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사장 @치지레이지, 작가 @인터넷.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 청상추 4kg이 5만 9천 원이 되던 날. 우리는 상추를 따러 텃밭에 갔다.

밀가루, 채소, 식용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치지레이지는 낮은 판매 가격을 지킬 수 있을까? 2만 원 남짓하던 청상추 한 박스가 6만 원이 된 모습을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요동치는 시장을 쳐다보기만 하는 건 싫기 때문이다.

프로 서퍼는 높은 파도를 기대한다. 물가 상승이라는 파도를 타며 씽긋 웃는 사장이 어쩌면 진짜 프로가 아닐까. 불확실한 미래가 건네는 엿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 오래가는 가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게를 열고 처음 맞이한 물가 상승의 벽 앞에서 치지레이지가 고민 중인 대응법 4가지를 정리해본다. 이 시간을 현명하게 버티고 나면 멋진 굳은살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방법 1.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 모든 식재료 값이 같은 폭으로 오르는 건 아니다. 공급과 가격이 그나마 안정적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메뉴 조합을 찾아야 한다. 물론 새로운 메뉴는 마법처럼 뚝딱 나오지 않는다. 물가 걱정이 없을 때도 메뉴 실험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소스와 토핑 조합은 우리의 무기다. 시장에 맞춰 우리의 메뉴도 변화해야 한다.

방법 2. 직접 만들고 재배한다. 채소 가격은 너무 빠르게 올라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가격 변동 폭이 들쑥날쑥하기로 유명한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청상추, 루꼴라, 감자.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채소는 앞으로도 직접 재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사꾼이 되어야 음식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다.

빵과 치즈, 소스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의 판매 가격을 고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간과 정성으로 가격을 낮추는 단순한 전략은 계속해서 가져가야 한다.

방법 3. 남기지 않는다. 많이 파는 것만큼 남기지 않고 파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손님이 오실 거라 기대하는 건 좋지만, 희망만 가지고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가 버리게 되면 그만큼 손실이 커진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빵이나 피자가 남으면 저녁으로 먹고 밥값이라도 아끼자.

버리는 재료가 0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고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한다. 선입선출을 지키며 수요에 맞춰 반제품을 제조해야 한다. 모든 재료의 유통기한을 파악한 상태로 필요한 물품이나 재료가 있는지 매일 확인해야 하며 채소 같은 경우 오랜 기간 신선하도록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방법 4. 가격을 올린다. 모든 마트를 돌고 온라인 스토어를 뒤져도 좋은 가격의 식재료를 찾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추세가 더욱 장기화될 것 같다면?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과감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손님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자세한 내용을 미리 공지하고 가격에 합당한 수준으로 메뉴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생각 #치지레이지

모든 사람이 내가 추구하는 일이나 생각을 백 퍼센트 받아들이거나 좋아할 필요는 없다. 대다수가 나를 정말 싫어해도 소수의 사람에게 열정적인 지지를 받는 삶이 훨씬 더 '안티프래질'하다. Nassim Taleb

많은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라 말한다면 이미 다른 회사들이 하는 사업이다. 대부분 '안 좋은 생각'이라 말해도 내 생각에는 '좋은 아이디어'인 일을 해야 한다. Paul Graham

가게를 운영하면 여러 훈수를 마주하게 된다.

'장사는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거야.' '거기는 상권이 안 좋은데.' '이 상권에서 샌드위치는 잘 안 팔릴걸.' '샌드위치 말고 김밥 같은 걸 좀 팔아보지.' '영업시간을 늘려야 돈을 벌지.' '비건 메뉴만 팔지 말고 다른 것도 좀 팔아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CHEESYLAZY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소신과 내가 퇴사 후 제주로 이주하고 가게를 준비하면서 다듬어온 가치는 생각보다 더 견고하다.

