게 이런 말을 꽤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가격을 조금 높게 잡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출은 산소와 같다'는 말마따나 CHEESYLAZY가 이대로 살아남는 가게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2주 차인 우리에게 하루 매출은 가장 중요하지 않은 지표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오래가는 가게에 온 손님은 '또 오고 싶다' 생각하며 떠난다고 믿는다. 가게 운영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와 소신은 좋아하는 공간들이 가진 공통점을 떠올려보았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장님, 센스 있고 부담스럽지 않는 서비스, 가격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맛. 멋진 가게들은 항상 우리가 기대한 것 그 이상을 줬다. 돈을 지불했어도 되려 선물 받은 기분을 느낀 적도 있다. CHEESYLAZY 역시 이런 가게가 되기를 꿈꾼다. 손님들이 샌드위치보다 더 큰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수많은 식당 속에서 굳이 이곳을 찾을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싶다. 반복적인 멘트로 손님을 대하는 대신 진정한 관계를 맺고, 음식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귀담아들을 것이다. 질문은 언제나 '어떻게 돈 벌까?'가 아닌 '우리가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건데?'라는 공격(?)이 들어올 수 있지만 걱정은 없다. 애초에 우리는 'Too Small to Fail'(실패하기엔 너무 작은)을 지향하는 팀이다. 고정비용을 최대한 낮게 잡았을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저조한 매출이나 물가 상승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튼튼한 기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6/--1.webp)*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 말은 거창해도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은 정말 많다. 그래도 마음을 다한다면 알아봐 주시는 손님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6/----.webp)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6/------.webp)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6/---.webp)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6/--.webp) *가격과 품질. 둘 다 잡기 위해 최대한 직접 만든다.*

'해본 사람'이 되고 싶다

글을 쓰다 보면 멋있는 척을 하게 된다. 어떤 말을 해야 '있어 보일까' 고민하며 대충 아는 척하기도 한다. 이번 주 블로그에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면서 여러 주제를 떠올렸다. 처음엔 '좋은 빵을 굽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을 적어볼까 싶었다.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가게'에 대한 글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다룰만한 실전 지식이 나에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당연하게도 지금의 나에게는 빵을 논할 자격이 부족하다. 수십 년 일한 제빵사도 '빵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말한다. 직접 구운 빵을 판매해 본 경험, 꾸준히 대량 생산해 본 경험, 다양한 환경에서 품질을 유지해 본 경험.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실전에서 굴러보지 않고 어설프게 멋진 척 하고 싶지는 않다. '평론가'는 훈수를 두지만 '행동가'는 현장에서 성과를 만든다. 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진정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음식점에게 배달은 필수라고 하지만 폐업만 19번 한 베테랑 사장님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이럴 땐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나는 언제나 '해본 사람'이 하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아직 '해본 사람'이 아니다. CHEESYLAZY는 지속 가능한 가게가 되기를 꿈꾸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된 시작을 앞두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마음은 차분하다. 끈덕지게 공부, 실험, 실천하며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나는 관객이 아닌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환상의 부부 복식조

!Image title ### 결혼과 창업 나는 소신의 남편이자 창업 파트너다. '공동 창업자는 결혼 상대와 같다'라는 말이 있으니 천생연분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부부라고 언제나 손발이 척척 맞는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환상의 복식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 업무적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나눈다. * 서로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 효율적인 소통 상대방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소신이 나에게 가게 내부 조명에 관한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답할 의무가 있다. 질문에 답할 준비가 안 됐다면 "잘 모르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내가 조금 더 알아보고 알려줄게"라고 답해야 한다. 아내와 함께 일하면서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다 보니 오히려 눈치를 보게 됐고, 어쩔 때는 표정만 보고 감정이 상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섭섭함이 커졌다. 평소에는 싸울 일 없던 우리가 일만 하면 서로에게 삐지기 바빴다.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솔직하기로 했다. 솔직한 소통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빠르게 나누고 상대방의 상황에 정확히 공감해야 한다. 고민을 혼자서 해결하는 사람이 용기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용감한 것이다. ### 책임과 역할 창업을 결심했을 때 각자에게 잘 맞는 역할을 정했다. 나는 제품(웹사이트, 메뉴) 그리고 소신은 운영과 디자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험이 없었으니 추측에 따른 결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꽤 정확한 판단이었다.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역할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책임을 지자고 말해도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어떻게 칼같이 책임을 묻겠는가. 그러다 보니 제품 담당은 나지만 소신이 메뉴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달 전쯤, 우리는 '메(뉴)매(물)' 체제를 도입했다. 나는 메뉴를 도맡아 개발하고 소신은 가게 계약을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그 후 한 달 만에 우리는 상가를 계약했고 사이드 메뉴 레시피를 정했으며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했다.  '두 명밖에 없는데 그냥 서로 도우면서 일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두 명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바람직하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는 것도 각자 책임져야 할 역할이다. ### 높은 기준 고등학생 시절 테니스 팀에서 복식 선수로 뛰었을 때 나는 정말 많이 졌다(승률을 따지자면 30%도 안 됐을 것이다). 테니스를 좋아했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목표는 없었다. 게다가 단식 중심으로 편성된 팀이었기 때문에 복식 경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닥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의 복식 파트너 역시 나와 다를 바 없었다. 패배가 반복되어도 연습을 더 하자는 이야기가 없었고 가끔 연습에 빠지기도 했다. 경기에 지면 슬플 법도 한데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서로가 훈련에 100% 몰입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저 방관한 것이다. 만약 그때 둘 중 한 명이라도 '우리 다음에 꼭 이기자!'고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 환상의 복식조로 거듭나고 싶다면 최선을 다하기를 서로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요즘 소신은 꿈에서도 인테리어 도면을 수정한다. 이런 파트너와 함께 일하다 보면 절대 게으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도 꿈에서 바게트를 성형하는 지경에 이렀다. 좋은 부부, 창업 파트너, 팀의 본질은 같다. 파트너 덕분에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나는 소신 덕분에 더 나은 남편이자 사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환상의 부부 복식조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4/----------1--1.webp)*엄마가 찍어준 사진*

아빠는 이겨낼 것이다

!Image title ### 8년 전 수십 년간 아빠의 코안 깊숙한 곳에는 사랑니가 숨어 있었다. 숨쉬기 어려울 만큼 아빠를 힘들게 했지만 많은 의사가 이유를 모를 정도로 드문 문제였다. 아빠는 오랫동안 본인을 괴롭힌 치아를 뽑아내는 수술을 받고 나왔다. 아직 마취는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누가 봐도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아빠는 엄지를 들어 올리며 크게 웃었다. "민석아 너어무 개운하다." 누워있는 아빠를 보며 미소를 지었지만 곧 눈물이 맺혔다. ### 4년 전 군대에 있을 때 아빠 간암 수술 소식을 들었다. 심장이 멈춘 듯 놀랐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마치 내 본능이 아빠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막는 것만 같았다. 긴급 휴가 신청을 마치고 최대한 빠르게 아빠를 보러 갔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아빠의 팔은 야위어 있었다. 어릴 적 팔씨름으로 이길 수 없던 아빠가 아니었다. 언제나 내 옆을 지킬 것만 같았던 아빠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전역도 못 한 아들은 "다 잘될 거예요"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긴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빠의 목소리는 반쯤 쉬어 있었다. 온몸에 힘이 없어 보였지만 나를 보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민석아 나가서 밥 먹고 와." ### 아빠는 이겨낼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아빠와 모악산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면 아빠는 항상 할머니들이 파는 쑥떡을 잔뜩 샀다. 그때는 다 먹지도 못할 걸 왜 사는 걸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빠가 건네줬던 쑥떡이 너무나 그립다. 아빠는 또다시 큰 수술을 앞두고 있다. 지독한 암세포는 그 누구보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다. 울컥하는 마음을 숨기며 나는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라며 아빠를 위로했다. 내 결혼식에서 '오 솔레미오'를 열창했던 아빠는 이번에도 분명 이겨낼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수천 가지를 원해도 아픈 사람은 단 하나만 원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나는 건강해도 빌고 싶은 소원은 하나뿐이다. 이 아들은 아직 아빠가 필요하다.

실제로 사용하는 무료 툴 모음

북마크에 저장만 하고 쓰지 않는 툴이 아니다. 한번 쓰면 계속 찾게 되는 고마운 툴 친구들을 소개한다. ### Wormhole * 무료로 10GB까지 쓸 수 있는 파일 공유 서비스. 파일이나 폴더를 선택하면 공유 링크를 생성할 수 있다. 빠르고 간편하며 End-to-end encryption(종단간 암호화) 덕분에 프라이버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 Same Energy * 이미지 검색 서비스. 빠르게 여러 이미지를 살펴볼 수 있어 레퍼런스를 찾아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한글 지원은 안 되니 영어로 검색해야 한다. ### Two Color Combinations * 색상 조합을 고민할 때 사용하면 좋을 툴. 조화로운 2가지 색 예시를 많이 보여준다. ### Colour Contrast Checker * 2가지 색을 지정해서 색의 대비를 비교하게 해준다. 크롬 익스텐션이 있어서 웹페이지 디자인할 때 사용하기 좋다. ### Feather Icons * 웹에 필요한 심플한 아이콘을 오픈 소스로 제공한다. ### Squoosh * 이미지 압축이나 변환에 사용하는 심플하지만 유용한 서비스. ### Remove.bg * 이미지 배경 제거할 때 사용한다. 업로드만 하면 자동으로 배경을 없애준다. ### iloveimg * 워터마크 넣기, 파일 변환, 크기 바꾸기 등 이미지 관련한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툴. 나 같은 경우 여러 이미지 사이즈를 한꺼번에 바꿀 때 사용한다. ### Cleanup.pictures * 사진에서 지우고 싶은 물건이나 텍스트가 있을 때 사용한다. 원하는 부분만 칠하면 감쪽같이 지워준다. ### Edit Photo * 간단한 이미지 수정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좋다. 웬만한 기능은 다 있고 광고가 없어서 편리하다. ### Unhook *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탐색'이나 '인기' 영상 피드를 없애는데 사용한다.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댓글 창이나 보관함도 지울 수 있다. ### Kaizen Flow * 정신 집중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집중에 도움이 되는 요상한 소리 혹은 lo-fi 음악을 선택해서 25분씩 들을 수 있다.

쓸모 있는 기술

### 우주선 이론 지구 멸망 하루 전 정부는 공식으로 발표한다. "새로운 행성을 향해 탈출하는 우주선에 딱 100명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모든 국민에게는 본인이 갖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30초가 주어집니다." 우선 문명을 건설하는 험난한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기술이 무엇일지 알아야 한다. 유명세나 재산은 아무 의미 없다. 농업, 공학, 의학, 과학, 예술. 어떻게든 현대 사회에 빼놓을 수 없는 기술과 나를 엮어야 한다. 흠.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벌써 내 차례다. 나에게 주어진 30초 안에 뭐라도 말해야 한다. "아... 네. 저는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준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빵이나 요리 가능합니다.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쓰고요. 마케팅, 사업 개발, 카피라이팅 업무 경험 있습니다." 다음 날 정부는 나를 두고 지구를 떠난다. ### 열정 대신 기술 누구나 직업을 얻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반면에 어떤 기술이 정말 가치 있는지 심사숙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까지도 기술자가 아닌 소비자로 살았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내 '열정'이 어딨나 여기저기 찔러보기 바빴다.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일' 대신 '쓸모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단순히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내 일이 경제적 자유뿐 아니라 삶의 의미 또한 충족할 수 있는지 고민했어야 했다. 열정은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다. ### 쓸모 있는 기술 '쓸모 있는 기술'을 정의할 수 있을까? 레너드 E. 리드 (Leonard E. Read)가 I, Pencil에서 말하듯 그 누구도 혼자서는 연필 한 자루 조차 만들 수 없는 세상이다. 마트나 쿠팡에서 완성품을 구매하는 건 너무나 쉽지만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물건을 사고 버리는 일상에 익숙해지는 동안 수많은 기술적 지식이 마법처럼 생소해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쓸모 있는 기술'을 정의할 수는 없다. 기술은 세계화 및 세분화됐고, 많은 직업이 자동화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진다. 정신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쓸모 있는 기술'을 찾고 싶다면 여러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내 기술은... * 누구나 몇 달 안에 터득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가? ⇒ 업무가 매뉴얼 한 권으로 정리될 수 있다면 신기술로 대체될 확률이 높다. * 감정적, 사회적 경험을 필요로 하는가? => 기계나 코드가 따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인 기술이어야 한다. * 내가 아닌 상사나 회사를 위해 쓰이는가? ⇒ 보조가 주요 임무라면 내 기술은 다른 사람의 생산성을 위해 존재한다. * 단 한 가지 직업에만 쓰이는가? ⇒ 쓸만한 기술이 있다면 지금 당장 망하거나 잘려도 다른 일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 실제로 많은 사람을 도우며 사회에 부가 가치를 만드는가? ⇒ 내가 일을 멈추면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 전문가 대신 기술자 질문을 마치고도 내가 '쓸모 있는 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불안할 이유가 없다. 다른 사람보다 배우는 속도가 느려도 상관없다. 매일 학교에 등교하듯 멈추지 않고 시간을 투자해서 꾸준히 성장하기만 하면 된다. 죽기 전 직업 때문에 후회할 여지를 남겨두고 싶지 않다. 10년 안에는 '우주선'에 한자리 차지할 만큼 뛰어난 기술자로 거듭나기로 마음먹어 본다.

대선 중독

!Image title 대선 중독에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 * 눈뜨면 일단 대선 뉴스부터 찾아본다. * 후보의 논란과 혐의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한다. * 불만족스러운 대선 과정을 보며 무력감을 느낀다. * ‘내 후보’가 당선 되도록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고 믿는다. * 오직 ‘누구 뽑는지’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3월 9일이 다가올수록 대선 중독은 심해진다. 시끄러운 노래와 함성 소리는 이중창을 뚫고 들어오고, ‘아무리 그래도 나라를 위한다면 이 사람을 뽑아야지’라는 헛된 훈수는 여기저기서 메아리친다. 정확한 정보를 아는 상태로 투표하는 건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뉴스가 논란을 의미하는 시대에 후보 지지율을 매일 3번씩 검색하는 일상이 평화롭기는 어렵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파민을 쥐어짜는 습관은 결국 정신을 파괴한다. 지독한 대선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먼저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 아쉽지만 나에게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은 없다. * 51%가 승리하는 게임에서 모든 참가자가 만족할 수는 없다. * 정치가 아무리 중요해도 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없고, 대통령 권한이 아무리 강력해도 내 문제를 전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선거에 대한 환상을 버릴 수 있다면 대선 결과를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쏟아지는 논란 대신 생산적인 습관에 집중하여 원하는 변화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이번 대선의 진정한 승자는 ‘중독되지 않은 자’다. 다음에는 누가 감옥에 갈지, 정치인이 말하는 ‘국민’이 대체 누구인지 깊게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실시간 정보에 중독된 삶은 성장하는 삶이 아니다. 대선이 끝나도 내 삶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 도메인, 우리 블로그

### 진짜 주인이 되는 길 나는 주인의 고유한 취향이 느껴지는 장소를 좋아한다. 그래서 CHEESYLAZY 블로그 역시 소신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되기를 원했다.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네이버나 브런치 같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면 노출이 쉽지 않고, 호스팅 비용이 든다는 문제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자유가 더 중요하다 믿었다. 블로그를 만드는 건 우리가 추구하는 'Hard choices, easy life' 정신에도 잘 맞는 선택이었다. 온라인에서도 집주인 허락 없이 못 하나 박지 못하는 세입자가 되기는 싫었다. 우리 블로그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짜 주인'이 되어야만 했다. ### CHEESYLAZY 블로그를 소개합니다 블로그 첫 삽을 뜬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가게에서 파는 음식만큼 블로그에도 우리만의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단한 기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CHEESYLAZY 블로그를 뽐내보려 한다. 1️⃣ 좋은 웹사이트의 필수 조건은 '빠른 속도'다. 로딩 속도가 느린 화면만큼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게 하는 건 없다.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빠른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3/cheesylazy-pagespeed-insights--1-.webp) *최근 성능을 개선하면서 속도가 훨씬 좋아졌다.* 2️⃣ 우리는 방문자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한다. 블로그에 광고, 스팸, 추적은 없다. 오직 좋은 글을 쓰고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3/-----1-.webp) 댓글 기능을 위해 트래커가 있는 Disqus 대신 Commento를 사용했다. 모든 댓글은 익명으로 저장된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3/cheesylazy------1-.webp) *몇 명이 들어와서 무엇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3️⃣ 메뉴가 단순한 식당처럼 블로그 카테고리를 4가지 (가게, 레시피, 편지, 소개)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3/-------.webp) 4️⃣ 레시피를 한 눈에 보고 쉽게 저장할 수 있도록 카드 기능을 사용했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3/-----------1-.webp) *채수 레시피 카드* ### 직접 만드는 이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이유 없이 계정 정지를 당해서 당황하기도 했고, 트래픽이 갑자기 증가해서 서버가 다운되는 날도 있었다 (아쉽게도 방문자 수가 많아서 생긴 문제는 아니었다. 이후 보안 설정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직접 만든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 설비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직접 구운 빵과 소스로 요리하면 손님에게 음식을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도메인이기 때문에 더 좋은 글, 기능,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다. 그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cheesylazy.com를 통해 직접 다가간다. 누가 뭐래도 유용한 정보와 솔직한 메시지를 무기 삼아 오랫동안 CHEESYLAZY만의 이야기를 쌓아갈 것이다. **CHEESYLAZY 블로그에 쓰이는 서비스** Ghost ⇒ 오픈 소스 콘텐츠 관리 시스템 (Headless CMS). 우리 블로그는 Ghost에서 제공하는 Casper 테마 디자인을 변형해서 쓰고 있다. Digital Ocean ⇒ Ghost를 호스팅하기 위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매달 $5 저렴한 가격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다. Commento ⇒ 댓글 기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Ghost와 같이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직접 호스팅하여 사용할 수 있다. Namecheap => 도메인 등록 및 관리. Mailgun ⇒ Ghost와 연동 가능한 뉴스레터 API. Squoosh ⇒ 이미지 용량 압축 프로그램.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이미지를 WebP로 변환할 때 사용한다.

학교가 가르쳐야 하는 것

### 악몽 난 학교가 배경인 악몽을 꾼다. 보통 꿈을 꾸어도 한 두시간 뒤면 까먹지만 내가 학생으로 나오는 꿈은 다르다. 꿈에서 나는 학점이나 시험을 망칠 거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다음 날 있을 중요한 시험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신청했던 수업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걸 학기 말이 되어서야 알아차리기도 한다. 다른 상황, 같은 주제로 꿈은 반복된다. 학교에 다닌 지 5년이 넘었지만 내 잠재의식은 아직 학교에 머무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러니하지만 학교가 나에게 남긴 가장 큰 흔적은 지식이 아닌 이 악몽이다. ## 학교가 가르쳐야 하는 것 한국, 중국,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며 다양한 환경을 경험했지만 어디서나 교육의 중심에는 시험과 경쟁이 있었다. 학생을 위한 교육 제도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점수가 학생들 사이 계급을 나누고 미래를 결정한다는 '진리'는 너무나 당연했다. 학교에 투자한 16년 후 나에게 남은 건 수동적인 사고방식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값비싼 졸업장이었다. 교육이 진정 나를 위해 존재했다면 삶의 의미 정도는 스스로 정립할 수 있어야 했지만 정해진 룰이 사라지고 남은 건 혼란뿐이었다. 학교는 불안이 아닌 배움을 상징해야 한다. 고정된 룰에 순응하고 적응해야 '좋은 학생'으로 인정받는 게임은 교육이 아닌 세뇌다. 학교가 둥지라면 떠날 때 힘차게 날아갈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하지만 _학교는 인간이 자립할 때 실제로 도움이 될 지식과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_ ### 문제해결능력 일회성 시험을 대비하며 외운 지식은 대부분 사라진다. 반대로 문제를 해결하며 부가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는 배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배움이 우선인 학교는 학생이 0에서 1을 만드는 경험을 반복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수업에서 혼자 주스 10병을 팔아보라는 과제를 줄 수 있다. 이 문제에 채점이나 평가는 없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열린 질문만 건네주면 된다. 어떤 주스를 팔 건지, 판매 장소는 어디가 좋을지, 가격은 어떤 기준으로 정할지. 주스 10병 정도는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판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내려야 하는 선택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교육은 안티프래질한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야말로 삶에 필요한 슈퍼파워다. 학교는 과잉보호를 위한 시설이 아니다. 모의 투자, 모의 창업도 부족하다. 쓰라린 실패는 미리 겪을수록 좋다.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학생들이 실전에서 만들고 협력하여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과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 돈 연봉이 아닌 지분이 부를 의미하는 시대다. 누구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원하지만 학교는 금융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 초등학생 시절 숙제로 통장을 만들어 본 것이 전부다 (대학에서도 경제 수업을 듣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금융과 자산에 관한 책을 읽다 보니 이토록 중요한 내용을 왜 미리 배우지 못했을까 아쉬웠다. 학생에게 '돈 쉽게 버는 법'을 가르치라는 게 아니다. 부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어떤 기준과 가치관으로 돈을 관리해야 하는지, 투자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정부 정책과 제도는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돈을 알아야 사회를 이해하고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 금융 지식은 과소비사기와 같은 위험을 방지한다. 게다가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학교가 경제 구조나 부동산/주식 시장을 가르치면 안 될 이유가 없다. ### 프로그래밍 무조건 코딩을 배워야 한다며 수업을 강요하는 건 올바른 교육은 아니다. 학생이 코딩을 또 하나의 과목으로 접근한다면 '코딩은 어렵고 재미없어'라는 결론만 얻게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영어를 10년 배운 학생이 영어로 어떻게 대화할지 모르는 것과 같다. 학교는 코딩을 가르치기 전 학생들이 일상에서 코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틱톡 알고리즘은 어떻게 학습하는지,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이 어떻게 하루 만에 도착하는지, 비트코인의 원리는 무엇인지, 자동화 시대에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생기는지. 소프트웨어가 가진 영향력을 주제로 토론하며 학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코딩 수업이 해야 할 주요한 역할이다. 이미 코딩을 공부해서 활동하는 중/고등학생 개발자들이 있다. 컴퓨터가 너무나 익숙한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쉽게 습득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코드로 만드는 재미를 느낀다면 배울 수 있는 곳은 인터넷에 얼마든지 있다. 어른들이 끼어들어 주입식 교육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 ### 건강 학교는 학생이 건강을 지키는 선택을 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식품을 고를 때면 뒷면에 적힌 재료나 영양성분표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하고,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은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능력은 배워야 할 기술이다. 정신적 건강 또한 중요하다. 외로움과 무기력함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어떻게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지. 나는 이런 고민을 학교를 떠나고 나서야 진지하게 할 수 있었다. 만약 학생 시절부터 내 몸과 마음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면 분명 지금의 나는 더 건강할 거다. 학교는 식단, 운동, 수면과 같은 요인이 건강에 주는 영향을 가르치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건강한 습관을 가지도록 격려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 영양분을 고려하며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적 수면 온도인 18도를 지키는 사람 또한 보기 힘들다. 지식이 있어도 건강한 습관을 유지해본 경험이 없다면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다. ### 학교는 정말 필요할까? 나는 초등학생 때 장래 희망을 의사라 적었지만 의사가 하는 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저 어른들에게 '좋은 학생'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고등학생이 되어도 사고방식은 비슷했다. 대학교 지원 원서에 쓰이면 좋게 보일 것 같은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자신을 한심하게 여겼고, 누군가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질투하기도 했다. 학교를 떠나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내가 진짜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는 고민하지 못했다. 나는 학교를 떠난 후부터 더 큰 배움을 얻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원해서 읽는 책은 그 어떤 수업보다 보람 있었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원하는 사업을 만들어 가며 겪는 성장은 수없이 반복했던 시험 준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다행히도 내 배움은 학교에서 멈추지 않았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어린 강민석을 만날 수 있다면 학교를 때려치워도 좋다는 말을 멱살 잡고 꼭 전할 거다. '이미 교육은 무료가 됐고대학은 망해가며학력이 아닌 능력이 존중받는 세상이다 민석아. 불공정한 입시에 매달려서 시간과 돈 낭비하지 말고 네 갈 길 스스로 정해라'라고.

