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s

Streetsnaps: 비프리 & 허키 시바세키

또 다른 수록곡, ‘힙합의 학생’엔 비프리가 택시 운전사로 활동하며 겪은 이야기가 담겼어요. 과거 비프리는 사람들이 있는 현장에 뛰어들고자 택시 운전사를 하게 됐다고 말한 적이 있잖아요. 그 도전의 결과는 어땠나요?

비프리: 후… 취객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좋은 일보단 안 좋은 일들이 훨씬 많았어요. 돈도 사실상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는데, 이 일 하는 사람들 참 힘들겠다 싶었죠. 그리고 또 소주가 대한민국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술 중엔 소주가 제일 저렴하잖아요. 공장에서 기계적으로 빨리 뽑아내서 사람들을 쉽게 취하게 하는 술이죠. 소주는 저희 사회를 망가트리는 또 다른 형태의 마약이에요. 이와 비슷하게 대기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여왔고 그걸로 얼마나 많은 이득을 봤는지 생각해 봐야 해요.

나는 너무 선망한다

순수한 감탄이 안도감을 남긴다. 닮으려고 하기보다는 그런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을 갖고 싶다. 그들이 채우고 남은 빈자리에 내가 끼어들 수 있는 어떤 자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달라서 모두 다른 자리를 가질 수 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옮기고 나서 (1979년 봄 정현종)

이 책은 너무 있기 때문에 있는 흔적조차 없다. 하지만 너무라는 건 틀린 말이다. 이 책은 그냥 있다. 이것은 책이 아니다.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어떤 것이다.

이 책은 읽을 게 아니라 물처럼 마실 일이다. 아니, 우리는 이 책을 숨쉰다. 이 책이 숨이므로.

내가 이 책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처음 만난 것은 1975년 봄 외국의 한 책방에서였다. 오래간만에 겪는 발견이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정말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서 완전한 변화 —부분적인 변화가 아니다— 즉 내적 혁명을 강조한다. 그러려면 '과거에 대해서 죽어야'한다. 어제(즉 아는것)에 대해 죽어야 오늘이 있고, 매순간 죽어야 매순간 산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시간이 가면 나도 뭔가 달라지겠지 ... 해서는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당장, 즉각적으로만 달라질 수 있다.

...

이 책의 번역을 시작하면서 나는 발행인에게 이런 농담을 했다. 혼자 구원 받을까 하다가 혼자 받는 구원은 구원이 아니므로 번역을 하기로 했다고. 또 이런 말도 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 이 세상이 한결 더 살 만하지 않을까 싶다고. 물론 이것은 번역한 자가 하는 말이지, 이 책은 그따위 말을 결코 하는 법이 없다. 이 책은 지금도 계속 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책이 있다. 읽으면서 우리가 읽고 있는 건지 스스로 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책이 있다. 뱃속이 맞는 책, 지금 계속 씌어지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