우리는 유일한 가게가 되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다른 가게보다 더 많이 벌어서 얼른 '대박 가게'로 알려지는 것이 아니다. 소신과 나는 10년을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우리다운 공간,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손님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 실패하더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다. 내 월급이 최저임금의 반의반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고, 고수들이 구운 빵 사진을 보며 좌절할 때도 있다. '잘 하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어서 손님들이 적어주신 리뷰를 정독하기도 한다.

초심을 잊지 않고자 기록했던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며 각오를 새로이 한다. '작지만 오래가는 가게'를 만들겠다며 열정에 불타던 시절의 내가 쓴 글을 보다 보면 '내가 어찌 너를 실망시키겠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전 나를 배신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쓴 글을 보고 응원해준 사람들의 기대 또한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강씨와 고씨 고집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우리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생각 #치지레이지

손님은 맛있고 따뜻한 상태로 음식이 빠르게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환대(hospitality)를 추구한다면 손님이 당연하게 기대하는 가치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 Danny Myer

“음식 가격이 너무 싼 거 아니에요?”

손님에게 이런 말을 꽤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가격을 조금 높게 잡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출은 산소와 같다'는 말마따나 CHEESYLAZY가 이대로 살아남는 가게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2주 차인 우리에게 하루 매출은 가장 중요하지 않은 지표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오래가는 가게에 온 손님은 '또 오고 싶다' 생각하며 떠난다고 믿는다. 가게 운영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와 소신은 좋아하는 공간들이 가진 공통점을 떠올려보았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장님, 센스 있고 부담스럽지 않는 서비스, 가격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맛. 멋진 가게들은 항상 우리가 기대한 것 그 이상을 줬다. 돈을 지불했어도 되려 선물 받은 기분을 느낀 적도 있다.

CHEESYLAZY 역시 이런 가게가 되기를 꿈꾼다. 손님들이 샌드위치보다 더 큰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수많은 식당 속에서 굳이 이곳을 찾을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싶다. 반복적인 멘트로 손님을 대하는 대신 진정한 관계를 맺고, 음식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귀담아들을 것이다. 질문은 언제나 '어떻게 돈 벌까?'가 아닌 '우리가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건데?'라는 공격(?)이 들어올 수 있지만 걱정은 없다. 애초에 우리는 'Too Small to Fail'(실패하기엔 너무 작은)을 지향하는 팀이다. 고정비용을 최대한 낮게 잡았을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저조한 매출이나 물가 상승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튼튼한 기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

말은 거창해도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은 정말 많다. 그래도 마음을 다한다면 알아봐 주시는 손님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가격과 품질. 둘 다 잡기 위해 최대한 직접 만든다.

글을 쓰다 보면 멋있는 척을 하게 된다. 어떤 말을 해야 '있어 보일까' 고민하며 대충 아는 척하기도 한다.

이번 주 블로그에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면서 여러 주제를 떠올렸다. 처음엔 '좋은 빵을 굽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을 적어볼까 싶었다.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가게'에 대한 글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다룰만한 실전 지식이 나에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당연하게도 지금의 나에게는 빵을 논할 자격이 부족하다. 수십 년 일한 제빵사도 '빵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말한다. 직접 구운 빵을 판매해 본 경험, 꾸준히 대량 생산해 본 경험, 다양한 환경에서 품질을 유지해 본 경험.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실전에서 굴러보지 않고 어설프게 멋진 척 하고 싶지는 않다.

'평론가'는 훈수를 두지만 '행동가'는 현장에서 성과를 만든다. 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진정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음식점에게 배달은 필수라고 하지만 폐업만 19번 한 베테랑 사장님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이럴 땐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나는 언제나 '해본 사람'이 하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아직 '해본 사람'이 아니다. CHEESYLAZY는 지속 가능한 가게가 되기를 꿈꾸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된 시작을 앞두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마음은 차분하다. 끈덕지게 공부, 실험, 실천하며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나는 관객이 아닌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생각 #치지레이지

결혼과 창업

나는 소신의 남편이자 창업 파트너다. '공동 창업자는 결혼 상대와 같다'라는 말이 있으니 천생연분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부부라고 언제나 손발이 척척 맞는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환상의 복식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 업무적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나눈다.
  • 서로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효율적인 소통

상대방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소신이 나에게 가게 내부 조명에 관한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답할 의무가 있다. 질문에 답할 준비가 안 됐다면 “잘 모르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내가 조금 더 알아보고 알려줄게”라고 답해야 한다.