성장하는 삶

### 변화는 선택이다 >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Socrates 중학생이었을 때 나는 모르는 사람 앞에 서는 걸 무서워했다. 이유는 복잡했다. 중국에서 유학하고 있지만 중국어를 잘 못 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나를 모른 체 하는 초등학교 친구들을 보면 외롭기도 했다. 우울한 상태에 중독되고 나니 사람들에게 생각을 표현하는 게 두려워졌다. 수업에서 발표할 때면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5초에 한 번씩 목이 메었다. 하고 싶은 질문이 있어도 한 시간 내내 머릿속으로 리허설할 뿐 끝내 손을 들지 못했다. 이런 나를 바꾼 건 대학생 때 듣게 된 문학 수업이었다. 교수님이 참여와 토론을 굉장히 중요시했기에 20명 남짓한 학생들 모두 의견을 내는 것이 원칙인 수업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과 따로 만나 내 소극적인 태도에 관한 대화를 하게 됐다. 나는 수업에서 말하는 걸 두려워한다 고백했고, 교수님은 자기표현이 춤추는 것과 같아서 싫어한다는 사람도 한번 '무대'에 오르면 신나게 즐길 수 있다며 격려했다. 평생 기억에 남을 대화가 끝나고 나는 변하기로 결심했다. 교수님의 공감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고, 무엇보다 이제는 과거에 겪은 불안과 슬픔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물론 한순간에 변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수업에서 이름이 불리면 숨이 막혔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연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발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주저 없이 손을 들었고, 실수해도 웃으면서 넘어가는 여유를 느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에서 '나는 이렇게 변할 거야'로 사고방식을 바꾼 후에서야 나는 성장할 수 있었다. ### 성장의 의미 > 누구든 12개월 전 자신이 부끄럽지 않다면 배움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 Alain de Botton 서른이 된 나에게 '성장'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태까지 자소서에 남발했던 '성장하고 싶습니다'는 무슨 뜻일까. 돈, 규모, 지위로 성장을 측정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최근 읽은 에서 '당신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얼마나 성장했나요?'라는 뼈 때리는 질문을 봤다. 졸업, 군대, 결혼, 취업, 창업. 귀중한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지만 20살 때 나를 돌이켜 보니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도 같았다.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한 이유는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나'가 누군지 몰랐기 때문이다. 목적지를 잘 모르는 상태로 얼마나 왔는지 돌아볼 순 없다. 목표하는 성장을 정의하지 않는다면 10년 뒤에도 혼란스러울 게 뻔했다. 지금이라도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미래가 무엇인지 기록해야만 했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나'는... *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 확신한다. 가게와 블로그를 통해 선한 영향을 끼친다. *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명확하게 생각하고, 평화롭게 살아간다. 이제라도 과거를 잊고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물론 오늘부터 달리기한다고 내일 마라톤을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미래의 나'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고민할 차례다. ### 습관 > 두 번 이상 반복되는 실수는 의식적인 선택이다. > Paulo Coelho 퇴사 이후 자유를 얻고 생활 패턴을 잃었다. 늦잠을 자는 날이 많아졌고, 폰을 쥐고 시간을 때우는 일도 늘었다. 매일 아침 조깅을 하기로 했지만 3일 후 그만뒀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자고 정했지만 3주 후에 포기했다. 나는 시키지 않으면 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책이나 영상에서 영감을 얻고 '더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마음을 먹어도 이틀 후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미래의 나' 대신 즉각적인 만족을 기준 삼아 시간을 허비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가장 귀중한 자원이라면 어디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탭이 잔뜩 열린 브라우저처럼 살 수는 없다. 기계처럼 정보를 처리하며 몰두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미래의 나'로 가는 길에는 분명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나 같은 경우 먼저 4가지 습관을 정했다. 1. 하루를 호흡과 명상으로 시작한다. 2. 핸드폰을 쓰지 않을 때는 데이터와 와이파이를 끄고 보이지 않는 곳에 둔다. 3. 24시간 중 16시간은 공복 상태를 유지한다. 4. 개인 블로그에 매주, 가게 블로그에는 2주에 한 번 글을 쓴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고, 평온한 마음을 위해 매일 수련하고 싶다. 스스로 정한 규칙을 따른다면 느려도 분명 올바른 길로 갈 거라 믿는다. ### 성장하는 삶 > 모든 행동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던지는 투표와 같다. > James Clear 성장은 회사, 사회, MBTI가 정해둔 틀에서 벗어나 원하는 미래에 가까워지겠다는 용감한 마음부터 시작한다. 마음을 먹었다면 '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 변화는 능동적인 사람에게 일어난다. 세상이 나에게 맞춰줄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실천해야 한다.

튼튼한 기반 그리고 과감한 실행

가게 문을 열 준비가 됐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얼마나 준비하고 시작해야 지속 가능한 가게를 만들 수 있을까? 최근 몇 주간 우리밀로 빵을 만들었다. 처음 우리밀을 쓰겠다고 결심한 건 좋은 제품을 향한 높은 기준 때문이었다. 하지만 듣던 대로 우리밀로 좋은 빵을 굽는 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기존에 쓰던 수입밀과 우리밀이 가진 특성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소신과 나는 수분, 효모, 반죽에 변화를 주면서 우리밀 공부를 해야만 했다. 간만에 저녁 외식을 하고 산책을 하던 날, 소신은 ‘왜 우리가 지금 우리밀로 빵을 만들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두 사람 모두 우리밀 제빵에 대해서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같이 빵을 구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우리밀로 시작한 대화는 결국 CHEESYLAZY가 나아갈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 튼튼한 기반 튼튼한 기반 없이는 제대로 시작할 수 없다. 어떤 일이든 견고한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습을 반복하고, 끈질기게 공부하며,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밀은 좋은 스파링 상대였다. 까다로운 우리밀을 이해하기 위해서 제빵을 기본부터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죽은 어떻게 하는지, 발효 상태는 어떻게 알아보는지, 온도와 습도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난 몇 주간 우리밀과 씨름하며 알게 된 지식은 두꺼운 제빵 책에서 얻은 것보다 훨씬 더 컸다.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2/-----.jpeg) *매번 수정한 레시피로 빵을 구웠다.* 레시피를 그대로 외우고 따라하기만 한다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기반이 되는 지식이 없으면 발효가 덜 된 빵을 구워도 문제를 파악하거나 개선할 수 없고, 훌륭한 빵을 구워도 무엇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는지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3점 슛을 잘 쏴도 기초 체력이 안 좋으면 프로 농구 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기반은 높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본 요건이다. ### 정확한 목표 ![](https://cheesylazy.com/content/images/2022/02/withoutagoalyoucantscore.jpeg) DO MORE 물론 튼튼한 기반이 전부는 아니다. 제대로 된 목표가 없다면 반듯한 기반은 소용이 없으며, 목표 없이 훈련한다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나아갈 방향과 골인 지점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저 열심히 하는 건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밀로 빵을 만들던 우리가 딱 그 꼴이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정확한 목표를 잊고 있었다. 어쩌면 높은 기준을 핑계 삼아 준비 기간을 늘리고, 아직 준비 중이라는 변명에 기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CHEESYLAZY가 이루고 싶은 핵심 목표는 ‘좋은 제품을 편안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것'이지 우리밀로 완성도 높은 빵을 굽는 장인이 되는 건 아니다. 당장의 과제에만 집중하다 보니 잘못된 수행에 빠져 있었다. ### 과감한 실행 이제는 과감히 실행할 때가 왔다. 더 좋은 빵을 만들겠다는 핑계로 시작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쌓아 올린 기반 위에 올라서서 정확한 목표를 향해 활을 쏘아야 한다. 우리밀로 빵을 만드는 일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일단 가게를 열고 손님에게 받는 평가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게 문을 열 준비가 됐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은 모른다. 다만 기반을 쌓기 위한 노력과 과감히 실행할 용기, 이 두 가지가 우리 안에 어느 정도 쌓였다는 걸 깨달았을 뿐이다.

미국의 도시들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시애틀, 미네소타, 내쉬빌, 뉴욕, 덴버, 포틀랜드. 동서남북 멀찌감치 떨어진 6개 도시에 총 4주간 머무는 동안 파타고니아 광고에 나올 법한 대자연을 봤고, 입안에 온갖 음식을 집어넣었으며,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Image title Mount Rainier National Park ### 우리만 우산 쓰고 있네 시애틀 사람은 비가 쏟아져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방수 잘 되는 레인 재킷을 입고 관광객이 펼친 우산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야만 진정한 로컬이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멀리서 온 사람과 대화는 언제나 날씨로 시작한다. "오늘 날씨가 안 좋아서 어떡해. 근데 이번 주 내내 비 올 거야. 웰컴투 시애틀."이라는 말에는 '언제나 비 오는 도시'에 살고 있다는 이상한 자부심이 숨겨져 있다. ### 제프 베조스의 향기 아마존 고, 아마존 포스타, 아마존 북스토어. 아마존 본사가 자리 잡은 지역답게 어디를 가도 아마존 로고가 a부터 z까지 웃고 있다. 공항에 아마존 직원 전용 체크인 데스크가 따로 있을 정도니 뭐. 수원하면 삼성, 시애틀하면 아마존이다. !Image title St. Anthony Falls ### 살기 좋은 곳 미네소타에서 만난 오랜 친구들은 이사를 고민하거나 준비하고 있었다. 영하 2~30도까지 떨어지는 겨울도 문제지만 대도시로 넘어가야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믿기 떄문이다. 여기서 '기회'는 더 이상 직장이 아니다. 어차피 집으로 출근하는 시기에 '더 많은 기회'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 음식, 날씨를 경험할 거라는 기대와 같다. '미네소타가 살기에는 괜찮지'라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하나둘씩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나간다. 왠지 아쉽다. !Image title Shelby Bottoms ### 신비로울 정도로 친절한 사람들 내쉬빌 교외에서 트루먼처럼 걷다 보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방긋 웃으며 인사한다. 누가 봐도 관광객 2명이지만 오래된 이웃처럼 안부를 물어 봐주는 친절한 동네다. 우버 드라이버는 뒷좌석에 직접 쓴 관광 가이드를 붙여놓고, 현지인들은 '웰컴투 내쉬빌'을 외칠 준비가 되어 있다. "내 사촌이 평창 올림픽에 갔었지." "내 아들이 일본은 가봤는데 말이야." 마법 같이 눈앞의 한국인과 연관성을 찾아낸다. ### 저기 보이는 저 동네? 3년 전에는 없었어 내쉬빌 다운타운을 둘러보면 타워크레인이 수십 개는 되어 보인다. 인구는 늘고, 집값은 오르고, 경제는 좋다. 그놈의 아마존은 여기에도 연구 센터를 짓고 있고, 발코니 달린 아파트에 사는 부자는 강아지와 조깅에 나선다. 우버 드라이버는 다운타운을 지날 때마다 '저기? 3년 전에는 없었어'라 알려준다. 제주도 사람이 새로 생긴 동네를 지날 때 '원래 여기 진짜 아무것도 없었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Image title Strand Book Store ### 화장실을 찾아라 뉴욕에 왔으니 내쉬빌에서 받았던 환대는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각자 살길을 찾기도 바쁜 곳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뉴욕 관광 팁. 타임스퀘어나 센트럴파크가 목적지라면 숙소를 떠나기 전 화장실부터 가야 한다. 안 마려워도 일단 속을 비워내는 게 프로다. 뉴욕에서 신호를 지키는 행인만큼 찾기 힘든 것이 공중화장실이기 때문이다. 쇼핑몰, 식당, 카페. 어디를 가도 화장실은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겨져 있다. 돈을 내지 않는다면 화장실도 없다. !Image title Garden of the Gods ### 여기 고도가 어떻게 되나요 해발 1,600m에 위치한 'Mile-High City' 덴버만큼 높이에 진심인 도시는 없다. 아무 산이나 오르면 대충 고도가 2,000m는 넘고, 차를 타고 유명한 산에 오르면 '여기가 해발 3,500m입니다' 알려주는 곳이다. !Image title Cannon Beach ### 2년 전까지만 해도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 우버 드라이버 무하마드는 8년간 포틀랜드 생활을 마무리하고 뉴욕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유는 다양했다. 노숙자 텐트촌, 과격한 시위, 오르는 집값, 심각한 범죄율. 새해를 맞이하고 일주일 만에 총격 사건이 3번이나 있었던지라 어쩌면 당연했다. 다음날 다운타운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현지인 아저씨가 다가와 인사를 하더니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포틀랜드 처음이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버스 탈 때마다 총 맞을까 무서워한다니까. 경제도 너무 안 좋아. _포틀랜드는 망했어_." 마지막 말이 여행 내내 떠올랐다. "Portland is doomed." "Portland is doomed." !Image title Courier Coffee ### 힙스터 도시 'Keep Portland Weird'라는 슬로건은 아직 유효하다. 가지 말아야 할 지역만 피하면 그 어디보다 힙한 도시. 허름한 슈퍼마켓도 유기농 콤부차와 수제 맥주를 판다. 푸드카트에서 파는 태국 음식은 '미쳤다' 소리 날 정도로 맛있고, 로컬 카페는 오트, 아몬드, 발리 우유로도 완벽한 코르타도를 만들어준다. "Portland is not doomed." 관광객이 본 포틀랜드는 아직 망하지 않았다. ### 매일을 여행자처럼 돌이켜보면 여행하는 강민석은 사명감에 차 있었다. '오늘 하루도 최대한 많이 보고, 먹고, 웃어야 한다'는 기본 설정 덕분에 4주를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이 바람직한 마음을 집에서도 가지고 싶다. 눈을 뜨자마자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고, 자기 전에는 이곳을 곧 떠날 것처럼 아쉬워하고 싶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블로그를 운영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글을 쓰는 목표가 있는 건지 쓰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 이유 굳이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를 만든 이유가 뭘까? 내 글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내 블로그에는 광고와 뉴스가 없다. 더 많은 구독자나 조회 수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블로그는 나를 위해 존재한다. 왜냐면... * 읽기만 해서는 금방 까먹는다. 지식이나 영감이 날아가기 전 얼른 글을 써야 한다. 대학에서 논문을 쓰며 배우는 이유와 같다. 학교는 안 다녀도 학생으로 살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방구석 작가로 만든다. *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싶다. 그래서 아끼는 이나 제품 혹은 주제로 '내가 읽고 싶어 할 글'을 쓴다. 당장 베스트 프렌드를 만들고 싶다는 게 아니다. 내 블로그에서 댓글이나 이메일로 생각을 주고받을 기회가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 나는 글을 쓸 때 나답게 표현할 용기를 얻는다. 말로는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글로 생각을 전달하는 게 나와 맞는 방식이다. ### 좋은 글 무작정 써야 한다는 건 아니다. 내가 쓰고 싶은 '좋은 글'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 일상에서 쓰는 단어와 표현을 사용한다. 교과서적인 표현이 없어 이해하기 쉽다. * 흐름이 자연스럽다. 아는 사람이 안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 버릴 문장 없이 깔끔하다. 글자 수가 적어도 메시지는 명확하다. *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나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한다. ### 습관 어떤 주제로든 '좋은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글을 써야 원하는 만큼 배우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아무리 좋아도 습관이 아니라면 의미를 잃는다. 뭐든지 잘하고 싶다면 일단 남들에게 보여주라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건 홍대 버스킹과 비슷하다. 부족해도 좋지만, 최선을 다해야만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직접 다가간다

나는 삶에서 장기전을 추구한다. 투자, 관계, 창업과 같은 영역에서 단번에 성공하는 비결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치지레이지 10계명이 외치듯 쉬운 선택을 하면 삶이 어려워지고, 어려운 선택을 하면 오히려 삶은 쉬워진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까? ### 쉬운 선택 타게팅 광고나 광고성 리뷰는 단기적 성과를 만드는 쉬운 선택이다.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유통할 수 있는 시대에 누구나 자신의 미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남의 입을 사기도 쉬워졌다. 네이버 지도나 인스타그램에 적힌 후기가 과연 진짜일까 의심하는 일이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진짜 정보'는 갈수록 희귀해지고, 진정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많아진다. ### 어려운 선택 CHEESYLAZY는 성장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리고 직접 들려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먼저 cheesylazy.com 도메인에 우리가 원하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우리가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뚝딱뚝딱 공부해서 댓글처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뿌듯하게도 창업을 마음먹은 날부터 지금까지 벌써 10편의 글을 발행했다. 우리만의 미디어를 0부터 만드는 건 분명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주인이 고생하며 셀프 인테리어한 가게가 그렇듯 직접 구축한 미디어는 분명 다르게 느껴진다. 결국,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원은 돈이 아닌 시간과 진정성이다. 시행착오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콘텐츠를 '마케팅'삼아 CHEESYLAZY는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 기본 원칙 샌드위치 가게가 무슨 미디어 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미디어는 온라인에서 손님들과 관계를 다지기 위한 우리만의 방식이다. CHEESYLAZY의 도전과 고민에 공감하고, 우리가 공유하는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분명 어딘가 있다. 오프라인에서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만큼 온라인 손님과 소통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처럼 작은 가게도 오래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처럼 스토리텔링에 몰두해야 한다. 우리는 나무가 아닌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CHEESYLAZY를 준비하고 있다.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만의 통로로 우리만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지키고 싶은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본다. 1. 손님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명확히 쓰고, 재밌게 그리며, 꼼꼼하게 편집한다. 2. 우리만의 통로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최대한 플랫폼이 아닌 우리가 소유한 도메인에 원하는 콘텐츠를 올린다. 3. 도움이 되는 지식을 담는다. 제주 식재료, 비건 레시피, 소규모 창업에 있어서 누군가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될 수 있는 경험을 끈질기게 기록한다.

You.com - 내가 원하는 검색

!Image title 내가 검색 앤진에 바라는 건 딱 3가지이다. 1. 돈을 내고 구독할 마음도 있으니 광고나 트래커가 없으면 좋겠다. 내 검색 데이터가 수익 모델이 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2. 특정 회사나 사이트를 편애하는 검색은 싫다. 검색 순위가 100% 공정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웹 전반에 같은 기준을 적용했으면 좋겠다. 3. 검색하면 한 페이지에 글 10개 정도만 보여주는 기존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고 싶다. 한눈에 더 많을 정보를 보고 싶고, 어떻게든 첫 페이지에 들어가고자 SEO에 목매는 트렌드가 없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일단 우리나라 검색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네이버, 구글, 다음은 모두 낙제다. 세 기업 모두 정확하고 간편한 검색이 아닌 정교한 타게팅 광고나 자사 제품 홍보에 몰두했기 때문에 검색 엔진 본연의 역할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하거나 '따라다니는 광고'가 불편한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DuckDuckGoBrave SearchStartpageNeeva와 같은 '개인정보 보호 검색 엔진'이 생겨났다. DuckDuckGo 같은 경우 구글보다 검색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질책이 있지만, 타게팅 광고를 없애고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장점 덕분에 미국에서 2021년 \~2.38% 시장 점유율을 가질 정도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초기 회사이긴 하지만, 위에 언급된 서비스들은 구글과 거의 비슷한 UI를 선택했다(Neeva는 한국 출시 전이라 아직 써보지 못했다). 나 같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라는 메시지에 공감하여 DuckDuckGo나 Brave Search를 브라우저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해 뒀지만, 검색 결과가 시원찮아 구글로 돌아가기도 했다. 프라이버시 그리고 검색 퀄리티 둘 다 구글을 넘어서는 검색엔진은 영영 볼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You를 발견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검색에 있어서 더 이상 네이버나 구글에 기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You의 장점은... * 카드 형태로 디자인한 UI 덕분에 한눈에 더 많은 글/영상/이미지를 볼 수 있다. * 레딧이나 트위터 혹은 기타 선호하는 미디어를 골라 맞춤형 검색을 할 수 있다. * 개인 정보 보호를 보장한다. (아직은) 광고가 없으며 Incognito 모드를 사용하면 DuckDuckGo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추적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 웹 전체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네이버 블로그만 보여주지 않는다. * Startpage 같이 한글 검색에 취약한 서비스와 다르게 한글 검색도 기대 이상으로 잘 된다. 반대로 단점은... * 한글로 뉴스 검색이 안 된다. * 지도 기능으로 구글맵을 사용한다. '이렇게 해도 개인 정보 보호가 가능한가?'싶다. * 베타 서비스 중이라 앱이 없다. * 기본 검색 엔진 기능을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만 지원한다. 어찌됐든 You와 같은 서비스가 계속 나와주는 건 기쁜 일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여러 서비스를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메일 시장이 줄곧 변화했듯, 검색 시장 또한 어느 순간 1위가 바뀌어 있을 거라 믿는다.

Web3 이해하기 - Web1 & Web2

!Image title Web3를 이해하려면 먼저 Web1과 Web2를 살펴봐야 한다. ### Web1 (1990\~2000년대 초반) 여러 잡지나 신문이 인터넷으로 옮겨지기 시작했지만, 관련 지식이나 자원을 갖춘 개발자나 기자가 아니면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대다. 간단히 말하면 인터넷은 정적인 글이나 이미지를 보여주는 도구였다. 채팅도 영상도 없는. 대다수의 사용자가 그저 보고 읽을 수밖에 없었던 쓸쓸한 형태가 바로 Web1이다. ### Web2 (2000년대 초반\~현재) 많은 인터넷 기반 기업이 닷컴 버블 도중 무너졌지만, 인터넷 기술은 끝없이 발전했다. 이제는 인터넷만큼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기술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다. 인간은 스마트폰을 통해 웹과 '한 몸'이 되었고, 팔로워가 인기를 상징하는 사회에 살 게 됐으며, 클라우드에 전용 '데이터베이스'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메타), 유튜브,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 덕분에 '무료'로 다채로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됐지만, 소수의 회사가 인터넷을 장악하면서 여러 문제가 생겨났다. 제품이 공짜라면 당신이 제품이다라는 말처럼 웹 기반 영리 회사는 막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 및 분석하여 타게팅 광고를 고도화했고, '광고가 나를 따라다닌다'는 말이 당연해질 정도로 웬만한 개인정보는 중앙화된 서버에 쌓여 나갔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만들어 낸 제품의 완성도가 RSS와 같은 개방형 프로토콜(open protocol)보다 월등히 높았던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독점을 이뤄낸 플랫폼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강요해도 사용자/창작자/소규모 회사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Web2 시대에 인터넷을 소유한 주인은 개인이 아닌 회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크리에이터들은 대형 플랫폼에 창작품을 올리고 홍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 영상/글/서비스가 얼마나 노출될지는 기업이 정한 '알고리즘'에 맡겨지고, 수익은 회사가 먼저 챙긴 후 (운이 좋다면) 일정량 개인에게 돌려준다. 만약 계정이 삭제되거나 수익 창출이 금지되어도 개인은 별다른 권한이 없다. 마치 월셋집 값이 올랐을 때 집주인만 행복하듯, 채널이 성공해도 결국 회사만 웃게 되는 결과가 반복되는 것이다. 빅테크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기에 일반 사용자가 회사의 성공을 바랄 이유는 없다. 인스타그램 매출이 갑자기 2배가 된다고 유저들이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카카오 주식이 오른다고 카카오택시 기사님들이 배당금을 받는 것도 아니다. 최대한 많은 고객을 끌어당겨 '쓸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낸 회사는 '유니콘'이 되어 우상이 되지만 성공에 기여한 유저들은 마땅한 대우를 요구할 수 없는 일방적인 경제 구조로 굳어버린 것이다. Web2에서 '진짜 주인'이 되길 원하면 불이익을 무릅쓰고 내 도메인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가 아닌 곳에 적힌 글은 검색 순위에서 밀려나고, 구글이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앱은 제대로 유통되지 못한다. 이런 시장에서 내 제품을 온전히 소유하면서 성장을 꿈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수많은 Web2 회사들은 데이터 유출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대량의 개인 정보가 유실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유출을 확인하는 사이트가 따로 있을 정도다.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사용자들이 Brave나 Signal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지만, 구글이나 카카오를 피하며 사는 건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많은 사람은 이미 기업에 개인 정보를 맡기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가 잔뜩 적힌 종이를 구글 직원에 건네주는 상상이 불편하다면 온라인 데이터를 중앙화된 서버에 맡기는 것 또한 불쾌해야 한다. 내가 (처음 보는) 구글 직원을 믿어야 할 이유는 '구글'이라는 회사가 상징하는 권위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 없이도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 유튜브는 유튜버가, 멜론은 아티스트가 소유하는 게 가능할까? 일반 사용자도 테크 회사의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 아직 초창기이긴 하지만 Web3는 위와 같은 기대를 현실로 바꾸고 있다. ### References * What is Web3? The Decentralized Internet of the Future Explained * Web3: in a nutshell * What Is Web 3.0 & Why It Matters. * Why decentralization matters * Token Economy: How the Web3 reinvents the Internet

설득의 심리학, 사피엔스, 이건 그냥 티셔츠가 아니야

### 설득의 심리학 > 2020년 코로나19 발병 이후 일본 보건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빈도를 조사했다. 심각한 전염성이나 보호 효과 등 마스크 쓸 이유는 많았지만 '다른 사람이 쓰는 걸 봤기 때문에'라는 한 가지 이유만이 마스크 착용 빈도에 주요한 변화를 만들었다. > 온라인 소개팅 4억 2100만 건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에 느끼는 호감을 가장 잘 예측한 건 다름 아닌 유사성이었다. 연구자들은 생각, 성격, 배경, 생활방식 등에 있어 더 비슷할수록 실제로 만날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는 걸 발견했다. > 진화론을 믿도록 설득하는 과정에 논리적인 설명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사람들은 감정적이며 때로는 종교적인 사상, 믿음, 가치관에 기반하여 진화론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지 클루니가 진화론에 관한 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말하자 많은 사람들이 진화론을 더 쉽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패턴은 피실험자의 나이, 성별, 종교와 관련 없이 발생했으며 꼭 조지 클루니가 아니더라도 엠마 왓슨 같은 유명인을 이용한 연구에도 똑같이 발견됐다. > 광고에 있는 시곗바늘은 웃는 입 모양을 만든다. 이러한 '스마일'이 사람들의 기분뿐 아니라 구매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아는 시계 회사들은 언제나 광고에 '스마일' 모양을 보여준다. --- 설득의 심리학은 보답, 호감, 사회적 증명, 권한, 희소성, 일관성, 통일성과 같은 요소들이 구매, 기부, 투표, 양보, 찬성과 같은 결정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나는 공짜로 무언가를 받았을 때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하고,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게 살고자 안간힘을 쓰며, 당근마켓 매너온도나 에어비앤비 별점 같은 '점수'에 은근 신경 쓴다. 잘 모르는 과학이나 기술 분야가 궁금하면 팔로워 수가 많은 전문가의 말에 의지하고, 국뽕을 싫어하지만 올림픽을 볼 때면 '우리나라'라는 말로 만나보지도 못한 선수들과 가족 같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빠르게 결정할 때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다. 간식 서랍 열리는 소리에 뛰쳐나오는 우리 집 고양이처럼 무의식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사실상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광고로 인해 설득당했을 때 잠깐 멈추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잠깐, 내가 어쩌다 이런 결론을 냈지?* ### 사피엔스 > 개미와 벌은 대규모로 협력해도 가까운 사이끼리 그리고 정해진 방식대로만 함께 일한다. 늑대와 침팬지는 개미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지만, 소수의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서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에 반해 사피엔스는 수많은 낯선 사람들과 융통성 있게 협력한다. 이 차이로 인해 사피엔스가 세계를 지배할 때 개미는 남은 음식을 먹고, 침팬지는 동물원과 연구실에 갇혀있는 것이다. >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임계점을 넘어 수만 명의 주민이 사는 도시와 제국을 세울 수 있었을까? 비법은 아마도 허구(fiction)의 등장이었을 것이다. 신화를 함께 믿는다면 낯선 사람들끼리도 성공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인지 혁명(Cognitive Revolution)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현실에 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강, 나무, 사자를 다른 한편으로는 신, 국가, 기업을 두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상이 가능케 한 현실은 더욱 강력해졌고, 이제는 미국이나 구글과 같은 허구의 단체들이 강, 나무, 사자의 생존을 결정한다. ![](https://i.snap.as/Hsutdj2D.jpg) > 약 9,000년 전 아르헨티나의 수렵채집인들은 '손 동굴'에 손도장을 찍었다. 위 사진을 보다 보면 죽은 영혼의 손들이 바위 밖을 향해 뻗어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장 유명하고 감동적인 유물 중 하나이지만, 아무도 이 손도장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는 알지 못한다. --- 인간만이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공유한다. 기업이나 국가는 상상으로 굳어져 사람과 마찬가지로 실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리는 달러가 가치 있으며 국경은 절대적이라 믿게 된다. 상상의 공동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제도 그리고 법은 단순한 신념이 아닌 신성한 규칙으로 취급되며 어길 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처벌을 받기도 한다. 인간을 통제하는 모든 규칙을 무시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다만 모든 법, 제도, 공동체는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얼마든지 보완되거나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왜 계좌에 찍힌 금액이 실존한다고 믿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한국인이라 소개하는지 한 번쯤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 이건 그냥 티셔츠가 아니야 > 우리는 아직도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 그저 여러 숫자를 조합하여 번호 자물쇠가 열릴 때까지 넣어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익을 내며 성장하고 있다. 15년 세월 간 험한 스트릿 패션 시장에서 The Hundreds는 어떻게 건재할 수 있었을까? 내 이론은 간단하다. The Hundreds는 결코 옷만 다루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나 커뮤니티를 위하며 스트리트웨어의 순수한 정신을 추구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 단순하게 보자면 스트리트웨어는 하나의 태도를 담고 있는 상품이다. >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단 한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다. 일대일 만남에서 끼치는 영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이 가진 열정은 유행을 만들며 공동체를 움직인다. >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 업계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왜냐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인간들을 빡치게 하는 것이 진짜 해야 할 일이거든요"라고 대답한다. --- 살아남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굳건한 태도를 정립하고 수호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혀를 차며 깎아내리는 건 문제가 아니다. 단 한 명이라도 공감하고 좋아한다면 그걸로 브랜드가 존재할 이유는 충분하다. 속임수는 진정성을 만들지 못한다. 생생정보통이나 달인에 출연한다고 더 이상 '진짜 좋은 상품'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권위나 인정이 아닌 감동을 목표로 전진한다. 한 사람의 리뷰, 글, 영상이 그 어떤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에서 집착해야 할 건 '힙함'이 아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 한 사람의 만족이다. P.S. 1956년도만 해도 5MB 드라이브 옮기는 게 이렇게 힘들었다.

