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비키
전광판에서 반복 재생되고 있는 경찰청 홍보 영상을 봤다. “음주운전 신고도 하고, 포상금도 받고.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또 유행어가 생겼구나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럭키비키’라는 단어는 이제 어디서든 보이고 들리는 유령이 되었다.
우리나라만큼 유행어가 온 국가를 휩쓰는 곳이 또 있을까. 음식, 패션, 음악, 미술, 문학까지 유행을 따라간다지만, 언어마저 유행을 따라간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럭키비키’의 신선함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대만 카스테라나 흑당 버블티처럼 아득한 기억 너머로 잊혀질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시청률 50%가 가능했던 시절은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똑같은 콘텐츠를 보며 사는 것만 같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영상, 글, 오디오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우리는 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사진을 찍고, 같은 단어를 내뱉는 데 재미를 느낄까. 인간은 본래 남들과 다르길 바라던 존재가 아니었나.
신상을 입고, 신상 카페에서, 시그니처 커피를 들고 신상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자. 신상 단어를 버무린 스토리에 더 많은 ‘좋아요’가 달리길 기대해 보자. 치열하게 기다리자. 공허함이 채워질 때까지. 삶의 의미가 떠오를 때까지. 빌어먹을 열등감이 지워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