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현수막이 싫다. 누구 손자가 서울대를 갔는지, 행시 합격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다. 인사조차 나눈 적 없는 정치인의 명절 인사, 뭐가 됐든 ‘국민은 분노한다!’는 정당 현수막, 갓 신내림 받은 무당 광고. 모두 안 보고 살면 참 좋겠다. 우린 왜 기분 좋게 산책하러 나가서 현수막 20개를 보고 와야 할까. 그것도 전부 다 본인만을 위한 자랑 아니면 비판인데.
아, 현수막 없는 동네에 살고 싶다. 왜 이토록 현수막으로 무언가 내세우고 싶어 할까. 내 손녀가 의대를 갔다면, 내가 지역구 선거에 당선이 됐다면, 내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불만이 있다면, 길어야 한 달 뒤면 쓰레기가 될 현수막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개인적으로 축하를, 정치를, 개혁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내 뿌듯함과 분노를 세상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한다는 자기중심적 마음이 당연해지지 않길 바란다. 현수막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