아내와 함께 일하면서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다 보니 오히려 눈치를 보게 됐고, 어쩔 때는 표정만 보고 감정이 상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섭섭함이 커졌다. 평소에는 싸울 일 없던 우리가 일만 하면 서로에게 삐지기 바빴다.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솔직하기로 했다. 솔직한 소통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빠르게 나누고 상대방의 상황에 정확히 공감해야 한다. 고민을 혼자서 해결하는 사람이 용기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용감한 것이다.

책임과 역할

창업을 결심했을 때 각자에게 잘 맞는 역할을 정했다. 나는 제품(웹사이트, 메뉴) 그리고 소신은 운영과 디자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험이 없었으니 추측에 따른 결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꽤 정확한 판단이었다.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역할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책임을 지자고 말해도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어떻게 칼같이 책임을 묻겠는가. 그러다 보니 제품 담당은 나지만 소신이 메뉴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달 전쯤, 우리는 '메(뉴)매(물)' 체제를 도입했다. 나는 메뉴를 도맡아 개발하고 소신은 가게 계약을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그 후 한 달 만에 우리는 상가를 계약했고 사이드 메뉴 레시피를 정했으며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했다.  '두 명밖에 없는데 그냥 서로 도우면서 일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두 명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바람직하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는 것도 각자 책임져야 할 역할이다.

높은 기준

고등학생 시절 테니스 팀에서 복식 선수로 뛰었을 때 나는 정말 많이 졌다(승률을 따지자면 30%도 안 됐을 것이다). 테니스를 좋아했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목표는 없었다. 게다가 단식 중심으로 편성된 팀이었기 때문에 복식 경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닥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의 복식 파트너 역시 나와 다를 바 없었다. 패배가 반복되어도 연습을 더 하자는 이야기가 없었고 가끔 연습에 빠지기도 했다. 경기에 지면 슬플 법도 한데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서로가 훈련에 100% 몰입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저 방관한 것이다.

만약 그때 둘 중 한 명이라도 '우리 다음에 꼭 이기자!'고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 환상의 복식조로 거듭나고 싶다면 최선을 다하기를 서로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요즘 소신은 꿈에서도 인테리어 도면을 수정한다. 이런 파트너와 함께 일하다 보면 절대 게으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도 꿈에서 바게트를 성형하는 지경에 이렀다.

좋은 부부, 창업 파트너, 팀의 본질은 같다. 파트너 덕분에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나는 소신 덕분에 더 나은 남편이자 사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환상의 부부 복식조다.

엄마가 찍어준 사진

#생각 #치지레이지

8년 전

수십 년간 아빠의 코안 깊숙한 곳에는 사랑니가 숨어 있었다. 숨쉬기 어려울 만큼 아빠를 힘들게 했지만 많은 의사가 이유를 찾지 못할 정도로 드문 문제였다.

아빠는 오랫동안 본인을 괴롭힌 치아를 뽑아내는 수술을 받고 나왔다. 아직 마취는 완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누가 봐도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아빠는 엄지를 들어 올리며 크게 웃었다. “민석아 너어무 개운하다.”

누워있는 아빠를 보며 미소를 지었지만 곧 눈물이 맺혔다.

4년 전

군대에 있을 때 아빠 간암 수술 소식을 들었다. 심장이 멈춘 듯 놀랐지만 실감은 나지는 않았다. 마치 내 본능이 아빠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막는 것만 같았다.