결혼기념일

2020년 10월 10일 결혼식 이후 1년이 지났다. 1년간 은비와 함께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차리기로 했고, 이사만 2번을 했으며,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집을 옮겼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결혼이라는 말과 반대로 우리는 부부가 되고 진짜 원하는 삶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혼하고 살다 보면 비슷한 질문을 듣게 된다. 결혼을 왜 했는지, 싸우지는 않는지. 단순한 질문이지만 답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그만큼 은비와의 관계를 돌이켜보는 시간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명상과 같다. 결혼은 나에게 본능처럼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갑자기 벼락 맞은 듯 깨달은 것도 아니고, 진중한 토론 끝에 내린 선택도 아니었다. '그냥' 알았다. 일주일에 6번씩 만날 거면 얼른 부부가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 것 같았다. 웨딩 플래너는 없었지만, 결혼식 준비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저렴하고 효율적이며 무엇보다 가능하면 직접 만드는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식장은 단 한 곳만 가보고 계약했고, 드레스는 대여했으며, 양복은 집 앞에서 맞췄다. 사진 작가님은 인스타에서 찾았고, 청첩장은 노션으로 직접 만들었다. 결혼식과 같이 큰일로 인한 갈등은 없었지만 사소한 문제로 은비에게 삐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기분 나쁠 때 은비에게 화를 돌리기도 하고, 원하는 방식을 강요하기도 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알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감정에 휩쓸려 실수를 반복할 때 여태까지 잘 묻어놨던 내면의 부족함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물론 알아차린다고 해서 바로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소설 싯다르타)에서 싯다르타는 뱃사공으로 일하며 듣는 법을 터득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처럼 탑승객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능력 덕분에 현자라 불리기도 한다. 고요한 강과 같이 경청한다는 건 멍하니 듣고 흘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상대방의 고충과 관점을 전적으로 이해하려는 태도가 바로 싯다르타가 실천한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 같은 경우 듣는 게 아니라 듣는 척을 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뇌가 중요한 말 그리고 하찮은 말을 구분하여 자동 처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이 문제는 화가 났을 때 더 심해진다. 듣지도 않을뿐더러 감정에 침수되어 수그러들 때까지 말을 하려 들지도 않는다. '부부가 싸우기도 하는 거지'라는 말에 마냥 고개를 끄덕이고 싶지는 않다. 나는 현명한 뱃사공처럼 귀를 열고, 화가 나도 명쾌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상 나에게 필요한 건 책도 아니고 이 글도 아니다. 꾸준한 실천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진짜 변화다. P.S. 은비도 나에 관한 을 썼다.

에어로프레스 - 앨런 애들러

대학생 시절 샀던 $30짜리 에어로프레스를 쓴지 벌써 8년이 됐다. 어쩌면 내가 가장 오래 그리고 많이 사용한 물건인데 자세히 아는 것이 딱히 없다는 게 새삼스레 이상하게 느껴졌다. 에어로프레스는 누가 만들었을까? 사람들은 왜 에어로프레스를 좋아할까? 혹시 모른다. 궁금증을 없애면 모닝커피 맛이 더 좋아질지. ## 발명가 앨런 애들러 Alan Adler !Image title > 어렸을 때부터 원시적인 재료로 뭐든지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한번은 집 근처 철도 위에 못을 감아두고 납작하게 눌린 철로 미니어처 검을 만들기도 했어요. 만든 물건은 친구들이 가진 다른 장난감과 교환했고요. > Alan Adler 에어로프레스는 커피 전문가나 기업이 아닌 당시 67세 엔지니어 앨런 애들러가 발명한 제품이다. 그렇다면 애들러는 누구인가? * 애들러는 젊은 날 전투기, 잠수함,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제품 설계자로 일했고 이후 스탠포드대 기계공학 강사로 활동했던 기술자다. * 대학 교육 없이 독학으로 공학을 공부했고 특허만 40개 이상 가지고 있다. * 발명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에어로프레스와 에어로비 프로(Aerobie Pro)가 있다. * 80살이 넘는 나이에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는, '발명가'라는 단어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애들러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우후죽순 출간되는 'OOO 기업이 일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특정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 → 문제 해결을 위한 발명 → 광고 없는 홍보'로 이어지는 제품 출시 과정은 에어로프레스가 그렇듯 심플하지만 어쩌면 완벽하다. ### 에어로비 프로와 에어로프레스 !Image title 에어로비 프로는 에어로프레스와 더불어 애들러의 제품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제품이다. 1970년대 애들러는 프리스비(Frisbee)와 같이 유행하던 원반장난점에 결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새로운 발명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요트를 디자인하며 익힌 공기역학 지식을 적용하면 자신이 더 멀리 그리고 안정적으로 날아가는 원반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8년간 연구 끝에 완성한 새로운 원반은 프리스비보다 3배 가까이 더 날아갈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이 제품은 결국 1980년 애들러의 원반은 '던졌을 때 가장 멀리 나가는 물건'(당시 약 261미터)으로 기네스북 기록까지 세우게 되고, 덕분에 애들러는 장난감 회사 에어로비(Aerobie)를 창업한다. 에어로비 프로가 이룬 성과가 없었다면 에어로프레스는 양산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에어로프레스'라는 이름은 없었을 것이다). 80년대에만 100만 개 이상 판매된 에어로비 프로가 먼저 애들러의 개인적 호기심이 성공적 제품 개발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 제대로 된 커피메이커 > 에어로프레스 프로토타입만 35가지 넘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구상할 때 망할 것 같은 시도를 자주 해보는 편이에요. 틀리든 되든 일단 한번 해보고 작동하는지 봐보는 거죠. > Alan Adler 에어로비 창업 후 20년이 지난 2004년, 대표로 일하던 애들러는 직장 동료의 아내와 커피 머신에 대한 불만 섞인 대화를 하게 된다. 당시 유행하던 드립 머신을 사용하던 두 사람은 기계가 내린 커피의 맹맹하고 쓴맛이 싫어 집에서도 제대로 된 커피를 내릴 방법을 찾고 있던 것이다. 대화를 마치고 애들러는 시중에 있는 그 어떤 커피메이커도 자기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다. 기존 푸어오버(pour over) 방식을 사용한 브루잉이 4-5분이나 걸린다는 것 또한 불만이었다. 결국, 프리스비를 개선하여 에어로비 프로가 탄생했듯, 애들러는 케멕스(Chemex)나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보다 뛰어난 커피메이커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애들러는 먼저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다. 조사를 마친 후 의외로 대부분 80℃–85℃로 내린 커피를 가장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가설을 세운다. '만약 낮은 온도가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든다면 짧은 추출 시간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일단 이 생각은 정확했다. 짧은 추출 시간은 커피의 쓴맛 대신 단맛을 돋보이게 했다. 애들러는 이 결론를 기반으로 커피 빈이 젖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여 최대한 빠르게 커피를 내릴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을 구상한다. 초기에는 원뿔 모양 케이스에 커피를 넣고 넓은 면에서 좁은 면으로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고안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밀폐된 공간에서 압력을 가하기 위해 원기둥 모양으로 여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비교하기 시작한다. !Image title 첫 프로토타입은 원기둥 위에 자전거 펌프 손잡이를 붙여놓은 것처럼 보이는 모양에서 차츰 지금의 에어로프레스와 같이 간결한 모양을 띠는 제품으로 진화한다. 이후 몇몇 지인에게 선물하여 일주일간 사용하도록 부탁하여 반응을 살피고, 제품이 쉽게 넘어진다는 피드백을 토대로 제품 하단부를 6각형으로 수정한다. 2005년 판매를 시작한 에어로프레스는 첫 3년간 저조한 판매율을 경험한다. 하지만 2008년부터 커피 덕후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하더니 줄곧 성장하여 10년간 총 1,000만 개 넘는 판매를 기록한다.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데만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 에어로프레스가 성공한 이유 !Image title 에어로프레스 사용자가 만족하는 이유에는 뛰어난 기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 누구나 1분 안에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사용이 쉽다. 뚜껑을 맞추고 원두를 넣은 후 뜨뜻한 물을 붓고 지그시 누르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뚝딱 나온다. * 사용 후 커피 찌꺼기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어 피스톨 밑부분만 씻어주면 뒷정리도 간단히 끝난다. *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4만 원). 종이 필터(350장에 \~6천 원) 같은 경우 적어도 3-4번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에어로프레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메이커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데는 기능 외적으로도 뚜렷한 이유가 있다. ###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 !Image title > 미국인들은 자기들 야구 리그를 '월드 시리즈'라 부르는데, 우리라고 '월드 챔피언십'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는 없지. > Tim Wendelboe,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 창시자 2008년 팀 윈들보(Tim Wendelboe)와 팀 바니(Tim Varney)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첫 번째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당시 참가자는 3명, 심사위원은 단 한 명일 정도로 작았지만 이제는 매년 60개국 120개 지역에서 챔피언십이 열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진 대형 이벤트가 되버렸다. 애들러나 그의 회사 에어로비는 생각지도 못한, 어찌 보면 커피 덕후 2명의 순수한 열정과 장난으로 시작된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은 어느새 각 지역 우승자들이 모여 경쟁하는 '커피 올림픽'과 같은 무대로 변신했다. 단순하면서도 다채로운 커피 메이커를 아끼는 팬들이 독립적으로 대회를 주최하면서 커피 시장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 광고 없는 성장 > 저희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커피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이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전부예요. > Alan Adler 에어로프레스와 같이 광고를 하지 않는 제품은 소비자를 팬으로 만드는 고유한 힘이 있다. 구매 결정이 전적으로 자신이 내린 선택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제품을 만족스럽게 사용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남다르기도 하다. 커피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쩌면 에어로프레스는 가장 재밌는 장난감이다. 몇몇 에어로프레스 사용자들이 에어로비 직원처럼 일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Aeroprecipe는 수백 가지 에어로프레스 레시피를 모아둔 웹사이트이고 Mile High Aeropress Club은 비행기나 산 정상 같은 고도에서 에어로프레스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을 위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클럽이다. 에어로프레스 매출에 분명 긍정적 영향을 끼쳤겠지만, 둘 다 에어로비의 후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만든 서비스/캠페인이다. ### 살아남는 제품 신상이 1년 후 구형이 돼버리는 시대에서 에어로프레스는 15년 간 굳건히 살아남고 있다. 에어로프레스 모든 모델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고,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을 꿈꾸며 레시피를 연구하는 바리스타들도 있다. 무엇 때문에 이 커피 메이커가 이토록 사랑받는지는 애들러도 잘 모른다. 분명한 건 한 사람의 집요한 호기심이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었고, 이 제품을 발견한 (나를 포함한) 커피 덕후들이 '에어로프레스 홍보대사'를 자처한다는 것이다.

일, 미래 보장, 관중이 아닌 사업

### > Ju/'hoansi(남아프리카에 거주하는 한 부족)와 같은 수렵채집인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며 살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농경 사회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았고,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했으며,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휴식과 여가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또한 일상에서 음식을 저장하거나 부와 지위를 높이는 데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단기적인 물질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일했다. > 수렵채집인들의 삶은 결핍에 대한 집착 대신 풍요로울 거라는 믿음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30만 년 역사 중 95% 이상을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를 보자면 인간이 본능적으로 결핍을 문제 삼으며 일하는 사고방식이 농업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 노동을 중대시할까? 대체 왜 전례 없이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인간은 여전히 결핍에 사로잡혀 있을까? ### 미래 보장 > 이 책은 점점 기계들에 의해 그리고 기계들을 위해 변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으로 사는 방법을 논한다. 코딩을 배우고, 삶을 최적화하며, 비효율적인 요소를 모조리 제거하라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시대에서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기계와 정면 대결하는 것 대신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는 기술적 발전이 빠르게 이동하는 기차와 같아서 타던지 치이던지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오랜 기간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이러한 주장은 틀렸다. 마음속 깊은 곳부터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두 막대기를 비비며 불을 지폈던 바로 그 순간부터 기술적 변화를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추진되어 왔다는 걸. 인쇄기, 증기 기관, 소셜 미디어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제품을 디자인하고 이를 위한 법과 기준을 설립했으며, 기술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결정했다. 혁신은 절대적 현상이 아니다. 이전 세대들은 핵무기, 석면 단열재, 납 페인트와 같이 해로운 도구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싸웠고, 이러한 노력은 모두 기술적 발전으로 받아들여졌다. > AI가 인간 사회를 갈라놓을 거라 쉽게 예측하는 것처럼 AI가 어떻게 우리를 뭉치게 할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술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학습하게 할 수도 있고 강점과 한계를 발견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정신력과 창의력을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 AI와 자동화 기술은 분명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긍정적 결과가 인간의 개입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는 점잖게 구경하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인공 지능을 억만장자나 로봇 개발자들 손에 온전히 맡길 수는 없다. # Insights 고독에 관하여 > 15년 전 처음으로 아무런 기계 없이 홀로 시간을 보냈다. 수백 번 같은 경험을 마치고 난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젊은 나에게 조언을 줄 수 있다면 한 달에 한두 번의 토요일에는 꼭 아무런 기계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고 싶다 ('기계 없이' 그리고 '혼자'가 핵심이다). 관중이 아닌 사업 > 더 높은 수준의 대화를 불러일으키며 친해지길 원했던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가치 있는 콘텐츠는 결코 수월하게 만들어질 수 없다. 복잡한 편집 과정이 아닌 글쓰기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리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겁이 날 때 내가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P.S. 스즈키 이치로의 '매일 카레'

스티브 잡스, 이성적 낙관주의자,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 스티브 잡스 > 잡스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부품까지 신경 쓰는 장인 정신이 곧 완벽을 의미한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잡스는 이러한 가르침을 Apple II 내부 회로판 배치에 적용했다. 회로 모양이 똑바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초기 디자인을 퇴짜놓은 것이다. > 매킨토시 디자인이 최종 확정되었을 때, 잡스는 매킨토시 팀원들을 모아 축하했다. "진짜 아티스트들은 작품에 이름을 남기지." 잡스는 종이 한 장과 마커를 건네며 팀원 모두 이름을 적게 했다. 시간이 지나고 종이에 적힌 서명들은 출하되는 매킨토시 내부에 새겨졌다. 아무도 몰라봤지만, 팀원들만큼은 자신의 서명이 제품 안에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 1981년 봄, 채용을 진행할 때 잡스는 애플 제품을 향한 열정을 살펴보며 평가했다. 어떤 때는 후보들을 프로토타입이 감춰진 방으로 데려간 후 갑자기 보여주며 반응을 지켜보기도 했다. 안드레아 커닝엄은 이렇게 기억한다. "후보자가 반짝이는 눈빛을 가지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인다면 스티브는 웃음을 지으며 채용을 결정했어요. 제품을 직접 봤을 때 '와우!'라 외치길 바랐던 거죠." ### 이성적 낙관주의자 > 나는 이성적 낙관주의자다. 기질이나 본능이 아닌 증거를 기반으로 낙관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 몇몇 사람들은 과거의 삶이 더 좋았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소박하고 평온했다고 기억하며 현대에 이러한 장점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밋빛 과거에 대한 향수 대부분은 과거 부자였던 자들만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 1800년대 이후 세계 인구는 6배 늘어났지만 기대 수명은 두 배 이상, 수입은 9배 이상 늘었다. 2005년과 1955년을 비교해보자. 50년이 지나고 지구에 사는 인간은 평균 3배 가까이 더 많은 돈을 벌었고 (인플레 감안), 1/3배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했으며, 1/3만큼의 자녀를 묻었고, 1/3배 더 오래 살았다. ###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 과학은 지식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정의한다. 실험 결과만이 과학적 "진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식의 원천은 무엇일까? 증명 가능한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실험은 법칙이 성립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진실로 향하는 힌트를 준다. 하지만 이러한 힌트를 단순하고, 아름다우며, 낯선 규칙으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다름 아닌 상상력이다. 상상을 거듭한 이후 실험을 통해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맞다. > 만약 과학 지식이 모두 사라지는 대재앙에서 단 하나의 문장만 다음 세대에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단어들이 가장 많은 정보를 담을까? 나는 원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일정한 거리에서 서로를 끌어당기고 너무 가까워졌을 때는 서로 반발하는 원자 가설(atomic hypothesis)일 거라 생각한다. >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복잡하게 배열된 물질들이 만드는 "세계"가 신들이 두고 있는 체스 게임이라 상상하며 관찰자로 살아갈 수도 있다. 게임이 어떠한 규칙을 가졌는지 모르기 때문에 관찰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오랜 기간 지켜본다면 몇몇 룰을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때 발견하는 룰이 바로 기초 물리학이다.

부처님의 감정수업 - 화를 다스리는 방법

!Image title > 화를 붙들고 있다는 건 누군가에게 던질 작정으로 불타는 석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같다. > 부처 나는 화가 나면 조용해진다. 어떻게든 요동치는 감정을 짓누르려다보니 온몸이 돌처럼 굳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별다른 말 없이도 차가운 눈빛과 태도로 주위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화를 억누르는 습관은 결국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 * 화가 나는 이유를 나조차 정확히 알 수 없어 소통을 통한 해결이 어려워졌다. * 화가 사라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길어졌다.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대충 불씨만 끄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화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없다 보니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다른 감정도 자연스레 억누르게 되었다. 저항하는 건 집요하게 지속된다는 말이 맞았다.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니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 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 내 마음에 화가 일어날 때 그 화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화*에서* 상대나 상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화*를* 보는 겁니다. 그것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합니다. > 김정호 감정이 앞서는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나의 객관화'가 필요하다. 나를 인상 쓰게 하는 감정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심정을 알아주고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내 마음을 꿰뚫어 볼 수는 없다. 결국 내 화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쓰다듬어 줄 사람은 나 자신 뿐이다. 갑자기 화가 날 때는 심호흡을 크게 하며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말을 내뱉는 건 나중에 하고 평정심부터 찾는 것이다. 어차피 화는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 자비는 '사랑할 자'와 '슬퍼할 비'로 구성된다. 자는 대상에 대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대상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다. 비는 대상이 겪는 고통을 깊이 공감하며 상대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김정호 행복이 내면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면 누군가를 미워하고 비웃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한다고 평화가 찾아오는 것 또한 아니다. 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향하든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 진심으로 화를 다스리고 싶다면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의 웃는 얼굴 그리고 상대의 환한 미소를 상상하며 평화를 기원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 미운 사람이 했던 말을 며칠 동안 잊지 못하며 짜증을 낸다. 화로 인한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고 변명거리를 찾아 머리를 굴리기도 한다. 생각만으로 화를 다스리기가 어렵다면 나를 즐겁게 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든 춤을 추든 상관없다. 내 마음을 안정시켜줄 명상을 적극적으로 해야 도움이 된다. 훈련 없이 화를 단번에 길들이기는 어렵다. 화가 날 때마다 평정심을 찾고 자비를 실천하는 연습을 거쳐야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 ### 화를 기회로 삼는다 > 화날 때, 바늘 하나 꽂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이 겨자씨처럼 좁아졌을 때, 그때야말로 화를 다스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 김정호 화를 다스린다면 나를 더 잘 이해하며 성장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욕망에 취약한지 알고 대응할 수 있으며 더 이성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결국 화를 다스리는 것도 의지가 필요한 일이다. 내가 배운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화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이해한다. * 판단하지 않고 평정부터 찾는다. * 남 탓도 내 탓도 하지 않는다. * 내 마음을 즐겁게 하는 행동을 한다. * 자비를 실천한다. * 화를 기회로 삼아 성장한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

> 엄청나게 맛있다는 건 눈앞의 음식에 단순 반응 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영화 '라따뚜이' 속 비평가가 그렇듯, '맛있음'은 특별한 기억을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 David Chang CHEESYLAZY는 '진짜 맛있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을까? 소신과 함께 메뉴를 구상하며 시행착오을 겪다 보니 '맛있음'에 대한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맛에 대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익숙해야 맛있다 어떻게 보면 '맛있다'는 표현은 '익숙하다'와 같다. *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치킨, 삼겹살, 짜장면, 떡볶이, 김치찌개 외 답을 할 한국인은 많지 않다. * 피자에는 피클, 카레에는 김치, 비빔밥엔 참기름이 함께해야 '맛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피자에 김치, 비빔밥에 피클을 더 한다고 상상해보자). * 터미널에서 우동, 학교 앞에서 떡볶이,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먹을 때 더 맛있다. 맛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조합도 익숙하면 도움이 된다. * 부모님 모시고 미국을 여행할 때 두 분은 설렁탕과 된장국을 가장 맛있게 드셨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라는 말은 전통적 혹은 대중적인 맛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는 '뛰어난 맛'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100% 낯선 맛은 맛없다고 평가 받을 확률이 높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 익숙한 맛을 내놓아야 한다. ###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 > 이전에 있었던 맛보다 더 뛰어나야만 혁신이라 할 수 있죠. 보기에만 좋고 맛이 떨어진다면 결코 버틸 수 없어요. > 오노 지로 뻔한 맛이 가장 맛있다는 건 아니다. 익숙한 맛을 배경으로 색다른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 내가 좋아하는 스티키 리키 아이스크림을 보면 알 수 있다. '고추장 초콜렛,' '떡볶이,' '죠리퐁 마쉬멜로우'와 같은 맛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 * 로제 떡볶이는 떡볶이라는 익숙한 개념에 소스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맛을 이루어냈다. * 내쉬빌 핫치킨 또한 익숙한 치킨버거 형태에 핫소스와 코울슬로를 더함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장르로 거듭났다. 예측 가능한 맛은 만족 이상의 감동을 주지 못한다.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자 한다면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다. 높은 기준과 꾸준한 연구가 없다면 이룰 수 없다. ### 우리는 완벽을 추구한다 CHEESYLAZY 10계명을 지키기 위해서 소신과 나는 집요해야만 한다. 즉 스스로 만족할만한 '완벽함'을 이루어내야 한다. 초보 요리사 둘이 완벽함을 목표로 한다니. 비웃음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행동과 결과로 보여줄 것이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내놓지 않을 것이고 부족함을 채우려 속임수를 쓰지도 않을 것이다. 정직하게 시간을 투자하며 조금씩 발전해야만 지속 가능한 가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고지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을 연구하고 정복하는 것이다.

규칙을 부셔야 배울 수 있다

## 착각 > 프로처럼 규칙을 배우고 예술가로서 규칙을 부셔야 한다. > Pablo Picasso 학교에서 '좋은 학생'이 되고 싶다면 여러 규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 시험 점수가 배움의 기준이 되기에 정해진 정답을 스스로 주입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론과 공식은 숭배 대상이기 때문에 의심할 수도 없다. '좋은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착각은 어른들 사이에서도 흔하게 발견된다 (어쩌면 더 심해진다). 특정 믿음, 이론, 이념을 정답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정한 배움은 암기를 거듭하며 조금씩 사라진다. ## 새로움 > 성공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공식을 버리고 無에서 사업을 구상한다. > Peter Thiel 부모님, 선생님, 수업, 책 뭐든 상관없다. 기억에 쌓인 '가르침'은 정답이 아니다.   노하우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버리는 것이다. 요리사가 레시피를 암기할 때 셰프는 레시피를 창조한다. 기술이나 지식의 격차가 아닌 새로움을 발견하는 방식이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이 된 것처럼 옳고 그름을 평가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진실에 근접한 상대성 이론조차 정답은 아니다. 만물을 꿰뚫는 사실은 어차피 어디에도 없기에 새로움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 배움 > 기억과 지식을 쌓는 건 배움이 아니다. 이상이나 믿음을 버리고 사실을 통해 명료하게 사고하는 능력이야말로 배움의 시작이다. 결론부터 생각한다면 배움은 있을 수 없다. > Jiddu Krishnamurti 배움을 원한다면 사실을 기반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지금까지 오류가 있는 믿음을 가지며 살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사실은 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고 배움이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채점이 없어도 의욕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용기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좋은 학생'에게 필요한 정신이기 때문이다.

