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여행
만들기는 재밌어! 친구들과 함께 상해에 다녀왔다.
- 상해 3대 관광지(마음대로 정했음) 와이탄, 예원, 티엔즈팡을 가지 않았다. 그 대신 책이 있는 공간을 정말 많이 갔다.
-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여행하는 게 정말 즐겁다. 아트북스토어에서 눈 돌아가는 사람들과 책방, 카페, 미술관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참 좋았다.
- 약 20년 전, 1년이 넘도록 살았던 도시인데, 오랜만에 오니 또 낯설었다. 나무가 이렇게 컸었나. 공원이 이렇게 많았었나. 3박4일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제주에서 가는 직항이 있으니 종종 가고 싶다. 책 관련한 행사가 있을 때 가면 더 좋을 것 같고. 일단 물가 부담이 덜해서 다행이다.
- 자전거를 많이 탔다. 알리페이로 ‘할로’ 자전거를 빌려서 시내를 누볐다. 양쪽으로 큰 나무들이 만든 초록색 그늘 아래로 한적한 거리를 건너는 순간 짜릿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어디든 자전거 도로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좋다니. 자전거를 타고 어마어마한 교차로에서 크게 좌회전을 하는데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이 마음이 콩닥거렸다.
- 빌딩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좋은 기운을 받는다. 대도시에서 사는 건 어렵지만, 건축물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이 겸허해진다고 해야 하나.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새롭게 짓고 있는 건물이 정말 많았다. 강가에 짓는 큰 건물은 AI 연구를 위한 건물이라고 했다. 중국은 AI 시대라는 것을 눈으로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 궈티에나 양꼬치도 맛있었지만, 윈난 음식이 특히나 맛있었다. 다음에 중국에 가면 윈난 식당을 더 가봐야겠다. 태국 음식과 중국 음식의 중간 지점이라고 해야 하나. 입맛에 잘 맞았다.
- 3박에 7만 원이었던 유스호스텔은 사진과 다르게 청결하지 않았다. 내가 알아봐서 다 같이 예약했던 곳이라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사진에서는 하얀 조명 아래 모든 것이 깨끗했는데, 아마 처음 문 열었을 때 찍었던 사진인가 보다. 지금은 관리가 너무 안 되어 여기저기가 정말 더러웠다. 조금만 관리해도 좋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저렴했다...
- 좋은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 한 잔이 6,500원 정도다. 비싼 동네에서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가 8,000원까지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만두 8개가 2,000원인 도시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니 커피값이 더 비싸게 느껴졌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사치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물가다.
- 부자 동네에 가서 걷다 보면 보이는 강아지들이 다 품종견이다. 공원이 많고 어디든 쓰레기통이 있어서 강아지와 산책하기 정말 좋아 보인다.
-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디서든 담배를 핀다. 식당 안에 “담배는 밖에서 피우세요”라는 말이 크게 적혀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 한 공원에 있는 새롭게 지은 듯한 공공화장실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고, 화장실 대시보드를 통해 온도, 사용 여부, 습도 등 별의별 정보도 보여주고 있었다. 엄청 깨끗했는데, 이렇게 신경 써서 운영하는 화장실이 있는 반면... 마트 화장실이나 몇몇 식당의 화장실은... 노코멘트...
- 상해에서 아트북을 계속 보다 보니, 책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았다. 아직도 생각 중이다.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글과 종이라는 뻔한 형식에서 벗어나 메시지 전달 방법이 혁신적인 책. 그런 책들이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픽, 내지, 폰트 무엇이든 디자인적인 요소에서 다름을 증명할 수 있는 책. 그런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