긴급 휴가 신청을 마치고 최대한 빠르게 아빠를 보러 갔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아빠의 팔은 야위어 있었다. 어릴 적 팔씨름으로 절대 이길 수 없던 아빠가 아니었다. 언제나 내 옆을 지킬 것만 같았던 아빠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전역도 못 한 아들은 “다 잘될 거예요”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긴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빠의 목소리는 반쯤 쉬어 있었다. 온몸에 힘이 없어 보였지만 나를 보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민석아 나가서 밥 먹고 와. 얼른.”

아빠는 이겨낼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아빠와 모악산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아빠는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면 항상 할머니들이 파는 쑥떡을 잔뜩 샀다. 그때는 다 먹지도 못할 걸 왜 사는 걸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때 아빠가 건네준 쑥떡이 너무나 그립다.

아빠는 또다시 큰 수술을 앞두고 있다. 지독한 암세포는 그 누구보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다. 울컥하는 마음을 숨기며 나는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라며 아빠를 위로했다.

내 결혼식에서 '오 솔레미오'를 열창했던 아빠는 이번에도 분명 이겨낼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수천 가지를 원해도 아픈 사람은 단 하나만 원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나는 건강하지만 빌고 싶은 소원은 하나뿐이다. 이 아들은 아직 아빠가 필요하다.

#생각 #아빠

북마크에 저장만 하고 쓰지 않는 툴이 아니다. 한번 쓰면 계속 찾게 되는 고마운 툴 친구들을 소개한다.

Wormhole

  • 무료로 10GB까지 쓸 수 있는 파일 공유 서비스. 파일이나 폴더를 선택하면 공유 링크를 생성할 수 있다. 빠르고 간편하며 End-to-end encryption(종단간 암호화) 덕분에 프라이버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Same Energy

  • 이미지 검색 서비스. 빠르게 여러 이미지를 살펴볼 수 있어 레퍼런스를 찾아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한글 지원은 안 되니 영어로 검색해야 한다.

Two Color Combinations

  • 색상 조합을 고민할 때 사용하면 좋을 툴. 조화로운 2가지 색 예시를 많이 보여준다.

Colour Contrast Checker

  • 2가지 색을 지정해서 색의 대비를 비교하게 해준다. 크롬 익스텐션이 있어서 웹페이지 디자인할 때 사용하기 좋다.

Feather Icons

  • 웹에 필요한 심플한 아이콘을 오픈 소스로 제공한다.

Squoosh

  • 이미지 압축이나 변환에 사용하는 심플하지만 유용한 서비스.

Remove.bg

  • 이미지 배경 제거할 때 사용한다. 업로드만 하면 자동으로 배경을 없애준다.

iloveimg

  • 워터마크 넣기, 파일 변환, 크기 바꾸기 등 이미지 관련한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툴. 나 같은 경우 여러 이미지 사이즈를 한꺼번에 바꿀 때 사용한다.

Cleanup.pictures

  • 사진에서 지우고 싶은 물건이나 텍스트가 있을 때 사용한다. 원하는 부분만 칠하면 감쪽같이 지워준다.

Edit Photo

  • 간단한 이미지 수정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좋다. 웬만한 기능은 다 있고 광고가 없어서 편리하다.

Unhook

  •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탐색'이나 '인기' 영상 피드를 없애는데 사용한다.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댓글 창이나 보관함도 지울 수 있다.

Kaizen Flow

  • 정신 집중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집중에 도움이 되는 요상한 소리 혹은 lo-fi 음악을 선택해서 25분씩 들을 수 있다.

Moodly

  • 집중이나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소리(빗소리, 모닥불 소리, 백색 소음, 종소리 등)를 조합해서 들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종소리에 바람 소리를 섞어서 듣는 걸 좋아한다. 🔔🍃

#제품

우주선 이론

지구 멸망 하루 전 정부는 공식으로 발표한다. “새로운 행성을 향해 탈출하는 우주선에 딱 100명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모든 국민에게는 본인이 갖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30초가 주어집니다.”

