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잘한다는 것
어제 군산공항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부디 멀미 없이 도착할 수 있길’ 속으로 기도했지만, 현실은 처참했다.
끊임없는 급발진, 급정거, 끼어들기, 과속. 한숨이 절로 나오며 ‘이러다 토하겠다’ 지경까지 갔다.
“기사님, 저희가 멀미를 심하게 해서요. 조금 천천히 가주실 수 있나요? 죄송합니다.” 참다 참다 당부의 말을 건넸지만, 변화는 없었다.
택시기사가 나를 납치한 것도 아닌데, 눈치를 봐야 하다니. 나는 트렁크에 실린 짐짝처럼 목에 힘을 잔뜩 준 채 머리를 앞뒤로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제발 빨리 도착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약 40분을 견뎠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탔을 때 운전을 잘하는 기사님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고삐가 풀린 듯 질주하는 택시는 수없이 타봤지만, 나를 손님으로 배려하며 편안하고 안전하게 주행하는 택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회장님 모시듯 운전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빵빵거리며 아등바등 옆 차선으로 끼어들고, 엑셀-브레이크-엑셀-브레이크를 탭댄스 추듯 밟는다고 운전 베테랑이 되는 건 아니다. 그 반대가 정상 아닌가?
버스나 택시를 탄다고 하면 불친절이나 멀미부터 떠오르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손님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분들이 더 잘될 수 있는 환경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는 짐짝이 아닌 손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