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 않다

월급 1300에 보좌관 9명 두고 활동비 따로 명절 보너스 따로 챙기며 오마카세 처먹고 비즈니스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은 당연하지 않다.

정치질로 공천만 받으면 국민을 대표하는 멍청한 시스템, 선거철에 거짓 약속을 남발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파렴치함, 당선만 되면 세금으로 지은 펜트하우스에 들어가 왕 노릇을 하는 관행은 당연하지 않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우리는 그들이 지키지도 않을 휴지조각 공약을 읽으며 1번 아니면 2번을 선택하는 짓거리를 반복할 것이 뻔하다. ‘이번에는 뭔가 다르겠지’ 희망에 부풀었다 ‘역시나 또 당했다’며 답답한 가슴을 두들기고 자책할 것이다.

할아버지들이 수십 년간 잔치를 여는 와중에 젊은 세대는 희망을 잃었다. 재벌 국가에서도 서민에게 기회가 생기겠지. 부동산 투자에 돌아버린 사회에서도 집값이 정상적인 날이 오겠지. 본인 자식들 미국으로 이민 보내는 와중에도 우리나라 미래는 챙기겠지. 두손이 닳도록 기도해도 변화가 생기던가. 아파트는 늙었다며 잘도 부수고 새롭게 지으면서 지들이 만든 궁궐은 요새로 만들어버린 지 오래다.

온 세상이 자기 위주라는 착각에 빠진 왕병 중증 환자들이 나라를 구슬리는 동안 젊은 세대는 나라를 떠나고자 발악한다. 주지도 않을 연금으로 삥을 뜯어가는데,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군인과 공무원을 등신 취급하는데, 조이기 댄스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마음에 안 들면 입을 쳐막고 처단하겠다는데. 어떤 멍청이가 이 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장담할까. 육체가 떠날 수 없다면 돈이라도 해외로 옮겨야 억울함이 덜하다. 부패한 나라에 투자해봤자 호구 취급당하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회사의 주인은 주주가 아닌 재벌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아닌 관료다.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바뀌지 않는다면 발전은 없다. 받아들이고 살든지, 떠나든지, 둘 중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