우선 문명을 건설하는 험난한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기술이 무엇일지 알아야 한다. 유명세나 재산은 아무 의미 없다. 농업, 공학, 의학, 과학, 예술. 어떻게든 현대 사회에 빼놓을 수 없는 기술과 나를 엮어야 한다.

흠.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벌써 내 차례다. 나에게 주어진 30초 안에 뭐라도 말해야 한다.

“아... 네. 저는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준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빵이나 요리 가능합니다.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쓰고요. 마케팅, 사업 개발, 카피라이팅 업무 경험 있습니다.”

다음 날 정부는 나를 두고 지구를 떠난다.

열정 대신 기술

누구나 직업을 얻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반면에 어떤 기술이 정말 가치 있는지 심사숙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까지도 기술자가 아닌 소비자로 살았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내 '열정'이 어딨나 여기저기 찔러보기 바빴다.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일' 대신 '쓸모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단순히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내 일이 경제적 자유뿐 아니라 삶의 의미 또한 충족할 수 있는지 고민했어야 했다.

열정은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다.

쓸모 있는 기술

'쓸모 있는 기술'을 정의할 수 있을까?

레너드 E. 리드 (Leonard E. Read)가 I, Pencil에서 말하듯 그 누구도 혼자서는 연필 한 자루 조차 만들 수 없는 세상이다. 마트나 쿠팡에서 완성품을 구매하는 건 너무나 쉽지만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물건을 사고 버리는 일상에 익숙해지는 동안 수많은 기술적 지식이 마법처럼 생소해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쓸모 있는 기술'을 정의할 수는 없다. 기술은 세계화 및 세분화됐고, 많은 직업이 자동화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진다. 정신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쓸모 있는 기술'을 찾고 싶다면 여러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내 기술은...

  • 누구나 몇 달 안에 터득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가? ⇒ 업무가 매뉴얼 한 권으로 정리될 수 있다면 신기술로 대체될 확률이 높다.
  • 감정적, 사회적 경험을 필요로 하는가? => 기계나 코드가 따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인 기술이어야 한다.
  • 내가 아닌 상사나 회사를 위해 쓰이는가? ⇒ 보조가 주요 임무라면 내 기술은 다른 사람의 생산성을 위해 존재한다.
  • 단 한 가지 직업에만 쓰이는가? ⇒ 쓸만한 기술이 있다면 지금 당장 망하거나 잘려도 다른 일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 실제로 많은 사람을 도우며 사회에 부가 가치를 만드는가? ⇒ 내가 일을 멈추면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전문가 대신 기술자

질문을 마치고도 내가 '쓸모 있는 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불안할 이유가 없다. 다른 사람보다 배우는 속도가 느려도 상관없다. 매일 학교에 등교하듯 멈추지 않고 시간을 투자해서 꾸준히 성장하기만 하면 된다.

죽기 전 직업 때문에 후회할 여지를 남겨두고 싶지 않다. 10년 안에는 '우주선'에 한자리 차지할 만큼 뛰어난 기술자로 거듭나기로 마음먹어 본다.

#생각 #진로 #기술

대선 중독에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

  • 눈뜨면 일단 대선 뉴스부터 찾아본다.
  • 후보의 논란과 혐의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한다.
  • 불만족스러운 대선 과정을 보며 무력감을 느낀다.
  • ‘내 후보’가 당선 되도록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고 믿는다.
  • 오직 ‘누구 뽑는지’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3월 9일이 다가올수록 대선 중독은 심해진다. 시끄러운 노래와 함성 소리는 이중창을 뚫고 들어오고, ‘아무리 그래도 나라를 위한다면 이 사람을 뽑아야지’라는 헛된 훈수는 여기저기서 메아리친다.

정확한 정보를 아는 상태로 투표하는 건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뉴스가 논란을 의미하는 시대에 후보 지지율을 매일 3번씩 검색하는 일상이 평화롭기는 어렵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파민을 쥐어짜는 습관은 결국 정신을 파괴한다.

