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한국인의 가래침

카아아악 퉤! 쿠우우욱 퉤! 커억커억 퉤!

집에서 사무실까지 걷는 거리 약 1.3km. 15분 정도 걸으면서 가래침 뱉는 광경을 평균 5~10번 본다. 하루는 옹기종기 모여 신종 새 마냥 쿠욱쿠욱 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바닥에 흥건한 침을 봤다. ‘아 제발 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부터 노인까지. 누가 봐도 더러운데 왜 당당하게 뱉는 것일지 궁금했다.

담배 피운다고 침을 뱉어야 하는 건 아니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새로운 중대장이 생활관 앞 파고다(흡연장) 바닥에 침이 떡칠이 되어 있는 걸 보고 흡연자가 침 뱉는 걸 금지한 적이 있다. “제발 깨끗하게 좀 살자”는 길고 긴 설교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말을 듣지 않으면 파고다를 폐쇄하겠다는 경고가 강력했다. 단순한 지침과 페널티. 일주일간 반복된 폐쇄와 개방. 결국 파고다 바닥은 일주일 만에 침 청정구역이 됐다.

담배 피우며 침을 뱉어대는 K-문화의 원인에 다양한 썰이 있다. 설문조사를 하면 ‘침에 섞이는 유해 물질을 삼키기 싫기 때문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도 있다. 그런데 ‘침 뱉는 것이 멋있다고 착각에 빠져 살다가 결국 습관이 됐다’는 게 사실 아닌가.

결국 개가 영역 표시를 위해 오줌을 싸듯, 어떻게든 ‘내가 여기에 있어요!’를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가래를 끌어와 뱉는 걸로 보인다. 다른 사람이 더럽다고 생각하든 말든 ‘난 멋있어’라는 최면 속에서 없는 가래까지 끌어와 뱉는 거다.

한국인의 폐 구조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 매연도 황사도 날아다니는 가래침 현상의 원인이 아니다. 침을 정말 뱉고 싶다면 피해주지 말고 조용히 처리하면 어떨까. 인간답게 생각하고 선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