모건 하우절 - 돈의 심리학

!Image title ## 부자 > 얼마나 똑똑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행동할지가 富를 결정한다. > Morgan Housel 부자가 되는 원칙은 단순하다: 1.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한다. 2. 절약하고 저금한다. 3. 장기 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노린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원칙은 목표, 절약, 저금, 복리, 성공에 대한 고민을 기반으로 지켜진다. ## 목표 > 재정 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목표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 Morgan Housel 모든 사람에게는 고유한 경제적 목표가 있다. 하지만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그냥 10억만 있으면 돼' 같은 얕은 결심은 외부 요인에 쉽게 휘둘린다. 만약 어떠한 금액에 만족할지 모른다면 돈으로부터 독립한 인생을 이룰 수 없다. 돈은 인간이 바라는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원하는 환경에서 걱정 없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사는 삶이야말로 富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나는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삼지만, 은퇴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죽을 때까지 읽고, 쓰고, 새로운 일을 벌이며 사는 삶이 내 목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는 먼저 돈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경제적 독립은 절약 그리고 저금하는 습관에서 시작한다. ## 절약 > 많은 사람이 '10억을 벌고 싶다'와 '10억을 쓰고 싶다'가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두 문장은 완전 정반대를 의미한다. > Morgan Housel 매일 카페에 가서 3천 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매년 커피에만 109.5만 원을 쓴다. 반면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며 비용을 천 원으로 줄인 사람은 매년 73만 원을 절약한다. 외식을 줄이고 스타벅스에 가지 않으며 매일 만 원을 아낄 수 있다면 3년 만에 현금으로만 천만 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 당연하지만 백화점에서 수입의 절반을 쓰는 사람이 돈이 없다고 불평할 수는 없다. 10년이 지나도 같은 옷을 입는 사람. 알뜰폰 쓰고 에어컨 안 트는 사람. 술 안 마시고 홈트하는 사람이 결국 돈을 모으고 유지한다. ## 저금 > 저금에는 별다른 이유가 필요 없다. 차, 부동산, 의료비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위해 일단 저금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좋은 선택이다. 모든 삶은 뜻밖의 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Morgan Housel 비관주의자처럼 모으고 낙천주의자처럼 투자하는 양극적인 성격은 성공을 돕는다. 비상금이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지출은 이상한 곳에서 튀어나오고 경제는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더 좋은 물건이 아닌 경제적 자유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결심이 필요한 이유다. 내 경험과 지식으로 세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크나큰 오만이다. 자산에서 일정 비율을 비상금으로 설정하고 끝까지 유지하는 겸손함이 결국 시장에서 나를 생존하게 하고 장기 투자를 가능케 한다. 만약 천운이 도와줘 비상금 쓸 일이 없다 해도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만으로 이미 큰 소득이다. ## 복리 > 장기적 기간을 통한 복리는 성장을 만들고 순간의 실패는 파멸을 초래한다. > Morgan Housel ![](https://i.snap.as/m7R0MDmF.webp) S&P 500 로그차트. *2019년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10년을 두고 봤을 때 85%의 펀드 매니저는 S&P 500 수익률을 넘지 못했다.* 복권 당첨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큰돈을 가지게 되는 극적인 예시를 빼면 富는 장기적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고 해도 같은 결과를 반복해서 만들어내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Warren Buffett은 10살 때부터 투자를 시작해서 14번의 경기 불황을 겪으며 80년 장기 투자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Buffett은 빚을 지지도, 신뢰를 잃지도, 은퇴도 하지 않고 60년간 살아온 집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살았다. 그가 어떠한 계산법으로 어떤 종목을 골랐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Buffett이 투자한 4\~500개 주식 중 대부분 수익은 10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 복리를 위한 첫 번째 규칙은 별다른 이유 없이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 Charlie Munger 재산 85조 원 가운데 84조 원 이상을 50세 이후에 벌어들인 Buffett이 만약 60세에 은퇴했다면 재산은 95조 원이 아닌 120억 원가량이었을 것이다. 오랜 기간 시장에서 살아남으면 富를 이룬다. ## 성공 >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내적 평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다. > Nassim Taleb 돈은 성공이 아니다. 곳곳을 사치품으로 장식하고 자랑한다고 외로움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연봉이 높다고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성공은 정신 그리고 신체적 건강을 의미한다. 누가 더 많은 돈을 쌓아두고 사는지 겨루는 허무한 싸움에서 이기는 건 내 목표가 아니다. 겉으론 화려해도 약정, 대출, 신용카드에 끌려다니는 건 평화와 독립이 아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내 마음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확신이 곧 성공을 의미한다.

이응노 - 창작하는 정신

## 예술가 > 그리지 못한다는 것은 나로서 죽음과도 같다.‌‌‌‌ > 이응노 창작이 어렵게만 느껴질 때 이응노 작가가 만든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작가가 동베를린 사태에 휘말려 2년 반가량 억울한 징역살이를 하던 시절 제작한 작품들은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누군가에 대하여 알고 싶다면 '어떤 말을 했는가'보다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응노 작가는 내가 본 그 어떤 사람보다도 창작을 사랑하는 진정한 예술가다. !Image title !Image title 수감 중 나무 도시락, 종이, 밥풀, 고추장, 간장 등을 이용해 만든 작품들. > 옥중에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그림쟁이인 내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부터는 간장을 잉크 대신으로 화장지에 데생을 하기 시작했지요. 또 밥알을 매일 조금씩 아꼈다가 헌 신문지에 개어서 조각품도 만들기 시작했어요. > 이응노 신체의 자유가 박탈된 환경에서도 밥풀과 신문지로 조각품을 완성하는 사람. 이응노는 창작하는 정신에 중독된 예술가이자 혁명가였다. !Image title "안양 교도소에 가장 춥고 괴롭던 날" 그린 자화상. ## 혁명가 !Image title 광주 민주화 운동에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 군상. !Image title !Image title !Image title 이응노 작가가 돌, 모래, 솜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Image title > 그림이란, 벽에 거는 장식품으로만 그쳐서는 안 돼요. 사회의 모습, 순수한 인간에 대한 애정…, 이런 피끓는 발언이 없어서는 안 되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그림에 생명이 깃들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 화가의 무기는 그림입니다. 예부터 예술가들은 권력자에게 봉사하고 권력의 노예가 되어 왔지요. 그러나 현대의 진정한 예술가라면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굳게 지키며 민중들 편에 서야 합니다 … > > 옛날 사람의 문자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따라서 흉내내기만 한다면 그건 단지 모방에 지나지 않아요. 만약 혁명가라면 새로운 해석을 통해 창조적인 자기 것을 만들어 표현하겠지요 … 그렇지요, 고전의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고전으로부터 무엇을 끌어낼 것인가 하는 정신과 사상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응노 이응노 작가는 어떻게든 틀에서 벗어나 자기 것을 만들었다 (문자 추상적 작품, 서양인의 시선으로 그린 수묵화, 한지로 만든 콜라주를 보면 알 수 있다). 그가 말하는 혁명가는 창작을 멈추지 않는다. 부와 권력에 휘둘리지 않은 상태로 고유한 철학을 표현하고, 모방이 아닌 창조를 목표로 삼아 전진한다. 혁명가에게 표면적인 아름다움은 부가적인 요소일 뿐이다. 이응노 작가가 말하는 창작하는 정신은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소비가 아닌 창작을 추구하는 삶을 원한다는 말을 뱉으면서도 편안함과 모방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해 본다.

지속 가능한 가게

> 실패한 레스토랑이 묻힌 무덤은 매우 조용하다. > Nassim Taleb ## 식당은 망한다 빈자리에는 새로운 식당이 들어온다. '나는 망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반복되는 것이다. CHEESYLAZY는 다를까? 우리는 지속하는 가게가 될 수 있을까? '성공'에는 어떠한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까? 소신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 발생한 실패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고, 나는 이에 동의한다. 물론 실패를 100%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후회 없는 과정만큼은 의지로 이루어낼 수 있다. 우리는 망하더라도 '제대로' 망하고 싶다. ## 버티는 가게 * 일본에 위치한 타마히데혼케 오와리야이치몬지야 와스케는 수백 년간 같은 메뉴(오야코동, 소바, 모찌)만을 고집했다. 한 가지 메뉴에 대한 오랜 집착을 통해 뛰어난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 맥도날드는 10년 뒤에도 존재할 것이다. 독보적으로 맛있어서도 아니고 가격이 싸서도 아니다. 맥도날드가 올림픽 같은 행사를 후원하고, BTS 세트를 내놓는 이유는 단순하다. 맥도날드라는 브랜드에서 식사하는 경험 자체가 특별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행이나 상권과 같은 외부적 요소를 믿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꾸준히 메뉴, 서비스, 공간을 발전시키고, 음식을 넘어 우리가 믿는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즉 장인 그리고 크리에이터로 거듭나야 지속 가능한 가게를 만들 수 있다. ## 경쟁 대신 발전 내가 광장시장 전집, 신당동 떡볶이집을 오픈한다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별다른 개선 없이 익숙한 상품을 시장에 낸다면 어떻게든 경쟁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나는 경쟁 대신 발전을 추구하는 삶을 원한다. 경쟁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이 식당을 연다는 게 우스울 수도 있지만, 낯선 영역을 개척한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불가능할 건 없다. 식물기반 혹은 비건 음식은 우리 외식 문화에서 빠르게 발전이 필요한 영역이다. 롯데리아버거킹이 대체육 버거를 내도 '맛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고기 없는 메뉴 찾기는 아직도 꽤 어려운 일이다. 만약 '맛있고 저렴한 채식 메뉴'를 찾는다면 난이도는 더욱더 올라간다. CHEESYLAZY는 그 누가 와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샌드위치를 내놓을 것이다. 10년이 지나도 발전과 창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식사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유지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가게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주인이 되는 일을 하기로 했다

> 영혼이 깃든 정신은 자신의 것에 주인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연구하면서 생겨난다; 영혼은 결국 자기 의존의 문제다. - Matthew B. Crawford 나는 주인이 되는 일을 하기로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을 하는 데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1. 누군가 혹은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맞춰 일하고 싶지 않다. 2. 말이 아닌 실행, 소비가 아닌 창조에 집중하고 싶다. 3. 주 40시간 틀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일과 삶의 경계가 자의적으로 무너질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 마음에 혼자 불안해하기도 하고 아내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주인이 되고자 하는 바람은 거대한 성과를 이루고 싶은 욕망과는 달랐다.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면의 행복에 가까워지고 싶었기에 먼저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떠올렸다. 영어를 잘하니까 교육을 해야 하나 싶어서 일단 온라인 영어 과외를 시작했다. 블로그, 웹사이트, 오픈 채팅을 만들고 관리하자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업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시급을 받았지만 내가 바라던 수준의 열정은 나오지 않았다. > 당신은 특수한 형태를 가진 퍼즐 조각이다. 그리고 오래된 방식처럼 자기가 가진 모양을 바꾸어 존재하는 공백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을 위해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주위에 새로운 퍼즐을 만드는 것이다. - Jessica Livingston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콘텐츠를 좋아하니까 뉴스레터를 운영해볼까 싶어서 영어 그리고 한국어로 글을 썼다. 글을 쓸 때 집중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1인 출판사를 운영할까?''라는 고민도 했다. 비교적 덜 알려진 글을 번역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내가 글이나 번역에 온전히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취업 준비하던 시절 나는 면접에서 "셰프와 창업가를 존경합니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아직도 지로 오노나 나발 라비칸트 같은 장인이 보여주는 집요함 그리고 주체적 사고에 감동하며 그들처럼 내 것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 상상에 빠지곤 한다. 면접실에서 앉아있던 나는 몰랐지만, 이제야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나는 식품 관련 창업을 꿈꿔왔다. >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가장 큰 조건은 '설렘'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그 어떤 큰 성취를 이룬다 해도 설렘 없는 삶은 곧 지루해지고 말 것입니다. - 환희 일주일 전, 아내와 함께 비건 샌드위치 샵을 준비해보기로 했다. 가게 이름을 순식간에 'CHEESYLAZY'로 결정하고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줄줄이 기록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그런지 맡을 역할을 나눌 때 스트레스가 없었다. 결국 '지금까지의 경험과 고민이 오늘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잘하고 싶은 일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금 그리고 미래에도 CHEESYLAZY에 거대한 목적을 두고 싶지는 않다. '100% 게으른 상태로 현재에만 집중하자'라는 모토를 기억하며 쭉 전진하기로 다짐한다.

게으른 리더십 - 생산은 집중에서 시작한다

> 게으른 리더십이란 해먹에 종일 앉아있거나 코스타리카에서 매일 4시간씩 일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이는 업무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관찰자가 되어 한 발짝 물러선 상태로 팀에게 기대는 것을 의미한다. - Andrew Wilkinson > 성공한 사람들은 한 걸음 물러나 재능있는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기계'를 디자인한다. - Ray Dalio > 사장인 내가 할 일은 나보다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을 선정해서 일을 맡기는 것이다. 그 사람이 리더가 되어 필요한 멤버들을 모아 최선을 다해 개발한다. 거기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방해가 될 뿐이다. - 모리카와 아키라 > 나는 직원들이 넷플릭스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그들이 넷플릭스의 한 부분이라 느끼기를 원한다. - Reed Hastings > 리더는 사람과 과정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 Brené Brown 리더가 될 용기가 없는 사람은 성장만 고래고래 외치며 좁은 시야를 유지한다. '대표실은 최대한 크게, 사무실은 최대한 저렴하게'를 추구하고 내부 문제 대신 외부 이미지를 가꾸는 데 온 힘을 다한다. 반면에 게으른 리더는 뛰어난 팀원을 모시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단순히 많아진 일을 나누고 맡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뿌리를 뽑고, 명확한 원칙을 함께 정립하며, 시행착오를 기회로 삼아 발전을 도모하는 사람이 바로 게으른 리더다. 집중하는 소수가 모이면 거대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에서 게으른 리더는 빛을 발한다. 당연하게도 생산은 집중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 생산은 집중에서 시작한다 > 우리 (Basecamp) 사무실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고요함과 정적에 놀라곤 한다. 사무실은 전통적으로 보이지도 들리지도 쓰이지도 않는다. 왜냐면 이 장소는 혼란스러운 사무실이 아닌 업무를 위한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 Jason Fried 최대한 집중하고 싶을 때 우린 고요함을 갈망한다. '까톡'거리는 폰은 치워버리고 한 가지 일만 상대하기 위해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찾기도 한다. 집중을 위해 정돈된 환경은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멀티태스킹은 능력이 아닌 취약점이다. 상사에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미팅을 오가며 30분에 한 번씩 전화를 받아야 하는 회사원은 생산성을 논할 수 없다. 게으른 리더는 집중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예를 들어 작은 팀으로 구성된 회사임에도 뛰어난 프로덕트로 유명한 Basecamp의 개방형 사무실은 집중을 위한 최선의 환경을 제공한다. 효율적 소통을 위해 설계된 음향 시스템, 팀 전용 개별 회의실, 모두에게 제공되는 큰 창문 옆 책상은 화려한 벽지나 공짜 맥주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투자로 보인다. 명상에 집중이 필요하듯 생산에도 집중이 요구된다. 학교, 회사, 집 어디든 온전한 집중이야말로 압도적 생산성을 위한 첫걸음이다.

틱낫한 - 행복, 사랑, 목적

틱낫한 스님의 에서 나온 내용 중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부분만 편집하여 번역했다. ## 사고 > 마음이 도시에 빠져 있다면 평화로운 숲에 앉아 봐야 아무 소용 없다. > 집중은 기쁨과 행복을 만든다. > 고통 없이는 성장할 수도, 마땅한 평화와 기쁨을 가질 수도 없다. > 비영구성은 고통을 초래하지 않는다. 영구적이길 바라는 희망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 도망치지 않고 현재 그리고 나 자신을 아껴야만 행복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삶은 이미 경이롭다. > 모두가 아는 단순한 사실이지만 다시 한번 말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감정보다 훨씬 더 큰 존재다. > 진실한 사람은 스승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말, 생각, 행동 하나하나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 사랑한다는 건 이해와 위로를 권하는 것이다. > 한 사람을 사랑하는 행동은 사실 모두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기회다. ## 명상 > 인식하며 산다면 어디에서든 기적을 쉽게 볼 수 있다. > 기적은 물이나 불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다. > 감정은 생겨나고 남으며 사라지는 것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 명상의 첫 단계는 가라앉히고 고요한 상태를 이루는 것이다. > 매일 모든 순간 진정으로, 자신의 100퍼센트로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불교 명상의 본질이다. > _몇몇 사람들은 죽은 것처럼 산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분노와 질투에 묶여있다._ > 명상할 때면 의식을 태양처럼 반짝이게 유지해야 한다. 태양이 모든 잎과 풀에 불을 비추듯 우리의 의식도 모든 생각과 감정을 비치어야 한다. > 고통에 웃음 짓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롭고 중요하며 아름다운 일이다. > 외로움이나 걱정과 같은 고통을 감추기 위한 소비에 빠지지 않겠다고 각오한다. ## 목적 없음 >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앉아서 애쓸 필요 없다. 앉는 것은 첫째로 앉아있음이 즐겁기 때문이고 걷는 것은 첫째로 걷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 명상을 연습한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가만히 있는 조약돌과 같은 상태가 되면 된다. 조약돌은 강 바닥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는다. 조약돌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 장미가 해야 할 것이 있을까? 아니다. 장미의 목적은 장미가 되는 것이고, 당신의 목적은 당신이 되는 것이다.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 아름답다. > 목적 없음과 열반은 하나다. ## 삶은 이미 경이롭다 소비에 중독되기 너무나 쉬운 세상에서 평화로운 사람만큼 희귀한 존재가 있을까. 담백하게 쓰인 틱낫한 스님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다. 조금 더 집중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쏟아지는 햇살을 느끼게 됐다. 누군가는 '현실적인 삶'을 설계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하지만 현실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의미한다. 최대한 집중하여 즐기고, 평화롭게 사랑을 실천하며, 고통에도 웃음 짓는 하루야말로 내가 바라는 '현실적인 삶'이다. 이미 경이로운 삶에서 해야만 하는 과제 따위는 없다.

발라지 스리니바산 - 미디어, 기술, 영생

!Image title 팀 페리스 (Tim Ferriss)와 발라지 스리니바산 (Balaji Srinivasan)이 나눈 대화 그리고 Balaji가 쓴 을 보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번역했다. ## 미디어 (2021. 03. 24) > 코드가 기계를 만들듯, 미디어는 사람을 만든다. >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자는 대화를 마음대로 수정하고 배급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인터뷰에 참여하는 사람은 기사를 편집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 > 이러한 불균형은 언론 개혁이 아닌 근본적인 탈중앙화로 해결할 수 있다. 기업형 언론과 반대로 모두가 기자가 되는 시민 언론(citizen journalism)은 한 가지 예시다. > 개인은 넓은 유통망을 가진 미디어 회사와 무의미한 다툼을 가지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유통 채널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 클라우드 폭발 (2021. 03. 24) > 2020년대에 특정 국가, 아마도 미국에서 다양한 이유로 인해 클라우드가 폭발할 거로 예측한다. > 소니가 해킹당했을 때는 예고편과 같다. 중장기적으로 실제 이름과 소득 이름을 구분하는 '가명 경제'가 필요할 날이 올 거로 생각한다. > 클라우드가 폭발한다면 위키리크스 방식대로 갑자기 (모든 개인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불이 나고 전기가 나가는 것과는 다르다. 신뢰가 사라지고,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으로 인한 수많은 사회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 2025년, 늦어도 2030년에는 줌(zoom)에서 '샌프란시스코 배경 사진'을 넘어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오디오와 비디오 필터가 생길 거로 예상한다. 그리고 이러한 필터는 일상에서 옷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 '가명 시대'는 차별 그리고 캔슬 문화를 멈추게 한다. 서로 무장 해제함으로써 '캔슬'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오로지 상대방이 하는 말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차별은 불가능해진다. 상대방의 특징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새로운 커뮤니티 (2013. 11. 22) > 기술의 미래는 위치 기반 앱이 아니다. 기술은 위치를 전적으로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다. > 실시간으로 수천 킬로 떨어진 사람들과 일하고 떠드는 수백만 명은 이미 클라우드로 이주한 상태다. > 인터넷으로 만난 100명이 한 달간 혹은 1,000명이 1년간 같은 도시에 산다고 할 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규모가 10,000명 그리고 100,000명 이상으로 커지고 거주 기간 또한 계속 늘어난다면 클라우드 타운이나 도시 혹은 클라우드 국가까지 등장할 수 있다. >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기에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클라우드에서 자신과 맞는 커뮤니티를 찾는다면 바로 이동하여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가 '뒤바뀐 디아스포라'를 향해 가고 있다는 걸 말한다. 종합해 보면 세계적으로 퍼져있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서로를 발견한 이후 실제로도 뭉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 조상들은 기회를 찾아 미국에 왔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대륙은 어디에도 없다. 국가가 모든 땅을 점령하고 있고, 국경은 닫힌 지 오래다. > 새로운 커뮤니티는 래리 페이지가 원하는 실험 단지일 수도, 피터 틸이 말하는 수상 도시일 수도, 일론 머스크가 목표하는 8만 명 규모 화성 식민지화일 수도 있다. >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고, 덕분에 새로운 형태의 국가는 실현 가능해질 것이다. ## 기술과 영생 > 많은 사람이 인류가 세상에 주는 영향이 조금은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기후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에 아이를 가지지 말아야 하며 최대한 작은 공간을 차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인간이 만드는 기술 또한 끔찍하기에 어떻게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태도는 자연을 이상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생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이 '길들여진 자연'을 사랑한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 만약 기술의 주된 목적이 결핍을 없애는 것이라면, 궁극적 목적은 죽음을 없애는 것이다. > 사망은 결핍의 근원이다. 만약 우리가 무한한 시간을 가진다면 더 빠르고 말고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 속도가 가치 있는 이유는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고 시간이 소중한 까닭은 삶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 ## 기술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까? 발라지는 세상을 기술로 이해하고 예측하며 바꾸려는 사람이다. 뻔하지 않은 시각이 영감과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기술로 인한 근본적 변화가 필연적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탈중앙화된 사회에서 무한한 삶을 사는 것이 이상적일 수는 있겠지만 그 지점으로 향하는 과정이 한 사람이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단조로울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기도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생각했을 때 식량 부족이나 기후 변화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인간이 허무주의에 빠지지는 않을까? 근본적 가치가 무너질 때 어떠한 혼란이 일어날지 알 방법은 없다. 확실한 건 내 의사와 상관없이 기술은 분명 앞으로 나아간다. 이미 원숭이가 상상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세상에서 나는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인지, 힘껏 변화를 만들어 볼 것인지 정해야 할 것 같다. 어찌 됐든 내 문제만큼은 내가 해결하고 싶다.

