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간단히 자기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자기소개가 필요한 자리에 가면 어색함을 느낀다. 나는 어떤 형용사와 명사로 알맞게 설명될 수 있을까.

‘강민석’이라는 인간이 28년 일생 무엇을 먹으며 어떠한 사람을 만나고 어떤 상황에서 웃고 울었는지 떠들어댈 무대는 없다.

“미안합니다. 저도 저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눈을 지그시 감을 수도 없다.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께 여쭤보시죠”라며 공손히 핸드폰을 건네줄 수도 없다. “직접 분석해 보세요”라며 페이스북 데이터를 보내주며 부탁할 수도 없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언어는 한계가 명확하다. “나는 논리적인 사람이다”라고 주문을 외우는 사람도 감정적인 결정에 의지할 수 있다. “나는 자신감이 넘쳐난다”라고 악을 질러도 매일 밤 고민에 잠 못 이룰 수 있다.

언어는 속일 수 있지만, 행동은 묵묵히 증명한다.

“Don’t tell, just show.”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고민할 때 교수님이 해주신 조언이다.

잘 쓰인 글은 억지 부리지 않는다. 그저 보여줄 뿐이다.

나는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