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유학 가서 멘탈 관리하는 방법

중학생 시절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남경 공항에 도착했을 때를 기억한다. 꿈같은 현실에 얼떨떨했지만 우울하거나 무섭지는 않았다. 방을 함께 썼던 초등학생 친구가 ‘엄마 보고 싶다’ 울기 시작했을 때도 조용히 위로해줬으니까.

새로운 언어, 환경, 사람, 지식을 위해 떠나는 20만 명 이상의 한국인 유학생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비싼 학비를 못 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차별과 외로움에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유학을 떠나기 전 어떤 기대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

1성공이 아닌 실패를 노리자.

영어를 못하는데 무작정 미국에 있는 학교를 간다고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처럼 말하고 쓸 수는 없다. 내가 영어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모두가 웃으며 천천히 말해주는 것 또한 아니다.

‘Walk’를 ‘Work’로 발음해서 쪽팔릴 때도 있을 것이고,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상대방의 어색한 웃음이 좌절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대부분 반복되는 시도와 실패다. ‘C’를 받은 에세이에 남겨진 피드백을 볼 때 가장 많은 배움을 얻게 되고 덜덜 떨었던 프레젠테이션을 마치면 자신감을 얻게 된다.

유학을 결정했다면 당신은 이미 용감한 사람이다. 편안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러 가는 선택은 당연하지만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이 아닌 실패하러 간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하자.

2.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

10년 유학을 하고 후회되는 건 더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려워서 대학 시절 해보고 싶었던 학교 신문부에 들어가지 않았고, 친구가 가자고 했던 로드트립도 거부했다. 새로운 환경, 사람, 경험을 겪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겨도 익숙함이 편안했기에 도전하지 않았다.

낯선 환경은 도전하기에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구글맵은 꺼버리고 아무 방향으로 걸어보자는 마음을 가지자. 저글링, 연극, 아카펠라, 퀴디치, 수구, 무용 뭐가 됐던 일단 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시험 점수는 개나 줘버리고 일단 경험을 쫓자**.**

3. 내가 먼저 마음을 열자.

유학을 간다면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학생 모임만 갈 필요가 있나. 아시안 학생 모임이나 국제 학생 모임도 가보면 된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면? 내가 선생님이 되어주면 된다.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만 맞으면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누군가 먼저 다가올 거라는 기대하지 말자. 별생각 없이 인사하고 활짝 웃으면 된다. 농구를 좋아하면 농구장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 애니메 클럽으로, 게임을 좋아하면 비디오 게임 클럽으로. 직접 문 열고 당당하게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