나심 탈레브 - 안티프래질

!나심탈레브 > 안티프래질은 탄성이나 견고성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탄성이 좋다면 충격에 변함없는 상태 유지가 가능하지만 안티프래질하다면 충격을 계기로 오히려 더 번영할 수 있다. 일상에서 불확실성은 쉽게 발견된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불안함을 느끼고, 아끼던 카페가 폐업했을 때 한숨을 쉬거나, 갑자기 발목을 접질리기도 한다. 이토록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지만 삶에서 마주하는 불확실성에 대하여 깊게 고민하지 못한다. 탈레브는 인간이 참 혹은 거짓을 기준으로 결정하며 실수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환자는 운동보다 수술을, 대학생은 창업보다 공무원 시험을, 정치인은 진실보다 감언을 선택하게 만드는 환경에서 어쩌면 변수는 억눌러야 할 골칫거리일 뿐이다. 무작위성 대신 정돈된 규칙이나 이론을 만드는 데 익숙하다면 ‘안티프래질’은 새로운 시각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나 같은 경우 높은 파도를 찾아다니는 서퍼처럼 변화를 환영해보자는 용기를 얻었다. ## 관광지화 (Touristificatoin) > '관광지화'란 체계적으로 모든 불확실성과 무작위성을 지우고 세세한 사항까지 전부 예측할 수 있게 만들려는 행동이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동일시하고 안정성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있다. 평생 무엇을 하고 살지 정해둔 사람을 부러워하고 계획이 없는 사람은 게으르다고 다그치기도 한다. 선택지를 열고 사는 것이 두려울 수 있지만, 잔뜩 긴장한 관광객처럼 사는 걸 목표로 하고 싶지는 않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한 곳밖에 없는 산은 매력을 잃고, 네이버 맵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걷는 사람은 *나만 아는 장소*가 없다. > 무엇을 원하고 어디를 가고 싶으며 내일 무엇을 원할지 묻지 말아야 한다. 화려한 틀도 결국 감옥이다.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계획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든 전 국민이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상품이 아닌 1%가 열렬히 지지할만한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안전한 성공이 아닌 실수와 실패를 바퀴 삼아 굴러가야 한다. 진실 혹은 거짓을 잣대로 생각하면 감정과 편견에 휩쓸리게 된다. 반면에 스토아적 사고를 훈련하면 주변 환경을 고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다. ## 스토아 철학 (Stoicism) > 현대 사회에서 스토아 현자는 두려움을 신중함으로, 실수를 새로운 시작으로, 욕망을 사업으로 변형시킨다. 주변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하고 부자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소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스토아적 사고다. 최연성이 페이커와 임요환이 왜 최고의 프로게이머인지 설명하는 걸 보고 스토아적 사고를 떠올렸다. 스토아적인 사람은 결핍이나 성공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에게 반복되는 실패는 성과를 위한 과정일 뿐이다. ## 행동가 > 성공한 철학자 겸 왕이 되고 싶다면, 먼저 왕이 된 후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지식이 아닌 행동이 지혜를 만든다. 실제로 해본 사람과 알기만 하는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률이 궁금하다면 경영 대학원 교수보다 시장에 위치한 두부집 사장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명예나 안정을 쫓았던 사람이 아닌 이름을 걸고 실전에서 뛰었던 사람이 진짜 철학자다. ## 페더러가 친 공도 네트에 걸린다 > 우리는 세상이 프로그램된 기준, 대학 연구, 정부 지원에 의해 작동한다고 착각한다 ... 하지만 기술적 발전은 무대 뒤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시행착오를 겪는 너드들로 인한 결과다. 초등학생 시절 테니스를 배웠다. 금방 테니스의 왕자가 될 줄 알았지만, 포핸드 자세 잡는 데만 한 달이 걸려버렸다. 다행히 카트에 가득 담긴 공을 하나씩 던져주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수천 번 반복하며 백핸드, 발리, 서브까지 배울 수 있었다. 실패는 공이 네트에 걸리는 것과 같다. 화를 내며 라켓을 바닥에 내리친다고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 문제를 냉정히 이해하고 꾸준히 실험해야 원하는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번에 공을 넘기는 비법 따위는 없다. 일단 카트에 공을 가득 채우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StarCraft - It's Not Just a Game

!Image title ### StarCraft is more than just a game When I was in elementary school, every single guy in my class was in love with this computer game called StarCraft. I remember rushing to a PC bang every day after school to spend hours and hours playing the game. The parents weren’t so happy, but StarCraft was bigger than any other sport. It felt like a requirement to make friends in school. Professional gamers like Lim Yo-hwan and Kang Min were my idols. I wanted to play like them, so I even “studied” their strategies to be a better player than my friends. Unfortunately, I don’t think I was considered “a good StarCraft player” in school (I was just about the average). Too many kids were putting serious effort into the game. !Image title **At the 2005 StarCraft League Final in Busan.** If you’ve played games like League of Legends and Overwatch, you’ve probably seen Koreans winning Esports championships. So, instead of talking about the great players like Faker), I’d like to unravel the unprecedented success of StarCraft in Korea. ### Korean financial crisis !Image title During the first half of the 1990s, the South Korean economy was growing at about 5~8% every year. Lots of “experts” were optimistic about the country’s economy in the future. However, in 1997, the country faced a load of economic problems during the Asian financial crisis — Major companies and banks had to file for bankruptcy and millions of people lost their jobs due to the economic instability. Wait, why talk about the financial crisis? Because it allowed PC bang to spread all over the country. Those who got kicked out of their companies still had to do something to make ends meet. And lots of them chose to open up a PC bang because it only required an empty space full of computers and chairs. It definitely seemed like a safer investment than owning a restaurant. In addition, because PC bang charged about 1,000 won (~$1) per hour, playing games at PC bang was one of the cheapest options for entertainment. Despite the devastating consequences, the financial crisis enabled the PC bangs to reach all corners. In just 4 years after the crisis, there were more than 20,000 PC bangs around the country. ### StarCraft meets PC bang !Image title **PC bang in the early 1990s.** StarCraft’s rising popularity was the core engine behind the PC bangs’ success. Back then, 9 out of 10 people in PC bangs were playing StarCraft. PC bangs existed for a single game, and StarCraft benefited from this relationship. For StarCraft, there was no need for advertisements or promotions, PC bangs were serving as the game's unofficial PR agency. ### Other reasons There were several other elements that contributed to StarCraft’s mega-success: 1. StarCraft’s Battle.net capability could really flourish under the Korean government’s aggressive investment into a high-speed internet network. If you’ve never heard of Battle.net, it basically enabled gamers to play against each other through the Internet. The feature sounds like common sense today, but it revolutionized the gaming culture in Korea. It’s a lot more interesting when you can play with an actual person instead of a bot. 2. In 1999 after the financial crisis, TV producer Hwang Hyeong-jun chose to host a StarCraft competition on TV for the first time in the world. Hwang says that almost all shows had to stop producing because of the budget cut, but he realized “game broadcasts didn’t require much production fees.” After Hwang’s decision, the StarCraft league in Korea continued for 13 years on channels like On Game Net. For 13 years, game channels were the backbone of StarCraft's popularity. 3. A number of players proved that playing for an Esports team is just like playing for a professional soccer team. Especially some players like Lim Yo-hwan became so famous that people said “Even if you’ve never played StarCraft, you know who Lim is.” Because of these star players, there were rivalries, dramas, and stories in the leagues. People still talk about the great rivalry between Lim and Hong Jin-ho. If you’re curious to know more about Esports in Korea, I highly recommend watching this documentary on YouTube.

Obsidian을 쓰는 이유

!Image title 노트 앱 시장은 포화 상태다. Evernote가 2016년 전 세계 2억 유저를 확보한 이후 NotionRoam ResearchCodaMem과 같은 노트 서비스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노션에 계정이 있기는 하지만 느린 속도가 거슬려 잘 사용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쓰면 쓸수록 글자가 아닌 정리된 외관에 신경 쓰게 되는 문제도 있었다. 결국 새로운 노트 앱을 찾고자 여러 서비스를 비교해보던 중 Obsidian을 발견했다. ## 특징 !Image title * 먼저 전통적인 선형 구조가 아닌 양방향 링크(Bi-directional linking)를 지원한다. 노션도 양방향 링크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폴더에 파일을 넣는 계층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다 보니 문서가 거미줄처럼 얽히는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 무료로 받아도 대부분 기능이 다 지원되며 Sync나 Publish와 같은 부가적인 기능에만 비용을 내면 된다. 즉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결제가 전혀 필요 없다. !Image title * 인터넷 연결 없이 로컬 폴더에서 작동하다 보니 정말 빠르다. 또한 탑재된 마크다운 에디터에 익숙하다면 마우스 쓸 일 없이 글을 쭉 써나갈 수 있다. * 웹 기반 노트를 사용한다면 데이터 주인은 사실상 내가 아니다 (서비스 회사가 내 노트에 접근할 수 있다). * 만약 웹 기반 회사가 문을 닫거나 개인정보 지침을 바꾸면 대응은 유저의 몫이다. Obsidian을 사용한다면 로컬 드라이브 혹은 원하는 클라우드에 내 노트를 저장하여 직접 관리할 수 있다. * Obsidian 커뮤니티가 만들어둔 테마가 많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원하는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 ## 단점 * 모바일 앱이 베타 상태이고 이마저도 유료 유저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 협업 기능이 없다. * 마크다운, 단축키, 플러그인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 Obsidian 그리고 Roam Research !Image title 양방향 링크 기능 그리고 마크다운 에디터를 갖춘 Roam Research는 Obsidian과 자주 비교되는 서비스다. 그런데도 내가 Roam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매월 $15를 써야 사용이 가능하다 (한 달 무료). * 웹 기반이기 때문에 로딩이 느리고 불안정하다. * 배워야 하는 게 너무 많다. 노트 앱 수업까지 듣고 싶지는 않다. * 데이터가 유실되는 사고가 꽤 흔하다. * 불릿 (bullet point) 기반이다 보니 작문보다는 요약에 특화된 서비스다. ## 선택 생각을 어디에 모을지 정하는 건 중요하다.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사고방식 또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단순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모바일 앱은 필요 없으며, 웹 기반을 싫어한다면 Obsidian은 딱 맞는 선택이다. 어차피 무료기 때문에 일단 써보면서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 봐도 된다.

Substack에서 Ghost로 옮긴 이유

작가와 협력하는 뉴스레터 플랫폼 Substack이 잘 나간다는 건 세 가지를 상징한다: 1. 정보화 시대에도 글로 독립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2. 많은 사람들은 기업이 아닌 개인이 전달하는 정보를 더 신뢰한다. 3. 글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하지만 한 달간 써보니 여러가지 단점이 있었다: * 서비스 내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 * 한국어로 레터를 보냈을 때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는 경우가 있다. * 자체 에디터에서 한국어를 쓰면 두 번씩 입력되는 오류가 발생한다. * 한글에 적합한 폰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 사이트 레이아웃 변경이 불가능하다 (디자인 자유도가 낮다). 한국어 지원이 문제라면 Substack과 유사한 서비스 메일리를 쓸 수도 있다. 그러나 Substack과 다르게 요금제에 가입해야 메일을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뉴스레터와 함께 WordPress로 블로그도 만들어 글을 쌓았다. 브런치나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내 도메인과 로고를 가진 웹사이트를 원했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나 같은 사람은 SEO에서 불리하다). 뉴스레터와 블로그, 두 갈래 방식을 선택하고 보니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일단 하나로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WordPress 뉴스레터 플러그인을추가했다. 안타깝지만 WordPress에서 찾은 플러그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속도는 느리고 디자인도 별로였다. 결국 대책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Ghost를 알게 됐다. Ghost는 멤버십 그리고 뉴스레터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게다가 높은 테마 퀄리티, 자동 SEO, 빠른 속도와 같은 장점이 있어 '이거다'를 외치게 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블로그와 뉴스레터 플랫폼이 가진 장점만 모아 놓은 서비스다. 그렇다고 Ghost가 완벽한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여러 영역에서 한국어 지원이 안 되어 코드 수정이 필요했다. 이미지 정렬이 중앙으로 되지 않거나 본문 폰트만 다르게 나오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나 같은 경우 고생했지만, HTML과 CSS에 익숙하다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지난 며칠에 거쳐 Ghost로 이전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Headless CMS나 SSG가 뭔지 알고 곧 Gatsby를 front-end로 가져와야겠다고 결심도 했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선택하기 전 충분히 장단점을 비교해봐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오락가락하기는 했지만, 드디어 원하던 시작이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이것은 물이다'

!Image title 2005년에 있었던 Kenyon College 졸업 연설에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기본 설정(default setting)에서 벗어난 독립적 사고방식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한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이 연설을 듣게 된 이후 여러 차례 찾아 들을 정도로 좋아했기에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을 번역해 본다. ### **물고기 이야기** > 어린 물고기 두 마리와 어른 물고기가 만난다. 어른 물고기는 “애들아 오늘 물 상태가 어떠냐?” 물어보며 지나간다. 가던 길 가던 어린 물고기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묻는다. > > “물이 대체 뭔데?” > > 이 이야기는 가장 뻔하고 중요한 사실이 알고 보면 가장 발견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 **자기중심적 사고** > 인생에서 겪는 모든 경험은 자기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에 힘을 실어준다. > 우리는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기중심적 사고는 하드웨어에 내장된 기본 설정과 같이 깊은 내면에 저장되어 있다. > 생각해 보면 모든 경험의 중심에는 나 자신이 있다. 세상은 내 눈 앞, 뒤, 좌, 우에 있거나 내가 바라보는 TV나 모니터에 존재한다. ### **기본 설정** > “정신은 훌륭한 하인이지만 끔찍한 주인이기도 하다”는 말이 있다. 어른들이 총으로 자살할 때 언제나 머리를 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꼭 “끔찍한 주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이렇게 자살하는 사람은 쏘기 전 이미 죽어 있던 것과 같다. > 대학 졸업 20년 후 서서히 “인문학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라는 진부한 문구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생각하는 법이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건 어떻게 내가 생각을 통제할 수 있을지에 관한 문제다. 어떤 부분에 집중하여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 차가 막히고 계산대 줄이 길 때면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만약 이때 의식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장 보러 가는 과정은 언제나 짜증 나고 비참할 수밖에 없다. > > 맞춰진 기본 설정에 따라 모든 상황이 나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 배고픔, 내 피곤함, 집에 가고 싶은 내 욕망. 다른 사람들은 그저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거라 느껴진다. > 분명한 건 사실 우리 모두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믿음** > 어른들의 삶에서 무신론이라는 건 없다 — 아무것도 숭배하지 않을 수는 없다. 모두가 믿음을 가지고 산다. 그저 무엇을 믿을지 선택할 뿐이다. > 돈과 물건을 믿는다면 물질적 만족을 얻지 못하고 아름다움을 숭배한다면 자신이 추하다고 생각한다. > 어떻게 보면 모두가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 이미 많은 이야기의 근간이 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교훈을 실제로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다. ### **자유** > 매일 사소한 방식으로 타인을 도우며 희생하는 선택이야 말로 진정한 자유다. > 무의식, 기본 설정, 생존 경쟁, 신경을 갉아먹는 욕망은 자유가 아니다. > 교육은 지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교육이 전하는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의식에 있다. 보란 듯이 눈 앞에 펼쳐지는 현실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본질인지 알고 반복해서 속삭여야 한다. > > “이것은 물이다.” > > “이것은 물이다.”

디자인은 사고방식이다

!Hello World by Alice Rawsthorn > 디자인은 ‘어떻게 보여주지’가 아니다. ‘어떻게 작동할지’에 관한 문제다. > Steve Jobs ‘사랑이 무엇이냐’ 묻는 것과 같다.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언어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롭고 방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능한 신이 우주를 창조하는 행동도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인간 혹은 지구가 직면한 문제는 무한하기에 디자인은 영원토록 필요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 전기 배터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과정 모두 디자인이다. 시각장애인이 가질 불편함을 이해하고 지하철에 점자와 스피커를 설치하는 결정 또한 디자인이다. 예시는 끝없이 펼쳐진다.[^1] 분명한 건 디자인이 표면적인 美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겉멋과 다르게 디자인에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용도를 지닌 디자인은 외적 美를 넘어 의도한 목적에 맞춰 평가된다. ### **좋은 디자인, 나쁜 디자인** > 모든 생명체와 행동은 오직 용도와 목적에 근거하여 평가된다. > Plato 디자인은 셔츠에 음식이 튀는 걸 막거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좋고 나쁨은 시각이 아닌 결과가 증명한다. !Arne Jacobsen, 1957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스푼은 사용자를 이해한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모두 편하게 쓸 수 있도록 2가지 모양으로 출시된 스푼은 떨어져도 내용물이 사람 반대 방향으로 튀도록 디자인됐다. !Image title 팜비치 (Palm Beach) 투표용지.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에게 투표하려면 위에서 2번째가 아닌 3번째에 구멍을 내야 한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 대신 공화당 조지 W. 부시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나쁜 디자인’ 덕분이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는 시력이 안 좋은 유권자를 위해 ‘나비형 투표용지’ 도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사려 깊지 못한 디자인은 선거 당일 큰 혼란을 가져왔고 수천 명의 앨 고어 지지자는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기권하는 실수를 범하게 됐다. 플로리다주 결과가 대선 승패를 가르게 되자 결국 사상 최초로 선거 개표가 한 달 넘게 진행되었고, 앨 고어는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 **디자인은 사고방식이다** > 디자인은 직업이 아닌 태도다. > László Moholy-Nagy ![](https://i0.wp.com/cdn.substack.com/image/fetch/w_1456,c_limit,f_auto,q_auto:good,fl_progressive:steep/https%3A%2F%2Fbucketeer-e05bbc84-baa3-437e-9518-adb32be77984.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0675cf1c-de98-4796-b38e-d938e269bda0_1710x805.jpeg?w=660&ssl=1) T3 radio vs. iPod ‘좋은 디자인’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이해하면 누구나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디자인을 말할 때 흔하게 연상되는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가 완벽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추구했기에 탄생했다.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였던 조너선 아이브가 잡스를 “행동하는 디자인 챔피언”이라 부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디자인을 태도로 이해한다면, 모든 창작자는 디자이너로 거듭날 수 있다. 글을 쓴다면 어떤 구조, 이미지, 단어를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여 제대로 ‘디자인’된 글을 발행할 수 있고, 요리를 한다면 레시피뿐 아니라 그릇이나 공간까지 '디자인'하여 독창적인 경험을 대접할 수도 있다. 디터 람스가 말하듯 “좋은 디자인은 사소한 부분까지 충실하다.” 단순한 그림 실력이 아닌 사람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이 곧 디자인이다. ### **집 안에서 발견하는 디자인** >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 구조를 더 명확하게 만들기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 Dieter Rams ![](https://i0.wp.com/cdn.substack.com/image/fetch/w_1456,c_limit,f_auto,q_auto:good,fl_progressive:steep/https%3A%2F%2Fbucketeer-e05bbc84-baa3-437e-9518-adb32be77984.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96ee16f9-ca6d-42e8-8c32-cf10e2b699e5_258x387.jpeg?w=660&ssl=1) 환경은 인간을 조종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인해 진화(?)한 엄지를 가진 젊은 세대는 초인종 버튼을 누를 때 엄지를 사용할 확률이 높다. 구글과 네이버는 기념일마다 로고를 수시로 바꾸어 친근감을 유도한다. 배민은 폰트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한다. 셰퍼드 페어리가 디자인한 “Hope” 포스터를 보면 오바마 캠페인이 약속했던 가치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러한 관찰은 디자인이 무의식적인 결정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걸 나타낸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디자인은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집 구조, 가구 위치, 물건 모양, 기능, 색깔까지 모두 내 삶에 관여하고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다. 새로운 물건을 사거나 이사를 가는 건 새로운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이때 나에게 맞는 ‘좋은 디자인’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선택을 내린다면 더 수월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 [^1]: 역사에 디자인을 빼놓을 수는 없다. 300년 전, 해적선에 달린 해골 깃발은 공포감을 조성하고 항복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쉽게 고장 났던 M16 소총은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미군 사상자를 초래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독서

많이 먹는다고 요리를 잘하는 게 아니듯 많이 읽는다고 똑똑해지는 것도 아니다. 독서가 고작 눈 운동이라면 책은 바보를 키우는 거름밖에 안 된다. > 독서에 온종일 빠져 사는 사람은 점차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 과식이 소화를 망치고 건강을 해치듯, 과한 영양분은 정신을 질식시킨다. 책 좀 그만 읽으라는 조언은 드물다. 독서량이 지식과 비례한다는 환상에 억지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당연하지만 책을 산다고 지식이 따라오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읽어보고 고민에 빠져야 하며 적당한 방식으로 소화해야 조용히 ‘아하’를 외칠 수 있다. >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유지되길 소망하는 건 먹었던 모든 음식이 뱃속에 남아있길 바라는 것과 같다. 독서는 이득과 손실이 함께 이루어지는 행동이다. ‘나 이 책 읽었잖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책을 읽고 무엇을 남겼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 어떠한 분야든 중요한 책이 있다면 즉각 두 번씩 읽어야 한다. 한 번만 읽어도 되는 책은 버려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투자법이든 물리학이든 유튜브 영상 하나로 이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책을 다시 읽다 보면 새로운 밑줄을 긋게 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입시켜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영감을 받기도 한다. 100번을 읽어도 101번째는 다를 수밖에 없다. > 종이에 적혀진 생각은 모래 위 발자국과 같다. 글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해도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다. 독서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생각이나 삶을 존경한다면 발자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직접 걸어가 봐야 한다. > 바보를 위해 쓰는 글이 더 큰 대중을 만족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한한 정보가 손끝에 있는 시대에 ‘불량 식품’을 구분하는 능력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쇼펜하우어는 대중이 열광하는 글을 비판적으로 판단한다. 작가, 출판사, 비평가가 한마음으로 원하는 건 ‘잘 팔리는 책’이니 ‘중요한 책’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실검에 오른 뉴스나 베스트 셀러는 ‘잘 팔리는 글’일까 ‘중요한 글’일까. 8:2 정도로 예측해보지만 사실 별 상관없다. 나만의 베스트 글 목록은 나밖에 모른다. ### 독서는 이렇게 하기로 한다. 독서에 정해진 정답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좋은 글을 구분하고 소화하는 기술이 있다면 책이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여 성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독서 원칙을 단순하게 정리해본다. 1. ‘잘 팔리는 글’은 읽지 말자. 2. 천천히 그리고 적당히 읽자. 3. 좋은 글은 두 번 이상 읽자. 4. 글로 생각을 정리하자. 5. 배운 점은 실생활에 적용하자.

The Almanack of Naval Ravikant를 다시 읽었다

!almanackofnaval > 빠르게 부자 되는 방법은 없다. 있다면 다른 사람이 당신을 이용해 부자가 되려는 계략이다. 3분 카레 돌려 먹듯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스마트스토어로, 식당을 차려서, 투자를 잘해서 부자가 된 일화를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그들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언이나 자서전에서 처방하는 영감을 상하기 마련이다. > 시간을 파는 방법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라비칸트는 “돈이나 지위가 아닌 자산”이 있는 사람을 부자라 말한다. 여기서 자산이란 책이나 지분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치를 생성하는 결과물이다. 많은 사람은 오전 9시까지 정해진 장소로 이동해 6시까지 일하는 조건으로 월급을 받는다. 반대로 부자는 고유 지식을 단련하여 자산을 키우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전문성이 뛰어난 의사, 변호사라 해도 병원이나 사무소 같은 자산이 없다면 부자가 아니다. > 그 누구도 나로서 경쟁할 수 없다는 걸 안다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 개개인은 다른 환경과 DNA를 가지고 성장했기에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가 아니라 내면의 호기심을 캐내고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유행 따라서가 아닌 자발적으로 ‘덕후’가 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 무엇보다 배움을 추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틈새시장도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시대다. 가장 좋은 직업은 졸업장이나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시장에서 배움을 추구하며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가장 좋은 직업이다. > 이름을 내걸고 위험을 무릅쓴다면 사회는 레버리지와 자산으로 보상한다. 내면의 호기심을 따라 고유 지식을 찾았다면 책임지고 도전할 차례다. 어떠한 사업을 해도 성공에 대한 보상은 대부분 주인에게 돌아간다. > 부자 대 가난한 사람, 사무직 대 생산직은 잊자. 이제는 ‘레버리지가 있는 자’ 그리고 ‘레버리지가 없는 자’로 나뉜다. 전통적인 레버리지로는 노동과 자본이 있다. 반면에 인터넷이 가능케 한 새로운 레버리지는 최소비용으로 무제한 활용이 가능하다. 코드와 미디어를 활용하여 ‘레버리지가 있는 자’로 거듭나자. > 현명함은 행동의 장기적 결과를 아는 것이다. 사라지는 새해 결심 대신 건강이나 자산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공부한다면 현명한 사람이다. 어디에 살고 누구와 함께하며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너무나 중요하다. 현명한 사람은 ‘나를 받아줄지’ 대신 ‘장기적 목표에 맞는지’ 고민한다. > 멍청한 게임을 하면 멍청한 상을 받는다. 상대방을 무너뜨려야 승자가 되는 게임은 피해야 한다. 지위를 쫓는다면 전투적으로 살게 된다. 반대로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한다면 누군가 성공할 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수 있다. > 행복은 인생에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것을 인지할 때 생겨난다. 공자는 “인생은 2가지 유형이 있고 두 번째는 인생이 한 번뿐이란 걸 깨달았을 때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행복은 지속되는 평화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요’나 물질적 성공은 행복이 아니다. > 현대인은 ‘무기화된 중독’과 싸우고 있다. 평화를 이루려 하면 질투가 나타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다른 삶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고 좌절하기도 한다. 질투를 느낄 때 ‘저 사람이 가진 모든 걸 내 것과 바꾸면 행복할까?’라고 물어보면 된다. 100%는 교환하기 싫다면 의미 없는 감정일 뿐이다. 인간은 ‘머리 좀 쓰는 원숭이’에 불과하다. 중독에서 벗어나 개개인에게 맞는 목표를 찾고 이루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 인간이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에 라비칸트가 전하는 3가지 답변: 1. 인생의 의미는 고유하므로 직접 찾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정답이 아닌 질문이 중요하다.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질문을 곱씹으며 만족스러운 정답을 찾는다면 그것이 근본적인 의미가 된다. 2. 인생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우주 역사를 보면 나는 지난 100억 년 동안 죽어있었고 약 700억 년 후 우주 종말까지 죽어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던 결국 모든 건 사라진다. 3.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살아있는 생명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엔트로피를 가속해 결국 우주 열죽음을 초래한다. 또한 우주가 이렇게 끝난다면 모든 것은 동일한 에너지 레벨을 가진 하나로 뭉쳐진다. 결론: 삶은 모든 것이 하나로 변하는 과정에 기여한다. ### 나는 어떤 삶을 원할까? 부, 현명함, 행복 3가지를 모두 원하는 건 욕심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욕망을 떨쳐낸 상태로 수련에 들어가고 누군가는 오직 물질만 추구하기로 한다. 하지만 한 가지 가치만 쫓는 건 더욱더 어려운 일로 보인다. 돈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마음 또한 평화롭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책에 빠져 생각만 단련한다면 허무주의에 빠질 것만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뛰쳐나가 ‘자연인’으로 사는 삶을 동경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을 자신과의 장기전으로 바라본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당장 큰 자산, 지식, 행복을 바라는 상상부터 버려야 한다. 어차피 수십 년간 걸어갈 길이다. 운동, 독서, 명상을 무기로 천천히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Hiking Clothing in South Korea

!Image title ### Hiking in Korea Mountains are everywhere in S. Korea — according to the Korea Forest Service (산림청), Korea has 4,440 mountains in its territory. Do Koreans like visiting these mountains though? The answer is HELL YEAH. Koreans visit the mountains for many reasons: to exercise, sightsee, and even socialize. Anywhere from Gangwon to Jeju, hiking is arguably one of the most popular activities in this country. !Image title ### The hiking outfits are not just for hiking Even if it’s your first time visiting Korea, it’d only take a few hours to notice how common these hiking clothes are. Especially for many middle-aged ajummas and ajeossis, bright jackets and active pants have been their favorite outfits. However, some people are not too proud of this unique culture among middle-aged Koreans. For example, a travel agency asked Korean tourists to “avoid wearing hiking clothes in the beautiful cities of Europe.” I personally think the fashion is awesome. Why would you think it’s embarrassing? Anyways, Korea’s outdoor fashion market is considered the second biggest in the world. Particularly from 2004 to 2014, the market size grew from less than US$ 500 million to US$ 6 billion. Above all, The North Face had the biggest success during this period — reporting US$ 500 million in yearly revenue from 2011 to 2014. ### The force behind The North Face’s success !Image title The North Face was ahead of the game because its style appealed to teens and 20s. For example, in the early 2010s, the brand’s goose down and puffer jackets were so popular that teens were wearing them as their school uniforms. However, the jackets’ enormous popularity among teenagers became a widespread concern in society. There were reports that the students who couldn’t afford the jacket were getting bullied in school. In another case, a 15-year-old boy was dragged and got beaten by five other teens who wanted to steal the jacket. It’s hard to believe, but buying a jacket somehow became a matter of survival in some schools. ### How much is your jacket? !Image title The news about “The North Face Hierarchy” in middle schools forced tons of parents to buy these US$ 200~700 jackets for their children. Clearly, for many teenagers, the jacket meant more than just clothing — it was a brand-new symbol of wealth and status. Some people argued that Korea’s highly competitive education system made teens obsessed with anything that boosts one’s self-esteem. But the education system cannot be the sole reason. Kids learn fast from the adults around them. One time I was in an indoor pool and overheard a conversation between two little teenagers. I was shocked because they were talking about the price of their houses and the future of Seoul's real estate market. I’m sure these teens weren’t genuinely interested in the housing market. They observed their parents and simply learned from them to play the same status game. ### When one thought spending $$$ for a jacket seemed too much… Let’s talk about Moncler’s success in Korea. In 2012, a picture of President Lee Myung-bak’s granddaughter wearing an expensive Moncler jacket became a viral topic in the media. Hundreds of articles were titled ‘The Grand Daughter of Lee Ends The North Face Hierarchy.” Since then, Moncler’s yearly revenue grew from around US$ 40 million to US$ 130 million in 2019. In department stores, Moncler puffer jackets, at US$ 2,500, often get sold out in September (Korea gets cold in November). Back to the real hiking clothes. “The North Face Hierarchy” has vanished since 2015. At the same time, the outdoor fashion market in Korea has shrunk to about US$ 3 billion. The situation seems pretty dire, but outdoor clothing brands are still trying hard to attract young customers. ### Millennials are interested in hiking !Image title Due to COVID-19, many Koreans could not go to indoor gyms and other sports facilities for a long time. Just like almost every in the world today, Koreans were getting quarantine fatigue. To overcome the tiredness, more Koreans began to visit the mountains to take a walk and get some fresh air. In 2020, the Korea Park Service published that the number of visitors to major mountains like Bukhansan in Seoul increased by 20 percent. Black Yak, a Korean outdoor clothing brand, knew this was a great opportunity. Black Yak created an online hiking community called “Black Yak Alpine Club” and released an app that lets users share pictures of the mountains. !Image title Black Yak Alpine Club has been a great success — In 2020, there were about 40,000 members, and the number became more than 200,000 members after a year. The brand has also created viral content like “100 Best Mountains of Korea” to challenge hikers to visit and post pictures of all of them. This year, Black Yak is expected to generate more revenue than The North Face to become the biggest outdoor clothing brand in Korea. Thanks to this new trend, hiking is no longer for ajummas and ajeossis only. Due to the influx of Millennials, outdoor fashion is evolving to embrace leggings and tights. For example, Black Yak’s hiking clothes look like workout clothes from Nike or Adidas Originals. ### P.S. Skip Seoul Tower, visit a mountain About 5 years ago, I was a part-time worker at the famous N Seoul Tower. I enjoyed interacting with tourists from all over the world, but I also thought visiting the tower was the most “unKorean” thing you can do as a tourist. If my friend’s visiting Korea for the first time, I would recommend skipping the famous attractions (except Gyeongbokgung maybe) and go to the mountains like Bukhansan or Chenggyesan. Take the subway to get there in the morning and buy some Gimbap and water before hiking. You don’t even need to know the route. Just follow the pros wearing bright jackets and hiking shoes. Stumble upon a Buddhist temple and make a wish in front of stone stacks. After the long hike, don’t forget to finish off the day with some makgeolli and jeon. Trust me. Skip the damn tower and visit the mountains.

