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람, 특별한 공간
손님이 없을 때 가게 밖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 오늘 손님이 없는 건 놀랍지 않지. 불경기에 외식을 줄이는 건 당연하고, 마음에 드는 식당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는 일은 드무니까.
하지만 변명에 안주하며 썰렁한 가게를 지켜볼 수는 없다.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치지레이지를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공간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 아내와 마르세유를 여행하다가 들렀던 식당 Chez Nous가 떠오른다. 서비스를 담당하던 사장님은 우리를 10년 만에 만난 자식들처럼 반겨주었다. 돌이켜보면 음식과 인테리어는 평범했지만, 그 어느 곳보다 Chez Nous에서 보냈던 시간은 소중하게 느껴진다. 말도 통하지 않는 사장님과 깔깔 웃었던 추억이 여행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Chez Nous 사장님처럼 우리도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언젠가 유명 셰프나 브랜딩 전문가가 새로운 비건 샌드위치 가게를 열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치지레이지가 내세울 수 있는 건 화려한 음식이나 공간이 아니다. 치지레이지가 가진 고유한 강점은 결국 ‘사람’이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강단과 소신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면 언제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이 사람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고유함이 담겨있고, 누군가는 그 특별함을 알아본다. 나는 발행 버튼을 누를 때 두려운 마음이 들 정도로 솔직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쓴 글에 뜻깊은 답변을 받을 때, 내 삶이 가치 있음을 느낀다.
인테리어나 메뉴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게의 독창성은 결국 사람이 좌우한다. 의심하지 말고 일단 창작하자. 특별한 가게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