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중국

나-이야기-무대 첫 워크숍에서 쓴 글.

17년 전. 중학교 1학년. 9월 22일. 민지누나 생일 다음 날이었다. 중요한 날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이 9월 22일이라는 걸 까먹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남경공항에 도착했다. 온통 중국어다. “주차장으로 버스를 타러 가자,” 선생님은 말했다. 밖은 어두워지는 중.

내 여행 가방은 덜컹거렸다. 콘크리트 바닥이 모났구나. 어깨가 출렁였다. 배가 고팠다. 퀴퀴한 회색빛 버스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하이안까지는 한 3-4시간 걸릴 거야,” 선생님은 말했다.

가는 길 내내 창밖을 쳐다봤다. 무엇이 밖에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이미 어두컴컴했다. 최종 목적지인 하이안에 가까워질수록 더욱더 깜깜해졌다. 차 소리는 적어지고 건물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덜그럭덜그럭 여행 가방을 끌고 기숙사로 들어갔다. 물비린내가 났다. 내 방에는 침대가 두 개, 전화기 하나, 화장실도 하나 있었다. 같은 방을 쓰게 된 동생 종호는 울고 있었다. “나 엄마 보고 싶어요.” 종호는 왜 나와 같이 중국에 오게 됐을까? 끝내 물어보지 못했다.

엄마에게 전화하며 엉엉 우는 종호의 등을 토닥였다. 고작 두 살 많지만, 내가 형이니까. 난 괜찮아야지. 아무렇지 않은 척 여행 가방을 열고 짐을 풀었다. 머릿속이 솜으로 가득 찬 듯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일부터 난 중국학교에 다녀야 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잠에 들었다.