우리는 특별한 순간에 살고 있다

!Image title ## **지식** > 과학이란 자신을 속이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 Richard Feynman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에 따르면 약 10만 년 간 현대 인류는 별다른 발전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매일 아침 햇빛을 받아도 태양이 어떻게 에너지를 방출하는지 알지 못했고 계절이 바뀌어도 지구가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발전하기 시작했을까? 도이치는 좋은 설명이 발생하기 시작한 17\~18세기 유럽 계몽기를 지식 발전의 시작점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 주장을 이해하려면 도이치가 정의한 좋은 설명(good explanation)과 나쁜 설명(bad explanation)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계절 변화를 두 가지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1. 좋은 설명 ⇒ 지구는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로 자전하며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계절이 생긴다. 2. 나쁜 설명 ⇒ 전능한 신이 행복하면 따뜻해지고 슬퍼하면 추워진다. 여기서 두 설명 모두 검증은 가능하지만, 오직 좋은 설명만이 검증할 가치를 가진다. 결국 좋은 설명만이 비평, 실험, 증명을 거쳐 쉽게 변화하지 않는 '튼튼한' 지식이 되고, 자전과 공전은 계절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는다. 반대로 나쁜 설명은 상황에 맞춰 손쉽게 변화한다. 하와이와 서울이 경험하는 사계절이 다르다는 사실이 발견되어도 가설에 허구를 추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쁜 설명이 권력을 잡은 사회라면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4억 년 역사 속에 인간이 좋은 설명에 집중한 시간은 고작 300년이다. 하지만 이토록 짧아 보이는 기간을 들여다보면 전구, 증기 기관, 자동차, 비행기, 반도체, 우주선, 인터넷, 스마트폰까지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인간은 지구에서 “무한한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 **발전** > 모든 발전은 단 한 가지 활동 즉 좋은 설명을 위한 탐구가 이루어낸 결과다. > David Deutsch 도이치가 말하듯 “뇌는 DNA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용한다.” 비둘기는 교육 없이도 잘 날지만 인간과 같이 지적인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하지만 지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이성적 판단만이 발전에 기여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나심 탈레브는 메소 아메리카 사람들이 동그란 바퀴를 발명한 이후 바퀴 달린 가방이 탄생하기까지 6,000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예시로 “정답이 단순하고 뻔할수록 발견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론과 토론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테플론, 케블러, 전구, 그리고 포스트잇 모두 예측하지 못한 실수 혹은 시행착오로 인해 만들어졌다. 작가 매트 리들리가 말하듯 발전은 자유로운 환경 속 점진적인 시행착오를 거쳐 발생한다. ## **시도** 리들리가 예시로 드는 토마스 에디슨과 원자력 발전소 사례는 과감한 시도와 수정이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준다. 에디슨은 적합한 필라멘트를 찾기 위해 6,000가지 식물성 소재를 실험에 사용했고, 결국 일본산 대나무로 원하던 전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200명 이상의 과학자와 기능사로 구성된 팀을 꾸려 50,000번의 실험을 거친 후 니켈-철 배터리를 만들어냈다. 결국 에디슨은 6년간 약 400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반대로 기술적 결함이 초래한 체르노빌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 이후 원자력은 전 세계적인 규제 대상이 되어 별다른 발전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통계적으로만 보자면 원자력은 석탄, 바이오 에너지, 석유, 심지어 태양열보다 안전한데도 말이다. 게다가 원자력 기술이 정체 됨으로써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날 확률은 더 높아진다. 반대로 자유로운 시도와 실패를 권장하는 구글의 자회사 ‘X’ 같은 경우 구글 글래스와 같이 틀에서 벗어난 상품을 내놓는다. 또한 개선을 위한 실수를 존중하는 조직이기에 새로운 도전이 대중의 외면을 받아도 실패로만 보지는 않는다. ### **인터넷** > 네트워크 가치가 사용자 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멧칼프 법칙에 따라 인터넷 발전 속도는 서서히 느려질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서로에게 딱히 해줄 말이 없다! 2005년쯤 인터넷이 팩스 정도 영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Paul Krugman 1998년 인터넷이 발전하기 시작할 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크루그먼은 인터넷만큼 자유로운 환경이 없다는 걸 간과했다. (뒤늦은 깨달음이지만) 최소한 비용으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환경에서 수많은 ‘에디슨’이 탄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원래 트위터 창업자들은 팟캐스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쿠팡은 그루폰과 같은 쿠폰 기반 소셜커머스로 시작했다. 만약 이 두 회사가 인터넷과 다르게 자유롭지 않은 환경을 기반으로 시작했다면? 성과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 **영감** > 그림 그리는 화가는 진정한 계승자다. 우리는 램브란트, 벨라스케스, 세잔, 마티스를 잇는다. 화가에게는 언제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우리는 아무런 배경 없이 나타날 수 없다. > Pablo Picasso !파블로 피카소 ‘초상화’ 1896 과학적 지식과 같이 예술적 가치 또한 지적 교류를 통해 발전한다. 파블로 피카소는 2\~3년 간격으로 새로운 영향을 받아들여 자신의 작품에 적용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도 피카소의 작품은 또 다른 예술가를 위한 영감이 된다. 음악에서도 비슷한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음원 일부를 편집하여 끼워 넣는 기법인 샘플링은 지난 3\~40년간 힙합뿐 아니라 음악 대부분 장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다. 프로듀서 마크 론슨은 “샘플링은 자신을 음악적 서사에 집어넣고 이야기를 이끄는 방법”이라 말한다. 단순한 모방을 넘어서 소리를 자르고 변형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아티스트들은 다른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독창성을 창조하는 것이다. 만약 샘플링이 없었다면 프랭크 오션카니예 웨스트다프트 펑크 또한 없다. 예술에서 영감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봉준호는 클루조와 샤브롤, 클루조는 멀나우와 랑, 멀나우는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초서에 영감을 받았다. 예술적 발전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교류가 창의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 **문제** > 문제 해결은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 Karl Popper 도이치는 인간의 발전이 무한할 것이라 믿으며 리들리는 혁신은 멈추지 않을 거라 말한다. 하지만 지적 자산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영역은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 취약하다. 예를 들어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TSMC를 보면 알 수 있다. TSMC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과 계약하는 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이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상 독점 회사다. 여러 전문가는 TSMC가 반도체 영역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은 그 어떤 조직도 자금과 시간으로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라 말한다. 물론 TSMC는 성공을 누릴 자격이 있지만 TSMC가 정치적 요소 특히 미-중 사이 갈등에 영향을 받는 대만을 기반으로 한다는 부분은 불안 요소로 고려되기도 한다. ## **발전하는 삶** > 우주는 우리를 압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는 우리의 집이고 자원이다. > David Deutsch "지구는 그저 공전하는 별 하나이고 은하는 별 수천억 개를 가지고 있으며 우주는 또 수천억 개 은하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우주 멀리까지 날아가 지구를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 속에 나 같은 존재가 무슨 의미를 가질까 고민하면서도 인간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진실을 밝혀내고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지식 또한 무한할 수 있다면 인류는 또 다른 빅뱅을 이제야 경험했다. 생명이 태어날 수 있는 별에서 운 좋게 태어난 인간에게 발전은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역사가 말하듯 자유로운 환경에서 좋은 설명을 추구한다면 나도 조금씩 성장하여 누군가의 영감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Baek Jong-won - the Most Famous Entrepreneur in Korea

If I had to guess the most famous entrepreneur in Korea, I would say it’s Baek Jong-won. !Image title If you’ve never heard of him; Baek Jong-won is the founder of an international restaurant company called The Born. The Born is a major player in the South Korean dining market with over 20 brands and 1,500 restaurants.[^1] There’s no doubt that Baek is an outstanding businessperson. Fast-casual Korean, BBQ, Korean Chinese, bibimbap, udon, etc. You name a popular cuisine in Korea and the guy has created a successful brand already. However, Baek’s restaurants are only a fraction of his far-reaching influence in Korea. To really understand him, we need to talk about his recipes, TV show appearances, and even philosophy. ### Recipes !Image title > If chefs’ recipes are for professional cyclists, my recipes are like a bicycle with training wheels. - Baek Jong-won Lots of Koreans, including myself, follow these steps when cooking a meal: 1. Choose what I want to eat. 2. Search for Baek’s recipe online. ‘백종원 레시피’ (Baek Jong-won recipe) has become a genre itself. Why? Some notable characteristics, besides his likable personality, have contributed to the unprecedented success of his recipes. 1. *Easy.* No need for special ingredients and techniques. Baek’s recipes are meant to serve those who are unfamiliar with cooking. In other words, Baek doesn’t give a shit about “a proper way to cut an onion” or “the healthiest meal to prepare for a marathon.” His goal is to teach you the easiest way to cook up some tasty food. For example, he never asks you to use “5 grams of minced garlic.” Baek just tells you to use “a spoon of minced garlic.” Is it the most precise method? No. But everyone can easily understand what's going on. 2. *Affordable.* Just like The Born’s restaurants that serve comfort food at cheap prices, Baek’s recipes never use a “gourmet” ingredient. Most of the ingredients in his recipes are available in convenient stores. He even releases a new recipe when an ingredient like green onion (대파) becomes extremely cheap due to the oversupply. That's why people on a tight budget follow his recipes religiously. 3. *Reliable.* Baek is not a chef but an incredible food researcher. The man has studied so much about food that he is known as a “walking food dictionary.” His vast knowledge about food history and restaurant business has enabled shows like *Alley Restaurant* and *Street Food Fighter*. Baek’s recipes from his books, tv-shows, and YouTube have inspired millions of people to stop ordering and start cooking. I would argue that his recipes are the biggest force that shapes Koreans’ eating habits. ### TV Shows !Image title > I’m not a celebrity. I’m a food entrepreneur. I appear on these TV shows because I want people to know more about the food they eat. When people understand how the food is made, they begin to appreciate what they order at restaurants. - Baek Jong-won Baek doesn’t enjoy being a mega-famous celebrity in Korea, but he has never stopped appearing on TV since *The Real Taste of Korea* first aired in 2010. ### The media is Baek’s powerful leverage Baek’s influence on Korean media began to skyrocket when he appeared on *My Little Television* on MBC in 2015.[^2] There were so many guests on the program, but Baek’s cooking show was the primary reason behind MLT’s success. Just a few examples of Baek’s huge impact in 2015: - Supermarkets ran out of minced pork when he came up with *multi-purpose soy sauce 만능간장*. - The sales of canned fish increased by 14 times when Baek introduced *canned fish recipes*. - The Born reported 34% revenue growth in the year. After My Little Television’s enormous success, Baek continued to host shows such as The Homemade Food Master from 2015 to 2017, Alley Restaurant from 2018, and Street Food Fighter from 2018.[^3] No need to know what these shows are about. The argument here is that Baek is, at least in Korea, bigger than Gordon Ramsay in *Hell’s Kitchen* combined with Anthony Bourdain in *Part Unknown*. It’s now difficult to name one successful cooking show in Korea without the presence of Baek. In these shows, Baek is the one that helps restaurant owners to revitalize their business, promotes the consumption of overproduced farm products, and introduces unfamiliar cuisines around the world. He does it all and no one dares to replace him. !Image title Not just the TV shows though. When Baek started his YouTube Channel in 2019, he only needed 3 days to reach a million subscribers (now at around 5 million). Baek’s YouTube videos mainly showcase his signature recipes (usually have subtitles in 5 different languages) and Baek’s advice for fellow restaurant owners. He constantly says he is neither a chef nor a celebrity, and this belief has prevented him from appearing on shows that have nothing to do with food and restaurants. However, Baek understands the power of media as a leverage. Through the shows, books, and even cartoons, he’s become a man that cannot be introduced by a single title. He’s now simply known as Baek Jong-won. ### Philosophy !Image title > You need direct experience to be really curious about the problem. Start small now and you’ll be able to find your uniqueness. - Baek Jong-won When Baek was only 9 years old, his dream was to become a wealthy mushroom farmer. When he was 12, he collected glasses with a handcart to sell them to a junk shop. Before starting college, he worked as a used car dealer. He worked hard. When he was in university, he already owned 3 different pubs. Despite all the success, when Baek graduated from college, his family got so worried about his plan to take over a nightclub and eventually forced him to join the army as a ROTC cadet. Four years later, Baek’s career as a restauranteur finally began with a ssambap (Korean rice wraps) restaurant in 1993.[^4] At that time, Baek was not too serious about the restaurant business. Instead, he was more interested in becoming a world-class timber trader. Baek says, “With the restaurant, I only wanted to make a lot of money.” ### Failures After Baek had invested so much into the timber business, IMF financial crisis took place in 1997 to make Baek 1.5 million dollars in debt. This failure made him feel so hopeless that he decided to kill himself in Hong Kong.[^5] When arrived in Hong Kong, Baek realized drowning himself in the river is not a good idea since he’s a decent swimmer. Also, jumping from a skyscraper was impossible because he could not even access the rooftops. So, while in Hong Kong, Baek failed to commit suicide but ended up eating tons of great food. Eventually, the food he ate in Hong Kong inspired Baek to realize the fact that he still owned a restaurant to pay back the debt. Baek reignited his passion for food when he failed to end his life abroad. Back in Korea, Baek began to convince the creditors to wait until his restaurant becomes successful. And, as we all know, he only needed a few years to fulfill his promise. His company The Born began to launch successful brands such as Hanshin Pocha in 1998, Bornga in 2002, Paik’s BBQ in 2005, and Paik’s Coffee in 2006. ### Baek’s wisdom > Do what you like. My work doesn’t feel like work. I don’t care how much time I spend thinking about food. I just feel so happy. - Baek Jong-won Baek has shared his insight through several essays and videos. These are some of his ideas that have resonated with me: 1. *Be genuine* — “You don’t have to force yourself to be kind to the customers. Be kind when your heart tells you to.” 2. *Don’t overthink* — “Don’t drown yourself with the numbers and market analysis. When testing a new brand, I ask my employees to raise hands if they think the price and quality are satisfactory. Be simple. I never think too much.” 3. *Customer experience is multifaceted* — “When someone likes your restaurant. The taste of your food can only be 30% of the reason. 70% of the reason is the restaurant’s ambiance.” 4. *Think big* — “I have so many brands that have never been shown to the public. Before launching a restaurant, we aim to have 2-300 restaurants all over the country … Don’t ask your friends' opinions. Think about the people who would actually appreciate your business.” 5. *Conviction matters* — “Don’t invite your family when you open a restaurant. They’ll try to contribute by saying something like ‘too salty’ or ‘too sweet.’ You must be aware that every individual tastes food differently. Just believe in yourself.” 6. *Have skin in the game* — “Successful restaurant owners I know have never received help from the business consultants. The consultants will tell you that they worked for these great brands, but they’ve never built anything on their own.” ### Baek’s legacy does not end here > I never knew I would think like this today. I originally started my business to make money. When people started to give compliments, I began to care about what others think about me. I suddenly wanted to become a role model. - Baek Jong-won Once thought of killing himself, Baek continues to launch new restaurant brands, host successful tv shows, and donate hundreds and thousands of dollars for low-income households and flood victims.[^6] Baek’s enthusiasm inspires me because he has created a new market that cannot be replaced by others. Will Baek be successful forever? Nobody knows. But, Baek sure will be one the happiest Koreans as long as he can build something out of his passion for food. [^1]: Although The Born is based in Korea, its restaurants have reached other countries like Japan, China, Vietnam, Singapore, Australia, and the United States. [^2]: My Little Television featured several guests who had to stream original content for a few hours. It was like Twitch on TV. [^3]: Baek will also be hosting Baek’s Spirit in collaboration with Netflix. [^4]: The restaurant is famous for “the first restaurant to serve 대패 삼겹살 (thin-sliced pork belly).” [^5]: Baek had never been to Hong Kong but thought it would be the ideal place to die. Probably influenced by movies. [^6]: Also, Baek’s face can be found on products like lunch boxes, multi-purpose sauce, and canned pork.

진로는 어떻게 정하는가

>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타인이 쫓는 목표를 모방하여 결정을 내린다. > > René Girard 르네 지라르의 모방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은 제3자를 따라 하면서 발생하며 인간은 이러한 동물적 본능 탓에 치열한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다.[^1] 모방이론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무언가를 순수하게 원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가정에서 시작해 학교 그리고 회사에서 관심, 성적, 승진, 연봉을 두고 경쟁했던 시간이 삶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경쟁이 필연이라면 진로를 정하는 논리는 트로피를 건질만 한 대회를 선택하는 과정과 같아야 한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영역을 아는 것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경쟁은 실패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2] 그리고 독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작은 영역에서 독점을 노리는 것”이라 강조한다. 틸이 예시로 사용하는 항공 회사와 구글의 수익 구조 차이를 보면 경쟁을 왜 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미국 항공산업은 매년 160조 매출을 기록하지만 항공사는 늘 결핍에 시달린다. 미국 내에만 항공사 58개가 가격 경쟁에 몰두하기 때문에 매출의 0.2%가량밖에 이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3] 하지만 독자적인 시장에서 독점을 이루어낸 구글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구글은 2012년 50조 매출을 기록했고, 항공산업보다 100배 더 높은 20%가량을 수익으로 전환했다. 개개인에게 항공사와 구글 중 원하는 모델을 고르라면 대부분 구글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경쟁을 피하고 독점을 노리기 위해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더 높은 점수 그리고 더 나은 이력서를 위한 노하우가 아닌 고유 지식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 **배움** !1993년 원조쌈밥집 앞 백종원 > 배움을 평생 추구하지 않는다면 멀리 가는 인생을 이룰 수 없다. > > Charlie Munger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끝없이 높아지고 청년 일자리 문제 뉴스가 넘쳐나는데 어떻게 경쟁을 피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인터넷만 있으면 나만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팩트다. 빌 걸리가 말하듯 “더 이상 지식을 쌓지 못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매일 한 시간 이상 독서하는 나발 라비칸트는 “어떠한 영역이든 커리어를 쌓는데 최소 10년이 걸린다”라고 말한다. 90세가 넘은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은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 그리고 대화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새로운 지식이 기존 이념에 변화를 몰고 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체되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가 아닌 습관적 배움을 중시한다. 반대로 승자와 패자를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경쟁은 진정한 발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예를 들어 병원장은 가장 뛰어난 의사가 아니고 총장은 가장 뛰어난 학자가 아니다. 창의적인 정책이 정치인 당선을 돕는 것 또한 아니다. 배움이 아닌 경쟁을 선택했다면 지위를 뽐내고 권력을 휘두를 수는 있어도 결코 삶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4]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경쟁이 아닌 배움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하는 영역이 있다면 꽉 붙잡은 상태로 끝없이 배워야 한다. 백종원이 음식을 좋아하는 만큼, 조성진이 클래식을 사랑하는 만큼 빠질 수만 있다면 배움과 일은 하나가 될 수 있다. ## **독점** > 좋아하는 걸 찾기보다는 굉장히 멋대가리 없지만 싫어하는 걸 제거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왜냐하면,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훨씬 분명하게 느낌이 오거든요. > > 과나 디자이너 잭 부쳐가 운영하는 Visualize Value는 명언을 심플한 그래픽이나 영상으로 표현한다. 부쳐는 회사를 나오고 창업 실패를 겪은 이후 Visualize Value를 만들었고, 꾸준히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고 인터넷에 배포한 결과 18개월 만에 연 100만 불 이상 가치를 만들었다.[^5] 우리는 유명한 짤 하나가 6억에 팔리고, 트윗이 25억에 팔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블로그가 책보다, 유튜브 영상이 영화보다 가치가 낮다고 볼 수 없는 세상이다. 아무리 작은 틈새 지식이라 해도 인터넷을 레버리지로 사용한다면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영상, 글, 팟캐스트에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만 가면 된다. 고유한 제품 그리고 꾸준함으로 경쟁에서 벗어난 예시로는 레시피 영상에 직접 만든 노래를 넣는 유튜버 과나도 있다.[^6] 이들은 ‘대회 우승’이나 ‘수석 졸업’을 내세우지 않는다. 사회가 만들어둔 격투장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내놓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물론 새로운 영역에서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경쟁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스트롯 이후 생긴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시청률까지 똑같이 흉내 낼 수는 없다. 독창적인 시장에서 이루어낸 독점은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 **용기** !동기 부여에 이보다 더 좋은 사진이 있을까? > 인류 역사에 위험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았던 적은 없었다. > > Nassim Nicholas Taleb 지금까지 내용을 토대로 정리하면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은 3단계로 나뉜다: 1. 경쟁을 부추기는 선택은 제거한다. 2. 평생 배워도 질리지 않을 지식 영역을 찾는다. 3. 독점을 이루어내기 위한 장기전에 도입한다. 하지만 이 3단계를 밟기 위해서는 전통적 사회 구조와 부정적 인식, 즉 ‘그렇게 해서 뭐 먹고 살래’를 무시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의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헤지펀드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30살의 제프 베조스는 후회 최소화 기법(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을 사용하여 아마존 창업에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거라 믿고 내렸던 한 선택은 아마존을 만들었다. 후회 최소화 기법은 단순하지만 꽤 유용하다: 1. 먼 미래에서 있는 나를 상상한다. 2. 지금 고민 중인 결정으로 돌아온다. 3. “미래에 나는 후회하지 않을까?” 물어본다. 4. 답이 나오면 그대로 선택을 내린다. 베조스처럼 실패가 아닌 후회가 두려운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모험을 선택한다. 반대로 실패와 후회 둘 다 두려워 경쟁을 선택한다면 결국 제로섬 게임,%EB%98%90%EB%8A%94%20%EA%B7%B8%20%EC%83%81%ED%83%9C%EB%A5%BC%20%EB%A7%90%ED%95%9C%EB%8B%A4.)에 빠지게 된다. ## **진로** > 당신은 특수한 형태를 가진 퍼즐 조각이다. 그리고 오래된 방식처럼 자기가 가진 모양을 바꾸어 존재하는 공백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을 위해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주위에 새로운 퍼즐을 만드는 것이다. > > Jessica Livingston 피터 틸은 면접자에게 “소수만 동의하는 진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 묻는다. 대부분 대중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사느라 인기 없는 의견을 제시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틸의 질문에 당장 답변을 못 한다고 진로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시간을 두고 나를 대표하는 가치와 기준을 알아보면 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거 해’라는 말은 쉽지만,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나라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무엇을 좋아했고 언제 행복과 보람을 느꼈으며 지인은 나를 어떻게 보는지 살펴볼 시간이 있어야 후회 없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회사나 직업에 나를 맞추다 보면 자주적인 삶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지라르가 말하듯 인간이 모방하는 생명체라면 내가 누구를 따라갈지 결정하면 된다. 주변에 존경할만한 사람이 없다면 인터넷이나 책에서 찾으면 된다. 나 같은 경우 온라인 글쓰기를 통해 독자적인 자산을 만든 사람을 구독한다. 그리고 이들이 나아간 길을 관찰하며 따라간다. 앞으로 자유를 아끼는 많은 사람은 경쟁을 피해 배움을 추구하고 독점을 이루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 무리에 이 글을 읽은 당신이 나와 함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1]: 또한, 지라르에 의하면 인간은 예수님과 같은 희생양을 만들어 위기를 모면했다. 더 자세히 이해하려면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 참고가 필요하다. [^2]: 80년대 대학생 시절 틸은 지라르의 수업과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정도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3]: 항공사가 마주하는 문제는 음식점에도 발생한다. 비행기 티켓만큼 가격에는 덜 민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치킨집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4]: 내가 말하는 모범적 삶은 행복, 평화, 자유, 건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억지로 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아픈 곳 없이 활동 할 수 있어야 한다. [^5]: 21년 3월 부쳐의 작품은 6만 불에 판매됐다. [^6]: 과나는 영상 3개로 구독자 10만 유튜버가 되었고 21년 3월 55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학 가서 멘탈 관리하는 방법

중학생 시절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남경 공항에 도착했을 때를 기억한다. 꿈같은 현실에 얼떨떨했지만 우울하거나 무섭지는 않았다. 방을 함께 썼던 초등학생 친구가 '엄마 보고 싶다' 울기 시작했을 때도 조용히 위로해줬으니까. 새로운 언어, 환경, 사람, 지식을 위해 떠나는 20만 명 이상의 한국인 유학생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비싼 학비를 못 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차별과 외로움에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유학을 떠나기 전 어떤 기대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O9xLH-bXbJYatx-JTlCUBIq4g7k.jpg) ## 1. 성공이 아닌 실패를 노리자 영어를 못하는데 무작정 미국에 있는 학교를 간다고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처럼 말하고 쓸 수는 없다. 내가 영어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모두가 웃으며 천천히 말해주는 것 또한 아니다. 'Walk'를 'Work'로 발음해서 쪽팔릴 때도 있을 것이고,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상대방의 어색한 웃음이 좌절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대부분 반복되는 시도와 실패다. 'C'를 받은 에세이에 남겨진 피드백을 볼 때 가장 많은 배움을 얻게 되고 덜덜 떨었던 프레젠테이션을 마치면 자신감을 얻게 된다. 유학을 결정했다면 당신은 이미 용감한 사람이다. 편안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러 가는 선택은 당연하지만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이 아닌 실패하러 간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하자. ## 2.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 10년 유학을 하고 후회되는 건 더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려워서 대학 시절 해보고 싶었던 학교 신문부에 들어가지 않았고, 친구가 가자고 했던 로드트립도 거부했다. 새로운 환경, 사람, 경험을 겪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겨도 익숙함이 편안했기에 도전하지 않았다. 낯선 환경은 도전하기에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구글맵은 꺼버리고 아무 방향으로 걸어보자는 마음을 가지자. 저글링, 연극, 아카펠라, 퀴디치, 수구, 무용 뭐가 됐던 일단 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시험 점수는 개나 줘버리고 일단 경험을 쫓자. ## 3. 내가 먼저 마음을 열자 유학을 간다면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학생 모임만 갈 필요가 있나. 아시안 학생 모임이나 국제 학생 모임도 가보면 된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면? 내가 선생님이 되어주면 된다.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만 맞으면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누군가 먼저 다가올 거라는 기대하지 말자. 별생각 없이 인사하고 활짝 웃으면 된다. 농구를 좋아하면 농구장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 애니메 클럽으로, 게임을 좋아하면 비디오 게임 클럽으로. 직접 문 열고 당당하게 들어가자.