지독한 대선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먼저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 아쉽지만 나에게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은 없다.
  • 51%가 승리하는 게임에서 모든 참가자가 만족할 수는 없다.
  • 정치가 아무리 중요해도 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없고, 대통령 권한이 아무리 강력해도 내 문제를 전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선거에 대한 환상을 버릴 수 있다면 대선 결과를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쏟아지는 논란 대신 생산적인 습관에 집중하여 원하는 변화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이번 대선의 진정한 승자는 ‘중독되지 않은 자’다.

다음에는 누가 감옥에 갈지, 정치인이 말하는 ‘국민’이 대체 누구인지 깊게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실시간 정보에 중독된 삶은 성장하는 삶이 아니다. 대선이 끝나도 내 삶은 멈추지 않는다.

#생각 #정치

진짜 주인이 되는 길

나는 주인의 고유한 취향이 느껴지는 장소를 좋아한다. 그래서 CHEESYLAZY 블로그 역시 소신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되기를 원했다.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네이버나 브런치 같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면 노출이 쉽지 않고, 호스팅 비용이 든다는 문제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자유가 더 중요하다 믿었다.

블로그를 만드는 건 우리가 추구하는 'Hard choices, easy life' 정신에도 잘 맞는 선택이었다. 온라인에서도 집주인 허락 없이 못 하나 박지 못하는 세입자가 되기는 싫었다. 우리 블로그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짜 주인'이 되어야만 했다.

CHEESYLAZY 블로그를 소개합니다

블로그 첫 삽을 뜬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가게에서 파는 음식만큼 블로그에도 우리만의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단한 기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CHEESYLAZY 블로그를 뽐내보려 한다.

1️⃣ 좋은 웹사이트의 필수 조건은 '빠른 속도'다. 로딩 속도가 느린 화면만큼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게 하는 건 없다.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빠른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다.

최근 성능을 개선하면서 속도가 훨씬 좋아졌다.

2️⃣ 우리는 방문자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한다. 블로그에 광고, 스팸, 추적은 없다. 오직 좋은 글을 쓰고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댓글 기능을 위해 트래커가 있는 Disqus 대신 Commento를 사용했다. 모든 댓글은 익명으로 저장된다.

몇 명이 들어와서 무엇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3️⃣ 메뉴가 단순한 식당처럼 블로그 카테고리를 4가지 (가게, 레시피, 편지, 소개)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4️⃣ 레시피를 한 눈에 보고 쉽게 저장할 수 있도록 카드 기능을 사용했다.

채수 레시피 카드

직접 만드는 이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이유 없이 계정 정지를 당해서 당황하기도 했고, 트래픽이 갑자기 증가해서 서버가 다운되는 날도 있었다 (아쉽게도 방문자 수가 많아서 생긴 문제는 아니었다. 이후 보안 설정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직접 만든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 설비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직접 구운 빵과 소스로 요리하면 손님에게 음식을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도메인이기 때문에 더 좋은 글, 기능,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다.

그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cheesylazy.com를 통해 직접 다가간다. 누가 뭐래도 유용한 정보와 솔직한 메시지를 무기 삼아 오랫동안 CHEESYLAZY만의 이야기를 쌓아갈 것이다.


+ CHEESYLAZY 블로그에 쓰이는 서비스

  • Ghost ⇒ 오픈 소스 콘텐츠 관리 시스템 (Headless CMS). 우리 블로그는 Ghost에서 제공하는 Casper 테마 디자인을 변형해서 쓰고 있다.
  • Digital Ocean ⇒ Ghost를 호스팅하기 위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매달 $5 저렴한 가격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다.
  • Commento ⇒ 댓글 기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Ghost와 같이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직접 호스팅하여 사용할 수 있다.
  • Namecheap => 도메인 등록 및 관리.
  • Mailgun ⇒ Ghost와 연동 가능한 뉴스레터 API.
  • Squoosh ⇒ 이미지 용량 압축 프로그램.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이미지를 WebP로 변환할 때 사용한다.

#제품 #치지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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