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유학 가기 전 도움이 될만한 조언

중국에서 3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10년 유학생입니다. 어린 나이에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에게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는 내용만 추려서 전달합니다. 현재 유학 중인 중고등학생 그리고 대학교 교환학생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1. 유학의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하자.

단순히 영어 공부 혹은 ‘글로벌 인재’라는 목적을 가지고 유학이라는 거대한 결정을 내리는 실수는 피해야 합니다.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 걸까요?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여행할 때 편하려고? 취업 잘되려고? 주변 사람이 아닌 유학을 결정하는 본인이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지 100% 설득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세상이 너무나 영어 중심으로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수들 또한 한글이 아닌 영어로 논문을 쓰고, 기술적 지식은 영어로 전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 혁신, 소재 공학, 컴퓨터 코딩의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배우고 싶다면 영어는 그 무엇보다 유용합니다.

하지만 영어는 필수가 아닙니다. 영어 실력과 관계없이 행복한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막대한 금전적 투자와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희생에 대한 고민 없이 어린 나이에 외국에 남겨지는 건 어두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2.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영어는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할까요? 정말 1~2년 정도 공부하면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질까요? 저는 아직 1~2년 안에 기본 문법 및 회화 능력을 갖추는 유학생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5년 이상 유학을 해도 기본적인 문법조차 이해하지 못하며 영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국인 학생은 수십, 수백 명을 보았습니다.

언어 공부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영어 공부를 안 해도 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아직도 영화를 보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올 때가 있고, 책을 읽으면 단어를 찾아봐야 합니다. 단순히 미국인에게 장기간 둘러싸이면 마법과 같이 영어 습득이 이루어질 거로 생각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발상입니다.

1~2년 정도 공부한 유학생 혹은 교환학생들이 하는 흔한 착각이 자신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자만입니다. 영어로 빅맥 세트를 자신 있게 주문하고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길 정도의 실력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외국인이 한국어로 국밥을 주문하고 길을 물어보면 한국어를 잘한다고 칭찬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회사에서 한국어로 일할 수 있을까요? 한국어로 글을 자유자재로 쓰며 의견을 표출할 수 있을까요?

진지하게 언어를 공부한다면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논문 수준의 글 독해 그리고 TED 프레젠테이션 정도의 언어 구사능력을 정상으로 바라보고 움직여야 합니다.


3. 외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자.

영어를 못 하는 상태로 미국 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생들과 친해지는 것이 가능할까요?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같이할 수도 있고 악기를 연주하며 친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낯선 사람에게 어깨동무하며 “What’s up?”을 외칠 수 있는 학생이 아니라면 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드라마, 만화, 영화, 소설, 뉴스, 유튜브, 팟캐스트 등 재밌게 공부할 방법은 너무나 많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재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취미를 찾아야 합니다. 고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매일 10시간 이상 공부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체력과 정신 건강입니다. 어린 나이에 외로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어떤 자격증 취득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나를 지탱해줄 취미 혹은 운동 없이는 오랜 시간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라디오, 음악, 농구를 좋아해서 다양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영어 공부도 하고 등굣길에는 노래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부가적인 팁

1. 유학 가는 곳에 대하여 먼저 조사하고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기 전, 해당 도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가 무엇인지, 유명한 음식은 무엇인지 등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것과 무작정 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아는 분이 지역에 계신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저 같이 유학을 오래 한 사람은 많은 유학생들을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끼리는 결국 친구의 친구라는 말이 있지요). 저 같은 사람과 친분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3. 결국 장기전입니다. 매일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에 유학을 가는 학생들은 결국 해외에서 대학까지 졸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공부하러 왔기 때문에 한국어 안 하고 한국인 한 명도 안 만나겠다는 선언이 도움이 될까요? 실제로 이런 학생도 본 적이 있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어디로 유학을 하러 가더라도 더 좋은 환경이라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믿는 더 나은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