The Stories of McDonald's, Shake Shack, In-N-Out, Egg Slut, and Blue Bottle in South Korea

### It all starts with a McDonald’s !Image title The first McDonald’s in Korea was opened in 1988. Throughout the opening day of the first McDonald’s, the restaurant’s 140 workers had to serve more than 3,000 customers.[^1] The Korean people's passion for Big Mac happened more than 30 years ago, and now you can find more than 400 McDonald’s in this country. It’s not just McDonald’s though. There are now hundreds of other fast-food chains all over the country, such as Burger King, Lotteria, and No Brand Burger. For Koreans today, there should be nothing exciting left for ordering American-style burgers & fries. However, the brands like Shake Shack, Eggslut, and In-N-Out Burger have somehow managed to create the same level of hype that worked for McDonald’s in 1988. Why? Let’s first check what happened when these restaurants opened their first spot in Korea. ### Shake Shack !Image title On July 22nd, 2016, Shake Shack opened its doors in Gangnam district of Seoul. The city’s excitement was through the roof; there were even people waiting the night before(just like how people used to sleep in front of an Apple Store).[^2] The line did not become any shorter for months; 4,000-5,000 customers had to wait at least an hour to experience the shack. As a result, in the opening year, Shake Shack Gangnam reported daily selling of 3,000-3,500 burgers, becoming the largest revenue-generator among 120 Shake Shack branches around the world. ### Eggslut !Image title Four years later, another sandwich chain from America named Eggslut arrived at COEX mall located in Gangnam district of Seoul.[^3] On the first day, when the doors were not even open, there were already about three hundred people waiting outside. In 2021, the hype continued at Eggslut’s second branch in the brand new department store called the Hyundai Seoul. Hundreds of people flocked to the place for the famous egg sandwich. And of course, everyone had to wait at least 1-2 hours. During the first week, Eggslut’s second location sold more than 2,000 Fairfax Sandwiches every day. Of course, the egg sandwich place has instantly become the most successful restaurant in the mall. ### In-N-Out !Image title In-N-Out Burger does not even have a branch in Korea, but the chain occasionally opens up a pop-up store in Seoul.[^4] For example, in 2019, the restaurant opened a 3-hour pop-up store in Gangnam district. This time, the line began to form around 5:30 AM and there were already more than three hundred people waiting around 11 AM. In-N-Out had prepared around 250 burgers for the day, so the pop-up could not even last 3 hours. ### Let’s pause for a moment to underline the patterns. We’ve observed that McDonald’s, Shake Shack, and Eggslut all opened their first locations in Gangnam district, made hundreds of people wait in line, and created the initial hype to fuel the rapid growth.[^5] Do these patterns only apply to those fast-food chains that serve burgers and fries? ### Enters Blue Bottle !Image title Cafes are literally everywhere in this country. According to the data from 2020, there are 83,692 coffee shops in Korea, and 18,535 of them are located in Seoul.[^6] Because of this extremely competitive environment, about 50% of new cafes close their business within three years. No doubt, there are a lot of great coffee shops that brew excellent coffee for a reasonable price.[^7] However, none of the Korean-born cafes can expect to create a line as long as that of the first Blue Bottle Coffee. In May 2019, a long line began to form around 5 AM outside the first Blue Bottle Coffee in Seoul. Some people had brought blankets and pillows so they could be one of the first to enter the store. When the shop opened its doors at 8 AM, there were more than 200 people in line and the number grew to over 400 within an hour. Reportedly, the customers spent more than ₩60,000,000(~$53,000) on the opening day alone, and this was the new sales record for the global brand that had 70 other branches in the U.S. and Japan. Now, Blue Bottle has 7 different branches in Seoul, including the newest one near the second branch of Eggslut. ### Tartine Bakery !Image title **Jan 2018. The opening day of Tartine Bakery Seoul** As of today, Tartine has 7 locations in the U.S.: four in Bay Area and three in LA. The bakery does not even have a branch in U.S. cities like Portland, Seattle, and New York. Anyways, instead of expanding nationally, Tartine chose Korea to be the next ground for its business. In other words, young Korean chaebols were able to convince the bakery to open up spots in their country. When the bakery opened its doors in Hannam-dong, every single piece of bread in the store was sold out within hours.[^8] And now, Tartine has 6 different locations in Seoul. ### Randy’s Donuts !Image title In August 2019, the first Randy’s Donuts Korea was open in Jeju. Now the donut chain has three different locations in Seoul, Daegu, and Jeju. And of course, you always have to wait in line for at least 20-30 minutes to taste some of the American-style donuts. ### Tiger Sugar !Image title Tiger Sugar, a Taiwanese bubble tea chain famous for its brown sugar boba, entered Korea in 2019. And Tiger Sugar did not have to wait for success; for the entire summer in 2019, people waited at least 30 minutes to take a picture with the drink’s “tiger stripes.” The story of Tiger Sugar demonstrates that non-American food chains can also create a similar type of hype as Shake Shack or Blue Bottle. In 2021, Tiger Sugar runs more than 40 different locations all over Korea. *Update: It's been a year since I wrote this. Most of the Tiger Sugar stores have been closed in Korea. Maybe it is extremely difficult for a non-US brand to sustain the hype.* ### Finally.. Why? Maybe showing off on Instagram gets all the credit for the success of these American(sometimes Taiwanese) “fine casual” chains in Korea. However, there must be many more factors that contribute to the psychology of people who are willing to sacrifice hours for a simple bite. So, here’s my take: * In 2018, more than 2 million people from Korea visited the U.S., and this number is almost twice as big as the data from 2010.[^9] What did these tourists do when they visited cities like LA and New York? I bet a lot of them went to Insta-famous spots like Eggslut and Shake Shack. And when these “former tourists” realized that these American chains were now available in Korea, they immediately brought up the "touristified" memories of these restaurants. And to relive the excitement he/she had as a tourist, waiting for hours could feel like a small investment. * Korean society is pretty boring. The economy is controlled by a handful of chaebols like Samsung, Hyundai, and SK. The dream jobs for most youngsters are “stable” ones such as government workers, public school teachers, and whatever that is related to Samsung. In this homogeneous society, lots of people aspire to differentiate themselves from others. And becoming the first one to experience the hype could be one of the most accessible ways to do that. * In Korea, the offline retail market is controlled by chaebol companies like Shinsegae, Lotte, and Hyundai. These conglomerates own fancy department stores, shopping malls, and hotels. However, we all know that a big portion of the offline business is going online. Then how do these luxurious shopping areas and hotels win the battle against each other? Seems like the answer is hosting Eggslut and Blue Bottle just like what Hyundai Seoul did this year. Not only Hyundai Seoul, but also places like Ryse Hotel, Central City, and Times Square Mall have embraced “fine casual” restaurants like Shake Shack and Tartine. * Korean media is notorious for glamorizing American culture: whenever there’s a new plan to support startups, articles use the expressions like “Korean Silicon Valley” or “Korean Steve Jobs.” Renowned investors like John Lee and Kang Bang-cheon are called “Warren Buffett of Korea.” Harvard-polished books like *Justice* and *Methods of Logic* have stayed the best sellers for years. Parasite winning the Oscars is considered as an achievement that deserves national celebration.[^10] So yeah, when a restaurant group becomes successful in the U.S., Korean media and PR companies start to pump out phrases like “Apple of coffee industry,” “New York specialty,” and “the bread you must try before you die.” And these messages eventually spread a major FOMO alert. Or these restaurants, cafes, and bakeries are actually worth waiting for. [^1]: McDonald’s chose Apgujeong-dong of Gangnam district as the first location. [^2]: Waiting outside for hours during summer in Seoul is no joke. The temperatures range from 85°F to 95°F. [^3]: COEX is the largest underground shopping mall in Seoul. The place has an awful library that uses books as decorations. Both Shake Shack and Eggslut were brought to Korea by SPC Group, which is one of the most prominent food conglomerates/chaebols in Korea. [^4]: Most likely, In-N-Out opens these pop-up stores to protect its trademark rights in Korea. [^5]: Even amid the pandemic, McDonald’s in Korea reported a 9% growth in revenue this year. [^6]: Also, on average%EB%B3%B4%EB%8B%A4%20%EB%A7%8E%EC%95%98%EB%8B%A4), a Korean adult drinks 1.8 cups of coffee every day. [^7]: In Seongsu-dong, I recommend visiting Lowkey Coffee and Momento Brewers. [^8]: Hannam-dong is known as one of the wealthiest neighborhoods in Seoul. [^9]: Apparently, the number fell dramatically after the pandemic. [^10]: I’m not saying Parasite did not deserve the awards. I’m just saying great movies like Parasite should be celebrated regardless of the Academy’s acceptance.

죽음을 선봉에 세우는 삶

> _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_ > _고대인은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가장 두려워했지만, 현대인은 죽음 그 자체를 가장 두려워한다. > **The Bed of Procrustes Nassim Nicholas Taleb**_ > _헛짓거리는 거침없이 치워내자.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시간을 음미하자. 삶이 짧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 **Life is Short Paul Graham**_ > _우리에게 짧은 삶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짧게 만드는 것이다. > **Lucius Annaeus Seneca**_ > _삶을 당장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엇을 말하고 생각할지 결정하게 해야 한다. > **Marcus Aurelius**_ 스토아 철학(Stoicism)이 꽤 인기다. 마르쿠스나 세네카의 작품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이들의 철학을 통해 사고한다는 팀 페리스나 나발 라비칸트는 영향력을 넓혀간다. 스토아 철학은 왜 중요할까? “Memo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로 유명한 스토아 철학은 죽음을 중심으로 명확한 사고를 키우게 돕는다. ‘죽음은 언제나 곁에 있다’는 절대적 사실만 기억한다면 관계, 커리어, 행복을 위해 낭비는 최소화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싫어하는 사람이나 답답한 회사에 투자할 여유 따위는 없어진다. ‘현실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조언에 이끌려 원하지 않는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받아주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월급을 받아 더 비싼 물건을 사고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여 12가지 비타민을 먹는다고 해도 죽음은 떠나지 않는다. 삼성병원 VVIP 1인실에서 죽으면 더 고귀하다며 박수갈채를 받는 것 또한 아니다. 사회적 지위가 아닌 죽음이야말로 ‘현실적 선택’을 위한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종교, 국적, 성격이 달라도 죽음은 결국 모두에게 적용된다. 또한 언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기에 예측과 두려움은 불필요해진다. 갑옷을 입고 사주경계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스토아 철학이 말하듯 죽음을 뒤로 숨기는 대신 선봉에 세우면 두려움이 아닌 영감과 기운을 얻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2021년형 인간은 매 순간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한다. 영화 한 편을 보고자 넷플릭스와 왓챠를 뒤지며 30분을 허비하는 게 일상이다. 변기에 앉아 인스타그램을 확인하고 ‘인성 논란’ 뉴스를 보며 온종일 화를 삼키기도 한다. 컴퓨팅 속도로 쏟아지는 정보에 익숙해진 뇌는 고요한 정적에 참을 수 없는 불안감을 내뿜는다. 순간적인 자극에 중독되어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스토아 철학은 적절한 처방이 된다. 지위나 명예를 위한 다툼, 질투, 욕심은 무의미하게 되고 불량한 정보를 구별하여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게 만든다. ‘좋아요’나 ‘팔로워’가 아무리 많아도 죽음 앞에서는 의미를 잃기 마련이다. 게다가 스토아 철학은 ‘소비자’를 ‘행동가’로 만드는 힘이 있다. 인터넷은 기관/기업/정부의 간섭없이도 자아실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자유와 의미를 추구한다면 누구나 코드나 미디어를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외부 소음 대신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 한다면 ‘죽음을 기억하라’는 문장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기술이 이루어낸 편리함은 인간 내면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8살 아이가 스마트폰 없이는 밥을 못 먹는 오늘 1,800년 묵은 가르침이 주목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P.S. 팀 페리스(Tim Ferriss)가 말하는 스토아 철학

(조금은 진지한) 부모님 인터뷰

!Image title (조금은 진지한) 부모님 인터뷰를 만든 까닭은 단순하다. 내가 부모님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분 다 60대를 넘어가고 있지만 전화를 할 때면 ‘별일 없다’라는 말만 하는 것 같고 식사를 할 때면 ‘맛있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두 분이 60년가량 살면서 어떤 순간에 울고 웃었는지. 후회하는 선택이 있는지. 힘듦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난 전혀 모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지혜는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에세이 ‘Life is Short’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걸 후회한다. 또한 어머니가 “언제나 곁에 조용히 계실 거라는 환상”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비슷한 실수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나도 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 두 분이 언제나 김치를 보내주려 하고 명언이 담긴 카톡을 보내줄 거라 착각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기계적으로 내뱉어도 깊은 대화는 멈춘 지 꽤 됐다. 그레이엄은 “가장 하고 싶거나 소중한 것에 대해서는 조바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쓰고 싶은 책, 하고 싶은 공부, 오르고 싶은 산이 있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듯 인생이 정말 짧다. 몇 년 전 부모님에 관한 다큐멘터리나 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늦기 전에 기록해둬야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환상만 가졌지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늦었지만 부모님에 대해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실행하려 한다. 직접 만나 뜬금없이 진지한 질문을 던지면 어색할 것 같아 일단 설문을 만들었다.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문지를 공개한다. 질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요? 2.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3.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4. 살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5. 가장 후회되는 결정이나 순간이 있나요? 6. 어릴 적 가졌던 꿈은 무엇인가요? 7.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인가요? 8. 공부, 육아, 일, 사람 때문에 상처 받고 힘들 때 당신은 어떻게 했나요? 9.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10. 삶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딸 혹은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영어 공짜로 독학하기

좋은 과외나 학원도 좋지만 어차피 공부는 혼자서 해야 한다. 유학 생활을 10년 정도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독학을 잘할 수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쓸만한 팁을 적어본다. ### **1. 재밌게 공부하자.**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21oPP0ugsyWLWkofWnzH0tvvPQs) 만약 농구를 좋아하면 넷플릭스에서 *The Last Dance*를 영어 자막 틀고 반복해서 보면 된다. 기술에 관심이 많으면 실리콘 밸리 유명 투자자나 창업가의 블로그 혹은 트위터에 들어가 파헤쳐보면 된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레딧에서 영화 관련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된다.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Read Something Great에서 아무 글이나 읽어보면 된다.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어떤 주제의 글, 영상, 오디오를 통해 공부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재미가 달라진다. 평소에 나는 한국어로 어떤 정보를 찾아보는지 생각해보고 영어로 똑같이 하면 된다. ### **2. 영영사전을 쓰자.**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Invx_AToleLtPxB9y3NqvxnDBtA.PNG)*구글 = 선생님* 한국어와 영어는 너무나 다른 언어다. 'Get'이라는 단어를 '가지다'로만 알고 있다면 높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 특히 머릿속으로 번역기를 돌리고 말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일단 크롬에 구글 영영사전을 깔자. 모르는 단어를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구글에 '(     ) meaning'이라고 검색하자.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된다면 그때 네이버나 다음 영한사전으로 가면 된다. 발음도 들어보고 유의어도 확인해 보면서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 **3. 콩글리시는 그만.**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4KOrNwY_DCmoETR6dn1BBh4x-vs.PNG)*'이 표현을 정말 쓸까?' 싶을 땐 구글 검색* 영어로 글을 쓰거나 말할 때 '실제로 이런 단어/표현이 있을까' 고민이 들 때가 많다. 그럴 때는 구글에 큰 따옴표 ""를 사용해서 검색해보자. 큰따옴표 안에 들어간 표현/문장을 그대로 검색해주기 때문에 인터넷에 해당 표현/문장이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인터넷에 없다면? 쓰지 않는 표현일 테니 수정하면 된다. ### **4. 유의어 사전 Thesaurus를 활용하자.**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6MpkND1PXDY-mzyQuiNOwGo-xSU.jpg)*유의어의 늪* 글을 쓸 때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는 건 좋지 않다. 그러므로 'think'나 'get' 같이 자주 쓰일만한 단어가 있다면 많은 유의어를 알고 있는 것이 좋다. thesaurus.com을 이용해서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를 묶어 공부하자. 당장은 시간이 더 많이 든다고 해도 가면 갈수록 도움이 많이 되는 방법이다. ### **5. 언어 설정을 영어로 바꾸자.**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q6WCm-zH6b7NRYhYWXCh254AXJ4.jpg)*온라인에서는 영어가 모국어* 유학을 안 가도 영어가 보이게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언어 설정을 영어로 바꾸고 단어나 표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자연스럽게 학습하면 된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영어와 조금씩 친해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발 라비칸트 - 행복

!Image title ### 행복은 선택이다. > 건강한 몸, 평화로운 마음, 사랑이 넘치는 가정. 이러한 가치는 돈이 아닌 노력으로 얻을 수 밖에 없다. - Naval Ravikant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과거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로. '아릅답다' 그리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더 자주 하기로. 욕망과 중독에서 벗어나 평화를 가꾸기로. 몸과 마음을 위해 운동과 명상을 시작하기로. 라비칸트는 행복을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상태" 그리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정의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면 새로운 옷, 자격증, 관계를 갈망하며 현실을 바꿀 거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함은 다른 부족함을 낳고 비교와 경쟁에 치여 제로섬 게임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덫을 피해 행복을 이룰 수 있을까? 먼저 욕망을 덜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라비칸트가 말하듯 "인생은 잠깐 빛나는 반딧불이 불빛과 같다." 그만큼 짧고 소중하다는 사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귀중한 삶을 지키기 위해 멍청한 욕망은 지우고 사소하게만 느껴졌던 기술, 인연, 식사에 감탄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롤렉스 시계를 차고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1,000개를 받는 건 순간의 도파민 분출일 뿐이다. 매일 아침 햇빛이 건네는 따스함에 감사할 수만 있다면 지속 가능한 평화와 행복을 이룰 수 있다. ### 평화 라비칸트는 "평화는 멈춰있는 행복 그리고 행복은 지속적인 평화"라 말한다. 또한 내면이 평화롭다면 언제든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주장한다. 평화로운 마음을 쉽게 얻을 순 없다. 어떠한 기계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면 알 수 있다.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정신은 컴퓨터 프로세서처럼 분주하다. 평화를 위해 라비칸트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 자체를 그만두라" 조언한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결국 욕망이다. 다이어트, 학위, 재산을 동시에 이루려 하는 건 욕심이다. 대신에 라비칸트가 말하듯 "한가지 욕망에 집중하여 인생에 목적과 동기를 부여한다면" 맑은 정신을 얻을 수 있다. ### 질투 욕망을 다스리고 평화를 유지하려 할 때 질투가 등장한다. 인스타그램이나 기사에서 보이는 사람과 나를 번갈아 보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나의 실패로 해석하기도 한다. 질투가 튀어나올 때 라비칸트는 "진심으로 그 사람처럼 살고 싶은지" 따져본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의 가족, 감정, 욕망 모든 걸 오롯이 내 것과 바꾸면 만족할까?"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라비칸트처럼 그대로의 내 모습에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질투는 불필요해진다. 질투에 왜 목을 맬까? 어차피 인간은 죽은 후 영원한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 스티브 잡스나 모차르트가 아무리 위대해도 문명은 몰락하고 우주는 언젠가 사라진다. 어차피 자아는 죽음 앞에서 의미를 잃는다. 뛰어난 업적보다 행복한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매일 죽음을 생각하며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원숭이 >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인간은 머리 좀 쓰는 원숭이에 불과하다. - Naval Ravikant "침팬지 다섯 마리 이론"에 따르면 침팬지의 행동 패턴은 주위에 있는 다섯 침팬지를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 라비칸트는 인간에게도 이 이론을 적용한다. 나는 어떤 원숭이와 함께 일하고 밥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이왕이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원숭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현명할 것이다. 우리는 행복할 때 세상을 아이처럼 바라본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만들 때, 지로 오노가 스시를 만들 때. 두 사람의 얼굴을 보면 순도 높은 행복과 평화가 가득하다. 행복을 위해 욕망을 최소화하고 평화에 집중한 보상이다. 고민할 필요가 있나? 나도 같은 길을 선택하면 된다.

나발 라비칸트 - 현명함

## 현명한 인간은 멀리 보며 결정한다. !Image title > Hard choices, easy life. Easy Choices, hard life. > Jerzy Gregorek 단기적인 고통은 피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계획했던 운동 대신 잠을 더 자고 가장 먼저 받아주는 회사에서 일하기로 결정한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지만 거꾸로 인생은 어려워져만 간다. 이런 결정이 과연 현명한가? 라비칸트는 현명함을 “행동의 장기적 결과를 아는 것”이라 정의한다. 몸, 정신, 지식은 모두 단련을 통해 강해진다. 뇌가 고통을 피하려 들 때 초점을 수확할 가치에 다시 맞춘다면 삶은 수월해지기 시작한다. 라비칸트는 ‘해야 한다’(should)라는 말을 싫어한다. 스스로 생산성을 점검하며 점수를 매기는 것 또한 거부한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고 졸업하면 취업을 해야 하며 그 다음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공식은 여기저기 타투처럼 새겨져있다. 하지만 라비칸트가 강조하듯 “인생은 일인용 게임이지 멀티 플레이어 게임이 아니다.” 죽음을 앞두고 ‘내 인생은 그저 유행과 기준에 휩쓸려 지나갔구나’ 한탄하고 싶지 않다면 더욱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 환경 나발 라비칸트는 “목표를 끄적이며 불안에 떨지 마라”고 조언한다. 대신 그는 개인을 흥하게 하는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이 말하듯 내일 오후 비 온다는 예보가 있다면 노트에 ‘우산 챙기기’를 적는 것보다 문고리에 우산을 걸어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른 인생을 보며 체크 리스트를 베낀다면 진정성 있는 삶에서 멀어지게 되고 고유 지식을 키울 기회조차 잃게 된다. 나를 위한 환경을 남이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배달앱을 지워야 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원한다면 집부터 청소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목표를 위해 환경부터 정리한다. 주변 사람, 사는 동네, 먹는 음식, 쓰는 제품, 익숙한 습관. 이 모든 요소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야만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 독서 > 미디어는 모든 문제를 당신의 문제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 Naval Ravikant 쏟아지는 뉴스를 읽다 보면 대중적인 시각에 익숙해진다. 베네딕트 앤더슨이 말한 “상상의 공동체”와 같다. 마치 세상 모든 문제에 관여해야 할 것 같고 불평등한 사회에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 배움을 찾아 뉴스를 읽지만 지식은 얕아져만 가는 것이다. 라비칸트는 매일 한두 시간 정도 책을 읽는데 “이와 같은 습관을 지닌 사람은 .0001%정도밖에 안 될 거라” 주장한다. 또한 책을 읽는 습관만으로 경제적 그리고 지적 풍요로움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이 좋다는 건 진부하다. 라비칸트는 학교를 벗어나도 독서를 숙제로 접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독서에 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우선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고르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내가 사서 읽는 책은 시험 문제집이 아니다. 무조건 끝까지 읽어서 내일 있을 논문이나 시험 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 인스타그램 보듯이 내 마음이 원하는 만큼 재밌게 읽기만 하면 된다. 어떤 글을 읽어야 하는지 또한 중요하다. 라비칸트는 뉴스를 무시하고 위대한 수학, 과학, 철학자가 쓴 책을 읽으라” 조언한다. 찰스 다윈, 리처드 파인먼, 애덤 스미스와 같은 ‘거인’들이 나눈 지식의 기반에 서 있을 수만 있다면 어떤 책이든 두려움 없이 읽기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을 짧고 시간은 소중하다. 내가 섭취하는 정보가 정말 유용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생각 모델 독서와 함께 판단력을 키우고 싶다면 생각 모델(mental models)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으로 라비칸트는 주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를 소개한다. 창업가는 어떤 정책을 적용하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까 고민한다. 왜냐면 근본적으로 오너와 직원의 인센티브는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은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직원 모두 대리인이 아닌 주인으로서 일에 임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인-대리인 문제를 사회 곳곳에 적용한다면 타인의 인센티브를 이해한 상태로 사고할 수 있다. 또 다른 생각 모델로는 반전 접근법(inversion approach)이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전공을 정하는 것이 고민이라면 ‘어떤 학문이 가장 잘 맞지?’ 대신 ‘어떤 학문이 잘 안 맞지?’로 접근하여 사고할 수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테니스 경기를 보면 자책점(unforced error)이라는 용어가 있다. 프로 선수도 기본적인 서브나 스트로크 실수로 인해 점수를 내주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자책점을 줄이고 싶다면 뻔하게 보이는 부정적인 습관이나 환경부터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외에도 복리법(compound interest)이나 검은 백조(black swans) 등 다양한 개념을 이해하고 이용한다면 사고력은 더 강해진다. ### 현명한 인간 인간은 사회적, 감정적 동물이다. 회사 동기가 자기 개발 수업을 듣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날 저녁 비슷한 수업을 결제했다면? 주식 투자가 유행이니 증권계좌를 만들고 특정 주식이 오를 거라는 영감을 뉴스나 커뮤니티에서 얻는다면? 현명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라비칸트가 정의하는 현명한 인간은 본능에 의사결정을 맡기지 않는다. 스스로 정한 장기적 목표를 위해 환경을 정리하고, 독서에 시간을 투자하며, 생각 모델을 활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인생을 편리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승자다.

나발 라비칸트 - 부자

## 부자는 자면서도 자산을 키운다. !Image title > _돈을 버는 건 행동이 아닌 기술이다. > Naval Ravikant_ 부를 쌓고 싶다면 어디를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야 할까? 나발 라비칸트는 “돈이나 유명세가 아닌 자산을 쫓아야 한다” 강조한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정답일까? 물론 자산을 키우는 한 가지 방법이긴 하지만 인터넷 덕분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라비칸트는 “시간을 파는 걸 그만둬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말한다. 시간당 정해진 액수로만 보상을 얻는다면 설령 높은 금액을 받아도 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복장을 하고 정해진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면 부자라 칭할 수 있을까? 존 리가 말하는 “돈으로부터 독립”에도 부합하지 않는 삶이다. 지분이 없다면 자산도 없다. 라비칸트가 말하는 부를 만들고 싶다면 고유 지식(specific knowledge), 책임(accountability) 그리고 레버리지(leverage)를 이해해야 한다. ### 고유 지식 > _어릴 적 어떠한 보상 없이도 자연스레 했던 일을 기억해야 한다. > Naval Ravikant_ 모든 인간은 환경적 영향 그리고 생물학적 다름으로 인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뭘 좋아하세요?” 혹은 “뭘 잘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답하기는 쉽지 않다. 사회에서 학습한 가치가 아닌 나만의 취미나 재주를 발굴하려 시도한 적이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라비칸트는 “고유 지식을 찾고 싶다면 내재된 호기심을 따라가라”고 말한다. 즉 학교가 시켜서, 부모님이 말해서, 유행 따라서가 아닌 내가 원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너는 커피 내릴 때 제일 행복해 보여”라 말해줬다면 브루잉이 고유 지식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웃길 때 짜릿하다면 코미디가 고유 지식일 수도 있다. 고유 지식을 발견한다면 지치지 않는 배움과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왜 그렇게까지 노력하세요?’라는 질문에 ‘좋아서요’라 답할 수 있다.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삶과 작별하고 내 일에 100%를 투자할 수 있다. 꿈같은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겪는 어려움은 고통보다 배움에 가깝다. 누구나 재능은 있다. 나에게 투자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 ### 책임 > _책임지지 않는다면 신뢰를 쌓을 수 없다. > Naval Ravikant_ 나에게 무슨 일이 적합한지 알았다면 괜찮은 기업이나 직무를 찾아보는 것이 우선일까? 고유 지식에 알맞은 직장을 찾을 수도 있지만 라비칸트는 “이름을 내걸고 창조하라”고 조언한다. 오너십을 가지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인풋과 아웃풋은 언제나 정비례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를 위해’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승부를 걸면 주인으로서 자산을 창조할 수 있다. 회사가 성공하면 대표가 가장 큰 혜택을 얻고, 영화가 상을 받으면 감독이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언제나 가장 큰 보상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름을 내세우는 자에게 돌아간다. 아르바이트생은 책임질 필요가 없다. 매출이 올라도 어차피 시급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분이 없다면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결국 사회는 주인으로서 일하는 사람을 우대하고 더 강력한 레버리지를 사용할 기회 또한 제공한다. ### 레버리지 > _부자 대 서민, 화이트칼라 대 블루칼라는 잊어야 한다. 이제는 레버리지가 있는 자 그리고 없는 자로 나뉜다. > Naval Ravikant_ 전통적인 레버리지로는 노동과 자본이 있다.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대규모 자금을 활용하여 자산을 만드는 방식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대로 인터넷이 가능케 한 코드와 미디어 두 레버리지는 노동력이나 대규모 자본을 요구하지 않는다. 와이파이와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든 효율적인 레버리지를 키울 수 있는 시대다. 베조스, 게이츠, 잡스 모두 코드를 이용하여 독보적인 자산을 만들었다. 뛰어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만큼 모든 영역에서 환영받는 사람은 없다. 라비칸트에 따르면 코드야말로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다. 만약 커피 브루잉이 고유 지식이라면 코드를 사용하여 커피에 관한 지식을 나누는 대화형 서비스를 책임지고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서비스가 반응이 좋다면 노동이나 자본 레버리지를 더해 더 큰 추진력을 줄 수도 있다. 코딩에 관심이 없다면?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유명 블로거나 유튜버는 그 어떤 전문직보다 더 큰 자산을 가지고 있다. 조회 수는 자고 있을 때도 올라간다. 1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은 어디에도 없다. 반대로 100만 명이 보는 글이나 영상은 어디에나 있다. 유튜버나 스트리머가 대형 방송사만큼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다. 이미 미디어 레버리지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 경제적 자유 삶은 개인전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여정은 결코 사회를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제로섬 게임,%EB%98%90%EB%8A%94%20%EA%B7%B8%20%EC%83%81%ED%83%9C%EB%A5%BC%20%EB%A7%90%ED%95%9C%EB%8B%A4.)이나 치열한 경쟁이 아니다. 어차피 모든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고유 지식, 책임, 레버리지를 이해하고 활용한다. 오로지 땀방울로는 부를 만들지 못한다. 방향을 신중하게 설정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취미를 천직으로 만들 때 부는 형성되기 시작한다.

나발 라비칸트 - ‘나발 형님'

!Image title > 그 누구도 나로서 경쟁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을 때 진정성을 가지고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 Naval Ravikant 순식간에 부자가 되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환상을 파는 글이 유행이다. 하지만 나발 라비칸트는 ‘성공을 향한 지름길’과 같은 콘텐츠는 독자가 아닌 작가를 부자로 만드는 함정이라 경고한다. 일론 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우린 이미 사이보그라 주장한다. 핸드폰은 이미 우리 손과 접착되었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 손 한쪽이 사라진 것과 같은 당혹감을 느낀다고. 세상 모든 정보와 기능이 손가락 끝에 머무는 시대에 성공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우리의 직업, 자산, 정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변화하는 사회를 꿰뚫어 보며 유유히 살아가는 어른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이때 라비칸트의 팟캐스트를 듣고 갈증이 해소됐고 인생에 멘토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제로섬 경쟁에서 벗어나 고유의 능력을 찾고 적합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던가. 어두컴컴한 미로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성공을 좇던 내가 이제는 손전등을 들고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인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라비칸트는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했고 그가 무료로 나눈 삶에 대한 지혜는 그를 철학자로 만들었다. 물질적 자산뿐 아니라 내면의 평화와 자유 그리고 행복까지 간파하는 라비칸트의 생각을 듣는 것이 어쩌면 이 시대 ‘성공을 향한 지름길’에 가장 가까울 수도 있겠다. 라비칸트를 ‘나발 형님’이라 칭하는 나에게 그의 생각을 다시 한번 글로 전하는 건 즐거운 놀이다. 내가 라비칸트가 하는 말에 몰두해 있는 지금 그가 말하는 부, 현명함, 행복에 관하여 3차례 연재할 예정이다. 그가 말하듯 “영감은 상하기 마련”이다.

영어 공부 앱 4가지 비교

영어 공부를 폰으로 하는 건 이제 놀랍지 않다. 이런 온라인 서비스가 실제로 추천할 만한지 1. 학습 효과 2. 편리함 두 가지 기준으로 주관적인 평가를 내려본다. ### 1. 링글 Ringle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mrzjEL7RXtk2vh3GUP_WeFPmhDk.PNG)2021년 신년 프로모션 진행 중인 가격 (40분 수업 기준) **학습효과: ★★★★** 링글은 가입하면 20분 무료 수업 체험을 제공한다. 튜터는 자동으로 배정되고 예습을 위해 글, 오디오, 토론 질문, 영상이 제공된다. 미리 수업 준비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해 둔 부분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배정받은 튜터와 20분가량 채식 트렌드와 시장에 관하여 zoom을 통해 이야기 나눴다. 시간이 비교적 짧다 보니 몇 마디 나누고 끝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튜터는 생각보다 많은 피드백을 줬다. 조금 아쉬운 건 대화가 미리 주어진 토론 질문을 통해 형성되다 보니 그다지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점이다. 끝날 때쯤에는 사람이 아닌 AI와 통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말을 많이 해야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아직 어렵다면 알맞은 서비스가 아닐 수 있다. 이미 영어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사람이 인터뷰나 발표 준비에 사용한다면 훌륭한 서비스일 것 같다. **편리함: ★★★** 링글은 스마트폰 앱보다는 웹 서비스에 가깝기 때문에 어플에 큰 신경을 안 쓸 수도 있다. 앱을 사용하다가 갑자기 꺼지거나 복습 파일이 제공이 안 되어서 웹으로 들어와 복습 파일을 확인해야 했다. 그래도 웹으로 보면 별다른 불편함 없이 대화 녹음 파일 그리고 튜터가 제공하는 노트를 볼 수 있었다. **총평**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서비스라 인상 깊었다. 예습 → 수업 → 복습으로 이루어지는 순서 또한 세심하고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튜터 별로 만족도에는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수업료 또한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무료로 20분 제공되는 수업을 들어보고 결제 여부는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기초 회화 연습보다는 인터뷰, 발표, 이력서 등 정확한 목표가 있는 사람에게 더 좋을 것 같다. ### 2. 스픽 Speak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JqnW0Y-pqDhK6b2SNZTWRhh2zQY.PNG)영어 말하기 훈련에 특화된 서비스 스픽 **학습효과: ★★★** 스픽은 스마트폰에 특화된 교육 영상 서비스다. 여러 수업을 들어봤는데 아쉬운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첫 번째로 기본적인 회화를 다루는 영상이다 보니 '이 정도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피드백은 AI가 전달하고 질문에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세심함이 부족한 서비스라 느껴졌다. **편리함: ★★★★** 모바일 앱에서 영상을 재생하거나 스피킹 연습하는데 불편한 점은 딱히 없었다. 그만큼 사용하기에 단순하고 편리한 디자인이었다. 큰 화면에서 보는 게 익숙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총평** 초보자 강의에 특화되어 있다. 한국어로 설명하는 몇몇 영상들은 강의 내용에 비해 길이가 길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이동 시간과 같이 '남는 시간'에 공부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 3. 케이크 Cake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gsTzVSkeRn-jK6r85sHc3K1IUMQ.PNG)가성비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학습효과: ★★★★** 무료 앱이라 사실 '얼마나 좋겠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써보고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 노래, 영화, 브이로그, 코미디, 인터뷰 등 유튜브에 있는 여러 콘텐츠를 자동 재생해주고 자막, 번역, 말하기 연습까지 제공한다.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보며 기본 회화뿐만 아니라 문법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다. 세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무료인데 그것까지 바라기는 어렵다. **편리함: ★★★★★** 앱에 들어가면 로그인 없이도 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다. 콘텐츠를 선택하면 주요 표현은 반복되고 연관 주제의 다른 영상은 자동 추천된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저절로 보이는 부분이 많아서 바로 학습 시작이 가능하다. **총평** 영어로 된 좋은 콘텐츠는 인터넷에 이미 많다. 의지만 있다면 유튜브나 구글을 통해 좋은 글, 대화, 표현을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콘텐츠 찾는 시간을 줄여주고 유용한 표현을 알려주는 교육 서비스가 바로 Cake다. 타 서비스 결제 금액이 부담스럽고 독학 의지만 있다면 좋은 선택이다. ### 4. 듀오링고 duolingo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jiQSMmo_nkmOT5uL50Paw5r9gbk.PNG) **학습효과: ★** 자동 변역 된 듯한 말투나 교과서적인 영어 표현을 가르쳐주는 서비스다. 무료라는 장점이 있지만 똑같이 무료인 케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편리함: ★★** 스픽이나 케이크에 비해 로딩 시간도 더 긴 편이고 제공되는 퀴즈 또한 반복적인 그림 맞추기 같은 느낌이다. **총평** 유명한 무료 앱이지만 굳이 이 서비스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토익 990점 받는 방법

2017년 1월 22일 처음으로 토익을 봤습니다. 문제집 한 번 풀어본 적 없었지만 시험장을 나올 때 단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습니다. 제 비법은 무엇일까요? 토익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비법입니다. 문제집을 보며 머리를 부여잡고 공부하지 않은 것이 '신의 한 수'입니다. 대신 영어로 책을 읽고 팟캐스트를 들었습니다. 기본 문법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매일 6시간씩 투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식 정답을 고르는데 1초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유학 갔다 온 사람이니까 당연히 토익 990점이 나와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 미국 유학을 시작한 저는 사실상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영어를 너무 못하니 당연히 친구가 없었고, 성격은 소심해서 매일 혼자 밥먹던 완전 아싸였습니다. 그랬던 저의 영어 실력이 빠르게 늘기 시작한 건 제가 문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Six Easy Pieces*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물리학을 설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인만이 뛰어난 물리학자라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영어 선생님은 문법을 어렵게 설명할까요? 물리학도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영문법도 당연히 간단히 학습이 가능해야 합니다. '현재분사의 형용사적 용법이라는 건 말이야'라고 시작하는 수업이 있다면 교실에서 당장 뛰쳐나와 제대로 된 수업을 찾아봐야 합니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mT4V1SvBpVJiigJcP4lpGHDyla8.jpg) 학생과 선생님은 하루종일 문법을 교정하며 토론해야 합니다. 즉 어떤 문장과 표현이 부자연스러운지 파악하고 피드백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회성 점수가 아닌 정확한 문법과 표현이 목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Be 동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Have + PP는요? 너무 쉽나요? 그런데 저는 많은 사람들이 Be 동사와 Have + PP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된다고요? 아래 2가지 예시를 보고 (1)과 (2)의 차이점이 바로 보이는지 살펴보세요. (1) I have traveled to many countries for 30 years. (2) I had traveled to many countries before the COVID-19 outbreak happened. 정답에 확신이 없다면 기본 문법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토익 990점을 이루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1) 기본 문법을 완벽히 이해하고 (2) 꾸준히 영어로 읽고 쓰고 이야기하며 (3) 정확한 피드백을 주는 선생님을 만나면 됩니다.

자기소개

“간단히 자기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자기소개가 필요한 자리에 가면 어색함을 느낀다. 나는 어떤 형용사와 명사로 알맞게 설명될 수 있을까. ‘강민석’이라는 인간이 28년 일생 무엇을 먹으며 어떠한 사람을 만나고 어떤 상황에서 웃고 울었는지 떠들어댈 무대는 없다. “미안합니다. 저도 저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눈을 지그시 감을 수도 없다.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께 여쭤보시죠”라며 공손히 핸드폰을 건네줄 수도 없다. “직접 분석해 보세요”라며 페이스북 데이터를 보내주며 부탁할 수도 없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언어는 한계가 명확하다. “나는 논리적인 사람이다”라고 주문을 외우는 사람도 감정적인 결정에 의지할 수 있다. “나는 자신감이 넘쳐난다”라고 악을 질러도 매일 밤 고민에 잠 못 이룰 수 있다. 언어는 속일 수 있지만, 행동은 묵묵히 증명한다. “Don’t tell, just show.”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고민할 때 교수님이 해주신 조언이다. 잘 쓰인 글은 억지 부리지 않는다. 그저 보여줄 뿐이다. 나는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위해 바꾸는 환경

대니얼 카너먼의 인터뷰에서 인상 깊게 남았던 말이 있다. “변화를 취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TV 위치를 바꿔야 할 것 같아” 은비가 제안했고 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TV만 보는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거실에 TV 대신 테이블 2개를 붙여 두는 게 현명했다. 거실이 넷플릭스를 위한 공간에서 독서나 일을 위한 장소로 바뀌자 자연스레 내면의 우선순위도 바뀌기 시작했다. 집뿐만 아니라 회사, 친구, 가족을 통해 다양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환경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냉철하게 검토할 여유가 필요하다. 귀찮다고 변화를 거부하고 잘못된 위치에 있는 물건을 옮기기 꺼리면 안 된다. 그래야 잊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무거워도 옮길 수 있는 물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찬물샤워

매일 아침 심호흡을 크게 10번 쉬고 수도꼭지를 거침없이 오른쪽으로 돌렸다. 이번 주부터 난 찬물 샤워하는 인간으로 거듭났다. 도대체 왜? 첫째, 나발 라비칸트와 팀 페리스가 찬물샤워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둘째, 눈을 반쯤 뜬 상태로 폰을 바라보며 일어나 따뜻한 물 속에서 멍 때리는 루틴이 싫기 때문이다. 셋째, 따뜻하고 편안한 환경만 추구하는 화초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윔 호프가 말하듯 차디찬 물이 몸에 시동을 걸어주면 정신이 또렷해졌다. 집중력이 올라갔고 졸린 정신을 깨우려 커피를 주입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익숙하고 편안한 결정만 내리면서 고정된 틀에 갇히면 안 된다. 찬물 샤워가 가져온 변화처럼. ‘굳이?’를 말하게 하는 행동이 만족을 줄 때도 있다고 믿어야 한다. 플라시보라 치부할 수도 있겠다. 뭐 어때. 어차피 난 내일도 찬물에 들어갈 예정이다.

道行之而成

“다들 똑같은 길로 가서 물에 빠지지 그럴 바엔 소매 걷고 내가 길을 만들지.” 재달 노래를 들으면 홀가분한 자유에 취한다. 주변에서 떠드는 말은 개무시하고 소리 지르며 질주하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모시고 행복하게 하는 일에만 몰두하며 살고 싶어진다. 답안지에 맞춰 삶을 풀어나가서는 안 된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뒤돌아보지 않는 인간으로 성장해야 한다. 道行之而成 길은 나아가야 만들어진다고 장자가 말했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단련해야 한다. 따뜻한 편안함에서 뛰쳐나와 곡괭이부터 들어야 한다. 누군가 가고 있는 길에 의문을 던질 때 명함이 아닌 고집과 습관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경쟁이 아닌 독점

“Competition is for losers.” *Zero to One*에서 돋보인 가장 묵직한 메시지. 경쟁이 아닌 독점을 노려야 한다는 피터 틸의 주장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지혜라 생각한다.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이 쉽게 무너지듯. 개인도 경쟁에 갇혀 고통받다 보면 쓰러지게 되지 않을까. 경쟁은 당연하지 않다. ‘무조건’이라는 말은 쓰는 사람은 무시하자. 시간을 투자하여 나만 아는 영역을 넓히고 그 안에서 꽃을 피워보자. 이왕 사는 거 진부한 게임이 아닌 내가 만든 진실한 게임에서 이겨보자.

선장은 멀미하지 않아요

“선장은 멀미하지 않아요.” 이 말이 마음 깊게 와닿았다. “아 저 새끼 저거”하며 급정거하는 택시에서, 답답한 공기로 가득 찬 사무실에 있으면 갑자기 머릿속이 흔들리고 눈앞은 흐릿해진다. 지긋지긋한 멀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선장이 되어야 한다. 운전대를 잡지 못하더라도 무섭게 질주하는 기사에게 소리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이라는 타이나닉에서 관광객이 아닌 키를 잡고 명령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올해 10월 10일 은비와 결혼하면서 여러 결정을 내렸다. 플래너 없이 식장, 답례품, 청첩장, 꽃, 의상, 식순, 사진·영상 작가님을 직접 찾거나 만들어서 진행했다. 은비와 나는 결혼식을 준비하며 선장이 되려 했고, 결과는 순항이었다. 머리는 아프지 않았고, 아름다운 순간은 더 깊게 남았다. 미숙하지만 선장으로 시작한 우리 둘에게 앞으로 멀미는 없다.

유학 가기 전 도움이 될만한 조언

중국에서 3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10년 유학생입니다. 어린 나이에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에게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는 내용만 추려서 전달합니다. 현재 유학 중인 중고등학생 그리고 대학교 교환학생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nwNolkexBrIqQtPxq_V_3jr2c9A.JPG) --- ### **1. 유학의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하자.** 단순히 영어 공부 혹은 ‘글로벌 인재’라는 목적을 가지고 유학이라는 거대한 결정을 내리는 실수는 피해야 합니다.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 걸까요?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여행할 때 편하려고? 취업 잘되려고? 주변 사람이 아닌 유학을 결정하는 본인이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지 100% 설득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세상이 너무나 영어 중심으로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수들 또한 한글이 아닌 영어로 논문을 쓰고, 기술적 지식은 영어로 전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 혁신, 소재 공학, 컴퓨터 코딩의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배우고 싶다면 영어는 그 무엇보다 유용합니다. 하지만 영어는 필수가 아닙니다. 영어 실력과 관계없이 행복한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막대한 금전적 투자와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희생에 대한 고민 없이 어린 나이에 외국에 남겨지는 건 어두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Kcm8poD6yRb-8bi4LVKLvH0Judg.JPG) --- ### **2.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영어는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할까요? 정말 1\~2년 정도 공부하면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질까요? 저는 아직 1\~2년 안에 기본 문법 및 회화 능력을 갖추는 유학생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5년 이상 유학을 해도 기본적인 문법조차 이해하지 못하며 영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국인 학생은 수십, 수백 명을 보았습니다. 언어 공부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영어 공부를 안 해도 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아직도 영화를 보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올 때가 있고, 책을 읽으면 단어를 찾아봐야 합니다. 단순히 미국인에게 장기간 둘러싸이면 마법과 같이 영어 습득이 이루어질 거로 생각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발상입니다. 1\~2년 정도 공부한 유학생 혹은 교환학생들이 하는 흔한 착각이 자신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자만입니다. 영어로 빅맥 세트를 자신 있게 주문하고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길 정도의 실력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외국인이 한국어로 국밥을 주문하고 길을 물어보면 한국어를 잘한다고 칭찬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회사에서 한국어로 일할 수 있을까요? 한국어로 글을 자유자재로 쓰며 의견을 표출할 수 있을까요? 진지하게 언어를 공부한다면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논문 수준의 글 독해 그리고 TED 프레젠테이션 정도의 언어 구사능력을 정상으로 바라보고 움직여야 합니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Zjd/image/rA59_FFhGUco008Eq3oRq-Hh-dE.jpg) --- ### **3. 외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자.** 영어를 못 하는 상태로 미국 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생들과 친해지는 것이 가능할까요?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같이할 수도 있고 악기를 연주하며 친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낯선 사람에게 어깨동무하며 “What’s up?”을 외칠 수 있는 학생이 아니라면 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드라마, 만화, 영화, 소설, 뉴스, 유튜브, 팟캐스트 등 재밌게 공부할 방법은 너무나 많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재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취미를 찾아야 합니다. 고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매일 10시간 이상 공부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체력과 정신 건강입니다. 어린 나이에 외로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어떤 자격증 취득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나를 지탱해줄 취미 혹은 운동 없이는 오랜 시간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라디오, 음악, 농구를 좋아해서 다양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영어 공부도 하고 등굣길에는 노래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 ### **부가적인 팁** 1\. 유학 가는 곳에 대하여 먼저 조사하고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기 전, 해당 도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가 무엇인지, 유명한 음식은 무엇인지 등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것과 무작정 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아는 분이 지역에 계신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저 같이 유학을 오래 한 사람은 많은 유학생들을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끼리는 결국 친구의 친구라는 말이 있지요). 저 같은 사람과 친분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3\. 결국 장기전입니다. 매일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에 유학을 가는 학생들은 결국 해외에서 대학까지 졸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공부하러 왔기 때문에 한국어 안 하고 한국인 한 명도 안 만나겠다는 선언이 도움이 될까요? 실제로 이런 학생도 본 적이 있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어디로 유학을 하러 가더라도 더 좋은 환경이라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믿는 더 나은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